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지방 상권 월평균 매출 1751만원···기초체력 강화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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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상권의 월매출이 서울의 3분의1 수준인 1751만원에 그친다는 분석이 10일 나왔다.
KB금융이 이날 발간한 ‘2026 KB 상권 활성화 인사이트’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서울 4890만원, 수도권 2452만원, 비수도권 1751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매출액이 수도권 평균의 2배, 비수도권의 3배로 지역 간 차이가 컸다.
점포당 월평균 방문객 수는 서울이 116.6명, 수도권 65.7명, 비수도권 31.6명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KB금융은 “분석 결과 지방 상권의 현주소는 수도권과 큰 격차 속에서 지역·유형별 양극화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2024년부터 성장이 멈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번 분석은 KB금융이 자체 개발한 ‘KB상권활성화지수’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KB금융은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한국데이터뱅크가 보유한 금융자산 및 매출액, 임대료, 공실률 등 25개 데이터를 결합해 전국 1200여개 상권의 수익성·성장성을 분석했다.
KB금융은 “지방 상권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부산 서면, 광주 상무, 대전 둔산 등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 비수도권 상권 10곳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성공 비결로 지역 브랜드 강화, 권역 내 상권 중심축 구축 등을 들었다.
권위주의가 옅어지고 다원주의 사회가 열렸다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여전히 ‘노쇠한 섬’으로 머물러 있다. 22대 국회만 봐도 만 40세 미만 청년 의원 비율은 4%(12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2030 유권자 비중에 견주면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 세대가 정치 영역에서 과소대표되는 ‘늙은 정치’의 원인 진단은 다양한 각도에서 변주돼왔다. 승자독식 선거제도, 기득권 질서가 견고한 정당 문화, 심화하는 양극화·불평등 사회가 청년 정치를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낮은 청년 대표성이 단지 세대 간 불균형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 역동성을 상실케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청년 정치를 대하는 기성 정치의 시선은 관성에 젖어 있거나 표심 구애가 전부라 해도 틀리지 않다. 청년층 지지율이 하락하면 스타성 있는 몇몇 청년들을 중용하거나 대책기구를 만들고, 선거철 기탁금 감면·할당제 같은 지원책을 내놓는 수준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최고위원제 신설이 무산된 것 역시 기성 정치의 안일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다. 냉소와 무관심은 청년 세대가 이런 정치에 보내는 경고음이다.
2030 정치 싱크탱크 ‘밸리드(VALID)’의 김형남 대표는 “청년 정책은 미래를 준비하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청년들을 이미지 정치로 소모해온 기성 정치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이어 8·17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이다. 그는 두번의 선거를 치르며 “우리만의 가치를 실천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청년 정치의 주류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 밸리드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청년 정치의 현실과 과제를 들었다.
- 서울시장 경선과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를 치른 소회는.
“10년간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가 정치가로 전환하는 과정에 치른 선거들이라 많은 걸 배웠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정치가 급격한 사회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답을 내놓아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었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무게로 다가온 건 청년 정치가 기존 정치 질서 속에서 소비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짝 주목을 받다가도 막상 기득권의 벽에 부딪히면 맥없이 잘려나가는 과정이 반복되지 않았습니까. 단지 젊다는 이유나 세대교체라는 명분과 당위만으로는 청년 정치가 대중적 소구력을 갖기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 세대의 고민과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스스로 입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겠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런 고민을 정치적 실천으로 옮긴 것이 이번 선거였고, 우리 세대의 문제를 사회적 어젠다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 두 선거에서 체감한 청년 정치의 장벽은 무엇이었습니까.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정치를 한다는 자체의 부담이 엄청났죠. 기존 정치 질서에 맞서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는 작업도 쉽지 않았고요. 안팎의 어려움이 쌓이다보니 행동 하나에도 극도로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내가 무모하게 싸우다 실패하면 청년 세대의 도전이 투정으로 폄하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컸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존재감을 확보하되, 참신한 캠페인을 만들어 기성 정치인 후보들을 설득하고 연대하는 방식을 택했죠. 서울시장 경선 때 ‘자살률 0% 도시,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더니, 다른 후보들이 먼저 연대를 제안해 왔습니다. 86세대가 놓친 이슈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제시해야 선배들도 비로소 다음 세대를 고민하게 된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결론은 청년 정치가 결심의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기성 정당 내부에서 당장 혁신 세력이 주도권을 잡기는 어렵습니다. 당 안팎에서 사람을 모으고 청년 세대의 고민을 주류화하는 전략을 집요하게 추진하려 합니다.”
