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계의 10%…씩씩해서 살아남았나, 살아남으려 씩씩해졌나 [이진송의 아니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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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계는 도대체 어떤 곳입니까?”
방송계에서 활약하는 여성 중식 셰프들의 영상에 빠짐없이 달리는 댓글이다. 특히 박은영 셰프가 <냉장고를 부탁해>(JTBC, 이하 ‘냉부’)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뽐내며 좀 더 널리 쓰이는 일종의 ‘밈’이다. 비슷한 계열로 “중식계 벽 높다”도 있다. 여기에 <흑백요리사 2>(넷플릭스)에 ‘중식마녀’로 출연했던 이문정 셰프가 최근 냉부에 합류하면서 중식계의 매력이 재차 회자되는 중이다. 중식은 호방한 요리다. 커다란 칼과 센 불을 쓰며, 속도와 힘이 관건이다. 그래서인지 주방은 기본적으로 전쟁터라지만, 중식 셰프들은 유난히 카리스마가 넘치는 느낌이다. ‘웍질’이나 불 쇼처럼 화려한 퍼포먼스, 다른 음식과 경쟁하는 요리 서바이벌에서 우위를 점하는 자극적인 맛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셰프들의 기세다. 요리 서바이벌에서는 다른 장르의 셰프들이 중식 셰프의 과감함에 탄복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더하여 예능적인 재미까지 쏠쏠하게 챙기니, 박은영과 이문정에게 쏟아지는 반응은 나름의 존경과 찬사를 담은 호들갑이다. 동시에 되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중식계가 어떤 곳이길래 여성 셰프들이 이렇게 ‘돌아있’냐고?…아니 근데, 진짜 몰라서 묻는 건 아니죠?
여성 중식 셰프들에게 웹소설 캐릭터처럼 해시태그를 붙인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능력여주 #광기여주 #철벽여주 내키지 않지만, 대중적이라서 직관적인 표현을 하나 더 붙이자면 #테토녀 도 있으시겠다. 신계숙, 정지선, 박은영, 이문정, Let’s go. 여성 중식 셰프들은, 그렇다, 씩씩하다. 저돌적이고 거침없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중식이 씩씩한 요리니까 여성 셰프들도 씩씩하다.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처럼 인과관계가 알쏭달쏭하다. 씩씩하기에 살아남았는지, 살아남기 위해 씩씩해져야만 했는지. 중식계가 보수적이고 차별적이라는 사실은 여성, 화교 출신 셰프들의 폭로로 이제 널리 알려졌다. 중식계 여성 셰프 비율은 정지선이 “10%도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말할 만큼 여전히 낮다. 그런데 여성 중식 셰프를 추켜 올리는 과정에서 이 맥락은 종종 실종된다. 고군분투하는 여성 중식 셰프의 캐릭터를 톺아보고, 이들의 캐릭터와 중식 생태계의 관계를 살펴보자.
1964년생 신계숙은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이자 미디어에 거의 처음 포착된 여성 중식 셰프다. 신계숙은 2021년 <유 퀴즈 온 더 블럭>(tvN)에 출연하여, 처음 중식을 배우려 할 때 스승이 “너 대한민국 주방 다 다녀봐. 여자가 어디 있냐”라고 반대했다고 밝혔다. 아직 ‘여자는 밥이나 하는 존재’, ‘주방은 여자의 영역’이라는 편견이 공고하던 때이지만 전문 영역의 진출은 여성에게 금지되어 있었던 것이다. 가족들의 반대에마저 부딪힌 신계숙은 가출을 감행했고, ‘네가 3일만 버티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는 말에 보란 듯이 3년을 버티며 최초의 여성 중식 셰프가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 정국에서 EBS의 <세계테마기행>에 출연한 신계숙은 스쿠터를 몰고 다니며 친화력을 뽐내는 모습으로 순식간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중년 여성 출연자는 시청률이 별로 높지 않다’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뜨거운 반응에, EBS는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새로 선보였다. 50대에 원동기 면허를 딴 여성이 꿈의 오토바이로 불리는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낯선 상황을 즐기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방송은 2024년까지 시즌 4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고, 이는 이후 <흑백요리사 2>에 신계숙이 ‘중식 폭주족’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하는 밑거름이 된다. 