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투자한 외국 조선소, 선박 2척 건조 승인”···한화도 조건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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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가 해당 업체의 본국에서 선박 두 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해군 조선 및 함선 수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서명한 각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동시에 건설하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외국 조선업체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건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초 두 척 이후의 모든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서에 대한 설명자료(팩트시트)에서 “이 각서는 전쟁부(국방부)가 해안경비대의 중형 쇄빙선 프로그램에서 처음 적용돼 성공을 거둔 ‘핀란드 모델’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 산업 기반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투자를 추진하도록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조선소에 상당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자신들이 창출하는 일자리를 맡을 미국인 인력을 훈련하는 동안, 이들 업체에는 일시적으로 본국의 조선소에서 최대 두 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이송희씨는 지난해 8월 학생을 지도한 일을 두고 두 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습니다. 교육청이 먼저 사실관계를 조사했고, 이를 토대로 교육감은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는 의견서를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은 경찰 조사 끝에 검찰에 송치됐고, 보완 수사와 재송치가 이어지면서 신고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검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지난 3월부터 휴직 중인 이 교사는 “변호사 선임 비용은 벌금형, 질병휴직은 징역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교사의 교육권 보장과 아동 보호의 조화를 위한 법률 개정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정당한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법까지 개정됐음에도 이 교사 사례처럼 수사가 장기간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교사의 교육권과 아동 보호를 함께 보장하려면 제도를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2023년 개정된 초·중등교육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은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행위가 ‘정당한 교육활동’인지를 신고 단계에서 곧바로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교육활동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수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위법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교사들이 이 과정 자체를 일종의 ‘형벌’로 느낍니다.
수사기관이 ‘정당한 교육활동’인지 여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는 일부 마련됐습니다. 교육청이 먼저 사안을 확인한 뒤 교육감이 신고 내용을 공유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의견서를 내면, 경찰과 검찰은 이를 사건기록에 넣어 참고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학교 현장의 맥락이나 교육적 필요성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만 이 교사 사례에서 보듯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고 판단했다고 해서 수사가 곧바로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받은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23년 9월25일부터 2025년 8월31일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1439건 중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낸 사건은 1023건(71%)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수사 개시 전 종결된 사건은 166건(16.2%)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857건(83.8%)은 수사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최종적으로 기소된 사건은 17건으로,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낸 사건의 1.7%였습니다.
교원단체들은 아동복지법 제17조의 금지행위 중 하나인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구성요건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교사에 대한 무분별한 신고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원의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와 방임 조항을 적용하지 말 것을 제안했습니다. 대신 교육관계법에 교사가 생활지도 과정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자는 것입니다. 체벌이나 욕설·폭언 등 중대한 인격권 침해, 성적 침해, 보호·감독 의무의 중대한 위반 등을 금지행위로 명시해 이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판단하자는 취지입니다.
이수일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토론회에서 “교사의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나 방임의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교육 관련법이나 공직자 의무를 위반한 부적절한 행위라면 학교와 교육청의 징계, 행정 책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교사의 교육활동을 폭넓게 보호할 경우 실제 아동학대까지 처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최주필 대한변호사협회 이사는 교사의 학생에 대한 중대한 인격권 침해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행정상 징계로만 다룰 경우, 비슷한 행위를 막는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아동을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교사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죄 적용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아동 보호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교사의 행위를 아동학대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신고 이후의 조사·수사 절차를 손질해 교사의 교육권과 아동 보호를 함께 보장하자는 대안도 제시됐습니다.
최주필 이사는 학교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처리 기간을 명시하고, 수사기관이 교육감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유서를 제출하도록 해 교육감 의견이 자의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이 가능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유형화하고 매뉴얼로 만들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도 모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고요.
박병언 법무법인 위공 대표 변호사는 형사절차 위주로 운영되는 아동보호 법제 자체를 손질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모든 사안을 ‘형사처벌대상인 아동학대다 vs 아니다’로 양분하는 현행 법제에서 무분별한 신고와 수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개입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박 변호사는 아동보호 전문행정기구를 설치해 아동에 대한 보호 필요성과 사안의 심각성을 수사기관보다 먼저 판단하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일례로 독일에서는 경찰이 아니라 청소년청이 일차적으로 보호 필요성을 살핀 뒤 긴급한 경우 경찰과 법원의 강제력을 활용합니다. 이 경우 아동 보호가 필요한 사안에는 신속히 개입하면서도, 형사처벌까지 필요하지 않은 사안은 수사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걸러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 변호사는 현행 의무신고제가 가정 내에서 드러나지 않는 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라는 점을 들며 교사에 대한 신고의 경우 아동보호 행정기구를 경유하도록 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거대한 캔버스에 사람의 몸이 뒤집혀 있다. 머리는 아래로, 다리는 허공을 향한다. 인물의 형상은 얼룩진 물감 속에서 흐트러져 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1938~2026)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거꾸로 된 그림’이다. 하지만 이 강렬한 이미지 하나로 그의 작업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화면을 분절하고 손가락으로 물감을 바르고, 두 캔버스를 맞대 이미지를 찍어냈다. 독수리, 손과 발 같은 모티프를 평생 반복하면서도 그리는 방법은 끊임없이 바꿨다.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거장 바젤리츠의 회화적 실험을 살필 수 있는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세화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마지막 시기까지 회화·드로잉·조각 46점을 통해 약 60년에 걸친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국내 미술관 개인전은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19년 만이다.
