[기고]극한폭염에 의한 건강 피해 대응할 ‘실시간 사망자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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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더운 여름으로 기록될 올해 폭염은 아직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소나기로 잠시 주춤했던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온열질환자는 3445명으로 집계됐으며, 누적 사망자도 31명에 이른다.
그런데, 폭염에 의한 우리 국민의 건강 피해는 온열질환으로 공식 보고된 수치를 뛰어넘는다. 이는 온열질환자 수 자체가 과소 추계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폭염으로 인해 ‘초과사망’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초과사망은 평소(대개 지난 10년을 기준)에 기대되는 수치보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재난에 의한 건강 피해를 가장 적절히 반영해주는 지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폭염에 의한 건강 피해는 단순히 열사병 등에 의한 사망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등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발생하는 사망까지 포함해야 실제 건강 피해 규모와 양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 초과사망 감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같은 폭염 등 공중보건위기로 인한 초과사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 2018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최소 800명 이상으로 추산되었지만, 이는 몇년이 지난 뒤 연구보고서에 추정되었고, 당시에는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2월부터 본격화된 오미크론 서지로 인해 60% 이상의 초과사망이 있었지만 이 또한 몇달 늦게 추정되었을 뿐이다. 지난 의·정 사태로 인한 초과사망 여부도 논쟁은 있었지만, 실시간 사망자료에 근거하지 못했다.
이는 우리나라 사망신고체계가 갖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사망이 발생할 경우 유가족이 한 달 이내에 행정기관에 종이로 된 사망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이를 국가데이터처에서 두어 달에 걸쳐 집계한다. 이후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행정자료와의 연계를 거쳐 그 다음해 9월에 공식적인 사망통계로 공표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민이 폭염과 팬데믹 등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많이 사망하는지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
이에 비해 미국,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사망이 발생하면 의료인에 의해 즉시 전산으로 보고되고, 대략 1주일 내에 초과사망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프랑스 공중보건당국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6월28일, 바로 직전 일주일 동안 약 1000명의 초과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발표했다. 이들 초과사망자의 85%는 65세 이상 고령자로 밝혀졌다. 이러한 발표가 가능했던 것은 실시간 사망감시 전산 인프라가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초과사망 역시 역대급 수준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폭염에 대한 정부 당국의 대응은 이러한 초과사망 정보에 기반해 보다 즉각적이고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IT 강국 대한민국의 사망신고체계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이제라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대법관 최종 후보 2명 동시 제청송영길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 전통 무시”…여당 일각선 ‘탄핵론’ 분출영·호남 출신 한 명씩…같은 ‘대구 향판’ 손봉기 선택 두고도 해석 분분일정상 ‘2인 공석’ 불가피…김건희·한덕수 등 전합 사건 선고 지연될 듯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새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지역법관·비서울대 출신 판사들을 선택한 것을 놓고 청와대에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면 제청’하는 기존 관례를 깨고 청와대에 임명 제청 문서만 보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낳았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손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추천한 지 209일 만에 임명 제청을 했다.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인 김 부장판사는 추천 14일 만에 결정했다.
조 대법원장을 제외한 현 대법관 12인은 추천위 발표 이후 임명 제청까지 평균 12.1일이 걸렸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임명 제청이 반년 넘게 미뤄지면서 “청와대와 사법부가 최종 후보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법연수원 22기인 손 부장판사는 대구와 울산 지역에서 오래 근무했고 2019년 처음 시행된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따라 대구지방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노 전 대법관도 대구 계성고, 한양대 법대 출신이었던 만큼 TK 지역 안배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손 부장판사는 고등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한 적이 없고,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법원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서 고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손 부장판사를 중용한 것이 조 대법원장 본인의 제청권을 마지막까지 완전히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청와대가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과 같은 ‘대구 향판’을 올렸다는 것이다.
연수원 24기인 김 부장판사는 ‘호남·비서울대’ 몫으로 최종 후보에 든 것으로 보인다. 전남광주 함평 출신에 광주인성고,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대법관 인선인 만큼 호남 TO(정원)를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 등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만 이 대법관 퇴임(오는 9월7일)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아 아무리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도 ‘2인 공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법관 전원이 함께 심리하기로 했던 김건희 여사 사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의 선고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두고 탄핵론이 터져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대 대법원장은 임명권자를 직접 찾아 (대법관을) 제청해왔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의 존중의 표시였다”며 “조 대법원장은 그 전통마저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작동 원리는 시장을 통한 자원 배분이다. 좋은 기업에는 더 많은 자본이 공급되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정부가 아니라 시장이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자원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가진 효율성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이런 원칙이 확연히 후퇴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미·중 패권 경쟁을 거치면서 정부가 시장의 결과를 교정하는 정도를 넘어 자본의 흐름과 산업의 방향까지 결정하는 일이 많아졌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점점 ‘관치화’되고 있는 것이다.