탄탄한 경력에도 흑수저로 출연하여 요리를 즐긴 후, 미련 없이 떠나는 신계숙의 뒷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계숙의 배짱과 추진력은 정지선에게서도 발견된다. 올해 초 정지선의 유튜브 ‘정지선의 칼있스마’에 출연한 신계숙은 처음부터 “오늘 먹고 죽자!”라며 술을 궤짝으로 들고 등장한다. 주량이 세고 술을 좋아하는 것이 영웅호걸의 특징이라는 고정관념대로, 정지선 역시 소문난 애주가다. 1983년생 정지선은 냉부 시즌 1에 첫 여성 셰프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딤섬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입지를 다진 정지선은 <흑백요리사> 시즌 1에서 최후의 7인까지 살아남았고, 압도적인 빠스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셰프들 중 유일하게 손님이 남긴 음식을 확인하고자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며 특유의 근성을 드러냈다. 여경래로부터 “곧 있으면 국내 일인자가 될 거야”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인 정지선조차도, 여성을 배척하는 중식계에서는 취업이 쉽지 않았다. 정지선은 혹독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내가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어차피 여성은 금방 그만둘 사람으로 보는 시선 때문에 출산 직전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정지선은 굵직한 프로그램에서 중식 업계의 차별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여성 셰프들끼리의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다른 여성 셰프들이 방송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끈다. 혼자 잘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선택이다. 다만 근엄하고 엄격한 성격이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KBS)에서 권위적인 상사, 갑질을 하는 상사로 비쳤는데,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언더커버 셰프>(tvN)가 이런 아쉬움을 상쇄했다. <언더커버 셰프>는 스타 셰프가 정체를 숨기고 외국 식당의 막내로 잠입하여 일을 배우는 예능이다. 권투 선수 출신의 써니로 거듭난 정지선은 그 엄격했던 기준이 자신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됨을 증명했다.
1991년생 박은영은 이 계보에서 막내에 속하며, <흑백요리사>와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차세대 스타셰프로 자리매김했다. 처음 방송에 등장했을 때는 외모가 출중한 여성이 으레 그러하듯 ‘중식 여신’으로 불리며 실력보다는 여성으로 평가받았다. 냉부 시즌 2의 유일한 여성 고정 멤버로 발탁된 초기, 냉부가 박은영을 활용하는 방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박은영은 냉부의 공식 ‘잘 풀린 또라이’, ‘광인’으로 불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한참 위의 선배에게도 기죽지 않는 씩씩함, 양식의 섬세한 과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화끈하게 밀어버리는 줏대, 아재 입맛은 아재가 더 잘 안다는 도발에 “내가 진짜 아재다, 수염 난다, 아침에 면도하고 왔다”라고 받아치는 패기가 중식 셰프다운 한편, 박은영만의 ‘개인의 것’ 매력은 여성성을 감추거나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모로 평가받는 여성들은 그것이 좋은 평가일지라도, 그 평가에 갇히게 된다. 박은영이라고 그런 고충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박은영은 천연덕스럽게 “그래 나 예쁘다. 유명했다. 너도 나 예쁜 거 알지?”의 태도를 고수한다. 쌍둥이 자매와 서로 자기가 더 예쁘다고 투닥거리고, 친한 셰프의 이상형을 자기라고 확신하며 거들먹거린다. 여경래와의 관계에서 ‘딸’로 소비되는 것에 두려움이 있을 법도 한데 아무렇지 않게 “아빠, 져주세요!”라고 외친다. 젊은 여성이 남성들이 많은 자리에서 춤을 추면 재롱이나 볼거리로 여겨질 수 있거나 말거나, 자기 흥대로 희한한 춤사위를 뚝딱뚝딱 춘다. 동안이라는 칭찬에 피부과 의사인 남편이 시술을 많이 해줬다고 너스레를 떨고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허무맹랑한 포부를 펼친다. 박은영 또한 중식계의 성차별을 혹독하게 경험했지만, 박은영에게서는 ‘여자니까’ 더 완벽해야 하고 겸손해야 하고 흠 잡히면 안 된다는 긴장을 찾아볼 수 없다. 그 자연스러움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더 자유롭게 할 것이다.