- 청년 정치의 ‘주류화 전략’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경로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주류가 되지는 않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안에 유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86세대가 주류 정치 세력으로 성장한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는 중입니다. 뜻이 맞는 결사체를 구성해 기성 정치권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고, 국회·지자체·보좌진·시민단체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해 서로 끌어주는 노력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거친 후, 이명박 정부 때 언론개혁 등 각종 개혁과제를 전면화하면서 정치·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세대도 공통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강한 결사체를 만들고, 각 분야에서 세력을 만들어가는 조직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 청년 세대의 눈으로 본 86세대 정치의 공과(功過)는 어떠합니까.
“86세대 정치는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업데이트해온 공이 큽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서며 그 노력을 멈췄습니다. 1980~1990년대식 이분법적 사고로는 복잡한 한국 사회를 더 이상 이끌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와 노동구조 변화에 맞는 어젠다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죠. 적나라하게 말해, 현재 한국을 제대로 분석할 사상적 틀 자체가 부재합니다. 자유무역주의에 기반한 세계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 세계가 국가주의로 회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국가가 성장을 주도하고 힘을 갖추는 일에 실패하면 국민 개개인이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다수 86세대 정치인들은 여전히 성장과 복지 사이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새 시대에 맞게 사상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는 점이 86세대 정치의 분명한 과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청년 정치도 실력과 비전 없이 ‘86 세대 정치 후퇴’만 주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우리 역시 우리만의 사상적 지향과 가치를 갖고, 변화하는 사회를 주도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반값 등록금 이슈처럼 당사자들이 구조적인 문제를 기민하게 포착해서 사회적 관심을 끌어냈던 그런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만의 가치와 지향점을 10초 안에 설명하고, 그 가치와 지향점을 유능하게 실천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새로운 정치적 공간이 열릴 것입니다.”
- 청년 정치가 주목해야 할 미래 의제와 대물림 의제를 꼽는다면.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중요한 미래 의제입니다. AI 대전환 시대의 재교육을 어떻게 할 건지, 고용체계 개편 과정의 전환기를 어떻게 버틸 것인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노동시장 유연화 문제도 금기를 깨고 공론장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국제관계에서도 호주·캐나다 등 우리와 경제력이 비슷한 국가의 청년 그룹과 ‘중견국 연대’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물림 과제로는 보완수사권 이슈를 들 수 있습니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국가는 수사·기소 분리만으론 완성되지 않습니다. 국민을 보호하는 사법수사 기능과 정의로운 법 집행,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어떻게 사회안전망으로 구축할지 논쟁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의 운영 방식과 내부 구조를 비판하며 정당개혁을 강조했는데요.
“당 시스템이 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과 비슷했어요. 주요 의사결정 사항이나 회의록조차 당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어 일일이 관계자들에게 전화로 확인해야 정보를 알 수 있었습니다. 2026년 지도부 선거에 지도부 회의록 공개를 공약하는 현실이 참담하더군요.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지만 투표권만 주는 걸로는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의제 생산과 조직화 기능을 외부 대형 유튜버들에게 의존하는 당원 외주 정당으로 전락했습니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정당이 되지 않으면 새로운 인물도, 미래를 위한 담론도 등장하기 어렵습니다.”
- 청년 최고위원제 무산 과정과 여야의 청년 정치 상황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청년 최고위원을 뽑아놓고도 권한을 주지 않고, 권한이 없으니 성과가 날 리 없고, 성과가 없으니 제도를 없애는 쪽으로 쉽게 결정한 거죠. 청년 최고위원제라는 자리가 신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긴 하지만 청년 정치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의견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이 끈질기게 시스템을 만들고 정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건 문제입니다. 이번에도 도입 논쟁에만 일주일 넘게 허비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락가락한 룰 때문에 청년 후보들은 선거 전략도 제대로 못 짜고 시간만 보냈습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낫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김용태·진종오 의원 등 선출된 청년 의원들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그들이 미래 의제를 잘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청년이 정치에 참여한다고 미래 대응 능력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니까요.”
-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자본 주권 정당’이라고 비판한 맥락은 무엇입니까.
“돈이 없으면 선거 출마조차 못하게 막는 정당구조를 뜻합니다. 서울시장 경선 때 청년 후보들은 기탁금의 절반인 350만원을 냈는데, TV토론을 한 번 더 한다며 150만원을 추가로 내라고 요구하더군요. 기탁금은 후보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금액이지, 선거에 필요한 자금을 후보들에게 부담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든 제도가 아닙니다. 최고위원 경선 때도 후보 등록 29시간 전에야 기탁금 액수가 확정됐습니다. 불투명한 룰, 자금 중심의 정당에서는 청년이나 신인의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상시적인 후원회를 허용하되 모금과 사용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 서울시장 선거에서 중요하게 다룬 청년 세대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새로운 문제들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것이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발표한 ‘배달앱 알고리즘 투명화’ 공약이 대표적입니다. 불필요한 광고 경쟁에 노출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서울시가 시내 점포들을 전수조사해 알고리즘을 분석·공개하고, 국회가 제도 개선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기존 문제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자살률 0% 도시’ 공약도 있습니다. 자살률을 낮춰야 한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만, 시정의 핵심관리 지표로 삼겠다는 발상은 없다는 것에 주목했었죠.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정치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면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댓값을 얻었습니다.”