첫번째 변곡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미국 경제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후퇴를 가져온 금융위기는 경제 주체들뿐 아니라 정책당국에도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상징적인 사건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9월 리먼을 구제하지 않았다. 부실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는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공포가 세계로 번졌다. 결국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리먼 파산 다음날 위기에 몰린 AIG에 850억달러를 지원했다. AIG의 파산이 금융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해 연준이 공급하는 유동성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미·중 패권경쟁 속 알 수 없는 미래
리먼의 파산은 역설적으로 ‘대마불사’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리먼 파산 이후 미국 정부와 연준의 선택은 달라졌다. 시장의 원칙을 지키겠다며 리먼을 파산시켰다가 치른 대가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큰 기업이 흔들릴 때 시장의 자정 기능에 맡겨두기 어려워졌다. 대마불사는 이렇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자본주의의 현실적인 작동 원리 중 하나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런 흐름을 금융에서 실물경제로 확장했다. 미증유의 전염병이었던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은 불가피했다. 미국 정부는 기업과 가계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고, 항공사에는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직접 자금을 공급했다. 연준은 한발 더 나아갔다.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와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직접 매입했고, 코로나 직전까지 투자등급이었다가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기업의 채권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중앙은행이 국채시장의 최종 대부자를 넘어 민간기업의 신용위험까지 떠받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미·중 경쟁을 거치면서 정부 개입이 위기 때의 예외가 아니라 평상시의 경제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시장에서 기업들을 치열하게 경쟁시키면서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산업에는 정부의 자원을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해왔다. 막대한 보조금과 저리대출, 세제 혜택으로 세계적 기업을 만들어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장기간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일부 산업에서 나타나는 공급과잉과 무관하지 않다. 국가가 자본의 방향을 정하면 전략산업을 빠르게 키울 수 있지만, 잘못된 투자까지 오래 지속될 위험도 커진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과 경쟁하면서 미국도 점점 중국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핵심광물, 방위산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평가받는 산업인 동시에 국가의 안보자산으로 간주된다. 어떤 산업을 키우고 어떤 공급망을 자국 안에 남길 것인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결정한다.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2019년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설계한 민간화폐 리브라 문제로 의회 청문회에 불려 나가 궁지에 몰리자 중국의 디지털화폐 개발을 거론했다. 미국이 혁신을 막으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에는 빅테크 기업의 궁색한 방어논리처럼 들렸다. 지금은 훨씬 당당한 주장이 됐다. 팔란티어의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로 대표되는 기술 엘리트들은 기술과 국방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틸의 영향을 받은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 J D 밴스가 부통령이 된 것도 기술 엘리트와 국가주의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빅테크 등 전략산업 보호 일상화
돌이켜보면 그때그때의 선택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 문제는 이런 선택이 20년 가까이 반복되면서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도 달라졌다는 데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유산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였다. 이제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업과 산업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조차 방치하기 어려운 시대(Too Strategic to Fail)가 됐다. 대마의 범위가 그만큼 넓어졌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최근 엔비디아와 젠슨 황을 둘러싼 ‘순환금융’ 논란은 오히려 작은 문제처럼 보인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이 엔비디아의 칩을 사고, 그것이 다시 엔비디아의 실적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과연 건강한가라는 문제 제기다. 물론 따져볼 일이다. 그렇지만 지금 AI는 미·중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이 AI 산업의 부침을 온전히 시장에 맡겨둘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필자는 시장의 냉혹함에도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투자에는 손실이 따르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퇴출돼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 묶여 있던 돈과 사람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자본주의가 다른 경제체제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국가가 그 과정에 훨씬 깊숙이 들어와 있다. 2008년에는 금융시스템을 지켜야 했고, 2020년에는 기업과 고용을 지켜야 했다. 지금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이유가 더해졌다.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계속 늘어난다면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만큼 줄어든다. 당장은 AI 투자가 막대한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지만, 그 투자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과거보다 안전하지만 덜 효율적인 자본주의에 이미 들어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인지, 아니면 훗날 큰 비용을 치르게 될 선택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AI에 물어봐야 할까?
