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좋아요 구매 이순신이 삼도수군 지휘했던 곳도 파손···거제·통영 폭우에 구 대흥여관 등 국가유산 5곳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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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좋아요 구매 사흘간 경남 거제와 통영에 쏟아진 폭우로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등 국가유산 5곳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6~17일 ‘통영 김상옥 생가’, ‘통영 구 대흥여관’,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통영 황리공소’, ‘통영 소반장 공방’ 등 5곳의 호우 피해 신고를 접수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확인된 건은 모두 통영 지역으로, 거제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적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에서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기와와 담장이 파손되고 석축 일부도 무너졌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본영을 설치하고 삼도수군을 지휘했던 곳으로, 제승당을 비롯해 충무사·수루 등이 남아 있다. 현재 관람객 출입을 통제 중이며, 국가유산청은 이날 긴급 현장 점검을 거쳐 복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통영에 있는 국가등록문화유산에서도 침수와 토사 유입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통영 김상옥 생가’와 ‘통영 구 대흥여관’은 건물 일부가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을 마쳤다. 한옥 성당인 ‘통영 황리공소’는 뒤쪽 석축이 무너지며 실내로 빗물이 들어왔다.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을 정리한 상태다. ‘통영 소반장 공방’은 기와 일부가 떨어지고 내부로 토사가 유입됐다. 피해 현장에는 방수포를 씌우고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른바 ‘팀정청래’ 후보 3인이 17일 나란히 당선됐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친정청래(친청)계가 3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며, 최고위원 선거는 친청계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전당대회 내내 김민석 신임 대표와 각을 세운 친청계 인사들이 대거 지도부에 입성하며 김 대표의 리더십과 당내 통합도 시험대에 올랐다.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계 최민희 의원이 누적 득표율 18.35%로 1위에 올랐다. 친명계 박선원 의원(17.57%)은 2위에 그치며 수석최고위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3·4·5위는 16.60%를 얻은 친명계 서미화, 16.35%를 획득한 친청계 이성윤, 15.86%를 얻은 친청계 한민수 의원 순이었다.
당선권인 5위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인 친명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득표율 15.26%로 6위에 그쳐 탈락했다. 순회경선에서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친이재명(친명)계 임미애·김영호 의원이 전날 김 전 부원장 지지를 호소하며 사퇴했지만 판세를 뒤집진 못했다.
선출직 최고위원만 보면 ‘친청 3명, 친명 2명’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전체 지도부 구성으로는 여전히 친명계가 우위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회의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당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2명, 당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친청계가 3명 입성한다 해도 최고위 개최(재적의원 3분의 1 요구)나 의결(재적의원 과반 출석·과반 찬성) 기준을 맞추는 데는 무리가 없다. 다만 최고위원 선거가 친청계 판정승으로 끝난 만큼, 당심이 김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당내 중진 의원은 “당대표는 ‘명픽 후보’ 효과로 김민석 대표가 됐지만, 최고위원 선거로 보면 정청래 의원에 대한 당내 지지도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정청래 지도부에서도 친청계와 친명계 최고위원 간 의견 대립이 극심했던 만큼, 김민석 지도부의 의사결정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최고위원들의 메시지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됐다. 서 최고위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성공과 2028년 총선 승리, 민주 정부 재창출을 향해 매 순간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도 “화합하고 단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청계 최 최고위원은 “최민희를 민주당 새 지도부로 만들어주신 당원들의 뜻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수없이 약속드린 대로 이해찬 정신으로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끝까지 의리를 지키겠다”며 “검찰·법원개혁 완수. 당원 1인1표제 사수”라고 했다. 한 최고위원은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서열 사회
마리옹 푸르카드·키런 힐리 지음 |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324쪽 | 1만8000원
중고거래 앱에서 무료 나눔을 받은 뒤 판매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칭찬 가득한 후기로 남긴다. 상대 방의 매너 온도가 높아진다. 여러 명의 칭찬을 받은 판매자는 이후 높아진 매너 온도를 자신의 신용으로 사용한다. 해당 판매자의 물건은 이제 더 잘 팔릴 것이다. 나쁜 후기를 받은 이들은 이 거래의 장에서 자연 도태된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지만, 개인이 한 행동의 대가로 매겨지는 ‘점수’와 그로 인한 ‘서열화’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서열 사회>는 묻는다. 정말 그런가.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이 같은 서열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중고거래뿐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평가하고 또 평가받는다. 식당의 음식에, 택시 운전사의 친절함에, SNS 콘텐츠에도 ‘좋아요’ 눌러주며 서열화에 동참한다. 우리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일부는 말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의 경험을 데이터화해 이용하기 위해 고객들을 이 같은 행위에 반강제적으로 끌어들인다고.
