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54㎜’…거제에 태풍 루사급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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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경남 거제와 통영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지난주 가뭄으로 경남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진 데 이어 이번에는 거제·통영에 호우 대응을 위한 동원령이 발령됐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2분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아파트 1·2층을 덮쳤다. 1층 내부에서 인근 조선소 노동자인 2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오전 5시3분쯤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으로 쓸려가면서 60대 여성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이들 지역 곳곳에선 건물이 침수되고 상점 유리창이 깨지는가 하면, 거센 물살에 도로 아스팔트가 뜯겨 나가는 피해가 이어졌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집계한 전국 인명 피해는 오후 5시 기준 사망 1명, 부상 4명이다.
거제에 이날 내린 비는 오후 10시 기준 654.0㎜에 달했다. 거제 일강수량 신기록이자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관측 기록상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거제보다 하루 강수량이 많은 사례는 2002년 8월31일 태풍 루사가 상륙했을 당시 강원 강릉 870.5㎜와 대관령 712.5㎜뿐이다. 거제엔 오전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가 쏟아지기도 했다.
통영 역시 일강수량과 시간당 강수량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오후 10시 기준 일강수량이 456.2㎜로 집계됐다. 이날 거제 양대 대형 조선소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휴일 특근을 위해 출근 예정이던 노동자들에게 대기하라고 통보했다.
“‘이런 페스티벌을 할 겁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이러시더라고요, ‘왜 그런 미친 짓을 하냐’고요(웃음)”(션)
오는 28일부터 3일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일대 6개 공연장에서 74팀의 인디펜던트(인디)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기획사나 소속사가 만든 페스티벌이 아니다. 고작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된 인디 밴드 ‘칩 포스트 갱’이 만든 ‘패치룸 페스티벌 2026’이다. 규모만 보면 ‘미친 짓’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들은 인디 음악을 듣고 만드는 문화를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것을 목표로 페스티벌 준비하는데 더 ‘미쳐’ 있다.
지난 12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밴드의 멤버 상욱(29세·기타), 지수민(25세·베이스), 션(28세·드럼)은 “페스티벌에 인디 음악의 DIY 문화에 대한 열망을 담았다”며 “페스티벌을 통해 무대에 서고, 공연을 보러 오는 일에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칩 포스트 갱은 2024년 결성됐다. 상욱과 지수민이 먼저 모였고, 드럼에 밴드 ‘릴리 잇 머신’의 보컬을 맡고 있던 션을 섭외했다. 세 사람은 함께 작업실을 쓰며 행사 준비, 굿즈 제작 등 음악 외적인 방향으로도 활동을 넓혔다. 공연의 제목이자, 이들이 발행하고 있는 무가지의 이름인 ‘패치룸’도 그 일환이다. 션은 칩 포스트 갱을 “좋게 말하면 ‘아티스트 콜렉티브’(예술가 집단)이고, 본질은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총 일곱 번 발행된 계간 무가지 ‘패치룸’ 발행은 상욱의 아이디어다. 어릴 적부터 각종 잡지의 팬이었다는 그는 “뭔가 멋진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잡지 제작을 시작했다고 했다. 청소년 글방의 일을 도왔던 상욱은 글 검수를 맡고, 디자인은 패션스쿨에 다녔던 지수민이 한다. 내용은 인디 아티스트 앨범 리뷰, 홍대와 합정 등지의 맛집 소개, 인터뷰 등 다양하다.
앨범과 공연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공간과 사람, 취향까지 기록한다는 점에서 ‘패치룸’은 음악 잡지라기보다 하나의 문화적 기록에 가깝다. 수민과 션은 “물성을 가진 잡지가 일종의 ‘인디 미시문화 아카이브’로 남길 바란다”고 했다.
