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전중환의 진화의 창]왜 유전자변형식품은 찜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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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어떤 식품이 안전한지 알 수 있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험이 1996년부터 지금까지 행해진다. 미국과 캐나다의 전인구가 실험집단에 배정됐다. 이들은 수십년간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마음껏 먹었다. 오늘날 북미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의 약 75%는 유전자를 조작한 옥수수나 대두 같은 원료를 쓰니 말이다. 유럽의 전인구는 통제집단에 배정됐다. 유럽에서 GMO는 가축 사료 용도로만 외국에서 수입된다. 유럽인이 먹는 식탁에 GMO가 오르는 일은 없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북미인과 유럽인의 건강에 어떤 차이도 발견되지 않았다!
대중의 우려와 달리 과학자 사이에서는 GMO가 안전하다는 명제에 폭넓은 합의가 이뤄져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 미국국립과학원 등 권위 있는 국제기관, 107명의 노벨상 수상자, 1000편이 넘는 관련 연구에서 GMO가 전통 방식으로 길러진 작물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생물학자에게 이 결론은 지극히 당연한 말씀이다. 식물은 다리가 없어서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을 먹지 못하게끔 독소를 진화시켰다. 예를 들어, 당근에는 과다하게 섭취하면 환각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 인간은 이러한 식물 독소를 쓴맛이 난다고 느껴서 독을 피한다.
그러므로 ‘자연식품’이라고 해서 GMO보다 특별히 더 안전할 까닭은 없다. 해충에 강하거나 더 맛있는 품종만 골라서 계속 교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식물 독소가 점점 더 축적되기 쉽다. 대형마트의 판매대에 놓인 거의 모든 채소, 과일, 고기, 곡물, 유제품은 수천년 동안의 이러한 품종 개량을 통해 ‘유전자가 변형된’ 식품이다. 즉, 전통적인 품종 개량도 오늘날의 유전공학도 모두 생명체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과정이다.
왜 전 세계 어디서나 일반 대중은 GMO를 기피하고 두려워할까? 비과학적 GMO 괴담을 버리라고 대중을 꾸짖는 태도는 사태를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저서 <빈 서판>에서 먼 과거의 수렵·채집 환경에 맞춰 ‘설계된’ 직관들이 현대사회에서 불협화음을 빚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생명체의 형태나 행동, 생리 같은 모든 특성은 그 몸 어딘가에 숨겨진 본질에 의해 온전히 결정된다는 직관이 진화했다. 소의 본질이 소가 뿔이 나게 한다. 돼지의 본질이 돼지가 꿀꿀거리게 한다. 이러한 본질주의적 직관 덕분에 조상 인류는 주위의 동식물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오리 무리에서 살아도 백조의 알에서 나온 새끼는 결국 백조로 자라남을 올바르게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본질주의적 직관은 과학적으로 틀렸다. 안타깝게도, 생물학 지식을 접하는 일반 대중은 여전히 자신에게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본질주의 틀에서 사고하기에 유전공학을 오해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일반인은 ‘유전자=본질’이라고 대충 믿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수선화 유전자가 도입된 GMO 황금쌀을 먹으면, 수선화의 본질이 우리 몸 안에 침투하리라 걱정한다. 시금치의 유전자가 도입된 오렌지를 한입 베어 물면, 오렌지에서 시금치의 쓴맛이 나리라 염려한다.
그렇지 않다! 유전자는 본질이 아니다. 유전자는 특정한 단백질을 지정하는 염기서열에 불과하다. 인간 유전체를 이루는 약 2만개의 유전자는 각자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 뿐 그들 각각이 인간다움의 본질을 담지는 않는다. 사실, 같은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가 종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수많은 생물종이 어떤 유전자를 똑같이 공유하는 현상은 대단히 흔하다.
요약하자. GMO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은 모든 생명체의 내부에 순수한 본질이 숨어 있다는 타고난 직관에서 유래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는 대중은 어리석으니 전문가의 충고를 무조건 따르라는 말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약 시민들이 어떤 것을 역겨워하거나 두려워한다면, 그러한 선호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응당 허용돼야 한다.
GMO에 대한 반대 운동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 사회에 막대한 경제적·행정적 비용을 떠넘길 뿐만 아니라 GMO를 재배하는 개발도상국 농민에게 시름을 안긴다.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에서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완전표시제를 빠르게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의 ‘알권리’에는 GMO가 안전하다는 과학적 합의를 알 권리도 포함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적인 선택을 기대한다.
