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소년재판변호사 [속보]KDI,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2%로 상향···정부 기관·국제기구 전망 중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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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소년재판변호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2%로 석달만에 0.7%포인트상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 기관·국제기구 전망 중 최고치로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그러나 취업자 수 전망치는 크게 줄어 성장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퍼지지 않으면서 ‘반도체 착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KDI는 19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본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2.5%)보다 대폭 상향한 수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2.2%로 0.5%포인트 높였다.
KDI의 전망치는 재정경제부(3.0%), 한국은행(2.6%),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 등 정부·국제기구 전망치를 웃돈다. 8개 주요 투자은행(IB)의 전망치 평균인 3.2%와는 같은 수준이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포인트 높인 3.5%로 제시했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겸 경제전망실장은 “상향한 0.7%포인트 가운데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파급효과에 따른 상승분이 약 0.6%포인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KDI는 국내 기업의 반도체 공급 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충될 경우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크게 높였다. 올해 전망치는 기존보다 4.6%포인트 오른 7.9%, 내년은 7.0%로 상향했다. 수출 증가율은 올해 8.7%, 내년 5.0%로 각각 전망했다.
그러나 높은 성장률 전망에도 올해 민간소비 개선세는 크지 않고, 고용시장은 도리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3%로 0.1%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실질 임금 상승세가 낮고 고용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다만 내년에는 반도체발 경기 호조가 민간 소비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0%로 0.5%포인트 높였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 전망치는 당초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6만명 낮춰 잡았다. 성장의 성과가 고용 유발 효과가 적은 반도체 산업에 집중된 탓이다. 다만 내년에는 내수 개선에 힘입어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보다 3만 명 높인 수치다.
건설투자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증가율은 0.1%에 그치고, 내년에는 반도체 공장 증설 등에 힘입어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업황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체감경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 개선의 영향으로 올해 2.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률이 2.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이날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같이 내놨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위축되거나 국가 간 반도체 생산 경쟁이 심화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도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면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금융서비스 소비가 둔화하면서 민간소비 개선세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1997년 설립된 이래 약 30년 만에 시인선을 선보인다. 첫 권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에밀리 정민 윤이다. 자음과모음 측은 시인선 기획에 대해 “문학 출판사로서 숙원 사업”이었다고 했다.
이달 출간된 에밀리 정민 윤의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는 ‘자음과모음 시집 01’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그간 단행본으로 시집을 출간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집 시리즈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인선을 기획한 전유진 편집자는 “자음과모음이 계간 문예지를 계속 출간하며 다양한 작품을 실어 왔는데, 이 시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었다”며 “시인선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출판사 안에서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이번에야 내게 됐다. 시인선은 문학출판사로서 숙원사업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는 2024년 미국에서 출간된 작가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인간을 짐승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며, 인간 역시 지구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 가운데 하나임을 일깨운다. 미국에서 거주하는 아시아인으로서 존재에 대한 의문도 담겼다.
“위에서 우리가 짐승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상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포식자의 눈은 앞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또한/ 다른 이들의 목덜미를 붙잡고, 우리 또한// 금속 안에서나마 날고,/ 죽이기 위해 떠오른다는 것을.”(‘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것’ 중)
“‘아시안’도 ‘아시안 아메리칸’도 너무 크고 동시에 너무 제한적이라고 느낀다./ 미국 여권이 없는 내가 나를 아시안 아메리칸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일단은 백인성에 저항하는 역사와 계보와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정한다. …‘공동체’ 같은, 우리가 자연스레 스스로를 집어넣으면서 다른 이들은 제외시켜 버리는 용어들에, 계속해서 비판적 언어로 복잡성을 부여하고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의미라고 정한다./ 나는 나를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만들어낸다.” (‘아시아를 떠나 아시안이 되다’ 중)
에밀리 정민 윤의 시집을 시인선의 첫 권으로 정한 것에 대해 전 편집자는 “작가가 젊은 시인이기도 하고 세계의 이야기들, 아시안 아메리칸, 여성, 동물권 등 젊은 독자층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외서이지만 시인이 직접 번역해 사실상 한국어로 나온 새로운 작품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시집엔 영문 시 25편과 이를 작가가 직접 한국어로 번역한 한글 시 25편이 실렸다. 시인은 한국어판 서문에 “책을 번역하며 시를 모조리 다시 쓰는 기분이었다”며 “번역은 변신이므로 시가 전부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맞다”고 했다.
에밀리 정민 윤은 2020년 국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을 냈다. 오는 9월 열리는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From the 가나 to the 하(가나부터 하까지) 우리 보고 배워놔/.../ 예의를 차려 we aliens(우리는 이방인)/ 해는 동쪽에서 risin’(뜬다)”
지난 3월 발매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Aliens’가 최근 역주행 중입니다. 이 곡은 가사에서 알 수 있듯 BTS를 이방인(Aliens)으로 바라보는 서구 사회의 차별적 시선을 꼬집은 노래인데요. BTS가 미국 그래미 어워즈 보이콧 선언을 하며 팬들 사이에서 이 곡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오늘 점선면이 알아볼게요.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29일 BTS 멤버들은 각각 자신의 SNS에 이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내년 2월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시상식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그래미 측이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음악을 묶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를 신설한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됩니다.