책은 현대의 데이터 중심 경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인 이 같은 ‘약탈 서사’에 맹점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사람들은 순수하게 “기쁨”을 얻기 위해 이 같은 정보를 내어주고 서열화에 동참한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자신이 좋은 상품을 알렸다는 성취감을, 부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나쁜 상품을 처단했다는 자긍심을 느낀다. 책은 마르셀 모스의 ‘선물 이론’도 소개한다. 모스는 <증여론>에서 선물은 자발적이고 무상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받는 이에게 보답의 도덕적 의무를 지운다고 했다. 선물 이론에서의 상황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검색과 e메일,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고객들은 그 답례로 자신을 구성하는 개인 정보를 내놓는다.
이렇게 바쳐진 정보들은 데이터화되고 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에 의해 계층화된다. 개인이 디지털 경제에서 맺어온 경험의 총합은 하나의 정보 벡터로 압축돼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특정 짓는 새로운 자원이 된다. 저자들은 이를 “고유자본(eigencapital)”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 문화적 자본과 부르디외가 말한 상징자본을 넘어서 데이터 시대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이들이 고안해 낸 단어다.
높은 신용 점수를 가진 이들이 은행에서 더 나은 대출 금리를 제공받는 것처럼 좋은 사회관계망, 좋은 평가의 데이터를 통해 높은 수준의 ‘고유자본’을 보유한 이들은 사회 전 영역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데이터를 내어 주었음에도 낮은 평가를 받은 이들은 ‘룸펜스코레타리아트(lumpenscoretariat)’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하층 노동자를 뜻하는 ‘룸펜프롤레타리아트’에 점수를 뜻하는 ‘score’를 합쳐 저자들이 만든 신조어다.
고유자본과 이에 의한 서열화 과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만, 온라인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사회 최하층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는 새로운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는 SF 소설 같은 느낌도 든다. SNS 팔로어 수와 좋아요 수가 권력이자 능력이 되는 인플루언서를 떠올려 볼 수 있지만, 사회의 모든 분야를 이 같은 상황에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고유자본, 룸펜스코레타리아트 외에도 기존의 사회학 용어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지금의 사회를 설명하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는 일을 즐긴다.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비틀어 만든 ‘자기주권으로 가는 길’은 디지털 기술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과정과, 실제로 자유를 확대한다 하더라도 그 자유의 책임까지 개인에게 떠넘기는 역설을 그린다. 자기주권은 온라인에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가짜 정보 앞에서 개인이 인증과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의 진정성과 정체성까지 스스로 입증하기까지 할 책임이 있음을 뜻한다.
