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GS건설,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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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 GS건설이 LS일렉트릭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GS건설은 10일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엔 허윤홍 GS건설 대표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채대석 LS 일렉트릭 대표 등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향후 급변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과 기술환경에 대한 공동 대응, 관련 사업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을 할 계획이다.
업무협약에는 특히 GS건설이 추진하거나 계획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필요한 주요 전력기기를 LS일렉트릭을 통해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전력·고밀도 AI 데이터센터의 최대 화두인 전력 효율성 개선을 위해 차세대 직류(DC) 배전 기술 개발에도 협력키로 했다.
두 회사는 관련 기술교류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 주요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인프라 경쟁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빅테크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최고 수준의 전력 설루션과 차세대 배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GS건설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벽엔 가자지구 지도와 팔레스타인 국기, 이주민 한국어 교실 안내가 붙었다. 화장실엔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표지판이, 현관문엔 ‘동물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는 포스터가 달렸다. 칠판에 부착된 건 산촌영화제 포스터다. ‘자치와 자급’(이하 자자) 공간의 풍경이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자자에서 채효정을 만났다. 그가 내민 명함의 직함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이자 ‘강원녹색당 운영위원장’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활동가’다. ‘학벌없는사회’ 설립(2000년) 멤버인 그는 전국 단위의 단체 해산 뒤에는 광주 학벌없는사회 회원으로 남았다. 그가 요즘 붙잡은 화두는 ‘저항과 돌봄’이다. 이곳 자자도 ‘저항과 돌봄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자자는 2016년 책 읽기 모임으로 시작했다. 첫 책은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와 베로니카 벤홀트-톰젠의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카페와 회원 집을 전전하다 이 공간을 마련한 건 2024년이다. 그는 “자본주의적인 소유관계나 운영 방식에 정면 도전하고, 체제 안에 있지만 체제를 반대하는 둥지 같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항이 곧 우리의 돌봄이고 돌봄이 곧 우리의 저항’이라는 걸 보여줄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저항과 돌봄의 기치 아래 자자가 최근 주력하는 일 하나는 이주민 네트워크와 이주여성 쉼터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이주여성이 자자에 잠시 보호를 요청한 적이 있다. 대피 공간을 찾던 중 음독 사건이 일어났다. 추가 조사를 하다가, 인제에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역 주민 뜻을 모아 이주여성 쉼터 설립에 들어갔다. 지난 지방선거 때 각 정당 후보들에게 쉼터 정책 제안을 했다. 선거 이후에도 당시 공동 제안한 단체, 개인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고 계속해서 쉼터 설립을 추진한다. 한국어 교실 이주노동자들과는 쉼터 설립 간담회도 참석하고,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도 나간다.
일상의 작은 일에도 ‘저항과 돌봄’의 정신이 들었다. 자자 회원들은 모임 때마다 같이 밥을 해 먹는다. ‘평화와 공존의 밥상’이라 이름 붙였다. 채식을 한다. 비건인 회원의 철학을 존중하려 내린 결정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밥을 먹으려 이 공간에선 채식을 하기로 회원들이 약속했다.
“우리끼리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공동체도 있지만, 사회 불평등에 균열을 내지는 못하죠. 자자를 만들 때도 계속 그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제일 재미있어야 해. 거기서 그치지 말고 우리의 돌봄이 저항이 되도록 하자’고요. 자기만족적이고 자기위안적인 공동체 운동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런 지향을 담은 연대 실천 활동 하나가 홍천군 화천면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투쟁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은 2019년 공청회 같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산촌에 살며 산농사로 먹고살던 평범한 이들이 8년간 투쟁을 해왔다. “양수발전소는 우리가 아는 수력발전소 용도가 아니에요. 핵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려면 이 핵발전소의 유휴 전력을 써야 하는데, 그 전력을 강제로 쓰기 위한 장치가 이 양수발전소예요. 하부댐 물을 전기로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거든요. 어찌 보면 전기를 낭비적으로 쓰는 장치라고 할 수 있죠. 주민들은 거대한 전기 쓰레기장이라고 불러요. 생태 파괴의 규모는 너무 커요.”
발전소 부지가 된 잣나무 백년숲은 ‘100대 명품 숲’에도 선정된 곳이다.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위기 및 희귀종도 산다. 이곳도 댐이 들어서면 모두 수몰된다. 이미 사전 이설도로 공사로 산 중턱이 파여 나갔다. 채효정은 “전국적인 차원에서 봐야 할 중요한 기후정의 운동의 현장 투쟁 최일선이다. 주민들이 쓸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수도권 전기 수급을 위해 지역을 희생시키는 전형적인 지역 수탈 현장”이라고 말한다.
