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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공급 대책에 서울시 “그린벨트 훼손 안돼···서울 패싱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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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8-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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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3일 정부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도 “주택 공급에 필요한 핵심 과제가 빠졌다”고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한 내용은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서울시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사항 중 일부가 반영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줄곧 요구해 온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하향 조정과 이주비 대출 담보인정비율 개선 등이 이번 정부 발표에 담겼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발표에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담보인정비율(LTV) 산정 기준을 바꿨다. 기존에는 정비사업 이전의 기존 토지·건물 가치인 ‘종전자산평가액’을 기준으로 LTV를 적용했는데, 정비사업 완료 후 신축주택에 대한 ‘종후자산평가액’을 LTV산정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게 함으로써 사실상 이주비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 것이다.
명 실장은 “현재는 이주비 대출의 LTV가 40%인데 종가를 기준으로 하게 되면 LTV가 7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출 한도가 있어 주민들의 이주비 부담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현재 서울시가 자체 재원으로 부담하고 있는 추가 이주비 지원 역시 정부의 향후 대책에 맞춰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시가 줄곧 요구해온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명 실장은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과제들이 사업성과 거래 여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과제”라며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명 실장은 “미래세대의 자산인 녹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직장과 교통·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날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착공 시점을 2028년으로 못 박았지만 서울시는 “아직까지 주택 규모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명 실장은 “현재까지 협의해서 확정됐다는 이야기는 (실무부서로부터) 듣지 못했다”며 “협의하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공급 규모는 6000가구로, 정부안(1만 가구)과 차이가 있다. 서울시는 정부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과제들에 대해서도 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의 삶과 주택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깊은 유감”이라며 “주택 공급과 정비 사업의 상당 부분을 실제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결과를 전달받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함민복 시인(64)을 병원에서 만났다. 2년 전 숨이 막혀오는 증상에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그에게 당장 심장 스텐트 시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 걱정에 수술실 앞 대기실에서 종종거리며 팔천보를 걸었다. 당시의 경험을 그는 시로 남겼다. 지난달 13년 만에 낸 시집 <물빛인쇄소>(창비)에 담긴 ‘왕관’이라는 시다.
“쉿, 나도 말은 안 했지만 컴퓨터에 마지막 인사말도 써놓고/ 그동안 썼던 시들도 다급히 정리해/ ‘삶과 죽음은 모래시계, 끝나지 않는 키스’라고 가제도 달고/ 집을 둘러보며 길고양이 물도 가득 떠놓았었지요”(‘왕관’ 중)
수술 후 매년 정기 검진을 받는다. 그를 만난 지난 10일은 시술 2년째 되는 날이었다. 시인은 아내랑 강화도 마니산로에 있는 집에서 서울 강서구에 있는 대형 종합병원에 가려고 아침 7시 버스를 탔다. 매주 월요일은 아내가 하는 인삼 가게가 쉬는 날이다. 그는 명절이나 지인이 찾아오는 날 빼고는 이제 인삼 가게에 안 간다고 했다. 대기업에서 파는 건강식품이 하도 많아져 장사가 잘 안된단다. 강화가 풍기, 금산과 함께 3대 인삼 산지라고 말하며 즐거워하던 모습은 “이제 인삼 재배하는 분들도 많이 줄었다”고 얘기할 땐 조금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를 둘러싼 풍경들이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눈에 띈 시 ‘모시조개’를 얘기할 때다. 시는 뻘밭에서 평생 조개 잡이로 먹고 살아온 연백댁이 물 차오르는 것도 모르고 일하다 뻘에 갇혀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다.