책은 기술 기업을 악마화하거나 이용자를 피해자화하지 않지만, 데이터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개인 간의 서열화가 새로운 사회 체제로 자리 잡게 될 때 인간이 그것을 견디기는 어려울 것이라 경고한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선별되지 않은 뉴스 피드, 평가되지 않은 택시 기사를 바라지 않을” 때 “공공재와 집단적 목표는 개인화와 경쟁이라는 산성 용액 속에서 녹아 없어지고, 우리는 사회질서가 정밀하게 계량되는 초연결 세계에서 갈수록 고립”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6~17일 ‘통영 김상옥 생가’, ‘통영 구 대흥여관’,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통영 황리공소’, ‘통영 소반장 공방’ 등 5곳의 호우 피해 신고를 접수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확인된 건은 모두 통영 지역으로, 거제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적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에서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기와와 담장이 파손되고 석축 일부도 무너졌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본영을 설치하고 삼도수군을 지휘했던 곳으로, 제승당을 비롯해 충무사·수루 등이 남아 있다. 현재 관람객 출입을 통제 중이며, 국가유산청은 이날 긴급 현장 점검을 거쳐 복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통영에 있는 국가등록문화유산에서도 침수와 토사 유입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통영 김상옥 생가’와 ‘통영 구 대흥여관’은 건물 일부가 물에 잠겨 배수 작업을 마쳤다. 한옥 성당인 ‘통영 황리공소’는 뒤쪽 석축이 무너지며 실내로 빗물이 들어왔다.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을 정리한 상태다. ‘통영 소반장 공방’은 기와 일부가 떨어지고 내부로 토사가 유입됐다. 피해 현장에는 방수포를 씌우고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른바 ‘팀정청래’ 후보 3인이 17일 나란히 당선됐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친정청래(친청)계가 3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며, 최고위원 선거는 친청계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전당대회 내내 김민석 신임 대표와 각을 세운 친청계 인사들이 대거 지도부에 입성하며 김 대표의 리더십과 당내 통합도 시험대에 올랐다.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계 최민희 의원이 누적 득표율 18.35%로 1위에 올랐다. 친명계 박선원 의원(17.57%)은 2위에 그치며 수석최고위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3·4·5위는 16.60%를 얻은 친명계 서미화, 16.35%를 획득한 친청계 이성윤, 15.86%를 얻은 친청계 한민수 의원 순이었다.
당선권인 5위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인 친명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득표율 15.26%로 6위에 그쳐 탈락했다. 순회경선에서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친이재명(친명)계 임미애·김영호 의원이 전날 김 전 부원장 지지를 호소하며 사퇴했지만 판세를 뒤집진 못했다.
선출직 최고위원만 보면 ‘친청 3명, 친명 2명’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전체 지도부 구성으로는 여전히 친명계가 우위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회의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당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2명, 당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친청계가 3명 입성한다 해도 최고위 개최(재적의원 3분의 1 요구)나 의결(재적의원 과반 출석·과반 찬성) 기준을 맞추는 데는 무리가 없다. 다만 최고위원 선거가 친청계 판정승으로 끝난 만큼, 당심이 김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당내 중진 의원은 “당대표는 ‘명픽 후보’ 효과로 김민석 대표가 됐지만, 최고위원 선거로 보면 정청래 의원에 대한 당내 지지도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정청래 지도부에서도 친청계와 친명계 최고위원 간 의견 대립이 극심했던 만큼, 김민석 지도부의 의사결정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최고위원들의 메시지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됐다. 서 최고위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성공과 2028년 총선 승리, 민주 정부 재창출을 향해 매 순간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도 “화합하고 단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청계 최 최고위원은 “최민희를 민주당 새 지도부로 만들어주신 당원들의 뜻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수없이 약속드린 대로 이해찬 정신으로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끝까지 의리를 지키겠다”며 “검찰·법원개혁 완수. 당원 1인1표제 사수”라고 했다. 한 최고위원은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서열 사회
마리옹 푸르카드·키런 힐리 지음 |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324쪽 | 1만8000원
중고거래 앱에서 무료 나눔을 받은 뒤 판매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칭찬 가득한 후기로 남긴다. 상대 방의 매너 온도가 높아진다. 여러 명의 칭찬을 받은 판매자는 이후 높아진 매너 온도를 자신의 신용으로 사용한다. 해당 판매자의 물건은 이제 더 잘 팔릴 것이다. 나쁜 후기를 받은 이들은 이 거래의 장에서 자연 도태된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지만, 개인이 한 행동의 대가로 매겨지는 ‘점수’와 그로 인한 ‘서열화’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서열 사회>는 묻는다. 정말 그런가.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이 같은 서열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중고거래뿐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평가하고 또 평가받는다. 식당의 음식에, 택시 운전사의 친절함에, SNS 콘텐츠에도 ‘좋아요’ 눌러주며 서열화에 동참한다. 우리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일부는 말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의 경험을 데이터화해 이용하기 위해 고객들을 이 같은 행위에 반강제적으로 끌어들인다고.