채효정은 3대 메가프로젝트도 지역 수탈 사례로 본다. 날 선 언어로 비판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실체는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요, 경제적 공포정치죠.” 채효정은 캐나다 사회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의 책 <쇼크 독트린>을 예로 들며 말했다. “노동을 통제하면서 전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공포 심리를 주입하는 거죠. ‘일자리가 사라질 거다. 인간은 필요 없어질 거다. 일터는 인간 노동자를 필요하지 않아. 대체할 수많은 인공지능과 피지컬 AI 로봇이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제 곧 나와’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사람들 정신 줄을 빼고, 비상사태를 만들고는 차분하게 생각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겨를 없이 막 몰아치면서 ‘지금 민주주의고 뭐고 할 때가 아니야. 그런 거 다 하다가는 우리 다 망해’라며 비판 의견과 소수 의견들을 다 묵살하고 가는 거죠.” 기간제 4년 허용·주 52시간 제외 포함 ‘반노동 메가특구법’ 비판이 이미 나온다. 그는 “메가프로젝트는 지금 기술 파시즘의 형태로 구현된다”고 했다.
“AI 산업은 성장 위기에 봉착한 자본이 증시 등 금융시장 부양책으로 동원하는 측면이 큰데도, 제조업이든 뭐든 AI가 다 성장시키고, AI가 경제를 살릴 것처럼 몰아가는 일”이 그가 보기엔 사기극이다. “반도체 산업, AI 산업이 금융시장을 부양하는 또 하나의 촉매제이자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렛대 산업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채효정은 금융 자본주의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는 지금 1929년 미국 대공황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고 본다. “그때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정치 엘리트나 금융 엘리트들이 ‘문제없다. 일시적인 하락일 뿐이다. (반등할 때마다) 이제 살아난다’ 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돈을 계속 끌어들여요. 이재명 대통령하고 비슷한 얘기를 해요. ‘사세요. 그것이 당신을 살리는 길입니다. 주식을 많이 사면 살수록, 안 빠져나올수록 주식시장은 더 커지고 더 안정될 겁니다. 당신은 돈을 벌 겁니다’라며 붕괴 직전까지 (투자를) 권유했어요.”
채효정은 2025년 9월 한국농정신문에 반도체 산단 호남 이전론을 비판하는 글을 보냈다. ‘왜 반도체 식민지를 지산지소라 부르는가’는 제목의 글은 1년 뒤 일을 예측한 글 같기도 하다. 경기도 용인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 대안으로 나온 호남 이전안에서 “전기를 멀리서 끌어오지 말고 공장을 전기 생산지로 이전하자”는 내용의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를 비판한다. 지산지소는 WTO 체제에 반대하면서 1990년대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농민들이 아주 오랫동안 쌓아왔던 저항의 구호다. 그때 우리는 신토불이 운동을 했다”고 했다.
“농산물 수입 개방 반대 투쟁과 반세계화 운동과 연관된 농민운동의 용어, 저항의 구호를 끌어온 거지요. 반도체 생산기지를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건 세계적인 공급망의 하청기지로 지역을 편입시키는 건데, 지산지소의 가치관과 역행하는 데 이 용어를 갖고 온 게 화가 났어요.” 그는 대규모 반도체 산단 신규 건설 자체가 비판적으로 검토되지 못했다고 본다. “용인이냐 호남이냐 하는 입지 논쟁으로 축소됐다. 지역이전론은 지역균형발전론이나 지산지소론으로 포장되면서 반도체 공장의 유해성은 감춰지고, ‘반올림’ 운동 같은 반도체 산업의 위험성을 알려온 운동 역사도 다 소거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금융과 거대 자본의 지배’를 당연하게 여긴다. ‘정경유착’이란 말도 폐어가 된 듯한 분위기다. “옛날에는 (정경유착을) 하더라도 몰래 만났잖아요. 요즘은 ‘기자들 오시오’ 해서 얼싸안고 악수하고 우리는 친구니, 깐부니, 식구니 하는 걸 과시적으로 보여주잖아요.” 그는 홍세화가 2024년 4월 마지막 병상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귀국한 1999년 ‘부자 되세요!’란 전광판을 목격한 일을 다시 떠올리며 한 말도 예로 들었다. 홍세화는 “(‘부자 되세요’라는) 그 흐름에 승복하고 말았구나 (…) 지금은 더 나빠졌죠”라고 했다. 채효정은 “지금 너무나 노골적으로 부끄러운 모습들을 드러내면서도 안 부끄러워하는 그런 시대가 됐다. 추악한 모습을 추악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게 큰 문제”고 했다.