“아주 어려서 어머니에게, 열쇠 구멍 닮은,/ 길게 쪽 째진, 모시조개 구멍을 배우고/ 첫 조개를 잡아 검지와 중지로 치켜들며/ 잡았다고 소리치던 소녀의 얼굴이 웃는다/ 물이 가슴을 넘어 목까지 차오른다/ 출렁, 눈을 가린다 까슬까슬/ 머리카락이 얼굴을 쓸어준다// 마니산 너머 고향 연백뻘이 펼쳐진다/ 꼬르륵!/ 모시조개처럼 숨을 쉬어본다”(‘모시조개’ 중)
연백, 황해도에 있던 옛 군의 이름이다. 아마도 실향민일 여성은 평생 제 삶을 바쳤던 곳에서 모시조개처럼 숨을 쉬며 떠난다. “한평생 따라다니던 미안한 마음”을 담은 숨이다.
시인도 젊었을 때 10여 년 정도 강화에서 배를 타며 먹고살았다. 그는 “예전엔 이쪽(강화)에선 모시조개를 참 많이 잡았다. 지금은 바지락이 워낙 대중적인 조개이다 보니 뻘에 아예 종패를 살포해서 대량으로 양식한다. 이제 모시조개도 별로 없다. 하지만 예전부터 이쪽 사람들은 모시조개가 제일 시원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인삼 기르는 이도 모시조개 캐는 이도 줄어든다. 그의 시를 구성하던 삶의 풍경들이 사라지는 것은 어쩐지 아쉽다. 이번 시집엔 대신 ‘인공지능’(AI)와 같은 단어가 눈에 띈다.
“AI는 페이지가 없는,/ 한권으로 된/ 투명 책의 도서관이다/ 방향의 독재자다”(‘장미와 AI’ 중)
AI라는 단어를 시 안에서 사용할 때 어색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는 “편하지 않은 단어다. 그러나 이질적이기 때문에 찾아 쓴 것”이라며 “자연에서 멀리 간 이름을 불러 충돌하는 효과를 내 보려고 했다. 우리가 너무 새로운 세계로 멀리 가지 않았냐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집 <말랑말랑한 힘>,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등에서 보인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삶의 보편적인 진실을 길어 올리는 함민복의 여지없는 힘”(송현지 문학평론가)은 이번 시집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아이’와 관련된 상념, 오래 함께했으나 세상을 떠난 반려견 ‘길상’에 관한 시가 눈에 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아기들이 운다// 저/ 울음소리// 세상에 태어나며/ 한 생애를 이륙하며// 터트렸던/ 울음엔진 소리// 아직/ 싱싱 남았어라”(‘부드러운 울음소리’)
“길상아, 네 순한 눈빛이/ 내게 악수하는 법을 가르쳐주었구나”(‘악수 중)
시인은 감정이 메말라 가는 것을 느낄 때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을 돌아봤다고 한다. 그는 “내 울음은 기능이 떨어진 상태가 아닌가 생각했다. 아이들의 정직한 울음이 부럽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길상이가 세상을 떠나고 다른 반려동물은 키우고 있지 않지만,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집도 드나들게 두고 있다. 그는 “길상이 집에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까만 고양이인데, 길상이를 까맣게 잊으라고 까만 고양이가 왔나”하며 웃었다.
시집의 수록작 중 하나이며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 ‘물빛인쇄소’는 제 몸을 구부려 빛을 출력하는 바다의 이미지에서 가져왔다. 그는 “생명이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물의 생명력을 나눠 가지는 것이 아닌가. 모두 다르지 않고 비슷한 존재라는 의미를 담아봤다”고 했다.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이후 13년 만에 나온 시집이라 여러 이야기가 모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쓴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도 실렸다. 시인은 “나름대로 총 네 개의 부를 인의예지(仁義禮智)로 각각 구분에 정리했다”고 말했다. 지혜로움을 말하는 마지막 4부엔 ‘왕관’을 비롯해 죽음과 관련된 시가 여럿 실렸다. 시인은 어쩌면 죽음을 응시할수록 삶을 더 명확하게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죽음/ 이 완벽한/ 독상// 시는/ 최선을 다해/ 경계를 지워준다”(‘독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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