-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주거 대책이 청년 세대의 삶을 개선하는 방안이라고 보나요.
“이번 세제개편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심화시켜 수도권의 전·월세 가격 상승을 급격하게 부추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청년 대부분은 자가를 소유할 수 없어 일정 기간 동안 전·월세 임대주택에 머물 수밖에 없는데,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청년들의 분노와 절망감도 커집니다. 공격적인 공공 전·월세 공급 대책이 시급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청년 정책은 대부분 자산 형성이나 내집 마련 지원에 쏠려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용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집을 사게 해주겠다는 정책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슈 등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보완수사권 폐지에는 찬성하지만 민주당의 추진 방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명분과 당위에 대한 설득 없이, 수사 지연과 약자 보호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검찰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건 대단히 잘못된 방식입니다. 86세대만 해도 검찰을 타도해야 할 ‘악’으로 보지만 청년 세대는 검찰개혁 문제를 ‘국가가 범죄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봅니다. 국가 역할에 대한 관점 차이가 이 논쟁의 본질인 셈이죠. 당 지도부와 민주연구원이 이 인식의 차이를 메우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검찰개혁은 검찰 타도에 그쳐선 안 되고, 국가가 국민을 범죄로부터 완벽하게 지키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 정년연장 등 세대 균열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정년연장 문제는 정년을 연장할 거냐 말 거냐가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언제까지 정년 개념을 유지할 것인가로 접근해야 합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가는 시대입니다. 정년을 늘리되 유예기간 5년 동안 노동시장을 어떻게 개혁할 건지, 소득 안정과 일할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대책은 무엇인지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그동안 금기시해온 노동 유연화 문제도 이제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 난제들을 방치하면 주요 쟁점들이 세대 갈등 이슈로 오염되고, 민주당은 기득권의 포로 정당이 되고 맙니다.”
- 청년 세대의 분노를 일으킨 ‘선관위 사태’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요.
“우리는 투표가 문제 될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세대입니다. 사태 발생 후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는 데도 민주당은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제가 초기부터 선관위원 전원 탄핵, 원포인트 개헌(선거 때 국민참관단 참여 의무화), 용지 부족 투표소의 재투표를 촉구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투표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신속하게 선을 긋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극우 세력이 이슈를 잠식한 사태 초기에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진 시민들이 적지 않았는데도 민주당 정치인들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의 선관위 불신을 이용해 극우 세력이 투개표 점거 등 무모한 행위까지 할 수 있단 걸 직시해야 합니다.”
- 청년층의 정치 관심도가 낮아지는 원인과 민주당 지지 이탈 이유를 짚는다면 어떤 것입니까.
“청년들이 보수화됐다는 건 성급하고 과장된 결론입니다. 서울시장 경선 때 2040세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해보니, 극우 세력의 집회나 주장에 대해 응답자 80% 이상이 불쾌하다고 답했습니다. 청년들이 정치를 외면한다는 건 사실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 거부감의 표출입니다. 20대 남성들은 민주당을 ‘자산가만을 위한 극좌 정당’으로 인식합니다. 청년 세대에게는 온갖 규제를 들이대면서 기득권은 자기들이 다 챙긴다는 불만이죠. 여성들 역시 안전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정당을 여성을 위한 정당으로 볼 수 있을까요. 지지율 문제로 청년 세대에 접근하니 이런 평가가 나오는 거죠. 그리고 보유세나 노동개혁, 차별금지법처럼 논쟁적인 사안마다 표를 의식해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이슈가 보완수사권 말고 뭐가 있나요. 그러니 민주당이 리스크 관리만 신경 쓰는 ‘부자 몸조심 정당’, 자기들만 옳다는 ‘자아도취 정당’ 이미지가 강해진 겁니다. 얼굴을 붉히더라도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세를 보여야 청년층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안을 관성적으로 ‘이대남·이대녀’ 잣대로 구분 짓는 정치는 사회적 모순을 가리고 젠더 갈등만 부추길 뿐입니다.”
- 군인권센터에서 활동한 10년간 병사 휴대전화 사용, 군 사법제도 개편 등 굵직한 성과를 냈습니다. 시민운동 경험이 김형남 정치에 미친 영향은 무엇입니까.