최근 출판계에 또 하나의 역주행 소설이 화제다. 소설가 유래혁이 2024년 1월에 발표한 장편 소설 <수족관>이 그것이다. 출간 당시에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던 소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며 지난 6월부터 베스트셀러 순위에 모습을 보이더니 7월 4주차에는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수족관>은 일본을 배경으로 보육 시설에서 자라난 소년 ‘류이치’가 자신보다 먼저 보육 시설에서 도망쳐 나온 ‘아카리’를 만나 겪게 되는 일들을 그려낸다. 상처와 결핍에 시달리던 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오키나와의 바다에 도착하는 꿈을 꾸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교보문고는 책의 인기에 대해 “SNS를 통한 20대 독자들의 입소문이 흥행을 이끈 가운데, 방학을 맞아 매장을 방문한 학생들이 책을 구매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실제 책의 구매 독자는 20대 여성이 22.6%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 여성(20.8%), 30대 여성(11.1%) 순이었다. 10대 여성의 구매 비율도 4.5%였는데, 여타 책들과 비교하면 높은 비율이다. 최근 별세 소식이 알려지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국내 신작 <투명한 나선>의 10대 여성 구매 비율은 1.0% 정도다.
최근 출판계를 이끌어가는 ‘1020 세대’와 ‘여성’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 <수족관> 인기를 견인한 요소로 보인다. <수족관>에 앞서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불렸던 정대건 작가의 <급류>는 예스24 집계 결과 지난해 10대 구매 도서 1위에 올랐다. 급류 역시 감정의 소용돌이를 통과하는 청춘의 성장 서사를 담은 책으로, 고등학생 ‘도담’과 ‘해솔’이 모종의 사건으로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가 재회하는 과정을 그린다. 역주행 소설의 원조로 불리는 소설가 양귀자의 <모순>의 여성 독자 비율은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귀자의 <모순>처럼 인기 소설가의 작품이 출간 당시에도 주목받았다 다시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명에 가까웠던 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끄는 현상은 특이할 만한 지점이다.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유래혁은 <수족관>이 첫 장편 소설이다.
출판계에서는 작가의 전통적인 인지도보다는 SNS에서 젊은 층의 ‘감성’을 저격하는 소설이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출판 관계자는 “최근 역주행하는 책들의 공통점은 SNS에 올리기 좋은 표지나 문장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책에 특히 청춘과 사랑에 대해 절절한 느낌을 주는 문장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원히 살 것처럼이 아니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해솔을 사랑하겠다고.”(‘급류’ 중)
“말라 버린 우물에 핀 꽃은 정오에만 잠시 드는 햇빛으로 겨우 살아가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란다는데, 그게 꼭 내 처지 같았어. 나의 향을 맡아 달라는 건, 나를 위해 죽어 달라는 말과 다름이 없는 거잖아.”(‘수족관’ 중)
<수족관>의 표지 삽화는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여름날의 아련한 풍경인데, SNS 리뷰 등에는 이 책에 대해 ‘여름 느낌 표지를 보고 손이 갔다’, ‘일본 감수성 좋아해서 재밌게 읽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감성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는 내용의 글이 여럿 눈에 띈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소중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존중합니다.”
지난달 28일 찾은 경기 광주 도척면 현대하이텍 공장 벽면에 붙은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언문’에 적힌 문구다. 선언문은 이주노동자 존중, 차별과 편견 없는 일터,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노동자들 앞에는 외국어로 된 안전 유의사항도 붙어 있었다.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법을 노동자 모국어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공장 곳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언어로 표기된 포스터들도 있었다.
차량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해 경기도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사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하이텍에서 일하는 노동자 50명 중 15명은 이주배경 노동자다. 10명은 취업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고, 5명은 공장에서 일하다가 한국으로 귀화했다.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배경 노동자들은 모두 공장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이주노동자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선 취업규칙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한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괴롭힘과 부조리를 방지하고자 고충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최우수 직원을 선정해 외국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숙박비와 체류비 등을 지원하는 포상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근무 중인 이주노동자는 10년 이상 일하는 장기근속이 대부분이다. 베트남 국적 로안(40)은 12년차 직원으로 “먼저 일하던 친구가 정말 좋은 회사라고 추천해줘서 입사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일하고 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상진 현대하이텍 본부장 “기업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적과 문화를 넘어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기업인 유성피앤디(이천시 소재)는 안전 교육을 모국어 번역 자료와 시청각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잘 정착하도록 한국어 교육도 실시한다. 상시 고충 상담 창구를 운영하며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다. 특히 기숙사를 개선하는 한편 각 나라의 문화를 고려해 라마단 기간 할랄 식단도 제공한다.