최근 박은영은 이문정과 냉부에서 팀전을 진행하며, ‘중식 자매’라는 팀명으로 찰떡같은 호흡을 과시했다. 1980년생인 이문정은 흑백요리사 출연 당시, 대용량의 재료를 묵묵히 그리고 신속하게 손질하는 실력과 영화적인 말솜씨로 주목받았고, 개인 유튜브의 독특한 편집 감성으로 떴다. 최고 등급인 중식 조리 기능장 소유자로 요리 솜씨는 물론, 요리 중에 신이 들린 듯 펄쩍펄쩍 뛰거나 밀전병을 내밀며 대뜸 ‘야호’를 외치는 엉뚱한 매력이 발군이다. 이문정은 <옥탑방의 문제아들>(KBS)에서 정지선과의 동료의식을 드러내고, 냉부에서는 선배로서 박은영을 든든하게 이끌다가도 도발하는 권성준에게는 “나대지 마라”라고 일침을 놓으며 웃음을 유발한다.
‘사회적 DNA’라는 개념이 있다. 생물학적인 유전자가 아니라 학습이나 문화, 환경을 통해서 전해지는 행동 양식, 태도, 가치관 등을 일컫는다. 여성 중식 셰프들이 DNA처럼 공유하는 기개와 실력에 감탄하다가도, ‘그렇게까지’ 뛰어난 여성들만 일부 생존하는, 소수자는 특별해져야만 하는 업계의 가혹함을 생각한다. 넓게 보면 온 세상이 중식 업계와 유사하고, 제약 속에서 애쓰는 이들이 여성 중식 셰프 같은 처지다. 특별한 그들을 응원하며, 특별하지 않은 이들 역시 차별과 배제 없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한국 방문 때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와의 회의에서 “지난 방한 때 한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북한에 가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가) 하면 존중과 기꺼운 마음으로 가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통령의 물음이 “국제 문제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하는 인도네시아의 외교 정책을 신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월말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직후 “양국이 합의하면 프라보워 대통령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기꺼이 방문하겠다”며 중재국을 자처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청와대는 “남·북한과 모두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나 다른 나라들이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과 협력할 방안을 계속 모색해왔다”는 답을 내놨다.
국내 중견 완성차 제조사인 GM 한국사업장과 르노코리아가 7월 실적 발표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GM 한국사업장은 해외 시장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한 반면, 르노코리아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침체되며 3000대 선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세부 실적을 들여다보면 실적 수치에 관계없이 내수 기반 무력화와 물류 리스크 등 구조적 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GM 한국사업장은 7월 한 달 동안 완성차 기준 총 4만2119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들어 여섯번째로 월 4만 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해외 시장이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1% 증가한 2만6822대, 트레일블레이저가 12.6% 증가한 1만4531대 판매되며 수출 총 4만1353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4만 대가 넘는 전체 판매량 뒤에는 극심한 내수 기근이라는 그늘이 깔려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7월 내수 판매는 766대에 그쳐 전체 판매량의 1.8%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한국 공장이 해외 물량을 조달하는 ‘수출 전진기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GM 측은 1600㏄ 이하 소형차 보유 고객 대상 100만원 지원 등 파격적인 판촉 행사와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 정비 교육 강화를 내세워 내수 반등을 도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제품군 부재와 브랜드 외면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르노코리아 역시 7월 내수 1704대, 수출 1326대를 합쳐 총 303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실적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3월 출시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필랑트’가 4개월 여 만에 내수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1만161대)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수 전체 실적의 71.5%(1219대)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으나, 절대적인 판매량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7월 내수 실적은 D세그먼트 SUV 그랑 콜레오스 728대, 필랑트 537대, 아르카나 439대 등에 그쳤다. 