“군대는 ‘어쩔 수 없는 일’ ‘원래 그래’라는 고정관념이 많은 조직입니다. 지난 10년은 그 고정관념을 하나둘 깨뜨렸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군대 문제는 사건 발생 후 대응하는 활동이 대부분이라 한계가 많았죠. 누군가 인권침해를 당하거나 비극적인 사고를 겪기 전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일이 ‘정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지금보다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고 믿는 사람들을 모아내고, 대한민국을 모든 국민을 지키는 힘 있는 나라로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아보려 합니다.”
- 8·17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IMF 국난을 언급하던 중 ‘우리는 땀과 눈물, 그리고 고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라며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다 말을 잇지 못했던 ‘침묵의 10초’를 기억합니다. 그 침묵의 10초에 담긴 무게가 민주당이 개혁을 대하는 자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결정이 시민의 삶에 미칠 영향력을 성찰하고 책임질 줄 아는 지도부가 되길 기대합니다.”
미국 청년들 사이에서 ‘사회주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좌파 정치 단체 ‘미국의 민주사회주의자들(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DSA)’ 계열 정치인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중견 정치인들을 꺾고 잇따라 승리하는 중입니다. 민주사회주의란 정치체제로서 민주제를 지향하는 사회주의를 뜻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화된 나라 미국에서 사회주의는 어떻게 깃발을 휘날릴 수 있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지독한 경제적 불평등과 기득권이 된 거대 양당을 향한 환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한국 정치에도 큰 시사점을 던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DSA의 지지를 받는 후보 압둘 엘사예드가 접전 끝에 4선 현역 하원의원 헤일리 스티븐스를 꺾었습니다. 하원의원 경선에서도 DSA 계열 후보 2명이 승리했고요. 이들은 보편적 의료보험, AI 데이터센터 규제, 이스라엘 원조 중단 등 진보적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앞서 뉴욕주와 콜로라도주 하원의원 경선에서도 DSA 측 후보들이 민주당 중진들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20대 이민자 출신인 멜라트 키로스가 무려 15선 현역의원을 이겼죠. 그러나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두 곳과 달리 경합주인 미시간주 경선 결과는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보수세가 만만치 않은 지역에서도 DSA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니까요. 참,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민주당 시장 후보 재니스 루이스 조지도 DSA 회원입니다.
DSA, 꽤 오래된 조직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맹위를 떨치던 1982년 마이클 해링턴 교수 주도로 결성됐죠. 6000명 규모의 작은 단체로 이어오다가 2016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돌풍 이후 회원이 9만명까지 확 늘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으로 회원이 12만명으로 급증, 지금까지 ‘흐름’을 타고 있어요.
DSA는 미국의 심각한 양극화·불평등을 정면으로 저격하며 미국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았습니다. 생활비 부담 완화와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교육 등 선명한 진보 공약을 내걸죠. 양당 주류 기득권 정치인들을 향한 유권자들의 환멸도 DSA 열풍을 부추깁니다.
특히 어릴 때 금융위기를 겪고 지금은 AI의 위협에 직면한 청년 세대의 지지세가 상당해요. DSA 정치인 상당수가 청년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MZ 또래’인 것도 한몫했을 테고요. 이들은 민주당 주류를 향해 묻습니다. “트럼프가 폭주할 때, 당신들은 뭘 했나요?”
위스콘신 주지사에 도전하는 한국계 DSA 정치인 프란체스카 홍(한국명 홍윤정) 주의원의 말에서 그들의 지향을 읽을 수 있습니다. 홍 의원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소득 불평등은 지금 가장 심각한 재앙”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점진주의’는 무책임하다. ‘큰 위기’에는 그에 걸맞은 속도의 ‘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홍 의원도 오는 11일 경선을 앞두고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DSA 열풍은 한국 정치에도 큰 시사점을 던집니다. 한국에서도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외면하는 거대 양당을 향한 환멸이 커지고 있죠. 그 환멸이 냉소나 극우화로 흘러갈 조짐도 보이고요.
특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던지는 메시지가 더 묵직합니다. 김광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이 2030세대로부터 ‘내로남불’과 기득권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 현실은 (한국과 미국이) 닮아 있다”며 “이를 모르지 않는 듯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청년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단 한 명 선출직 최고위원 후보도 없는 정치적 치장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김민아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한국의 더불어민주당도 ‘친명이냐 친청이냐’ 말고 ‘불평등 완화’ 같은 이슈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진보정당도 새겨들을 만한 지점이 있죠. DSA의 성공 뒤에는 오랜 기간 지역 정치에서 ‘밭을 갈아 온’ 시간이 있었습니다. 직접 발로 뛰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풀뿌리 정치의 힘도 있었고요. 한국의 진보정당도 더 낮은 곳에서 더 많은 시민을 만나며 실력과 신뢰를 쌓다 보면, 새로운 돌풍의 토양이 천천히 다져질지도 모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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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이날 발간한 ‘2026 KB 상권 활성화 인사이트’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서울 4890만원, 수도권 2452만원, 비수도권 1751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매출액이 수도권 평균의 2배, 비수도권의 3배로 지역 간 차이가 컸다.