안재성 유성피앤디 이사는 “내국인과 이주민의 차별은 없다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라며 “업무 지시나 평가, 복리후생에 이르기까지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좋은 선례가 돼 상생과 포용의 일터 문화를 확산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행복일터 선정사업’은 이주노동자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우수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단순 고용을 넘어 이주노동자 안전과 인권을 고려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장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고용노동부 우수사례로 뽑혔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집 대상은 경기도 소재 사업장 중 이주노동자를 채용 중인 내국인 50인 이하 제조업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개사가 선정됐다. 선정기업에는 최대 1000만원 환경개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자금은 작업장 개보수, 안전설비, 기숙사·식당·휴게실 등 복지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경기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6일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권익 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이 자발적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행복일터 사업을 통해 상생하는 일터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의 우려와 달리 과학자 사이에서는 GMO가 안전하다는 명제에 폭넓은 합의가 이뤄져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 미국국립과학원 등 권위 있는 국제기관, 107명의 노벨상 수상자, 1000편이 넘는 관련 연구에서 GMO가 전통 방식으로 길러진 작물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생물학자에게 이 결론은 지극히 당연한 말씀이다. 식물은 다리가 없어서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을 먹지 못하게끔 독소를 진화시켰다. 예를 들어, 당근에는 과다하게 섭취하면 환각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 인간은 이러한 식물 독소를 쓴맛이 난다고 느껴서 독을 피한다.
그러므로 ‘자연식품’이라고 해서 GMO보다 특별히 더 안전할 까닭은 없다. 해충에 강하거나 더 맛있는 품종만 골라서 계속 교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식물 독소가 점점 더 축적되기 쉽다. 대형마트의 판매대에 놓인 거의 모든 채소, 과일, 고기, 곡물, 유제품은 수천년 동안의 이러한 품종 개량을 통해 ‘유전자가 변형된’ 식품이다. 즉, 전통적인 품종 개량도 오늘날의 유전공학도 모두 생명체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과정이다.
왜 전 세계 어디서나 일반 대중은 GMO를 기피하고 두려워할까? 비과학적 GMO 괴담을 버리라고 대중을 꾸짖는 태도는 사태를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저서 <빈 서판>에서 먼 과거의 수렵·채집 환경에 맞춰 ‘설계된’ 직관들이 현대사회에서 불협화음을 빚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생명체의 형태나 행동, 생리 같은 모든 특성은 그 몸 어딘가에 숨겨진 본질에 의해 온전히 결정된다는 직관이 진화했다. 소의 본질이 소가 뿔이 나게 한다. 돼지의 본질이 돼지가 꿀꿀거리게 한다. 이러한 본질주의적 직관 덕분에 조상 인류는 주위의 동식물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오리 무리에서 살아도 백조의 알에서 나온 새끼는 결국 백조로 자라남을 올바르게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본질주의적 직관은 과학적으로 틀렸다. 안타깝게도, 생물학 지식을 접하는 일반 대중은 여전히 자신에게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본질주의 틀에서 사고하기에 유전공학을 오해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일반인은 ‘유전자=본질’이라고 대충 믿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수선화 유전자가 도입된 GMO 황금쌀을 먹으면, 수선화의 본질이 우리 몸 안에 침투하리라 걱정한다. 시금치의 유전자가 도입된 오렌지를 한입 베어 물면, 오렌지에서 시금치의 쓴맛이 나리라 염려한다.
그렇지 않다! 유전자는 본질이 아니다. 유전자는 특정한 단백질을 지정하는 염기서열에 불과하다. 인간 유전체를 이루는 약 2만개의 유전자는 각자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 뿐 그들 각각이 인간다움의 본질을 담지는 않는다. 사실, 같은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가 종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수많은 생물종이 어떤 유전자를 똑같이 공유하는 현상은 대단히 흔하다.
요약하자. GMO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은 모든 생명체의 내부에 순수한 본질이 숨어 있다는 타고난 직관에서 유래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는 대중은 어리석으니 전문가의 충고를 무조건 따르라는 말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약 시민들이 어떤 것을 역겨워하거나 두려워한다면, 그러한 선호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응당 허용돼야 한다.
GMO에 대한 반대 운동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 사회에 막대한 경제적·행정적 비용을 떠넘길 뿐만 아니라 GMO를 재배하는 개발도상국 농민에게 시름을 안긴다.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에서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완전표시제를 빠르게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의 ‘알권리’에는 GMO가 안전하다는 과학적 합의를 알 권리도 포함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적인 선택을 기대한다.
최근 출판계에 또 하나의 역주행 소설이 화제다. 소설가 유래혁이 2024년 1월에 발표한 장편 소설 <수족관>이 그것이다. 출간 당시에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던 소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며 지난 6월부터 베스트셀러 순위에 모습을 보이더니 7월 4주차에는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수족관>은 일본을 배경으로 보육 시설에서 자라난 소년 ‘류이치’가 자신보다 먼저 보육 시설에서 도망쳐 나온 ‘아카리’를 만나 겪게 되는 일들을 그려낸다. 상처와 결핍에 시달리던 이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오키나와의 바다에 도착하는 꿈을 꾸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교보문고는 책의 인기에 대해 “SNS를 통한 20대 독자들의 입소문이 흥행을 이끈 가운데, 방학을 맞아 매장을 방문한 학생들이 책을 구매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실제 책의 구매 독자는 20대 여성이 22.6%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 여성(20.8%), 30대 여성(11.1%) 순이었다. 10대 여성의 구매 비율도 4.5%였는데, 여타 책들과 비교하면 높은 비율이다. 최근 별세 소식이 알려지며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국내 신작 <투명한 나선>의 10대 여성 구매 비율은 1.0% 정도다.