르노코리아는 ‘60일 반납 보장 프로그램’과 같은 이례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치며 고객 접점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신차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시장에서의 악재도 발목을 잡았다. 르노코리아의 7월 수출은 아르카나 486대, 그랑 콜레오스 254대, 필랑트 220대, 폴스타4 366대 등 총 1326대에 머물렀다. 필랑트의 중남미 시장 첫 수출(220대)을 성과로 내세웠지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한 중동향 선적 중단과 자동차 운반선 확보 난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견기업인 두 회사의 7월 실적이 국내 자동차 제조 기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외면 속에 생산 기지 역할만 수행하는 불안정한 구조 하에서, 내수·수출에서 명확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에만 치우친 구조나 절대적 판매량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실적 악화를 넘어 국내 사업장의 존재 이유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계에서 활약하는 여성 중식 셰프들의 영상에 빠짐없이 달리는 댓글이다. 특히 박은영 셰프가 <냉장고를 부탁해>(JTBC, 이하 ‘냉부’)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뽐내며 좀 더 널리 쓰이는 일종의 ‘밈’이다. 비슷한 계열로 “중식계 벽 높다”도 있다. 여기에 <흑백요리사 2>(넷플릭스)에 ‘중식마녀’로 출연했던 이문정 셰프가 최근 냉부에 합류하면서 중식계의 매력이 재차 회자되는 중이다. 중식은 호방한 요리다. 커다란 칼과 센 불을 쓰며, 속도와 힘이 관건이다. 그래서인지 주방은 기본적으로 전쟁터라지만, 중식 셰프들은 유난히 카리스마가 넘치는 느낌이다. ‘웍질’이나 불 쇼처럼 화려한 퍼포먼스, 다른 음식과 경쟁하는 요리 서바이벌에서 우위를 점하는 자극적인 맛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셰프들의 기세다. 요리 서바이벌에서는 다른 장르의 셰프들이 중식 셰프의 과감함에 탄복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더하여 예능적인 재미까지 쏠쏠하게 챙기니, 박은영과 이문정에게 쏟아지는 반응은 나름의 존경과 찬사를 담은 호들갑이다. 동시에 되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중식계가 어떤 곳이길래 여성 셰프들이 이렇게 ‘돌아있’냐고?…아니 근데, 진짜 몰라서 묻는 건 아니죠?
여성 중식 셰프들에게 웹소설 캐릭터처럼 해시태그를 붙인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능력여주 #광기여주 #철벽여주 내키지 않지만, 대중적이라서 직관적인 표현을 하나 더 붙이자면 #테토녀 도 있으시겠다. 신계숙, 정지선, 박은영, 이문정, Let’s go. 여성 중식 셰프들은, 그렇다, 씩씩하다. 저돌적이고 거침없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중식이 씩씩한 요리니까 여성 셰프들도 씩씩하다.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처럼 인과관계가 알쏭달쏭하다. 씩씩하기에 살아남았는지, 살아남기 위해 씩씩해져야만 했는지. 중식계가 보수적이고 차별적이라는 사실은 여성, 화교 출신 셰프들의 폭로로 이제 널리 알려졌다. 중식계 여성 셰프 비율은 정지선이 “10%도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말할 만큼 여전히 낮다. 그런데 여성 중식 셰프를 추켜 올리는 과정에서 이 맥락은 종종 실종된다. 고군분투하는 여성 중식 셰프의 캐릭터를 톺아보고, 이들의 캐릭터와 중식 생태계의 관계를 살펴보자.
1964년생 신계숙은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이자 미디어에 거의 처음 포착된 여성 중식 셰프다. 신계숙은 2021년 <유 퀴즈 온 더 블럭>(tvN)에 출연하여, 처음 중식을 배우려 할 때 스승이 “너 대한민국 주방 다 다녀봐. 여자가 어디 있냐”라고 반대했다고 밝혔다. 아직 ‘여자는 밥이나 하는 존재’, ‘주방은 여자의 영역’이라는 편견이 공고하던 때이지만 전문 영역의 진출은 여성에게 금지되어 있었던 것이다. 가족들의 반대에마저 부딪힌 신계숙은 가출을 감행했고, ‘네가 3일만 버티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는 말에 보란 듯이 3년을 버티며 최초의 여성 중식 셰프가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 정국에서 EBS의 <세계테마기행>에 출연한 신계숙은 스쿠터를 몰고 다니며 친화력을 뽐내는 모습으로 순식간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중년 여성 출연자는 시청률이 별로 높지 않다’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뜨거운 반응에, EBS는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새로 선보였다. 50대에 원동기 면허를 딴 여성이 꿈의 오토바이로 불리는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낯선 상황을 즐기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방송은 2024년까지 시즌 4가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고, 이는 이후 <흑백요리사 2>에 신계숙이 ‘중식 폭주족’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하는 밑거름이 된다. 