페스티벌 기획은 잡지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인디 문화의 생동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서 시작됐다. 단순히 추천곡이나 앨범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들을 직접 만나고 공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션은 “자기만의 신념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밴드들이 많은 데 비해 노출이 적은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공연 동선이나 순서 배치도 관객들이 새로운 음악과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 수민은 “새로운 세대부터 인디의 역사, 익숙한 장르부터 색다른 음악까지 다양한 가수를 만나볼 수 있도록 큐레이팅하듯 타임테이블을 짰다”며 “관객들이 페스티벌을 통해 다양한 공연을 접하고,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팬이 되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청소년 밴드의 무대를 마련하고 청소년 티켓도 따로 만들었다. 자신들이 과거 선배들의 공연과 활동을 보고 자랐듯, 지금의 청소년들이 또 다른 누군가의 음악과 문화를 경험하고 그 기억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길 바라는 것이다. “저희가 이렇게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건 10년 전 단편선 등 선배들이 비슷한 활동을 하셨고, 그걸 보고 자랐기 때문이에요. 그 좋은 경험을 저희 이후 세대들도 경험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 한참이 지나도 불씨가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션)
또한 페스티벌에는 “자본에 잠식당하고 있는” 인디 문화의 DIY 정신이나, 언더그라운드 씬의 포용성을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덧대졌다. 페스티벌 장소를 인디 공연의 대명사인 홍대가 아닌 신촌으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욱은 “30년 전에는 신촌 일대 임대료가 너무 비싸져서 다들 홍대로 활동지를 옮겼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홍대에서 신촌으로 옮겨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홍대 인근에 있는 인디 공연장에는 소속사를 가진 아티스트들이 주로 선다. 기획사들이 인디 아티스트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시작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에게는 장벽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세이수미, 단편선 순간들, 김오키, 이랑 등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티켓 판매는 순조롭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도 페스티벌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출연진과 장소 섭외부터 포스터 디자인, 일정 조율까지 모든 일을 이들이 직접 맡았다. 다음 달 발매 예정인 정규앨범 녹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막바지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상욱은 “주변에서 ‘그러면 망한다’거나 ‘결국 사라진다’고 걱정했다”며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페스티벌을 시작한 것은 인디 문화의 자생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상욱은 “우리가 먼저 하겠다고 손을 들었을 뿐, 이런 바람은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취지에 공감한 공연장 측이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빌려주고, 아티스트들도 출연료를 대폭 낮추며 힘을 보탰다. 다만 그는 “이런 호의와 양해로만 가능한 구조라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대한 독립적인 행사를 만들기 위해 외부 광고나 자본을 최대한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인디 문화를 지키기 위한 일에 뛰어들 예정이다. 지수민과 상욱은 이듬해 패치룸의 이름을 건 레코드 가게를 오픈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음반판매사 ‘향뮤직‘이 했던 것처럼 인디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조건 없이 받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인디 문화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션은 밴드 릴리 잇 머신으로서는 상업가수의 길에 발을 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 예술세계를 알아야 인디 문화도 더 잘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저희의 바닥까지 긁어내고, 퇴장할 때도 변명이 없기를 바라면서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어요. 페스티벌을 통해 다른 세대에게도 인디펜던트 문화의 가치가 남아있기를 바랍니다”(상욱)
8·13 부동산 대책에서 청년의 비아파트 대출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두고 “청년은 빌라에만 살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역세권 빌라 등이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대출 지원 뛰어넘어 비아파트도 아파트처럼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16일 나온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한 축은 ‘죽은 비아파트의 수요와 공급’을 되살리기로 요약할 수 있다. 비아파트 시장이 살아야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가 금갑하고, 이에 공사비 인상과 금융지원 등이 막히면서 공급도 덩달아 줄어든 상태다. 올해 서울 다세대·연립 착공 물량은 지난 5월까지 2849가구로, 2021년 약 2만3000가구와 비교하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정부는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최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놨다. 금융위는 현재 비아파트 평균 월세가 80만원이란 점을 고려해 설계했다.
국토교통부도 다세대·다가구의 면적과 층수를 넓히는 등 27년 만에 제도를 개선한다. 1999년 이후 660㎡ 이하로 제한한 다세대·다가구주택 바닥면적, 3개층 이하로 제한한 다가구주택 층수를 각각 1000㎡, 4개층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가구 수가 33%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 등에선 특히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구매 대상을 비아파트에만 한정한 점을 문제삼으며 “비아파트는 주거사다리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전문가와 당국의 의견은 다르다. 모든 청년이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비아파트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한정된 예산으로 아파트 진입이 어려운 청년층에겐 서울 역세권 등의 비아파트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래 정비사업 진행 시엔 신축 아파트 입주 기회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비아파트가 청년의 주거 사다리로 역할을 하려면 ‘대출 지원’보다 ‘무엇을 얼마에 사는지 알 수 있게 하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아파트처럼 59·84㎡, 3·4베이(BAY) 등 유형이 일정하지 않아 한 지역 안에서도 차이가 커 적정 시세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사기 후 비아파트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져 금융 지원만으론 생태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의 첫 단계로 ‘적정 가격에 매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2025년 국토연구원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한국부동산원의 연립·다세대 매매가격 데이터를 두고 “지역적 세분화가 제한적이어서 유형·규모·입지 다양성에 따라 변동·왜곡 위험이 크다”며 지역·입지·건물·호별 등 특성을 반영한 가격 데이터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HUG)는 최근 내부 감정평가 정보 등을 활용해 비아파트 시세를 추정하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KB부동산 등 민간영역에선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서로 보완 관계를 이룰 수도 있다. HUG 관계자는 “최신 데이터를 수집·학습해 갱신되는 신뢰할만한 빌라 시세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2분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아파트 1·2층을 덮쳤다. 1층 내부에서 인근 조선소 노동자인 2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오전 5시3분쯤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으로 쓸려가면서 60대 여성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이들 지역 곳곳에선 건물이 침수되고 상점 유리창이 깨지는가 하면, 거센 물살에 도로 아스팔트가 뜯겨 나가는 피해가 이어졌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집계한 전국 인명 피해는 오후 5시 기준 사망 1명, 부상 4명이다.