점포당 월평균 방문객 수는 서울이 116.6명, 수도권 65.7명, 비수도권 31.6명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KB금융은 “분석 결과 지방 상권의 현주소는 수도권과 큰 격차 속에서 지역·유형별 양극화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2024년부터 성장이 멈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번 분석은 KB금융이 자체 개발한 ‘KB상권활성화지수’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KB금융은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한국데이터뱅크가 보유한 금융자산 및 매출액, 임대료, 공실률 등 25개 데이터를 결합해 전국 1200여개 상권의 수익성·성장성을 분석했다.
KB금융은 “지방 상권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부산 서면, 광주 상무, 대전 둔산 등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 비수도권 상권 10곳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성공 비결로 지역 브랜드 강화, 권역 내 상권 중심축 구축 등을 들었다.
권위주의가 옅어지고 다원주의 사회가 열렸다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여전히 ‘노쇠한 섬’으로 머물러 있다. 22대 국회만 봐도 만 40세 미만 청년 의원 비율은 4%(12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2030 유권자 비중에 견주면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 세대가 정치 영역에서 과소대표되는 ‘늙은 정치’의 원인 진단은 다양한 각도에서 변주돼왔다. 승자독식 선거제도, 기득권 질서가 견고한 정당 문화, 심화하는 양극화·불평등 사회가 청년 정치를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낮은 청년 대표성이 단지 세대 간 불균형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 역동성을 상실케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청년 정치를 대하는 기성 정치의 시선은 관성에 젖어 있거나 표심 구애가 전부라 해도 틀리지 않다. 청년층 지지율이 하락하면 스타성 있는 몇몇 청년들을 중용하거나 대책기구를 만들고, 선거철 기탁금 감면·할당제 같은 지원책을 내놓는 수준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최고위원제 신설이 무산된 것 역시 기성 정치의 안일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다. 냉소와 무관심은 청년 세대가 이런 정치에 보내는 경고음이다.
2030 정치 싱크탱크 ‘밸리드(VALID)’의 김형남 대표는 “청년 정책은 미래를 준비하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청년들을 이미지 정치로 소모해온 기성 정치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이어 8·17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이다. 그는 두번의 선거를 치르며 “우리만의 가치를 실천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청년 정치의 주류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 밸리드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청년 정치의 현실과 과제를 들었다.
- 서울시장 경선과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를 치른 소회는.
“10년간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가 정치가로 전환하는 과정에 치른 선거들이라 많은 걸 배웠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정치가 급격한 사회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답을 내놓아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었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무게로 다가온 건 청년 정치가 기존 정치 질서 속에서 소비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짝 주목을 받다가도 막상 기득권의 벽에 부딪히면 맥없이 잘려나가는 과정이 반복되지 않았습니까. 단지 젊다는 이유나 세대교체라는 명분과 당위만으로는 청년 정치가 대중적 소구력을 갖기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 세대의 고민과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스스로 입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겠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런 고민을 정치적 실천으로 옮긴 것이 이번 선거였고, 우리 세대의 문제를 사회적 어젠다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 두 선거에서 체감한 청년 정치의 장벽은 무엇이었습니까.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정치를 한다는 자체의 부담이 엄청났죠. 기존 정치 질서에 맞서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는 작업도 쉽지 않았고요. 안팎의 어려움이 쌓이다보니 행동 하나에도 극도로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내가 무모하게 싸우다 실패하면 청년 세대의 도전이 투정으로 폄하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컸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존재감을 확보하되, 참신한 캠페인을 만들어 기성 정치인 후보들을 설득하고 연대하는 방식을 택했죠. 서울시장 경선 때 ‘자살률 0% 도시,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더니, 다른 후보들이 먼저 연대를 제안해 왔습니다. 86세대가 놓친 이슈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제시해야 선배들도 비로소 다음 세대를 고민하게 된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결론은 청년 정치가 결심의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기성 정당 내부에서 당장 혁신 세력이 주도권을 잡기는 어렵습니다. 당 안팎에서 사람을 모으고 청년 세대의 고민을 주류화하는 전략을 집요하게 추진하려 합니다.”
- 청년 정치의 ‘주류화 전략’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경로는 무엇인가요.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주류가 되지는 않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안에 유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86세대가 주류 정치 세력으로 성장한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는 중입니다. 뜻이 맞는 결사체를 구성해 기성 정치권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고, 국회·지자체·보좌진·시민단체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해 서로 끌어주는 노력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거친 후, 이명박 정부 때 언론개혁 등 각종 개혁과제를 전면화하면서 정치·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세대도 공통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강한 결사체를 만들고, 각 분야에서 세력을 만들어가는 조직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 청년 세대의 눈으로 본 86세대 정치의 공과(功過)는 어떠합니까.