탄탄한 경력에도 흑수저로 출연하여 요리를 즐긴 후, 미련 없이 떠나는 신계숙의 뒷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계숙의 배짱과 추진력은 정지선에게서도 발견된다. 올해 초 정지선의 유튜브 ‘정지선의 칼있스마’에 출연한 신계숙은 처음부터 “오늘 먹고 죽자!”라며 술을 궤짝으로 들고 등장한다. 주량이 세고 술을 좋아하는 것이 영웅호걸의 특징이라는 고정관념대로, 정지선 역시 소문난 애주가다. 1983년생 정지선은 냉부 시즌 1에 첫 여성 셰프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딤섬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입지를 다진 정지선은 <흑백요리사> 시즌 1에서 최후의 7인까지 살아남았고, 압도적인 빠스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셰프들 중 유일하게 손님이 남긴 음식을 확인하고자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며 특유의 근성을 드러냈다. 여경래로부터 “곧 있으면 국내 일인자가 될 거야”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인 정지선조차도, 여성을 배척하는 중식계에서는 취업이 쉽지 않았다. 정지선은 혹독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내가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어차피 여성은 금방 그만둘 사람으로 보는 시선 때문에 출산 직전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정지선은 굵직한 프로그램에서 중식 업계의 차별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여성 셰프들끼리의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다른 여성 셰프들이 방송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끈다. 혼자 잘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선택이다. 다만 근엄하고 엄격한 성격이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KBS)에서 권위적인 상사, 갑질을 하는 상사로 비쳤는데,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언더커버 셰프>(tvN)가 이런 아쉬움을 상쇄했다. <언더커버 셰프>는 스타 셰프가 정체를 숨기고 외국 식당의 막내로 잠입하여 일을 배우는 예능이다. 권투 선수 출신의 써니로 거듭난 정지선은 그 엄격했던 기준이 자신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됨을 증명했다.
1991년생 박은영은 이 계보에서 막내에 속하며, <흑백요리사>와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차세대 스타셰프로 자리매김했다. 처음 방송에 등장했을 때는 외모가 출중한 여성이 으레 그러하듯 ‘중식 여신’으로 불리며 실력보다는 여성으로 평가받았다. 냉부 시즌 2의 유일한 여성 고정 멤버로 발탁된 초기, 냉부가 박은영을 활용하는 방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박은영은 냉부의 공식 ‘잘 풀린 또라이’, ‘광인’으로 불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한참 위의 선배에게도 기죽지 않는 씩씩함, 양식의 섬세한 과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화끈하게 밀어버리는 줏대, 아재 입맛은 아재가 더 잘 안다는 도발에 “내가 진짜 아재다, 수염 난다, 아침에 면도하고 왔다”라고 받아치는 패기가 중식 셰프다운 한편, 박은영만의 ‘개인의 것’ 매력은 여성성을 감추거나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모로 평가받는 여성들은 그것이 좋은 평가일지라도, 그 평가에 갇히게 된다. 박은영이라고 그런 고충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박은영은 천연덕스럽게 “그래 나 예쁘다. 유명했다. 너도 나 예쁜 거 알지?”의 태도를 고수한다. 쌍둥이 자매와 서로 자기가 더 예쁘다고 투닥거리고, 친한 셰프의 이상형을 자기라고 확신하며 거들먹거린다. 여경래와의 관계에서 ‘딸’로 소비되는 것에 두려움이 있을 법도 한데 아무렇지 않게 “아빠, 져주세요!”라고 외친다. 젊은 여성이 남성들이 많은 자리에서 춤을 추면 재롱이나 볼거리로 여겨질 수 있거나 말거나, 자기 흥대로 희한한 춤사위를 뚝딱뚝딱 춘다. 동안이라는 칭찬에 피부과 의사인 남편이 시술을 많이 해줬다고 너스레를 떨고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허무맹랑한 포부를 펼친다. 박은영 또한 중식계의 성차별을 혹독하게 경험했지만, 박은영에게서는 ‘여자니까’ 더 완벽해야 하고 겸손해야 하고 흠 잡히면 안 된다는 긴장을 찾아볼 수 없다. 그 자연스러움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더 자유롭게 할 것이다.