약 2주가 흐른 지난 14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의 재검토를 시사했습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일부 아티스트들은 이 부문이 자신들이 그토록 열심히 만들어온 음악을 원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며 “나 역시 음악인이기에 그런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어요.
BTS의 출품 거부는 주요 외신에서도 주목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을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두아 리파나 에드 시런을 위해 ‘베스트 유러피언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꼬집었어요.
사실 BTS에게 그래미 수상은 그 의미가 남다르거든요. ‘BTS 2.0’을 표방하며 약 3년9개월 만에 낸 신보 <아리랑>은 미국 음악 시장을 고려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BTS가 유일하게 상을 받지 못한 ‘마지막 퍼즐’로도 불렸어요. <아리랑>이 큰 성공을 거두며 BTS의 그래미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BTS는 이를 포기한 것입니다.
BTS가 우회적으로 비판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은 K팝에 또 다른 장벽을 세우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BTS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을 확률은 높겠지만, 그만큼 본상격인 제너럴 필즈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K팝을 서구권 음악들과 나란히 ‘본무대’에 세우는 게 아니라, 아시아권으로 묶어 가둔다는 것이죠.
BTS의 보이콧은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지 않고 연대의 목소리로 돌아왔습니다. 세계 곳곳의 아미(BTS 팬덤)는 ‘ArtHasNoAliens’(예술에는 외계인이 없다)는 해시태그(#)를 달아 지지를 보내고 있어요.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을 중시해 후보 지명만으로도 영예로 받아들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국적 음악에 인색한 보수적인 시상식이라는 평가도 따라다녔습니다. 2017년 비욘세가 백인 가수 아델에게 밀리자 미국 네티즌들이 ‘GrammysSoWhite’(그래미는 너무 하얗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그래미를 비판하기도 했죠.
비백인에 비영어권인 K팝에도 그래미의 벽은 정말로 높았습니다. BTS의 이번 그래미 보이콧 선언은 단순히 벽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벽을 없애보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습니다. 한 평론가는 점선면과의 통화에서 “아미(BTS 팬덤)들이 상처받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제 공격을 한 것”이라고 표현했어요. 그래미 시상식에 ‘아시안’ 가수로 서는 대신, 아예 참가를 거부해 목소리를 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미 측이 한발 물러서긴 했으나, 아직 아시안 팝 부문 폐지를 공식 발표한 적은 없어요. 확대 해석은 경계하되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 어린 비판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이번 재검토 방침이 다양성 제고를 위한 성찰의 일환인지, ‘BTS 없는 그래미’의 흥행 타격 우려일지에 대한 판단은 그래미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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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19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본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2.5%)보다 대폭 상향한 수치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2.2%로 0.5%포인트 높였다.
KDI의 전망치는 재정경제부(3.0%), 한국은행(2.6%),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 등 정부·국제기구 전망치를 웃돈다. 8개 주요 투자은행(IB)의 전망치 평균인 3.2%와는 같은 수준이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포인트 높인 3.5%로 제시했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겸 경제전망실장은 “상향한 0.7%포인트 가운데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파급효과에 따른 상승분이 약 0.6%포인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KDI는 국내 기업의 반도체 공급 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충될 경우 실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크게 높였다. 올해 전망치는 기존보다 4.6%포인트 오른 7.9%, 내년은 7.0%로 상향했다. 수출 증가율은 올해 8.7%, 내년 5.0%로 각각 전망했다.
그러나 높은 성장률 전망에도 올해 민간소비 개선세는 크지 않고, 고용시장은 도리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3%로 0.1%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실질 임금 상승세가 낮고 고용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다만 내년에는 반도체발 경기 호조가 민간 소비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0%로 0.5%포인트 높였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 전망치는 당초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6만명 낮춰 잡았다. 성장의 성과가 고용 유발 효과가 적은 반도체 산업에 집중된 탓이다. 다만 내년에는 내수 개선에 힘입어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보다 3만 명 높인 수치다.
건설투자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증가율은 0.1%에 그치고, 내년에는 반도체 공장 증설 등에 힘입어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업황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체감경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 개선의 영향으로 올해 2.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률이 2.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이날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같이 내놨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위축되거나 국가 간 반도체 생산 경쟁이 심화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도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면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금융서비스 소비가 둔화하면서 민간소비 개선세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1997년 설립된 이래 약 30년 만에 시인선을 선보인다. 첫 권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에밀리 정민 윤이다. 자음과모음 측은 시인선 기획에 대해 “문학 출판사로서 숙원 사업”이었다고 했다.
이달 출간된 에밀리 정민 윤의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는 ‘자음과모음 시집 01’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그간 단행본으로 시집을 출간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집 시리즈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인선을 기획한 전유진 편집자는 “자음과모음이 계간 문예지를 계속 출간하며 다양한 작품을 실어 왔는데, 이 시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었다”며 “시인선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출판사 안에서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이번에야 내게 됐다. 시인선은 문학출판사로서 숙원사업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는 2024년 미국에서 출간된 작가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인간을 짐승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며, 인간 역시 지구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 가운데 하나임을 일깨운다. 미국에서 거주하는 아시아인으로서 존재에 대한 의문도 담겼다.