거제에 이날 내린 비는 오후 10시 기준 654.0㎜에 달했다. 거제 일강수량 신기록이자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관측 기록상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거제보다 하루 강수량이 많은 사례는 2002년 8월31일 태풍 루사가 상륙했을 당시 강원 강릉 870.5㎜와 대관령 712.5㎜뿐이다. 거제엔 오전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가 쏟아지기도 했다.
통영 역시 일강수량과 시간당 강수량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오후 10시 기준 일강수량이 456.2㎜로 집계됐다. 이날 거제 양대 대형 조선소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휴일 특근을 위해 출근 예정이던 노동자들에게 대기하라고 통보했다.
“‘이런 페스티벌을 할 겁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이러시더라고요, ‘왜 그런 미친 짓을 하냐’고요(웃음)”(션)
오는 28일부터 3일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일대 6개 공연장에서 74팀의 인디펜던트(인디)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기획사나 소속사가 만든 페스티벌이 아니다. 고작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된 인디 밴드 ‘칩 포스트 갱’이 만든 ‘패치룸 페스티벌 2026’이다. 규모만 보면 ‘미친 짓’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들은 인디 음악을 듣고 만드는 문화를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것을 목표로 페스티벌 준비하는데 더 ‘미쳐’ 있다.
지난 12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밴드의 멤버 상욱(29세·기타), 지수민(25세·베이스), 션(28세·드럼)은 “페스티벌에 인디 음악의 DIY 문화에 대한 열망을 담았다”며 “페스티벌을 통해 무대에 서고, 공연을 보러 오는 일에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칩 포스트 갱은 2024년 결성됐다. 상욱과 지수민이 먼저 모였고, 드럼에 밴드 ‘릴리 잇 머신’의 보컬을 맡고 있던 션을 섭외했다. 세 사람은 함께 작업실을 쓰며 행사 준비, 굿즈 제작 등 음악 외적인 방향으로도 활동을 넓혔다. 공연의 제목이자, 이들이 발행하고 있는 무가지의 이름인 ‘패치룸’도 그 일환이다. 션은 칩 포스트 갱을 “좋게 말하면 ‘아티스트 콜렉티브’(예술가 집단)이고, 본질은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총 일곱 번 발행된 계간 무가지 ‘패치룸’ 발행은 상욱의 아이디어다. 어릴 적부터 각종 잡지의 팬이었다는 그는 “뭔가 멋진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잡지 제작을 시작했다고 했다. 청소년 글방의 일을 도왔던 상욱은 글 검수를 맡고, 디자인은 패션스쿨에 다녔던 지수민이 한다. 내용은 인디 아티스트 앨범 리뷰, 홍대와 합정 등지의 맛집 소개, 인터뷰 등 다양하다.
앨범과 공연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공간과 사람, 취향까지 기록한다는 점에서 ‘패치룸’은 음악 잡지라기보다 하나의 문화적 기록에 가깝다. 수민과 션은 “물성을 가진 잡지가 일종의 ‘인디 미시문화 아카이브’로 남길 바란다”고 했다.