전시는 지난 4월 바젤리츠가 별세하면서 뜻밖에 작가의 사후 회고전이 됐다. 미술관은 1년 넘게 바젤리츠 스튜디오와 전시를 준비했고 지난 4월 독일에서 작가의 인터뷰도 촬영했다. 그러나 약 3주 뒤인 4월30일 바젤리츠가 별세했다. 이번에 출품된 ‘골드 페인팅’은 그의 마지막 작업이 됐다.
1938년 독일 작센에서 태어난 바젤리츠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성장했다. 동베를린에서 미술을 공부하다 퇴학당한 뒤 서베를린으로 옮겼다. 나치 독일이 일으킨 전쟁과 뒤이은 분단은 그의 작업 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배경이 됐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지배한 동독과 추상미술이 주도하던 서독 어느 쪽에도 자신을 맡기지 않았다. 사람과 풍경을 그리면서도 그것을 잘라내고 뒤집으며 자신만의 회화를 찾아갔다.
그 고민이 드러나는 초기작이 ‘나뉜 소 두 마리 I’(1966)다. 초록빛 화면 속 소들은 목가적으로 보이지만 몸은 잘리고 어긋나 있다. 바젤리츠가 1960년대 중반 시도한 ‘절편 회화’다. 전쟁과 분단을 환기하는 동시에, 대상을 하나의 온전한 형상으로 읽는 익숙한 방식을 흔들었다. 이러한 실험은 1969년부터 대상을 거꾸로 그리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분절과 역전은 구상과 추상, 역사 비판과 회화의 물질성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는 그의 핵심적인 조형 언어가 됐다.
바젤리츠의 화면에는 같은 모티프가 수십 년을 두고 반복된다. 가장 중요한 인물은 1962년 결혼한 아내 엘케다. ‘프랑스에서의 엘케 II’(2019)에서는 검은 화면 위 분홍빛 몸이 거꾸로 떠 있고 윤곽은 번지고 흐트러진다. 물감을 바른 캔버스에 다른 캔버스를 맞대 찍어내는 전사 기법을 썼다. 늙어가는 몸과 그 몸을 바라보는 작가 자신의 시간을 함께 담아낸다.
손과 발, 독수리도 끈질기게 반복된다. ‘에켈리’(2004)에서는 구두를 신은 다리 아래로 숲이 거꾸로 펼쳐지고, ‘나중에 구두가 발견되었다’(2023)의 옅은 푸른 화면에는 독수리가 거꾸로 떠 있다. 독일에서 힘과 권위의 상징이던 독수리를 추락시켜, 어두운 역사와 그 상흔을 환기하는 이미지로 바꿨다.