“86세대 정치는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업데이트해온 공이 큽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서며 그 노력을 멈췄습니다. 1980~1990년대식 이분법적 사고로는 복잡한 한국 사회를 더 이상 이끌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와 노동구조 변화에 맞는 어젠다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죠. 적나라하게 말해, 현재 한국을 제대로 분석할 사상적 틀 자체가 부재합니다. 자유무역주의에 기반한 세계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전 세계가 국가주의로 회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국가가 성장을 주도하고 힘을 갖추는 일에 실패하면 국민 개개인이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다수 86세대 정치인들은 여전히 성장과 복지 사이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새 시대에 맞게 사상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는 점이 86세대 정치의 분명한 과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청년 정치도 실력과 비전 없이 ‘86 세대 정치 후퇴’만 주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우리 역시 우리만의 사상적 지향과 가치를 갖고, 변화하는 사회를 주도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반값 등록금 이슈처럼 당사자들이 구조적인 문제를 기민하게 포착해서 사회적 관심을 끌어냈던 그런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만의 가치와 지향점을 10초 안에 설명하고, 그 가치와 지향점을 유능하게 실천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새로운 정치적 공간이 열릴 것입니다.”
- 청년 정치가 주목해야 할 미래 의제와 대물림 의제를 꼽는다면.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중요한 미래 의제입니다. AI 대전환 시대의 재교육을 어떻게 할 건지, 고용체계 개편 과정의 전환기를 어떻게 버틸 것인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노동시장 유연화 문제도 금기를 깨고 공론장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국제관계에서도 호주·캐나다 등 우리와 경제력이 비슷한 국가의 청년 그룹과 ‘중견국 연대’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물림 과제로는 보완수사권 이슈를 들 수 있습니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국가는 수사·기소 분리만으론 완성되지 않습니다. 국민을 보호하는 사법수사 기능과 정의로운 법 집행,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어떻게 사회안전망으로 구축할지 논쟁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의 운영 방식과 내부 구조를 비판하며 정당개혁을 강조했는데요.
“당 시스템이 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황과 비슷했어요. 주요 의사결정 사항이나 회의록조차 당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어 일일이 관계자들에게 전화로 확인해야 정보를 알 수 있었습니다. 2026년 지도부 선거에 지도부 회의록 공개를 공약하는 현실이 참담하더군요.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지만 투표권만 주는 걸로는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의제 생산과 조직화 기능을 외부 대형 유튜버들에게 의존하는 당원 외주 정당으로 전락했습니다.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정당이 되지 않으면 새로운 인물도, 미래를 위한 담론도 등장하기 어렵습니다.”
- 청년 최고위원제 무산 과정과 여야의 청년 정치 상황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청년 최고위원을 뽑아놓고도 권한을 주지 않고, 권한이 없으니 성과가 날 리 없고, 성과가 없으니 제도를 없애는 쪽으로 쉽게 결정한 거죠. 청년 최고위원제라는 자리가 신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긴 하지만 청년 정치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의견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이 끈질기게 시스템을 만들고 정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건 문제입니다. 이번에도 도입 논쟁에만 일주일 넘게 허비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락가락한 룰 때문에 청년 후보들은 선거 전략도 제대로 못 짜고 시간만 보냈습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낫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김용태·진종오 의원 등 선출된 청년 의원들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그들이 미래 의제를 잘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청년이 정치에 참여한다고 미래 대응 능력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니까요.”
-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자본 주권 정당’이라고 비판한 맥락은 무엇입니까.
“돈이 없으면 선거 출마조차 못하게 막는 정당구조를 뜻합니다. 서울시장 경선 때 청년 후보들은 기탁금의 절반인 350만원을 냈는데, TV토론을 한 번 더 한다며 150만원을 추가로 내라고 요구하더군요. 기탁금은 후보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금액이지, 선거에 필요한 자금을 후보들에게 부담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든 제도가 아닙니다. 최고위원 경선 때도 후보 등록 29시간 전에야 기탁금 액수가 확정됐습니다. 불투명한 룰, 자금 중심의 정당에서는 청년이나 신인의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상시적인 후원회를 허용하되 모금과 사용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 서울시장 선거에서 중요하게 다룬 청년 세대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새로운 문제들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것이 청년들의 삶을 이해하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발표한 ‘배달앱 알고리즘 투명화’ 공약이 대표적입니다. 불필요한 광고 경쟁에 노출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서울시가 시내 점포들을 전수조사해 알고리즘을 분석·공개하고, 국회가 제도 개선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기존 문제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자살률 0% 도시’ 공약도 있습니다. 자살률을 낮춰야 한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만, 시정의 핵심관리 지표로 삼겠다는 발상은 없다는 것에 주목했었죠.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정치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면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댓값을 얻었습니다.”