“위에서 우리가 짐승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상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포식자의 눈은 앞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또한/ 다른 이들의 목덜미를 붙잡고, 우리 또한// 금속 안에서나마 날고,/ 죽이기 위해 떠오른다는 것을.”(‘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것’ 중)
“‘아시안’도 ‘아시안 아메리칸’도 너무 크고 동시에 너무 제한적이라고 느낀다./ 미국 여권이 없는 내가 나를 아시안 아메리칸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일단은 백인성에 저항하는 역사와 계보와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정한다. …‘공동체’ 같은, 우리가 자연스레 스스로를 집어넣으면서 다른 이들은 제외시켜 버리는 용어들에, 계속해서 비판적 언어로 복잡성을 부여하고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의미라고 정한다./ 나는 나를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만들어낸다.” (‘아시아를 떠나 아시안이 되다’ 중)
에밀리 정민 윤의 시집을 시인선의 첫 권으로 정한 것에 대해 전 편집자는 “작가가 젊은 시인이기도 하고 세계의 이야기들, 아시안 아메리칸, 여성, 동물권 등 젊은 독자층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외서이지만 시인이 직접 번역해 사실상 한국어로 나온 새로운 작품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시집엔 영문 시 25편과 이를 작가가 직접 한국어로 번역한 한글 시 25편이 실렸다. 시인은 한국어판 서문에 “책을 번역하며 시를 모조리 다시 쓰는 기분이었다”며 “번역은 변신이므로 시가 전부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맞다”고 했다.
에밀리 정민 윤은 2020년 국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을 냈다. 오는 9월 열리는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From the 가나 to the 하(가나부터 하까지) 우리 보고 배워놔/.../ 예의를 차려 we aliens(우리는 이방인)/ 해는 동쪽에서 risin’(뜬다)”
지난 3월 발매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Aliens’가 최근 역주행 중입니다. 이 곡은 가사에서 알 수 있듯 BTS를 이방인(Aliens)으로 바라보는 서구 사회의 차별적 시선을 꼬집은 노래인데요. BTS가 미국 그래미 어워즈 보이콧 선언을 하며 팬들 사이에서 이 곡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오늘 점선면이 알아볼게요.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29일 BTS 멤버들은 각각 자신의 SNS에 이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내년 2월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시상식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그래미 측이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음악을 묶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를 신설한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됩니다.
약 2주가 흐른 지난 14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의 재검토를 시사했습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일부 아티스트들은 이 부문이 자신들이 그토록 열심히 만들어온 음악을 원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며 “나 역시 음악인이기에 그런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어요.
BTS의 출품 거부는 주요 외신에서도 주목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을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두아 리파나 에드 시런을 위해 ‘베스트 유러피언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꼬집었어요.
사실 BTS에게 그래미 수상은 그 의미가 남다르거든요. ‘BTS 2.0’을 표방하며 약 3년9개월 만에 낸 신보 <아리랑>은 미국 음악 시장을 고려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BTS가 유일하게 상을 받지 못한 ‘마지막 퍼즐’로도 불렸어요. <아리랑>이 큰 성공을 거두며 BTS의 그래미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BTS는 이를 포기한 것입니다.
BTS가 우회적으로 비판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은 K팝에 또 다른 장벽을 세우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BTS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을 확률은 높겠지만, 그만큼 본상격인 제너럴 필즈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K팝을 서구권 음악들과 나란히 ‘본무대’에 세우는 게 아니라, 아시아권으로 묶어 가둔다는 것이죠.
BTS의 보이콧은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지 않고 연대의 목소리로 돌아왔습니다. 세계 곳곳의 아미(BTS 팬덤)는 ‘ArtHasNoAliens’(예술에는 외계인이 없다)는 해시태그(#)를 달아 지지를 보내고 있어요.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을 중시해 후보 지명만으로도 영예로 받아들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국적 음악에 인색한 보수적인 시상식이라는 평가도 따라다녔습니다. 2017년 비욘세가 백인 가수 아델에게 밀리자 미국 네티즌들이 ‘GrammysSoWhite’(그래미는 너무 하얗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그래미를 비판하기도 했죠.
비백인에 비영어권인 K팝에도 그래미의 벽은 정말로 높았습니다. BTS의 이번 그래미 보이콧 선언은 단순히 벽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벽을 없애보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습니다. 한 평론가는 점선면과의 통화에서 “아미(BTS 팬덤)들이 상처받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제 공격을 한 것”이라고 표현했어요. 그래미 시상식에 ‘아시안’ 가수로 서는 대신, 아예 참가를 거부해 목소리를 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미 측이 한발 물러서긴 했으나, 아직 아시안 팝 부문 폐지를 공식 발표한 적은 없어요. 확대 해석은 경계하되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 어린 비판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이번 재검토 방침이 다양성 제고를 위한 성찰의 일환인지, ‘BTS 없는 그래미’의 흥행 타격 우려일지에 대한 판단은 그래미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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