2000년대 ‘리믹스’ 연작에선 자신의 수십 년 전 그림까지 다시 불러냈다. ‘도약(리믹스)’(2007)은 황폐한 풍경 속 상처 입은 남성을 그렸던 1960년대 ‘영웅’ 연작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무겁고 거칠었던 인물은 밝은 색과 빠른 붓질로 가벼워졌고, 여성용 구두를 신겼다. 같은 모티프를 되풀이하면서도 표현 방법을 거듭 바꾼 그의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의 마지막은 온통 금빛이다. 두 점의 ‘골드 페인팅’은 허공에 떠 있는 듯 찬란하지만, 그 위의 인물은 가느다랗고 끊어질 듯한 선으로 형체를 유지한다. 영원성을 떠올리게 하는 금빛은 오히려 사라져가는 육체의 유한함을 도드라지게 한다. 바젤리츠의 작품은 아트페어에서 20억~30억원대부터 거래되며, 이번 전시 보험가액도 약 1500억원에 달한다. 바젤리츠를 지금의 자리에 세운 것은 역사적 기억과 회화 자체에 대한 탐구 사이에서 자신만의 해법을 찾고, 그마저 끊임없이 갱신해온 60년의 실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말했다. “새로운 것은 우선 저 자신에게 새로워야 했어요.” 전시는 12월27일까지.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해군 조선 및 함선 수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서명한 각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동시에 건설하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외국 조선업체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건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초 두 척 이후의 모든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서에 대한 설명자료(팩트시트)에서 “이 각서는 전쟁부(국방부)가 해안경비대의 중형 쇄빙선 프로그램에서 처음 적용돼 성공을 거둔 ‘핀란드 모델’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 산업 기반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투자를 추진하도록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조선소에 상당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자신들이 창출하는 일자리를 맡을 미국인 인력을 훈련하는 동안, 이들 업체에는 일시적으로 본국의 조선소에서 최대 두 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이송희씨는 지난해 8월 학생을 지도한 일을 두고 두 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습니다. 교육청이 먼저 사실관계를 조사했고, 이를 토대로 교육감은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는 의견서를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은 경찰 조사 끝에 검찰에 송치됐고, 보완 수사와 재송치가 이어지면서 신고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검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지난 3월부터 휴직 중인 이 교사는 “변호사 선임 비용은 벌금형, 질병휴직은 징역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교사의 교육권 보장과 아동 보호의 조화를 위한 법률 개정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정당한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법까지 개정됐음에도 이 교사 사례처럼 수사가 장기간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교사의 교육권과 아동 보호를 함께 보장하려면 제도를 어떻게 손질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2023년 개정된 초·중등교육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은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행위가 ‘정당한 교육활동’인지를 신고 단계에서 곧바로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교육활동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수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위법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교사들이 이 과정 자체를 일종의 ‘형벌’로 느낍니다.
수사기관이 ‘정당한 교육활동’인지 여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는 일부 마련됐습니다. 교육청이 먼저 사안을 확인한 뒤 교육감이 신고 내용을 공유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의견서를 내면, 경찰과 검찰은 이를 사건기록에 넣어 참고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학교 현장의 맥락이나 교육적 필요성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만 이 교사 사례에서 보듯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고 판단했다고 해서 수사가 곧바로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받은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23년 9월25일부터 2025년 8월31일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1439건 중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낸 사건은 1023건(71%)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수사 개시 전 종결된 사건은 166건(16.2%)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857건(83.8%)은 수사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최종적으로 기소된 사건은 17건으로,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낸 사건의 1.7%였습니다.
교원단체들은 아동복지법 제17조의 금지행위 중 하나인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구성요건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교사에 대한 무분별한 신고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원의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와 방임 조항을 적용하지 말 것을 제안했습니다. 대신 교육관계법에 교사가 생활지도 과정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자는 것입니다. 체벌이나 욕설·폭언 등 중대한 인격권 침해, 성적 침해, 보호·감독 의무의 중대한 위반 등을 금지행위로 명시해 이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판단하자는 취지입니다.
이수일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토론회에서 “교사의 행위가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나 방임의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교육 관련법이나 공직자 의무를 위반한 부적절한 행위라면 학교와 교육청의 징계, 행정 책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교사의 교육활동을 폭넓게 보호할 경우 실제 아동학대까지 처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최주필 대한변호사협회 이사는 교사의 학생에 대한 중대한 인격권 침해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행정상 징계로만 다룰 경우, 비슷한 행위를 막는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아동을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교사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죄 적용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아동 보호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교사의 행위를 아동학대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신고 이후의 조사·수사 절차를 손질해 교사의 교육권과 아동 보호를 함께 보장하자는 대안도 제시됐습니다.
최주필 이사는 학교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 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처리 기간을 명시하고, 수사기관이 교육감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유서를 제출하도록 해 교육감 의견이 자의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이 가능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유형화하고 매뉴얼로 만들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도 모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고요.
박병언 법무법인 위공 대표 변호사는 형사절차 위주로 운영되는 아동보호 법제 자체를 손질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모든 사안을 ‘형사처벌대상인 아동학대다 vs 아니다’로 양분하는 현행 법제에서 무분별한 신고와 수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개입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박 변호사는 아동보호 전문행정기구를 설치해 아동에 대한 보호 필요성과 사안의 심각성을 수사기관보다 먼저 판단하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일례로 독일에서는 경찰이 아니라 청소년청이 일차적으로 보호 필요성을 살핀 뒤 긴급한 경우 경찰과 법원의 강제력을 활용합니다. 이 경우 아동 보호가 필요한 사안에는 신속히 개입하면서도, 형사처벌까지 필요하지 않은 사안은 수사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걸러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 변호사는 현행 의무신고제가 가정 내에서 드러나지 않는 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라는 점을 들며 교사에 대한 신고의 경우 아동보호 행정기구를 경유하도록 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거대한 캔버스에 사람의 몸이 뒤집혀 있다. 머리는 아래로, 다리는 허공을 향한다. 인물의 형상은 얼룩진 물감 속에서 흐트러져 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1938~2026)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거꾸로 된 그림’이다. 하지만 이 강렬한 이미지 하나로 그의 작업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화면을 분절하고 손가락으로 물감을 바르고, 두 캔버스를 맞대 이미지를 찍어냈다. 독수리, 손과 발 같은 모티프를 평생 반복하면서도 그리는 방법은 끊임없이 바꿨다.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거장 바젤리츠의 회화적 실험을 살필 수 있는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세화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마지막 시기까지 회화·드로잉·조각 46점을 통해 약 60년에 걸친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국내 미술관 개인전은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19년 만이다.
