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내구제 이달 수익률 ‘주요국 1위’인데도 불안한 코스닥···삼전닉스 반등하면 상승세 꺾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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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내구제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던 코스닥 지수가 이달 들어 반등하며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와 대형 반도체주 쏠림 완화가 코스닥 수급 회복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주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의 상승세가 꺾일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코스닥은 최근 한 달간 9.2% 상승하며 세계 주요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0.13% 급등하며 주요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지난 14일 전장보다 0.38% 오른 864.6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644.78로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불과 보름 만에 34.1% 반등한 것이다.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와 그에 따른 반도체주 쏠림 완화가 코스닥으로의 순환매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4조4929억원이던 코스닥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첫날인 31일 5조4357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10일에는 7조1234억원까지 증가했다.
아이러니는 코스피 지수가 다시 강세를 띠면서 코스닥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코스피 지수가 최근 다시 강세를 띠자 두 시장의 상승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달 둘째주에는 코스피가 11.49% 급등하며 세계 주요 증시 수익률 1위로 올라섰고, 코스닥은 8.24% 상승해 2위로 밀렸다.
대형 반도체주로 외국인 자금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달 첫째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둘째주에는 반대로 6조5741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반면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첫째주 1조원 넘게 순매도한 데 이어 둘째주에도 6187억원 가량 순매도해 2주 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연속 각각 19.3%, 15.8%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와 반도체주 강세가 지속될 경우 코스닥이 다시 상대적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연준의 잭슨홀 미팅이 증시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AI 관련 종목의 실적 확인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엔비디아 실적이 (반도체) 수요 검증의 최종 확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코스닥이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시장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이 장기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한계기업은 내보내고 우량기업의 이탈은 막으며 유망기업은 흡수할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코스닥 승강제 도입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상승 동력을 재차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도 할아버지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았다. 그를 ‘범죄자’이자 ‘집안의 수치’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27세의 나이로 사망한 뒤 그렇게 잊혔다.
지금 할아버지 이철하(1909~1936)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그는 충남 공주 최초의 항일 동맹휴학을 이끌었고 이후 공산주의 계열 조선학생과학연구회에 가입해 비밀결사 활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 일본 경찰의 신문 조서 속 이철하는 공권력이나 수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이 당당하다.
한국계 미국인 기자·작가 마거릿 주혜 리의 <비밀의 들판>(한겨레출판·장상미 옮김)은 ‘손녀가 밝혀낸 독립운동가 할아버지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요약은 앙상하다. 리의 야심은 가족사 안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빈자리를 둘러싸고 할머니, 아버지, 자신으로 이어진 가족 3대의 역동을 그리는 것이었다.
리가 수많은 역사학자에게 묻고 국가기록원을 뒤진 끝에 한 출판사 대표가 법원 지하실에서 비공식적으로 입수해 간직했던 일본 경찰의 신문 기록을 구입한 것은 2000년이었다. 할아버지를 찾는 이야기는 사실상 여기서 끝나지만, 리가 이후 미국에서 <비밀의 들판>을 내기까지는 20년 넘게 걸렸다. 최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리는 “건조한 역사서가 아니라 문학적 회고록을 쓰려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리의 가족은 1970년대 미국 휴스턴 교외 지역에서 거의 유일한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아버지는 통계학 교수였고, 가족은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다. 리는 “안락한 가정에서 자란 미국인”이었다고 돌이켰다.
다만 리는 “그 어느 도시에 살면서도 진정으로 내 집에 머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적었다. 집에서, 일자리가 있던 미국 서부와 동부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리는 “조부모님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그것이 나와 아버지의 삶에 거대한 구멍처럼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리는 이 정체성의 구멍을 ‘세대 간 트라우마’(intergenerational trauma)로 설명했다. “세대에 걸친 트라우마의 선상에 저희 아버지가 계신 거였어요. 제 자녀 세대에는 이 트라우마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이 책을 써야 했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지만, 오랜 시간 남편의 삶에 대해 침묵했다. 남편이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됐던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둘의 결혼 생활은 12년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부분의 세월 동안 남편은 학업으로 외지에 나가 있거나 수감 생활을 했다. 게다가 할머니는 한국전쟁으로 피란을 가기 전 남편의 책이나 편지 같은 소중한 유품을 모두 태웠다. 한국군이든 북한군이든, 유품을 손에 넣었을 때 남은 가족에게 닥칠 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남편이 세상을 뜬 이후로도 66년을 더 살았다. 리는 “할아버지는 27년을 사셨지만 할머니는 90년 넘게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 살며 가족들을 생존시켰다. 우리 가족의 삶에는 할머니가 더욱 중요했다”고 말했다. 짧고 굵게 살다 간 독립투사 못지않게, 한 세기 가까이 한 가족을 지켜낸 주부 역시 영웅이라는 관점이 책 속에 담겼다. <비밀의 들판>은 할아버지의 저항을 역사에 기록하고, 할머니의 생존을 기리는 노력이다.