채효정은 2026년 5월부터 금융위원회 규정 변경에 따라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를 받아 가족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점도 지적한다. “별말 없이, 반발 없이 조용히 지나갔어요. 과소비가 우려된다는 식의 우려만 조금 나왔고요. 12세로 낮춘 건, 더 많은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신용을 일찍부터 창출해 금융시장 자원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인데도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하는 이들은 과시한다. “예전에는 주식으로 돈 벌면 함부로 못 떠들고 숨기고 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자랑거리가 됐어요. 투자의 귀재처럼 대접받고요. 지금 금융 엘리트들이 사회지도층이 된 시대죠. 방송 매체들도 경제학자보다 증권회사나 투자회사에서 투자전문가를 불러다가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묻죠.” 학부모들은 ‘투자해서 돈 버는 법’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르치라고 요구한다. “금융 자본주의 역사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금융시장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금융 파생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위험성은 무엇인지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영 정치와도 이어지는 문제다. 채효정은 “윤석열이 메가프로젝트를 했다면 소위 ‘민주시민사회’가 난리 났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정부는 ‘삼성 공화국’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지금은 ‘삼전닉스 공화국’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진보 표방 정당들이 스스로 대기업 정당의 하청 정당이 됐다”고도 했다. “제일 큰 비극은 민주당이 왜곡된 지형 속에서, 진보가 아닌데도 진보의 상징을 차지한다는 거고요. 보수화·기득권화된 민주당 우산에 스스로 포섭되어 들어가려고 하는 진보정당인 척하는 정당과 인물들이 있죠. 이들이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고,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거대 양당을 두고는 “불평등 체제와 성장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려는 체제 유지 세력”이라고 했다.
채효정은 2016년 인제로 왔다. ‘탈서울’이 목적이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전부터 이주 계획을 잡아뒀다. “해고 안 해도 떠날 사람인데 왜 해고를 해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해고 투쟁을 하게 만들었냐 했죠(웃음).” 이주해서 처음에는 블루베리 농사를 지었다. “여기저기 이주할 곳을 알아보고 다닐 때, 블루베리밭을 보러 갔다가 콩깍지가 씌어서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주를 이끈 지인과 정착을 도와준 동네 이장이 농사를 권했다. “그분들이 ‘농사를 지어야 주민들의 삶에 스며든다. (귀농 없이) 귀촌만 하면 겉돌게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생계를 하려고도 했죠.” “생태농으로 짓겠다고 마음먹고 정말 뼈를 갈아넣”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농사는 잘되지 않았다. “억울함도 직접 당해보고 불합리한 것도 직접 절망하고 부딪히면서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농촌은 “버려진 산업, 버려진 땅, 버려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농촌은 산업 하부 구조예요. 폐기물도 다 농촌으로 오죠,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을 떠받치는 하부 구조죠. 이 비용은 누구도 지불하지 않고요. 농민은 잉여 인구로 재규정되고요. ”
기후위기도 절감했다. 그는 “‘꽃시계’가 망가졌다”고 표현한다. 노인들은 어떤 꽃이 피는지를 보고 작물을 심는다. “지금은 꽃도 시간을 잃어버려 꽃으로 때를 알 수가 없어요. 옛날에도 홍수가 나고 가뭄이 들고 해도, 농민들이 거기 대응하는 비결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돼요. 할머니들은 살다 살다 이렇게 널뛰는 날씨를 처음 봤다고 해요.” “감자, 옥수수는 눈 감고도 심을” 노인들이 블루베리 농사 교육장에서 초보자로 질문하는 걸 보고는 “현타가 많이 왔다”고도 했다. “블루베리도 이 땅이 낯설고, 할머니 할아버지 농민들도 이 새 작물이 낯설”었다. 산업화된 농업에서는 생명과 교감할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3년 만에 블루베리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폐원 지원 작물이 됐다. 다음에 온 유망 권장 작물은 아로니아였다. 그는 신상이 금방 구식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농사도 손에 익을 만하면 새로운 작물이 낡은 작물을 밀어낸다는 걸 알았다. 채효정은 “부채 종속도 심하다. 빚내서 하라는 식으로 농정이 설계되어 있는데, 그것도 이제 막바지에 온 거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뭘 먹고 살지 하는 생각이 들죠. 차 안 타면 불편한데 살 수는 있잖아요.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사람은 삼시 세끼 밥을 먹어야 하잖아요. 자동차나 반도체를 뜯어 먹고 살 수도 없고요. 우리의 밥을 만들어내는 농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위기인데, 지금 사회가 이 위기를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위기감으로 또 다가오고요.”