그런데, 폭염에 의한 우리 국민의 건강 피해는 온열질환으로 공식 보고된 수치를 뛰어넘는다. 이는 온열질환자 수 자체가 과소 추계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폭염으로 인해 ‘초과사망’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초과사망은 평소(대개 지난 10년을 기준)에 기대되는 수치보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재난에 의한 건강 피해를 가장 적절히 반영해주는 지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폭염에 의한 건강 피해는 단순히 열사병 등에 의한 사망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등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발생하는 사망까지 포함해야 실제 건강 피해 규모와 양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 초과사망 감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같은 폭염 등 공중보건위기로 인한 초과사망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 2018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최소 800명 이상으로 추산되었지만, 이는 몇년이 지난 뒤 연구보고서에 추정되었고, 당시에는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2월부터 본격화된 오미크론 서지로 인해 60% 이상의 초과사망이 있었지만 이 또한 몇달 늦게 추정되었을 뿐이다. 지난 의·정 사태로 인한 초과사망 여부도 논쟁은 있었지만, 실시간 사망자료에 근거하지 못했다.
이는 우리나라 사망신고체계가 갖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사망이 발생할 경우 유가족이 한 달 이내에 행정기관에 종이로 된 사망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이를 국가데이터처에서 두어 달에 걸쳐 집계한다. 이후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행정자료와의 연계를 거쳐 그 다음해 9월에 공식적인 사망통계로 공표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민이 폭염과 팬데믹 등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많이 사망하는지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
이에 비해 미국,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사망이 발생하면 의료인에 의해 즉시 전산으로 보고되고, 대략 1주일 내에 초과사망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프랑스 공중보건당국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6월28일, 바로 직전 일주일 동안 약 1000명의 초과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발표했다. 이들 초과사망자의 85%는 65세 이상 고령자로 밝혀졌다. 이러한 발표가 가능했던 것은 실시간 사망감시 전산 인프라가 구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올여름, 초과사망 역시 역대급 수준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폭염에 대한 정부 당국의 대응은 이러한 초과사망 정보에 기반해 보다 즉각적이고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IT 강국 대한민국의 사망신고체계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이제라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대법관 최종 후보 2명 동시 제청송영길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 전통 무시”…여당 일각선 ‘탄핵론’ 분출영·호남 출신 한 명씩…같은 ‘대구 향판’ 손봉기 선택 두고도 해석 분분일정상 ‘2인 공석’ 불가피…김건희·한덕수 등 전합 사건 선고 지연될 듯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새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지역법관·비서울대 출신 판사들을 선택한 것을 놓고 청와대에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면 제청’하는 기존 관례를 깨고 청와대에 임명 제청 문서만 보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낳았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손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추천한 지 209일 만에 임명 제청을 했다.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인 김 부장판사는 추천 14일 만에 결정했다.
조 대법원장을 제외한 현 대법관 12인은 추천위 발표 이후 임명 제청까지 평균 12.1일이 걸렸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임명 제청이 반년 넘게 미뤄지면서 “청와대와 사법부가 최종 후보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법연수원 22기인 손 부장판사는 대구와 울산 지역에서 오래 근무했고 2019년 처음 시행된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따라 대구지방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노 전 대법관도 대구 계성고, 한양대 법대 출신이었던 만큼 TK 지역 안배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며 “손 부장판사는 고등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한 적이 없고,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법원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서 고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손 부장판사를 중용한 것이 조 대법원장 본인의 제청권을 마지막까지 완전히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청와대가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과 같은 ‘대구 향판’을 올렸다는 것이다.
연수원 24기인 김 부장판사는 ‘호남·비서울대’ 몫으로 최종 후보에 든 것으로 보인다. 전남광주 함평 출신에 광주인성고,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대법관 인선인 만큼 호남 TO(정원)를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 등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만 이 대법관 퇴임(오는 9월7일)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아 아무리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도 ‘2인 공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법관 전원이 함께 심리하기로 했던 김건희 여사 사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의 선고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두고 탄핵론이 터져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대 대법원장은 임명권자를 직접 찾아 (대법관을) 제청해왔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의 존중의 표시였다”며 “조 대법원장은 그 전통마저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작동 원리는 시장을 통한 자원 배분이다. 좋은 기업에는 더 많은 자본이 공급되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정부가 아니라 시장이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자원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자본주의가 가진 효율성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이런 원칙이 확연히 후퇴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미·중 패권 경쟁을 거치면서 정부가 시장의 결과를 교정하는 정도를 넘어 자본의 흐름과 산업의 방향까지 결정하는 일이 많아졌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점점 ‘관치화’되고 있는 것이다.