<비밀의 들판>에는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국의 친척이나 학자들에 대한 인상도 적혀 있다. 모두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연구실에 찾아갔다가 대부분 중년 남성인 한국인 교수들에게서 ‘철없는 재미교포 여자애’로 냉대받은 경험도 담겨 있다. 리는 “내가 백인 여성이라면 달랐을 것이고, 백인 남성이라면 더 달랐을 것”이라며 “이후 통역사와 함께 찾아가 영어를 써서 ‘미국 주요 잡지사의 미국인 저널리스트’로 저 자신을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의 수많은 1세대 이민자는 살아남느라 바빠 자신의 가족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밀의 들판>은 할머니와 한 3차례 인터뷰를 골자로 서술됐다. 현재 가족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리는 아시아학 전공 학생의 워크숍, 관심 있는 독자와의 북토크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가족사 서술 방식을 논하곤 한다. 리는 “‘가족 인터뷰하기’는 역사를 가장 개인적이면서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며 “특히 전쟁, 식민지 같은 가슴 아픈 주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어르신들에게 접근하는 실용적인 팁을 많이 공유한다”고 말했다. 명절이나 음식같이 편안하게 꺼낼 수 있는 소재에서 시작해 차츰 핵심적인 주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리는 “특히 아시아계 가정에서는 ‘이거 학교 과제 때문에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거의 전적으로 협조해주신다”며 웃었다.
진공 상태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저도 모르게 역사와 호흡한다. 리는 “당신의 가족 안에 역사가 숨 쉬고 있고, 바로 거기서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난다는 메시지를 젊은 독자에게 전할 수 있다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han.kr
서울 수색에서 경기 광명까지 지하를 관통하는 고속철도(KTX) 전용선로가 뚫린다. 2036년 개통이 목표로, 서울~광명 구간 운행시간은 9분 정도 단축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수색에서 경기 광명까지 24.5㎞ 구간에 지하 KTX 전용선을 건설하는 내용의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오는 19일 확정·고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총사업비 3조2330억원을 투입해 수색∼서울∼용산∼광명 구간에 지하 KTX 전용선을 건설한다.
현재 서울∼광명 구간은 KTX, 일반열차, 전동차, 화물열차가 선로를 함께 사용하고 있어서 운행 시간 단축과 증편에 한계가 있다.
수색∼광명 KTX 전용선로가 개통되어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의 운행 경로가 분리되면 운행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행신∼광명 구간은 약 17분30초 줄고, 서울∼광명 구간은 9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KTX 운행 횟수도 238회까지 가능해지면서 현재 하루 147회에서 183회로 늘어날 예정이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수색∼광명 고속철도 전용선이 건설되면 서울과 용산에서 운행하는 고속열차가 더 빠르고 자주 운행할 수 있게 된다”며 “평택~오송 고속철도 용량 확충사업과 연계하여 국민이 더욱 편리하게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코스닥은 최근 한 달간 9.2% 상승하며 세계 주요 증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0.13% 급등하며 주요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지난 14일 전장보다 0.38% 오른 864.6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644.78로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불과 보름 만에 34.1% 반등한 것이다.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와 그에 따른 반도체주 쏠림 완화가 코스닥으로의 순환매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4조4929억원이던 코스닥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첫날인 31일 5조4357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10일에는 7조1234억원까지 증가했다.
아이러니는 코스피 지수가 다시 강세를 띠면서 코스닥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코스피 지수가 최근 다시 강세를 띠자 두 시장의 상승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달 둘째주에는 코스피가 11.49% 급등하며 세계 주요 증시 수익률 1위로 올라섰고, 코스닥은 8.24% 상승해 2위로 밀렸다.
대형 반도체주로 외국인 자금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달 첫째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조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둘째주에는 반대로 6조5741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반면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첫째주 1조원 넘게 순매도한 데 이어 둘째주에도 6187억원 가량 순매도해 2주 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연속 각각 19.3%, 15.8%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와 반도체주 강세가 지속될 경우 코스닥이 다시 상대적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연준의 잭슨홀 미팅이 증시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AI 관련 종목의 실적 확인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엔비디아 실적이 (반도체) 수요 검증의 최종 확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코스닥이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시장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이 장기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한계기업은 내보내고 우량기업의 이탈은 막으며 유망기업은 흡수할 수 있는 시장이 돼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코스닥 승강제 도입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상승 동력을 재차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도 할아버지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았다. 그를 ‘범죄자’이자 ‘집안의 수치’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27세의 나이로 사망한 뒤 그렇게 잊혔다.
지금 할아버지 이철하(1909~1936)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그는 충남 공주 최초의 항일 동맹휴학을 이끌었고 이후 공산주의 계열 조선학생과학연구회에 가입해 비밀결사 활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 일본 경찰의 신문 조서 속 이철하는 공권력이나 수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이 당당하다.
한국계 미국인 기자·작가 마거릿 주혜 리의 <비밀의 들판>(한겨레출판·장상미 옮김)은 ‘손녀가 밝혀낸 독립운동가 할아버지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요약은 앙상하다. 리의 야심은 가족사 안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빈자리를 둘러싸고 할머니, 아버지, 자신으로 이어진 가족 3대의 역동을 그리는 것이었다.