채효정은 농업, 농촌, 농민의 ‘3농’을 포획한 3대 자본이 화석자본, 생명자본(농식품기업), 금융자본이라 말한다. 대안으로 농생태적 전환 중심의 ‘농(農)을 중심으로 한 체제전환 운동’을 제안한다. “사회운동하는 진보적 세력들도 체제전환 운동을 하는 동지들도 ‘농’의 문제는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가 미래 사회를 구상할 때, 그 사회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하는 산업 사회는 아닐 거잖아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살고 싶은 세계는, 많은 사람이 농사짓고,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곳이에요.”
정치학자 채효정은 ‘나는 급진 민주주의자’라고도 소개한다. 그는 “나한테는 홍천 양수발전소와 메가프로젝트 반대 운동, 비정규직 강사 투쟁, 기후정의 운동, 학벌없는사회 활동을 꿰뚫는 이념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그는 “민중이라 불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삶을 바꿔 나가는 주체로서의 정치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그 민중이 하는 ‘평등의 정치’가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그에게 민주정치란 ‘훌륭한 사람’을 뽑는 대의정치가 아니다. “소수의 우월한 이들이 지배하는 정치, 귀족정치·엘리트주의와 정반대되는 사상이 민주주의”다. 그는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과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려고 한다”고도 했다.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그가 곧잘 하는 말은 “채효정 사용권을 드립니다”다.
상품 구매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에서 정보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AI에서 특정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를 국내에서 처음 수치화한 결과가 6일 공개됐다. 결과를 봤더니, 업계에서의 순위가 AI 노출 빈도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었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AI마다 자주 노출하는 브랜드가 달랐다.
AI 브랜드 분석 기업 ‘에이아이빅스랩’은 이날 식음료·프랜차이즈 업종 30개 분야 715개 브랜드의 AI 경쟁력 지수 ‘AIBIX’를 공개했다.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4대 생성형 AI에 동일한 소비자 질문을 반복해서 던져 AI 답변에서 특정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등을 100점 만점으로 수치화했다. 전체 소비자의 선호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했다.
분석 결과 시장 내 순위가 AI 내 노출 빈도와 직결되지 않았다. 일례로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의 매장 수는 맘스터치·롯데리아·버거킹·맥도날드 등 순이지만, AI 노출도는 버거킹·맥도날드·롯데리아·맘스터치 등 순으로 나타났다.
30개 분야 가운데 20개 분야에서 AI별로 가장 많이 노출되는 브랜드가 달랐다. 프랜차이즈 커피 중 매장 수 1위인 메가MGC커피는 제미나이에서 1위였지만, 클로드에선 3위, 퍼플렉시티 5위, 챗GPT 7위였다. 컵라면은 챗GPT와 클로드에선 신라면컵이,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에선 육개장 사발면이 각각 1위에 올랐다. 반면 측정 대상 715개 브랜드 중 127개(17.8%)는 4개 AI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최근 기업들은 이러한 ‘AI 내 브랜드 노출’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AI 추천 구매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기업은 AI의 검색 출처나 추천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어서다. 똑같은 질문도 이용자, 시점, 모델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다보니 기업들은 이 변화를 단서로 AI의 노출 원리를 역추적하고 있다. AI 검색로봇이 자사 홈페이지를 잘 읽을 수 있도록 효율화하는 작업, 모호한 광고문구 대신 제품 성분·함량·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올리려는 노력 등을 통해서다. 기업이 AI의 답변에 더 자주, 정확하게 인용·추천되도록 온라인 정보를 개선하려는 이 같은 시도를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생성형 AI 검색 최적화)라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AI 검색 결과에 잘 인용되도록 콘텐츠 구조를 관리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각 브랜드의 공식 자료가 AI 답변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AI가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 등으로 기업이 공들여 만든 홈페이지 콘텐츠가 AI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정보로 취급되고 있는 셈”이라며 “공식 정보가 부족하면 AI가 블로그나 이용 후기 등 비공식 콘텐츠에 의존하거나 제품의 성분·함량·가격 등 핵심 정보가 답변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10일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엔 허윤홍 GS건설 대표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채대석 LS 일렉트릭 대표 등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향후 급변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과 기술환경에 대한 공동 대응, 관련 사업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을 할 계획이다.