첫번째 변곡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미국 경제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후퇴를 가져온 금융위기는 경제 주체들뿐 아니라 정책당국에도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상징적인 사건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9월 리먼을 구제하지 않았다. 부실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는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공포가 세계로 번졌다. 결국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리먼 파산 다음날 위기에 몰린 AIG에 850억달러를 지원했다. AIG의 파산이 금융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해 연준이 공급하는 유동성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미·중 패권경쟁 속 알 수 없는 미래
리먼의 파산은 역설적으로 ‘대마불사’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리먼 파산 이후 미국 정부와 연준의 선택은 달라졌다. 시장의 원칙을 지키겠다며 리먼을 파산시켰다가 치른 대가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큰 기업이 흔들릴 때 시장의 자정 기능에 맡겨두기 어려워졌다. 대마불사는 이렇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자본주의의 현실적인 작동 원리 중 하나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런 흐름을 금융에서 실물경제로 확장했다. 미증유의 전염병이었던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은 불가피했다. 미국 정부는 기업과 가계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고, 항공사에는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직접 자금을 공급했다. 연준은 한발 더 나아갔다.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와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직접 매입했고, 코로나 직전까지 투자등급이었다가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기업의 채권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중앙은행이 국채시장의 최종 대부자를 넘어 민간기업의 신용위험까지 떠받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미·중 경쟁을 거치면서 정부 개입이 위기 때의 예외가 아니라 평상시의 경제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시장에서 기업들을 치열하게 경쟁시키면서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산업에는 정부의 자원을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해왔다. 막대한 보조금과 저리대출, 세제 혜택으로 세계적 기업을 만들어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장기간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일부 산업에서 나타나는 공급과잉과 무관하지 않다. 국가가 자본의 방향을 정하면 전략산업을 빠르게 키울 수 있지만, 잘못된 투자까지 오래 지속될 위험도 커진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과 경쟁하면서 미국도 점점 중국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핵심광물, 방위산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평가받는 산업인 동시에 국가의 안보자산으로 간주된다. 어떤 산업을 키우고 어떤 공급망을 자국 안에 남길 것인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결정한다.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2019년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설계한 민간화폐 리브라 문제로 의회 청문회에 불려 나가 궁지에 몰리자 중국의 디지털화폐 개발을 거론했다. 미국이 혁신을 막으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에는 빅테크 기업의 궁색한 방어논리처럼 들렸다. 지금은 훨씬 당당한 주장이 됐다. 팔란티어의 피터 틸과 알렉스 카프로 대표되는 기술 엘리트들은 기술과 국방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틸의 영향을 받은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 J D 밴스가 부통령이 된 것도 기술 엘리트와 국가주의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빅테크 등 전략산업 보호 일상화
돌이켜보면 그때그때의 선택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 문제는 이런 선택이 20년 가까이 반복되면서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도 달라졌다는 데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유산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였다. 이제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업과 산업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조차 방치하기 어려운 시대(Too Strategic to Fail)가 됐다. 대마의 범위가 그만큼 넓어졌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최근 엔비디아와 젠슨 황을 둘러싼 ‘순환금융’ 논란은 오히려 작은 문제처럼 보인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이 엔비디아의 칩을 사고, 그것이 다시 엔비디아의 실적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과연 건강한가라는 문제 제기다. 물론 따져볼 일이다. 그렇지만 지금 AI는 미·중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이 AI 산업의 부침을 온전히 시장에 맡겨둘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필자는 시장의 냉혹함에도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투자에는 손실이 따르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퇴출돼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 묶여 있던 돈과 사람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자본주의가 다른 경제체제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국가가 그 과정에 훨씬 깊숙이 들어와 있다. 2008년에는 금융시스템을 지켜야 했고, 2020년에는 기업과 고용을 지켜야 했다. 지금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이유가 더해졌다.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 계속 늘어난다면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만큼 줄어든다. 당장은 AI 투자가 막대한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지만, 그 투자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과거보다 안전하지만 덜 효율적인 자본주의에 이미 들어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인지, 아니면 훗날 큰 비용을 치르게 될 선택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AI에 물어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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