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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소년범죄변호사 [김범준의 옆집물리학]신비한 나무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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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8-2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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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소년범죄변호사 나뭇잎 무성한 여름이 지나고 있다. 보행 신호 기다리는 한낮의 짧은 시간에도 자꾸 가로수 밑 그늘에 눈이 간다. 울창하게 우거져 큰 그늘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아닌 나무 자신을 위해서다.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광합성으로 만들어내는 나무는 햇살 한 줄기가 아쉽다. 내리쬐는 모든 햇살을 결코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나무의 각오가 큰 그늘을 만들어낸 셈이다. 자신을 위했을 뿐인데 덕분에 우리는 땀을 식힌다.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는 자연이 만들어낸 놀라운 신비다.
나뭇가지가 뻗어 자라는 모습도 신비롭다. 수직으로 자라는 줄기에서 여러 가지가 비스듬히 자란다. 이런 방식으로 n번째 단계의 가지에서 이보다 가는 n+1번째 단계의 가지가 자라는 것을 예닐곱 번 되풀이하는 나무도 있다. 여러 단계로 가지가 자란 나무 전체를 화면 가득 담아 사진을 찍자. 다음에는 줄기에서 뻗은 굵은 첫 단계 가지를 하나 골라 똑바로 선 모습이 되도록 화면을 기울여 두 번째 사진을 찍자. 두 사진을 나란히 펼쳐 놓고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나무 전체인지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처럼 부분이 전체를 닮은 것을 ‘프랙털’이라 한다.
부피가 주어져 있을 때 가능한 한 넓은 면적을 갖는 것이 프랙털이다. 기나긴 진화의 과정에서 가지를 넓게 펼쳐 더 많은 햇볕과 공기와 만나고 뿌리도 넓게 뻗어 더 많은 물과 만난 나무가 출현했다. 재료는 아끼고 접촉 면적은 넓히는 최적화 문제를 오랜 시간 고민해 진화가 결국 찾아낸 답이다. 나무는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프랙털이다.
나무가 보여주는 신비한 현상은 더 있다. 무려 100m를 훌쩍 넘는 키를 자랑하는 나무는 그 높이까지 도대체 어떻게 물을 전달할까? “불가능한 것을 제거하고 나면, 믿기 어려워도 남은 것이 진실”이라고 한 셜록 홈스를 따라 생각을 이어가보자.
‘빨대로 음료를 마시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첫 가설은 어떨까? 지구의 대기는 빨대 아래쪽 음료를 1기압의 압력으로 눌러주니 입안 압력을 이보다 줄이면 음료가 빨려 올라온다. 하지만 아무리 줄여도 입안 압력은 0보다 작을 수 없으니, 압력 차의 한계는 기껏 1기압이다. 1기압은 높이 10m의 물기둥에 해당해서 슈퍼맨이라도 10m보다 긴 빨대로는 음료를 마실 수 없다. 100m 넘는 나무도 그렇다. 첫 가설은 기각된다.
아파트 높은 층에서도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온다. 높은 곳의 압력을 줄여서 빨아올리는 첫 가설의 방법으로는 10m가 한계여서 불가능해도, 지면 근처 압력을 높여 밀어서 올리는 방법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방법을 나무가 이용한다는 두 번째 가설은 어떨까? 만약 맞다면 나무 아래 수압은 10기압 이상이어서 밑동을 자르면 분수처럼 물이 솟구쳐야 한다. 이런 분수를 본 사람은 없으니 두 번째 가설도 기각.
컵에 걸쳐놓은 화장지를 따라 물이 위로 스며 올라가는 모세관 현상은 어떨까? 이 방법으로는 기껏 몇m 정도가 한계여서 세 번째 가설도 기각된다.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매질이 이동하는 삼투압으로 설명하는 네 번째 가설도 문제다. 삼투압으로 100m 높이까지 물을 올릴 수 없을뿐더러, 염도 높은 바다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도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현대 과학의 답을 소개하자. 물 분자 사이에는 서로 잡아당기는 전기적인 인력이 작용해서 나무 물관 안의 물은 중간에 끊기지 않고 죽 이어져 있다는 것이 답이다. 100m 높이 가지 끝 나뭇잎부터 뿌리까지, 물만으로 이루어진 긴 밧줄이 물관 안에 들어 있는 셈이다. 물 밧줄의 형성은 이렇게 물 분자 사이 인력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물의 밧줄이 위로 움직이는 이유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높은 나뭇잎에서 일어나는 증발이 물의 밧줄을 위로 잡아당긴다는 것이 답이다. 공기 중으로 증발해 뛰쳐나가는 물 분자는 자기 바로 아래 물 분자를 위로 잡아당긴다. 그리고 그 물 분자는 자기 아래 물 분자를 잡아당긴다. 이 과정이 길게 이어지면서 물의 밧줄 전체가 조금씩 위로 오르며 높은 곳 나뭇잎까지 물을 공급한다.