업무협약에는 특히 GS건설이 추진하거나 계획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필요한 주요 전력기기를 LS일렉트릭을 통해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전력·고밀도 AI 데이터센터의 최대 화두인 전력 효율성 개선을 위해 차세대 직류(DC) 배전 기술 개발에도 협력키로 했다.
두 회사는 관련 기술교류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 주요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인프라 경쟁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빅테크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최고 수준의 전력 설루션과 차세대 배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GS건설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벽엔 가자지구 지도와 팔레스타인 국기, 이주민 한국어 교실 안내가 붙었다. 화장실엔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표지판이, 현관문엔 ‘동물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는 포스터가 달렸다. 칠판에 부착된 건 산촌영화제 포스터다. ‘자치와 자급’(이하 자자) 공간의 풍경이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자자에서 채효정을 만났다. 그가 내민 명함의 직함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이자 ‘강원녹색당 운영위원장’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활동가’다. ‘학벌없는사회’ 설립(2000년) 멤버인 그는 전국 단위의 단체 해산 뒤에는 광주 학벌없는사회 회원으로 남았다. 그가 요즘 붙잡은 화두는 ‘저항과 돌봄’이다. 이곳 자자도 ‘저항과 돌봄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자자는 2016년 책 읽기 모임으로 시작했다. 첫 책은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와 베로니카 벤홀트-톰젠의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카페와 회원 집을 전전하다 이 공간을 마련한 건 2024년이다. 그는 “자본주의적인 소유관계나 운영 방식에 정면 도전하고, 체제 안에 있지만 체제를 반대하는 둥지 같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항이 곧 우리의 돌봄이고 돌봄이 곧 우리의 저항’이라는 걸 보여줄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저항과 돌봄의 기치 아래 자자가 최근 주력하는 일 하나는 이주민 네트워크와 이주여성 쉼터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이주여성이 자자에 잠시 보호를 요청한 적이 있다. 대피 공간을 찾던 중 음독 사건이 일어났다. 추가 조사를 하다가, 인제에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역 주민 뜻을 모아 이주여성 쉼터 설립에 들어갔다. 지난 지방선거 때 각 정당 후보들에게 쉼터 정책 제안을 했다. 선거 이후에도 당시 공동 제안한 단체, 개인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고 계속해서 쉼터 설립을 추진한다. 한국어 교실 이주노동자들과는 쉼터 설립 간담회도 참석하고,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도 나간다.
일상의 작은 일에도 ‘저항과 돌봄’의 정신이 들었다. 자자 회원들은 모임 때마다 같이 밥을 해 먹는다. ‘평화와 공존의 밥상’이라 이름 붙였다. 채식을 한다. 비건인 회원의 철학을 존중하려 내린 결정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밥을 먹으려 이 공간에선 채식을 하기로 회원들이 약속했다.
“우리끼리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공동체도 있지만, 사회 불평등에 균열을 내지는 못하죠. 자자를 만들 때도 계속 그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제일 재미있어야 해. 거기서 그치지 말고 우리의 돌봄이 저항이 되도록 하자’고요. 자기만족적이고 자기위안적인 공동체 운동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런 지향을 담은 연대 실천 활동 하나가 홍천군 화천면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투쟁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은 2019년 공청회 같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산촌에 살며 산농사로 먹고살던 평범한 이들이 8년간 투쟁을 해왔다. “양수발전소는 우리가 아는 수력발전소 용도가 아니에요. 핵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려면 이 핵발전소의 유휴 전력을 써야 하는데, 그 전력을 강제로 쓰기 위한 장치가 이 양수발전소예요. 하부댐 물을 전기로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거든요. 어찌 보면 전기를 낭비적으로 쓰는 장치라고 할 수 있죠. 주민들은 거대한 전기 쓰레기장이라고 불러요. 생태 파괴의 규모는 너무 커요.”
발전소 부지가 된 잣나무 백년숲은 ‘100대 명품 숲’에도 선정된 곳이다.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위기 및 희귀종도 산다. 이곳도 댐이 들어서면 모두 수몰된다. 이미 사전 이설도로 공사로 산 중턱이 파여 나갔다. 채효정은 “전국적인 차원에서 봐야 할 중요한 기후정의 운동의 현장 투쟁 최일선이다. 주민들이 쓸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수도권 전기 수급을 위해 지역을 희생시키는 전형적인 지역 수탈 현장”이라고 말한다.