책은 현대의 데이터 중심 경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인 이 같은 ‘약탈 서사’에 맹점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사람들은 순수하게 “기쁨”을 얻기 위해 이 같은 정보를 내어주고 서열화에 동참한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자신이 좋은 상품을 알렸다는 성취감을, 부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나쁜 상품을 처단했다는 자긍심을 느낀다. 책은 마르셀 모스의 ‘선물 이론’도 소개한다. 모스는 <증여론>에서 선물은 자발적이고 무상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받는 이에게 보답의 도덕적 의무를 지운다고 했다. 선물 이론에서의 상황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검색과 e메일,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고객들은 그 답례로 자신을 구성하는 개인 정보를 내놓는다.
이렇게 바쳐진 정보들은 데이터화되고 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에 의해 계층화된다. 개인이 디지털 경제에서 맺어온 경험의 총합은 하나의 정보 벡터로 압축돼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특정 짓는 새로운 자원이 된다. 저자들은 이를 “고유자본(eigencapital)”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 문화적 자본과 부르디외가 말한 상징자본을 넘어서 데이터 시대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이들이 고안해 낸 단어다.
높은 신용 점수를 가진 이들이 은행에서 더 나은 대출 금리를 제공받는 것처럼 좋은 사회관계망, 좋은 평가의 데이터를 통해 높은 수준의 ‘고유자본’을 보유한 이들은 사회 전 영역에서 긍정적인 평가와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데이터를 내어 주었음에도 낮은 평가를 받은 이들은 ‘룸펜스코레타리아트(lumpenscoretariat)’가 된다. 자본주의 사회의 하층 노동자를 뜻하는 ‘룸펜프롤레타리아트’에 점수를 뜻하는 ‘score’를 합쳐 저자들이 만든 신조어다.
고유자본과 이에 의한 서열화 과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다만, 온라인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사회 최하층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는 새로운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는 SF 소설 같은 느낌도 든다. SNS 팔로어 수와 좋아요 수가 권력이자 능력이 되는 인플루언서를 떠올려 볼 수 있지만, 사회의 모든 분야를 이 같은 상황에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고유자본, 룸펜스코레타리아트 외에도 기존의 사회학 용어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지금의 사회를 설명하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는 일을 즐긴다.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비틀어 만든 ‘자기주권으로 가는 길’은 디지털 기술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과정과, 실제로 자유를 확대한다 하더라도 그 자유의 책임까지 개인에게 떠넘기는 역설을 그린다. 자기주권은 온라인에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가짜 정보 앞에서 개인이 인증과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의 진정성과 정체성까지 스스로 입증하기까지 할 책임이 있음을 뜻한다.
책은 기술 기업을 악마화하거나 이용자를 피해자화하지 않지만, 데이터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개인 간의 서열화가 새로운 사회 체제로 자리 잡게 될 때 인간이 그것을 견디기는 어려울 것이라 경고한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선별되지 않은 뉴스 피드, 평가되지 않은 택시 기사를 바라지 않을” 때 “공공재와 집단적 목표는 개인화와 경쟁이라는 산성 용액 속에서 녹아 없어지고, 우리는 사회질서가 정밀하게 계량되는 초연결 세계에서 갈수록 고립”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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