전시는 지난 4월 바젤리츠가 별세하면서 뜻밖에 작가의 사후 회고전이 됐다. 미술관은 1년 넘게 바젤리츠 스튜디오와 전시를 준비했고 지난 4월 독일에서 작가의 인터뷰도 촬영했다. 그러나 약 3주 뒤인 4월30일 바젤리츠가 별세했다. 이번에 출품된 ‘골드 페인팅’은 그의 마지막 작업이 됐다.
1938년 독일 작센에서 태어난 바젤리츠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성장했다. 동베를린에서 미술을 공부하다 퇴학당한 뒤 서베를린으로 옮겼다. 나치 독일이 일으킨 전쟁과 뒤이은 분단은 그의 작업 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배경이 됐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지배한 동독과 추상미술이 주도하던 서독 어느 쪽에도 자신을 맡기지 않았다. 사람과 풍경을 그리면서도 그것을 잘라내고 뒤집으며 자신만의 회화를 찾아갔다.
그 고민이 드러나는 초기작이 ‘나뉜 소 두 마리 I’(1966)다. 초록빛 화면 속 소들은 목가적으로 보이지만 몸은 잘리고 어긋나 있다. 바젤리츠가 1960년대 중반 시도한 ‘절편 회화’다. 전쟁과 분단을 환기하는 동시에, 대상을 하나의 온전한 형상으로 읽는 익숙한 방식을 흔들었다. 이러한 실험은 1969년부터 대상을 거꾸로 그리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분절과 역전은 구상과 추상, 역사 비판과 회화의 물질성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는 그의 핵심적인 조형 언어가 됐다.
바젤리츠의 화면에는 같은 모티프가 수십 년을 두고 반복된다. 가장 중요한 인물은 1962년 결혼한 아내 엘케다. ‘프랑스에서의 엘케 II’(2019)에서는 검은 화면 위 분홍빛 몸이 거꾸로 떠 있고 윤곽은 번지고 흐트러진다. 물감을 바른 캔버스에 다른 캔버스를 맞대 찍어내는 전사 기법을 썼다. 늙어가는 몸과 그 몸을 바라보는 작가 자신의 시간을 함께 담아낸다.
손과 발, 독수리도 끈질기게 반복된다. ‘에켈리’(2004)에서는 구두를 신은 다리 아래로 숲이 거꾸로 펼쳐지고, ‘나중에 구두가 발견되었다’(2023)의 옅은 푸른 화면에는 독수리가 거꾸로 떠 있다. 독일에서 힘과 권위의 상징이던 독수리를 추락시켜, 어두운 역사와 그 상흔을 환기하는 이미지로 바꿨다.
2000년대 ‘리믹스’ 연작에선 자신의 수십 년 전 그림까지 다시 불러냈다. ‘도약(리믹스)’(2007)은 황폐한 풍경 속 상처 입은 남성을 그렸던 1960년대 ‘영웅’ 연작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무겁고 거칠었던 인물은 밝은 색과 빠른 붓질로 가벼워졌고, 여성용 구두를 신겼다. 같은 모티프를 되풀이하면서도 표현 방법을 거듭 바꾼 그의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의 마지막은 온통 금빛이다. 두 점의 ‘골드 페인팅’은 허공에 떠 있는 듯 찬란하지만, 그 위의 인물은 가느다랗고 끊어질 듯한 선으로 형체를 유지한다. 영원성을 떠올리게 하는 금빛은 오히려 사라져가는 육체의 유한함을 도드라지게 한다. 바젤리츠의 작품은 아트페어에서 20억~30억원대부터 거래되며, 이번 전시 보험가액도 약 1500억원에 달한다. 바젤리츠를 지금의 자리에 세운 것은 역사적 기억과 회화 자체에 대한 탐구 사이에서 자신만의 해법을 찾고, 그마저 끊임없이 갱신해온 60년의 실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말했다. “새로운 것은 우선 저 자신에게 새로워야 했어요.” 전시는 12월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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