채효정은 3대 메가프로젝트도 지역 수탈 사례로 본다. 날 선 언어로 비판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실체는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요, 경제적 공포정치죠.” 채효정은 캐나다 사회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의 책 <쇼크 독트린>을 예로 들며 말했다. “노동을 통제하면서 전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공포 심리를 주입하는 거죠. ‘일자리가 사라질 거다. 인간은 필요 없어질 거다. 일터는 인간 노동자를 필요하지 않아. 대체할 수많은 인공지능과 피지컬 AI 로봇이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제 곧 나와’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사람들 정신 줄을 빼고, 비상사태를 만들고는 차분하게 생각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겨를 없이 막 몰아치면서 ‘지금 민주주의고 뭐고 할 때가 아니야. 그런 거 다 하다가는 우리 다 망해’라며 비판 의견과 소수 의견들을 다 묵살하고 가는 거죠.” 기간제 4년 허용·주 52시간 제외 포함 ‘반노동 메가특구법’ 비판이 이미 나온다. 그는 “메가프로젝트는 지금 기술 파시즘의 형태로 구현된다”고 했다.
“AI 산업은 성장 위기에 봉착한 자본이 증시 등 금융시장 부양책으로 동원하는 측면이 큰데도, 제조업이든 뭐든 AI가 다 성장시키고, AI가 경제를 살릴 것처럼 몰아가는 일”이 그가 보기엔 사기극이다. “반도체 산업, AI 산업이 금융시장을 부양하는 또 하나의 촉매제이자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렛대 산업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채효정은 금융 자본주의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는 지금 1929년 미국 대공황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고 본다. “그때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정치 엘리트나 금융 엘리트들이 ‘문제없다. 일시적인 하락일 뿐이다. (반등할 때마다) 이제 살아난다’ 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돈을 계속 끌어들여요. 이재명 대통령하고 비슷한 얘기를 해요. ‘사세요. 그것이 당신을 살리는 길입니다. 주식을 많이 사면 살수록, 안 빠져나올수록 주식시장은 더 커지고 더 안정될 겁니다. 당신은 돈을 벌 겁니다’라며 붕괴 직전까지 (투자를) 권유했어요.”
채효정은 2025년 9월 한국농정신문에 반도체 산단 호남 이전론을 비판하는 글을 보냈다. ‘왜 반도체 식민지를 지산지소라 부르는가’는 제목의 글은 1년 뒤 일을 예측한 글 같기도 하다. 경기도 용인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 대안으로 나온 호남 이전안에서 “전기를 멀리서 끌어오지 말고 공장을 전기 생산지로 이전하자”는 내용의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를 비판한다. 지산지소는 WTO 체제에 반대하면서 1990년대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농민들이 아주 오랫동안 쌓아왔던 저항의 구호다. 그때 우리는 신토불이 운동을 했다”고 했다.
“농산물 수입 개방 반대 투쟁과 반세계화 운동과 연관된 농민운동의 용어, 저항의 구호를 끌어온 거지요. 반도체 생산기지를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건 세계적인 공급망의 하청기지로 지역을 편입시키는 건데, 지산지소의 가치관과 역행하는 데 이 용어를 갖고 온 게 화가 났어요.” 그는 대규모 반도체 산단 신규 건설 자체가 비판적으로 검토되지 못했다고 본다. “용인이냐 호남이냐 하는 입지 논쟁으로 축소됐다. 지역이전론은 지역균형발전론이나 지산지소론으로 포장되면서 반도체 공장의 유해성은 감춰지고, ‘반올림’ 운동 같은 반도체 산업의 위험성을 알려온 운동 역사도 다 소거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금융과 거대 자본의 지배’를 당연하게 여긴다. ‘정경유착’이란 말도 폐어가 된 듯한 분위기다. “옛날에는 (정경유착을) 하더라도 몰래 만났잖아요. 요즘은 ‘기자들 오시오’ 해서 얼싸안고 악수하고 우리는 친구니, 깐부니, 식구니 하는 걸 과시적으로 보여주잖아요.” 그는 홍세화가 2024년 4월 마지막 병상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귀국한 1999년 ‘부자 되세요!’란 전광판을 목격한 일을 다시 떠올리며 한 말도 예로 들었다. 홍세화는 “(‘부자 되세요’라는) 그 흐름에 승복하고 말았구나 (…) 지금은 더 나빠졌죠”라고 했다. 채효정은 “지금 너무나 노골적으로 부끄러운 모습들을 드러내면서도 안 부끄러워하는 그런 시대가 됐다. 추악한 모습을 추악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게 큰 문제”고 했다.