-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주거 대책이 청년 세대의 삶을 개선하는 방안이라고 보나요.
“이번 세제개편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심화시켜 수도권의 전·월세 가격 상승을 급격하게 부추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청년 대부분은 자가를 소유할 수 없어 일정 기간 동안 전·월세 임대주택에 머물 수밖에 없는데,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청년들의 분노와 절망감도 커집니다. 공격적인 공공 전·월세 공급 대책이 시급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청년 정책은 대부분 자산 형성이나 내집 마련 지원에 쏠려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용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집을 사게 해주겠다는 정책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이슈 등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보완수사권 폐지에는 찬성하지만 민주당의 추진 방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명분과 당위에 대한 설득 없이, 수사 지연과 약자 보호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검찰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건 대단히 잘못된 방식입니다. 86세대만 해도 검찰을 타도해야 할 ‘악’으로 보지만 청년 세대는 검찰개혁 문제를 ‘국가가 범죄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봅니다. 국가 역할에 대한 관점 차이가 이 논쟁의 본질인 셈이죠. 당 지도부와 민주연구원이 이 인식의 차이를 메우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검찰개혁은 검찰 타도에 그쳐선 안 되고, 국가가 국민을 범죄로부터 완벽하게 지키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 정년연장 등 세대 균열 이슈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정년연장 문제는 정년을 연장할 거냐 말 거냐가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언제까지 정년 개념을 유지할 것인가로 접근해야 합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가는 시대입니다. 정년을 늘리되 유예기간 5년 동안 노동시장을 어떻게 개혁할 건지, 소득 안정과 일할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대책은 무엇인지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그동안 금기시해온 노동 유연화 문제도 이제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 난제들을 방치하면 주요 쟁점들이 세대 갈등 이슈로 오염되고, 민주당은 기득권의 포로 정당이 되고 맙니다.”
- 청년 세대의 분노를 일으킨 ‘선관위 사태’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요.
“우리는 투표가 문제 될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세대입니다. 사태 발생 후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하는 데도 민주당은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제가 초기부터 선관위원 전원 탄핵, 원포인트 개헌(선거 때 국민참관단 참여 의무화), 용지 부족 투표소의 재투표를 촉구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투표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신속하게 선을 긋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극우 세력이 이슈를 잠식한 사태 초기에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진 시민들이 적지 않았는데도 민주당 정치인들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의 선관위 불신을 이용해 극우 세력이 투개표 점거 등 무모한 행위까지 할 수 있단 걸 직시해야 합니다.”
- 청년층의 정치 관심도가 낮아지는 원인과 민주당 지지 이탈 이유를 짚는다면 어떤 것입니까.
“청년들이 보수화됐다는 건 성급하고 과장된 결론입니다. 서울시장 경선 때 2040세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해보니, 극우 세력의 집회나 주장에 대해 응답자 80% 이상이 불쾌하다고 답했습니다. 청년들이 정치를 외면한다는 건 사실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 거부감의 표출입니다. 20대 남성들은 민주당을 ‘자산가만을 위한 극좌 정당’으로 인식합니다. 청년 세대에게는 온갖 규제를 들이대면서 기득권은 자기들이 다 챙긴다는 불만이죠. 여성들 역시 안전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정당을 여성을 위한 정당으로 볼 수 있을까요. 지지율 문제로 청년 세대에 접근하니 이런 평가가 나오는 거죠. 그리고 보유세나 노동개혁, 차별금지법처럼 논쟁적인 사안마다 표를 의식해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이슈가 보완수사권 말고 뭐가 있나요. 그러니 민주당이 리스크 관리만 신경 쓰는 ‘부자 몸조심 정당’, 자기들만 옳다는 ‘자아도취 정당’ 이미지가 강해진 겁니다. 얼굴을 붉히더라도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세를 보여야 청년층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사안을 관성적으로 ‘이대남·이대녀’ 잣대로 구분 짓는 정치는 사회적 모순을 가리고 젠더 갈등만 부추길 뿐입니다.”
- 군인권센터에서 활동한 10년간 병사 휴대전화 사용, 군 사법제도 개편 등 굵직한 성과를 냈습니다. 시민운동 경험이 김형남 정치에 미친 영향은 무엇입니까.