최근 박은영은 이문정과 냉부에서 팀전을 진행하며, ‘중식 자매’라는 팀명으로 찰떡같은 호흡을 과시했다. 1980년생인 이문정은 흑백요리사 출연 당시, 대용량의 재료를 묵묵히 그리고 신속하게 손질하는 실력과 영화적인 말솜씨로 주목받았고, 개인 유튜브의 독특한 편집 감성으로 떴다. 최고 등급인 중식 조리 기능장 소유자로 요리 솜씨는 물론, 요리 중에 신이 들린 듯 펄쩍펄쩍 뛰거나 밀전병을 내밀며 대뜸 ‘야호’를 외치는 엉뚱한 매력이 발군이다. 이문정은 <옥탑방의 문제아들>(KBS)에서 정지선과의 동료의식을 드러내고, 냉부에서는 선배로서 박은영을 든든하게 이끌다가도 도발하는 권성준에게는 “나대지 마라”라고 일침을 놓으며 웃음을 유발한다.
‘사회적 DNA’라는 개념이 있다. 생물학적인 유전자가 아니라 학습이나 문화, 환경을 통해서 전해지는 행동 양식, 태도, 가치관 등을 일컫는다. 여성 중식 셰프들이 DNA처럼 공유하는 기개와 실력에 감탄하다가도, ‘그렇게까지’ 뛰어난 여성들만 일부 생존하는, 소수자는 특별해져야만 하는 업계의 가혹함을 생각한다. 넓게 보면 온 세상이 중식 업계와 유사하고, 제약 속에서 애쓰는 이들이 여성 중식 셰프 같은 처지다. 특별한 그들을 응원하며, 특별하지 않은 이들 역시 차별과 배제 없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한국 방문 때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와의 회의에서 “지난 방한 때 한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북한에 가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가) 하면 존중과 기꺼운 마음으로 가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통령의 물음이 “국제 문제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조하는 인도네시아의 외교 정책을 신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월말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직후 “양국이 합의하면 프라보워 대통령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기꺼이 방문하겠다”며 중재국을 자처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청와대는 “남·북한과 모두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인도네시아나 다른 나라들이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과 협력할 방안을 계속 모색해왔다”는 답을 내놨다.
국내 중견 완성차 제조사인 GM 한국사업장과 르노코리아가 7월 실적 발표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GM 한국사업장은 해외 시장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한 반면, 르노코리아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침체되며 3000대 선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세부 실적을 들여다보면 실적 수치에 관계없이 내수 기반 무력화와 물류 리스크 등 구조적 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GM 한국사업장은 7월 한 달 동안 완성차 기준 총 4만2119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들어 여섯번째로 월 4만 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해외 시장이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1% 증가한 2만6822대, 트레일블레이저가 12.6% 증가한 1만4531대 판매되며 수출 총 4만1353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4만 대가 넘는 전체 판매량 뒤에는 극심한 내수 기근이라는 그늘이 깔려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7월 내수 판매는 766대에 그쳐 전체 판매량의 1.8%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한국 공장이 해외 물량을 조달하는 ‘수출 전진기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GM 측은 1600㏄ 이하 소형차 보유 고객 대상 100만원 지원 등 파격적인 판촉 행사와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 정비 교육 강화를 내세워 내수 반등을 도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제품군 부재와 브랜드 외면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르노코리아 역시 7월 내수 1704대, 수출 1326대를 합쳐 총 303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실적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3월 출시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필랑트’가 4개월 여 만에 내수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1만161대)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수 전체 실적의 71.5%(1219대)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으나, 절대적인 판매량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7월 내수 실적은 D세그먼트 SUV 그랑 콜레오스 728대, 필랑트 537대, 아르카나 439대 등에 그쳤다. 르노코리아는 ‘60일 반납 보장 프로그램’과 같은 이례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치며 고객 접점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신차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시장에서의 악재도 발목을 잡았다. 르노코리아의 7월 수출은 아르카나 486대, 그랑 콜레오스 254대, 필랑트 220대, 폴스타4 366대 등 총 1326대에 머물렀다. 필랑트의 중남미 시장 첫 수출(220대)을 성과로 내세웠지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한 중동향 선적 중단과 자동차 운반선 확보 난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견기업인 두 회사의 7월 실적이 국내 자동차 제조 기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의 외면 속에 생산 기지 역할만 수행하는 불안정한 구조 하에서, 내수·수출에서 명확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에만 치우친 구조나 절대적 판매량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실적 악화를 넘어 국내 사업장의 존재 이유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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