채효정은 2026년 5월부터 금융위원회 규정 변경에 따라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를 받아 가족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점도 지적한다. “별말 없이, 반발 없이 조용히 지나갔어요. 과소비가 우려된다는 식의 우려만 조금 나왔고요. 12세로 낮춘 건, 더 많은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신용을 일찍부터 창출해 금융시장 자원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인데도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하는 이들은 과시한다. “예전에는 주식으로 돈 벌면 함부로 못 떠들고 숨기고 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자랑거리가 됐어요. 투자의 귀재처럼 대접받고요. 지금 금융 엘리트들이 사회지도층이 된 시대죠. 방송 매체들도 경제학자보다 증권회사나 투자회사에서 투자전문가를 불러다가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묻죠.” 학부모들은 ‘투자해서 돈 버는 법’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르치라고 요구한다. “금융 자본주의 역사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금융시장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금융 파생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위험성은 무엇인지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영 정치와도 이어지는 문제다. 채효정은 “윤석열이 메가프로젝트를 했다면 소위 ‘민주시민사회’가 난리 났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정부는 ‘삼성 공화국’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지금은 ‘삼전닉스 공화국’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진보 표방 정당들이 스스로 대기업 정당의 하청 정당이 됐다”고도 했다. “제일 큰 비극은 민주당이 왜곡된 지형 속에서, 진보가 아닌데도 진보의 상징을 차지한다는 거고요. 보수화·기득권화된 민주당 우산에 스스로 포섭되어 들어가려고 하는 진보정당인 척하는 정당과 인물들이 있죠. 이들이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고,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거대 양당을 두고는 “불평등 체제와 성장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려는 체제 유지 세력”이라고 했다.
채효정은 2016년 인제로 왔다. ‘탈서울’이 목적이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전부터 이주 계획을 잡아뒀다. “해고 안 해도 떠날 사람인데 왜 해고를 해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해고 투쟁을 하게 만들었냐 했죠(웃음).” 이주해서 처음에는 블루베리 농사를 지었다. “여기저기 이주할 곳을 알아보고 다닐 때, 블루베리밭을 보러 갔다가 콩깍지가 씌어서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주를 이끈 지인과 정착을 도와준 동네 이장이 농사를 권했다. “그분들이 ‘농사를 지어야 주민들의 삶에 스며든다. (귀농 없이) 귀촌만 하면 겉돌게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생계를 하려고도 했죠.” “생태농으로 짓겠다고 마음먹고 정말 뼈를 갈아넣”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농사는 잘되지 않았다. “억울함도 직접 당해보고 불합리한 것도 직접 절망하고 부딪히면서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농촌은 “버려진 산업, 버려진 땅, 버려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농촌은 산업 하부 구조예요. 폐기물도 다 농촌으로 오죠,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을 떠받치는 하부 구조죠. 이 비용은 누구도 지불하지 않고요. 농민은 잉여 인구로 재규정되고요. ”
기후위기도 절감했다. 그는 “‘꽃시계’가 망가졌다”고 표현한다. 노인들은 어떤 꽃이 피는지를 보고 작물을 심는다. “지금은 꽃도 시간을 잃어버려 꽃으로 때를 알 수가 없어요. 옛날에도 홍수가 나고 가뭄이 들고 해도, 농민들이 거기 대응하는 비결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돼요. 할머니들은 살다 살다 이렇게 널뛰는 날씨를 처음 봤다고 해요.” “감자, 옥수수는 눈 감고도 심을” 노인들이 블루베리 농사 교육장에서 초보자로 질문하는 걸 보고는 “현타가 많이 왔다”고도 했다. “블루베리도 이 땅이 낯설고, 할머니 할아버지 농민들도 이 새 작물이 낯설”었다. 산업화된 농업에서는 생명과 교감할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3년 만에 블루베리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폐원 지원 작물이 됐다. 다음에 온 유망 권장 작물은 아로니아였다. 그는 신상이 금방 구식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농사도 손에 익을 만하면 새로운 작물이 낡은 작물을 밀어낸다는 걸 알았다. 채효정은 “부채 종속도 심하다. 빚내서 하라는 식으로 농정이 설계되어 있는데, 그것도 이제 막바지에 온 거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뭘 먹고 살지 하는 생각이 들죠. 차 안 타면 불편한데 살 수는 있잖아요.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사람은 삼시 세끼 밥을 먹어야 하잖아요. 자동차나 반도체를 뜯어 먹고 살 수도 없고요. 우리의 밥을 만들어내는 농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위기인데, 지금 사회가 이 위기를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위기감으로 또 다가오고요.”