“군대는 ‘어쩔 수 없는 일’ ‘원래 그래’라는 고정관념이 많은 조직입니다. 지난 10년은 그 고정관념을 하나둘 깨뜨렸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군대 문제는 사건 발생 후 대응하는 활동이 대부분이라 한계가 많았죠. 누군가 인권침해를 당하거나 비극적인 사고를 겪기 전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일이 ‘정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지금보다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고 믿는 사람들을 모아내고, 대한민국을 모든 국민을 지키는 힘 있는 나라로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아보려 합니다.”
- 8·17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IMF 국난을 언급하던 중 ‘우리는 땀과 눈물, 그리고 고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라며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다 말을 잇지 못했던 ‘침묵의 10초’를 기억합니다. 그 침묵의 10초에 담긴 무게가 민주당이 개혁을 대하는 자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결정이 시민의 삶에 미칠 영향력을 성찰하고 책임질 줄 아는 지도부가 되길 기대합니다.”
미국 청년들 사이에서 ‘사회주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좌파 정치 단체 ‘미국의 민주사회주의자들(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DSA)’ 계열 정치인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중견 정치인들을 꺾고 잇따라 승리하는 중입니다. 민주사회주의란 정치체제로서 민주제를 지향하는 사회주의를 뜻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화된 나라 미국에서 사회주의는 어떻게 깃발을 휘날릴 수 있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지독한 경제적 불평등과 기득권이 된 거대 양당을 향한 환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한국 정치에도 큰 시사점을 던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DSA의 지지를 받는 후보 압둘 엘사예드가 접전 끝에 4선 현역 하원의원 헤일리 스티븐스를 꺾었습니다. 하원의원 경선에서도 DSA 계열 후보 2명이 승리했고요. 이들은 보편적 의료보험, AI 데이터센터 규제, 이스라엘 원조 중단 등 진보적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앞서 뉴욕주와 콜로라도주 하원의원 경선에서도 DSA 측 후보들이 민주당 중진들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20대 이민자 출신인 멜라트 키로스가 무려 15선 현역의원을 이겼죠. 그러나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두 곳과 달리 경합주인 미시간주 경선 결과는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보수세가 만만치 않은 지역에서도 DSA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니까요. 참,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민주당 시장 후보 재니스 루이스 조지도 DSA 회원입니다.
DSA, 꽤 오래된 조직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맹위를 떨치던 1982년 마이클 해링턴 교수 주도로 결성됐죠. 6000명 규모의 작은 단체로 이어오다가 2016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돌풍 이후 회원이 9만명까지 확 늘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으로 회원이 12만명으로 급증, 지금까지 ‘흐름’을 타고 있어요.
DSA는 미국의 심각한 양극화·불평등을 정면으로 저격하며 미국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았습니다. 생활비 부담 완화와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교육 등 선명한 진보 공약을 내걸죠. 양당 주류 기득권 정치인들을 향한 유권자들의 환멸도 DSA 열풍을 부추깁니다.
특히 어릴 때 금융위기를 겪고 지금은 AI의 위협에 직면한 청년 세대의 지지세가 상당해요. DSA 정치인 상당수가 청년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MZ 또래’인 것도 한몫했을 테고요. 이들은 민주당 주류를 향해 묻습니다. “트럼프가 폭주할 때, 당신들은 뭘 했나요?”
위스콘신 주지사에 도전하는 한국계 DSA 정치인 프란체스카 홍(한국명 홍윤정) 주의원의 말에서 그들의 지향을 읽을 수 있습니다. 홍 의원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소득 불평등은 지금 가장 심각한 재앙”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점진주의’는 무책임하다. ‘큰 위기’에는 그에 걸맞은 속도의 ‘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홍 의원도 오는 11일 경선을 앞두고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DSA 열풍은 한국 정치에도 큰 시사점을 던집니다. 한국에서도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외면하는 거대 양당을 향한 환멸이 커지고 있죠. 그 환멸이 냉소나 극우화로 흘러갈 조짐도 보이고요.
특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던지는 메시지가 더 묵직합니다. 김광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이 2030세대로부터 ‘내로남불’과 기득권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는 현실은 (한국과 미국이) 닮아 있다”며 “이를 모르지 않는 듯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청년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단 한 명 선출직 최고위원 후보도 없는 정치적 치장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김민아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한국의 더불어민주당도 ‘친명이냐 친청이냐’ 말고 ‘불평등 완화’ 같은 이슈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진보정당도 새겨들을 만한 지점이 있죠. DSA의 성공 뒤에는 오랜 기간 지역 정치에서 ‘밭을 갈아 온’ 시간이 있었습니다. 직접 발로 뛰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풀뿌리 정치의 힘도 있었고요. 한국의 진보정당도 더 낮은 곳에서 더 많은 시민을 만나며 실력과 신뢰를 쌓다 보면, 새로운 돌풍의 토양이 천천히 다져질지도 모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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