오늘 소개할 마지막 질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100m보다 긴 물의 밧줄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모든 키 큰 나무는 한때 키가 작았다는 것이 알고 나면 당연한 답이다. 100m 넘게 높게 자란 나무의 물관 안 물기둥은 나무가 자라는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다. 과학은 나무와 자연의 신비를 풀어헤치지 않는다. 거꾸로다. 과학으로 알고 나면 자연은 더 신비롭다.
누군가에게는 풍경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여행지인 바다가 김호웅 사진가에게는 조금 다른 곳인 것처럼 보인다. 그에게 바다는 오래도록 카메라를 들고 찾아간 생의 현장이면서, 한때 멈춰버렸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 곳이다.
김호웅 사진가는 30년 넘는 시간 동안 사진기자로 세상의 수많은 순간을 기록했다. 청와대와 국회를 비롯한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과 사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와 함께 또 다른 30년 동안은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채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그 긴 시간 끝에 그가 이번에는 제주 문섬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처음 사진을 보면 먼저 색이 눈에 들어온다. 푸른 물속에서 피어난 산호와 작은 생명들, 그 사이를 비집고 내려오는 빛. 화려하면서도 이상할 만큼 고요하다. 같은 곳을 찍어도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다르고 낮과 밤이 다르다. 그는 그 변화를 몇 번의 사계절에 걸쳐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진을 조금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색보다 먼저 다가오는 것이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이다.
바닷속에서는 태어나고, 자라고, 먹고 먹히고, 어느 순간 사라진다. 화려한 산호 옆에서도 죽음은 일어나고, 어둠 속에서도 새로운 생명이 움직인다. 삶과 죽음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한 공간에 머문다. 문섬을 오랫동안 바라본 김호웅 사진가 역시 그곳에서 그것을 보았던 것 같다.
그에게는 쉽게 입에 올리기 어려운 두 번의 이별이 있었다.
아내와 큰딸을 먼저 보냈다.
그는 책의 첫 머리에 그 뒤의 시간을 두고 “시간은 흐르지만 삶은 멈췄다”고 썼다. 숨은 쉬고 있지만 살아가는 이유를 잃었던 때였다고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다시 바다로 향했고, 제주 문섬의 물속으로 들어갔다. 세상의 소음이 사라지고 자신의 숨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마음속에 쌓여 있던 절망도 조금씩 가라앉는 듯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사진들을 단순히 ‘치유의 사진’이라고 부르기는 망설여진다.
어떤 상실은 치유라는 한 단어로 정리되지 않을 테니까.
대신 이 사진들은 한 사람이 슬픔을 지닌 채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 문섬의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먼저 간 사람들의 흔적과 사랑을 발견하고, 다시 카메라를 들고, 한 번 더 셔터를 누르는 일.
김호웅 사진가는 사진을 찍는 일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붙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기자에게 셔터를 누르는 일은 너무나 익숙하다. 현장에 도착하고, 상황을 읽고, 한순간을 골라 기록한다. 수십 년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에게 카메라는 어쩌면 눈이나 손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익숙한 카메라가 세상을 기록하는 도구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세상에 이어주는 도구가 된 듯하다.
그래서 《문섬 이야기》의 사진들이 더 마음에 남는다.
아름다운 수중사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안에는 빛과 색, 그리고 수십 년 수중촬영을 해온 사진가의 숙련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조금 더 깊은 곳에는 한 사람이 견뎌낸 시간이 있다. 그에게 사진 한 장 한 장은 “다시 살아낸 하루하루의 증거”였다.
수많은 비극과 충돌과 죽음을 카메라로 기록해온 사진가가 자신의 가장 깊은 슬픔을 지나 다시 오래 바라본 것은, 문섬 아래에서 쉼 없이 살아 움직이는 작은 생명들이었다.
그곳에서 김호웅 사진가는 다시 빛을 보고, 생명을 보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이제 그 시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문섬 이야기》를 보고 나오며 꼭 거창한 위로나 깨달음을 얻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잠시 멈춰 서서 푸른 물속을 들여다보면 된다.
흔들리는 산호 사이에서 작은 생명 하나가 움직이고, 빛 한 줄기가 깊은 곳까지 내려간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도 그런 일인지 모르겠다.
아주 천천히,
다시 움직이는 것.
김호웅 사진가의 바다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전시는 8월 19부터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02-722-6635)에서 열린다. 그의 책 “바다가 좋은 사람 김호웅의 문섬이야기” 역시 전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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