최근 출판계를 이끌어가는 ‘1020 세대’와 ‘여성’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 <수족관> 인기를 견인한 요소로 보인다. <수족관>에 앞서 역주행 베스트셀러로 불렸던 정대건 작가의 <급류>는 예스24 집계 결과 지난해 10대 구매 도서 1위에 올랐다. 급류 역시 감정의 소용돌이를 통과하는 청춘의 성장 서사를 담은 책으로, 고등학생 ‘도담’과 ‘해솔’이 모종의 사건으로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가 재회하는 과정을 그린다. 역주행 소설의 원조로 불리는 소설가 양귀자의 <모순>의 여성 독자 비율은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귀자의 <모순>처럼 인기 소설가의 작품이 출간 당시에도 주목받았다 다시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명에 가까웠던 작가의 작품이 인기를 끄는 현상은 특이할 만한 지점이다.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유래혁은 <수족관>이 첫 장편 소설이다.
출판계에서는 작가의 전통적인 인지도보다는 SNS에서 젊은 층의 ‘감성’을 저격하는 소설이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출판 관계자는 “최근 역주행하는 책들의 공통점은 SNS에 올리기 좋은 표지나 문장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책에 특히 청춘과 사랑에 대해 절절한 느낌을 주는 문장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원히 살 것처럼이 아니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해솔을 사랑하겠다고.”(‘급류’ 중)
“말라 버린 우물에 핀 꽃은 정오에만 잠시 드는 햇빛으로 겨우 살아가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란다는데, 그게 꼭 내 처지 같았어. 나의 향을 맡아 달라는 건, 나를 위해 죽어 달라는 말과 다름이 없는 거잖아.”(‘수족관’ 중)
<수족관>의 표지 삽화는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과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여름날의 아련한 풍경인데, SNS 리뷰 등에는 이 책에 대해 ‘여름 느낌 표지를 보고 손이 갔다’, ‘일본 감수성 좋아해서 재밌게 읽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감성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는 내용의 글이 여럿 눈에 띈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소중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존중합니다.”
지난달 28일 찾은 경기 광주 도척면 현대하이텍 공장 벽면에 붙은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언문’에 적힌 문구다. 선언문은 이주노동자 존중, 차별과 편견 없는 일터,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노동자들 앞에는 외국어로 된 안전 유의사항도 붙어 있었다.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법을 노동자 모국어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공장 곳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언어로 표기된 포스터들도 있었다.
차량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해 경기도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사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하이텍에서 일하는 노동자 50명 중 15명은 이주배경 노동자다. 10명은 취업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고, 5명은 공장에서 일하다가 한국으로 귀화했다.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배경 노동자들은 모두 공장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이주노동자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선 취업규칙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한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괴롭힘과 부조리를 방지하고자 고충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최우수 직원을 선정해 외국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숙박비와 체류비 등을 지원하는 포상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근무 중인 이주노동자는 10년 이상 일하는 장기근속이 대부분이다. 베트남 국적 로안(40)은 12년차 직원으로 “먼저 일하던 친구가 정말 좋은 회사라고 추천해줘서 입사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일하고 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상진 현대하이텍 본부장 “기업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적과 문화를 넘어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기업인 유성피앤디(이천시 소재)는 안전 교육을 모국어 번역 자료와 시청각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잘 정착하도록 한국어 교육도 실시한다. 상시 고충 상담 창구를 운영하며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다. 특히 기숙사를 개선하는 한편 각 나라의 문화를 고려해 라마단 기간 할랄 식단도 제공한다.
안재성 유성피앤디 이사는 “내국인과 이주민의 차별은 없다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라며 “업무 지시나 평가, 복리후생에 이르기까지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좋은 선례가 돼 상생과 포용의 일터 문화를 확산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행복일터 선정사업’은 이주노동자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우수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단순 고용을 넘어 이주노동자 안전과 인권을 고려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장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고용노동부 우수사례로 뽑혔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집 대상은 경기도 소재 사업장 중 이주노동자를 채용 중인 내국인 50인 이하 제조업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개사가 선정됐다. 선정기업에는 최대 1000만원 환경개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자금은 작업장 개보수, 안전설비, 기숙사·식당·휴게실 등 복지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경기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6일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권익 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이 자발적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행복일터 사업을 통해 상생하는 일터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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