채효정은 농업, 농촌, 농민의 ‘3농’을 포획한 3대 자본이 화석자본, 생명자본(농식품기업), 금융자본이라 말한다. 대안으로 농생태적 전환 중심의 ‘농(農)을 중심으로 한 체제전환 운동’을 제안한다. “사회운동하는 진보적 세력들도 체제전환 운동을 하는 동지들도 ‘농’의 문제는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가 미래 사회를 구상할 때, 그 사회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하는 산업 사회는 아닐 거잖아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살고 싶은 세계는, 많은 사람이 농사짓고,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곳이에요.”
정치학자 채효정은 ‘나는 급진 민주주의자’라고도 소개한다. 그는 “나한테는 홍천 양수발전소와 메가프로젝트 반대 운동, 비정규직 강사 투쟁, 기후정의 운동, 학벌없는사회 활동을 꿰뚫는 이념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그는 “민중이라 불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삶을 바꿔 나가는 주체로서의 정치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그 민중이 하는 ‘평등의 정치’가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그에게 민주정치란 ‘훌륭한 사람’을 뽑는 대의정치가 아니다. “소수의 우월한 이들이 지배하는 정치, 귀족정치·엘리트주의와 정반대되는 사상이 민주주의”다. 그는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과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려고 한다”고도 했다.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그가 곧잘 하는 말은 “채효정 사용권을 드립니다”다.
상품 구매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에서 정보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AI에서 특정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노출되는지를 국내에서 처음 수치화한 결과가 6일 공개됐다. 결과를 봤더니, 업계에서의 순위가 AI 노출 빈도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었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AI마다 자주 노출하는 브랜드가 달랐다.
AI 브랜드 분석 기업 ‘에이아이빅스랩’은 이날 식음료·프랜차이즈 업종 30개 분야 715개 브랜드의 AI 경쟁력 지수 ‘AIBIX’를 공개했다.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4대 생성형 AI에 동일한 소비자 질문을 반복해서 던져 AI 답변에서 특정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등을 100점 만점으로 수치화했다. 전체 소비자의 선호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했다.
분석 결과 시장 내 순위가 AI 내 노출 빈도와 직결되지 않았다. 일례로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의 매장 수는 맘스터치·롯데리아·버거킹·맥도날드 등 순이지만, AI 노출도는 버거킹·맥도날드·롯데리아·맘스터치 등 순으로 나타났다.
30개 분야 가운데 20개 분야에서 AI별로 가장 많이 노출되는 브랜드가 달랐다. 프랜차이즈 커피 중 매장 수 1위인 메가MGC커피는 제미나이에서 1위였지만, 클로드에선 3위, 퍼플렉시티 5위, 챗GPT 7위였다. 컵라면은 챗GPT와 클로드에선 신라면컵이,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에선 육개장 사발면이 각각 1위에 올랐다. 반면 측정 대상 715개 브랜드 중 127개(17.8%)는 4개 AI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최근 기업들은 이러한 ‘AI 내 브랜드 노출’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AI 추천 구매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기업은 AI의 검색 출처나 추천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어서다. 똑같은 질문도 이용자, 시점, 모델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다보니 기업들은 이 변화를 단서로 AI의 노출 원리를 역추적하고 있다. AI 검색로봇이 자사 홈페이지를 잘 읽을 수 있도록 효율화하는 작업, 모호한 광고문구 대신 제품 성분·함량·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올리려는 노력 등을 통해서다. 기업이 AI의 답변에 더 자주, 정확하게 인용·추천되도록 온라인 정보를 개선하려는 이 같은 시도를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생성형 AI 검색 최적화)라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AI 검색 결과에 잘 인용되도록 콘텐츠 구조를 관리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각 브랜드의 공식 자료가 AI 답변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AI가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 등으로 기업이 공들여 만든 홈페이지 콘텐츠가 AI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정보로 취급되고 있는 셈”이라며 “공식 정보가 부족하면 AI가 블로그나 이용 후기 등 비공식 콘텐츠에 의존하거나 제품의 성분·함량·가격 등 핵심 정보가 답변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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