리가 수많은 역사학자에게 묻고 국가기록원을 뒤진 끝에 한 출판사 대표가 법원 지하실에서 비공식적으로 입수해 간직했던 일본 경찰의 신문 기록을 구입한 것은 2000년이었다. 할아버지를 찾는 이야기는 사실상 여기서 끝나지만, 리가 이후 미국에서 <비밀의 들판>을 내기까지는 20년 넘게 걸렸다. 최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리는 “건조한 역사서가 아니라 문학적 회고록을 쓰려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리의 가족은 1970년대 미국 휴스턴 교외 지역에서 거의 유일한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아버지는 통계학 교수였고, 가족은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다. 리는 “안락한 가정에서 자란 미국인”이었다고 돌이켰다.
다만 리는 “그 어느 도시에 살면서도 진정으로 내 집에 머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적었다. 집에서, 일자리가 있던 미국 서부와 동부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리는 “조부모님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그것이 나와 아버지의 삶에 거대한 구멍처럼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리는 이 정체성의 구멍을 ‘세대 간 트라우마’(intergenerational trauma)로 설명했다. “세대에 걸친 트라우마의 선상에 저희 아버지가 계신 거였어요. 제 자녀 세대에는 이 트라우마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이 책을 써야 했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지만, 오랜 시간 남편의 삶에 대해 침묵했다. 남편이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됐던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둘의 결혼 생활은 12년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부분의 세월 동안 남편은 학업으로 외지에 나가 있거나 수감 생활을 했다. 게다가 할머니는 한국전쟁으로 피란을 가기 전 남편의 책이나 편지 같은 소중한 유품을 모두 태웠다. 한국군이든 북한군이든, 유품을 손에 넣었을 때 남은 가족에게 닥칠 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남편이 세상을 뜬 이후로도 66년을 더 살았다. 리는 “할아버지는 27년을 사셨지만 할머니는 90년 넘게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 살며 가족들을 생존시켰다. 우리 가족의 삶에는 할머니가 더욱 중요했다”고 말했다. 짧고 굵게 살다 간 독립투사 못지않게, 한 세기 가까이 한 가족을 지켜낸 주부 역시 영웅이라는 관점이 책 속에 담겼다. <비밀의 들판>은 할아버지의 저항을 역사에 기록하고, 할머니의 생존을 기리는 노력이다.
<비밀의 들판>에는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국의 친척이나 학자들에 대한 인상도 적혀 있다. 모두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연구실에 찾아갔다가 대부분 중년 남성인 한국인 교수들에게서 ‘철없는 재미교포 여자애’로 냉대받은 경험도 담겨 있다. 리는 “내가 백인 여성이라면 달랐을 것이고, 백인 남성이라면 더 달랐을 것”이라며 “이후 통역사와 함께 찾아가 영어를 써서 ‘미국 주요 잡지사의 미국인 저널리스트’로 저 자신을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의 수많은 1세대 이민자는 살아남느라 바빠 자신의 가족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밀의 들판>은 할머니와 한 3차례 인터뷰를 골자로 서술됐다. 현재 가족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리는 아시아학 전공 학생의 워크숍, 관심 있는 독자와의 북토크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가족사 서술 방식을 논하곤 한다. 리는 “‘가족 인터뷰하기’는 역사를 가장 개인적이면서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며 “특히 전쟁, 식민지 같은 가슴 아픈 주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어르신들에게 접근하는 실용적인 팁을 많이 공유한다”고 말했다. 명절이나 음식같이 편안하게 꺼낼 수 있는 소재에서 시작해 차츰 핵심적인 주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리는 “특히 아시아계 가정에서는 ‘이거 학교 과제 때문에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거의 전적으로 협조해주신다”며 웃었다.
진공 상태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저도 모르게 역사와 호흡한다. 리는 “당신의 가족 안에 역사가 숨 쉬고 있고, 바로 거기서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난다는 메시지를 젊은 독자에게 전할 수 있다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han.kr
서울 수색에서 경기 광명까지 지하를 관통하는 고속철도(KTX) 전용선로가 뚫린다. 2036년 개통이 목표로, 서울~광명 구간 운행시간은 9분 정도 단축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수색에서 경기 광명까지 24.5㎞ 구간에 지하 KTX 전용선을 건설하는 내용의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오는 19일 확정·고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총사업비 3조2330억원을 투입해 수색∼서울∼용산∼광명 구간에 지하 KTX 전용선을 건설한다.
현재 서울∼광명 구간은 KTX, 일반열차, 전동차, 화물열차가 선로를 함께 사용하고 있어서 운행 시간 단축과 증편에 한계가 있다.
수색∼광명 KTX 전용선로가 개통되어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의 운행 경로가 분리되면 운행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행신∼광명 구간은 약 17분30초 줄고, 서울∼광명 구간은 9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KTX 운행 횟수도 238회까지 가능해지면서 현재 하루 147회에서 183회로 늘어날 예정이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수색∼광명 고속철도 전용선이 건설되면 서울과 용산에서 운행하는 고속열차가 더 빠르고 자주 운행할 수 있게 된다”며 “평택~오송 고속철도 용량 확충사업과 연계하여 국민이 더욱 편리하게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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