페스티벌 기획은 잡지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인디 문화의 생동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서 시작됐다. 단순히 추천곡이나 앨범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들을 직접 만나고 공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션은 “자기만의 신념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밴드들이 많은 데 비해 노출이 적은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공연 동선이나 순서 배치도 관객들이 새로운 음악과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 수민은 “새로운 세대부터 인디의 역사, 익숙한 장르부터 색다른 음악까지 다양한 가수를 만나볼 수 있도록 큐레이팅하듯 타임테이블을 짰다”며 “관객들이 페스티벌을 통해 다양한 공연을 접하고,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팬이 되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청소년 밴드의 무대를 마련하고 청소년 티켓도 따로 만들었다. 자신들이 과거 선배들의 공연과 활동을 보고 자랐듯, 지금의 청소년들이 또 다른 누군가의 음악과 문화를 경험하고 그 기억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길 바라는 것이다. “저희가 이렇게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건 10년 전 단편선 등 선배들이 비슷한 활동을 하셨고, 그걸 보고 자랐기 때문이에요. 그 좋은 경험을 저희 이후 세대들도 경험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 한참이 지나도 불씨가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션)
또한 페스티벌에는 “자본에 잠식당하고 있는” 인디 문화의 DIY 정신이나, 언더그라운드 씬의 포용성을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덧대졌다. 페스티벌 장소를 인디 공연의 대명사인 홍대가 아닌 신촌으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욱은 “30년 전에는 신촌 일대 임대료가 너무 비싸져서 다들 홍대로 활동지를 옮겼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홍대에서 신촌으로 옮겨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홍대 인근에 있는 인디 공연장에는 소속사를 가진 아티스트들이 주로 선다. 기획사들이 인디 아티스트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시작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에게는 장벽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세이수미, 단편선 순간들, 김오키, 이랑 등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티켓 판매는 순조롭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도 페스티벌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출연진과 장소 섭외부터 포스터 디자인, 일정 조율까지 모든 일을 이들이 직접 맡았다. 다음 달 발매 예정인 정규앨범 녹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막바지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상욱은 “주변에서 ‘그러면 망한다’거나 ‘결국 사라진다’고 걱정했다”며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페스티벌을 시작한 것은 인디 문화의 자생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상욱은 “우리가 먼저 하겠다고 손을 들었을 뿐, 이런 바람은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취지에 공감한 공연장 측이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빌려주고, 아티스트들도 출연료를 대폭 낮추며 힘을 보탰다. 다만 그는 “이런 호의와 양해로만 가능한 구조라면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대한 독립적인 행사를 만들기 위해 외부 광고나 자본을 최대한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인디 문화를 지키기 위한 일에 뛰어들 예정이다. 지수민과 상욱은 이듬해 패치룸의 이름을 건 레코드 가게를 오픈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음반판매사 ‘향뮤직‘이 했던 것처럼 인디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조건 없이 받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인디 문화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가 계속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션은 밴드 릴리 잇 머신으로서는 상업가수의 길에 발을 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 예술세계를 알아야 인디 문화도 더 잘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저희의 바닥까지 긁어내고, 퇴장할 때도 변명이 없기를 바라면서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어요. 페스티벌을 통해 다른 세대에게도 인디펜던트 문화의 가치가 남아있기를 바랍니다”(상욱)
8·13 부동산 대책에서 청년의 비아파트 대출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두고 “청년은 빌라에만 살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에게 역세권 빌라 등이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대출 지원 뛰어넘어 비아파트도 아파트처럼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16일 나온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한 축은 ‘죽은 비아파트의 수요와 공급’을 되살리기로 요약할 수 있다. 비아파트 시장이 살아야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가 금갑하고, 이에 공사비 인상과 금융지원 등이 막히면서 공급도 덩달아 줄어든 상태다. 올해 서울 다세대·연립 착공 물량은 지난 5월까지 2849가구로, 2021년 약 2만3000가구와 비교하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정부는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최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놨다. 금융위는 현재 비아파트 평균 월세가 80만원이란 점을 고려해 설계했다.
국토교통부도 다세대·다가구의 면적과 층수를 넓히는 등 27년 만에 제도를 개선한다. 1999년 이후 660㎡ 이하로 제한한 다세대·다가구주택 바닥면적, 3개층 이하로 제한한 다가구주택 층수를 각각 1000㎡, 4개층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가구 수가 33%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 등에선 특히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구매 대상을 비아파트에만 한정한 점을 문제삼으며 “비아파트는 주거사다리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전문가와 당국의 의견은 다르다. 모든 청년이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비아파트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한정된 예산으로 아파트 진입이 어려운 청년층에겐 서울 역세권 등의 비아파트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래 정비사업 진행 시엔 신축 아파트 입주 기회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비아파트가 청년의 주거 사다리로 역할을 하려면 ‘대출 지원’보다 ‘무엇을 얼마에 사는지 알 수 있게 하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아파트처럼 59·84㎡, 3·4베이(BAY) 등 유형이 일정하지 않아 한 지역 안에서도 차이가 커 적정 시세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사기 후 비아파트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져 금융 지원만으론 생태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의 첫 단계로 ‘적정 가격에 매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2025년 국토연구원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한국부동산원의 연립·다세대 매매가격 데이터를 두고 “지역적 세분화가 제한적이어서 유형·규모·입지 다양성에 따라 변동·왜곡 위험이 크다”며 지역·입지·건물·호별 등 특성을 반영한 가격 데이터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HUG)는 최근 내부 감정평가 정보 등을 활용해 비아파트 시세를 추정하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KB부동산 등 민간영역에선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서로 보완 관계를 이룰 수도 있다. HUG 관계자는 “최신 데이터를 수집·학습해 갱신되는 신뢰할만한 빌라 시세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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