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인근 북향민 64명, 피폭 검사 기준치 초과…“핵실험 관련성 불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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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향민(북한이탈주민) 약 800명 가운데 214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검사를 실시한 결과, 64명(29.9%)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검사는 의료 방사선이나 직업상 유해물질 노출, 흡연·음주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북한 핵실험에 따른 피폭 여부를 입증하는 결과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31일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지난해 풍계리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북향민 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사선 피폭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는 혈액 림프구의 염색체 이상 정도를 측정해 방사선 피폭선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출생 이후 평생 누적된 피폭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안정형 염색체 분석 검사’에서는 검사 대상 59명 중 26명이 기준치(0.25 Gy)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적인 자연 방사선 수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방사선 노출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가운데 6명은 3~6개월 이내 피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불안정형 염색체 분석 검사’에서 기준치(0.1 Gy)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방사선 등 국내 입국 이후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해석했다. 기준치를 초과한 26명 가운데 방사선 피폭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암 발병자는 없었다.
통일부가 지난 5년간 실시한 피폭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검사를 받은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향민 214명 중 64명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다만 피폭선량을 추정하는 근거가 되는 염색체 이상은 의료 방사선이나 흡연·음주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번 검사 결과로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색체 이상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풍계리 인근 식수원, 음식물의 방사능 측정값 등 북한 거주 환경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를 취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한계다.
이번 검사를 수행한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대상자들이 핵실험 인근 지역 출신이므로 핵실험 피폭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안정형 염색체 검사는 평생 누적된 모든 방사선 노출을 반영하는 검사여서 (요인이) 핵실험인지 의료 방사선인지 자연 방사선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실제로 이상소견을 보인 분들은 대부분의 경우 고령,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 방사선 노출 이력, 흡연·음주, 직업적 유해물질 노출 등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가 확인됐다”며 “핵실험과의 관련성을 수치로 특정해서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의료 업종 중심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소비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BC카드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한 외국인의 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3.6%, 결제건수는 40.3% 증가했다.
이번 분석은 약 330만 외국인 이용 카드를 기반으로 국적, 소비 업종, 지역별 소비 패턴을 종합한 결과다.
중국 관광객 회복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중국 관광객의 이용 카드수는 56.6% 늘어 미국(+30.6%), 대만(+44.3%), 일본(+40.1%). 싱가포르(+46.8%)에 비해 증가율이 높았다.
중국 관광객 카드 이용금액은 82.7% 뛰었다.
지역 관광지로 소비가 확산한 것도 특징이다. 부산 결제건수가 57.9%, 제주는 63.7% 증가했다.
서울 안에서는 명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권역이 다변화하는 추세다. 결제건수 기준 서울 내 비중은 중구가 2.9% 감소했고 강남구가 2.7% 증가했다.
결제금액 기준으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명동이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각각 2, 3위에 올랐던 여의도동과 서교동은 올해 순위가 교체됐다. 5위로는 지난해 회현동에서 올해 삼성1동이 새로 진입했다.
소비 업종은 쇼핑 중심에서 의료와 체험·여가 선택이 늘었다.
결제 건수 기준으로 의료(+75.3%), 체험/여가(+121.7%)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쇼핑(+31.4%), 식음료(+58.1%), 숙박(+36.1%), 이동(+56.5%)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BC카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단순 관광을 넘어 의료 서비스와 K-뷰티, 문화 체험 등을 함께 즐기는 복합 목적형 여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 관광이 눈에 띄게 부상했다. 의료 이용금액은 작년 상반기보다 98% 증가해 주요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숙박업(+50.2%), 보건·위생(+50.5%), 의류(+56.3%) 등도 고루 늘었다.
서울 의료 이용 금액도 91.8% 증가해 부산(+27.4%), 경기도(+21.7%), 인천(+27.5%), 제주(+13.1%) 등 다른 지역을 월등히 제쳤다.
전국 의료 소비금액 중 92.8%가 서울에 집중됐다.
진료 과목은 성형 중심에서 피부 미용으로 재편되고 약국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피부미용 이용금액은 109.8%, 성형외과는 35.5% 늘었다. 한방 의료도 193.1% 증가했다. 특히 약국 이용금액이 1,176.9% 뛰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BC카드는 “의료와 쇼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새로운 의료관광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며 “의료관광이 향후 방한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3대 메가프로젝트’와 그 일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을 접하면서, 지방선거 직전 뜨거웠던 행정통합 논쟁을 다시 떠올렸다. 정부는 이 통합을 국정과제 10번 ‘자치분권 기반의 국가균형성장’의 실천방안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통령도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강화를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 못 박았다. 지역소멸을 막자는 취지, 그리고 이를 자치분권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태도 자체를 반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정작 법안을 열어보면 자치분권이라는 이름 아래 실제로 이양된 권한의 성격이 무엇이었는지에 의문이 남았다.
전남광주 특별법안을 펼쳐 보면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건축·개발행위·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심의를 하나의 ‘통합심의’로 묶고(제97조), 개발사업 승인 하나로 여러 법령상 인허가가 자동 처리되며(제157조),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장으로 넘어갔다(제172·173조). 경실련이 국회에 발의된 전남광주,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3개 특별법안 1035개 조문을 전수 분석한 결과, 선심성 개발·재정 특혜·권한 이양에 해당하는 조항의 비중이 세 지역 모두 80% 안팎이었다.
전남광주만 주민투표 없이 시도의회 동의만으로 7월1일 출범했다. 통합 이후 통합특별시의회가 첫 안건으로 처리한 것은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 조례’였다. 대통령은 청와대 점검회의에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같은 지역인데 굳이 또다시 할 필요가 있느냐”며 절차 단축을 주문했고, “인허가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맡는 만큼 지방정부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에는 이미 이 발언이 실현될 통로-국가산업단지 지정 요청권(제192조), 규제 샌드박스 권한의 지자체 위임(제197조), 반도체특화단지 우선지정(제250조)이 마련돼 있었다. 통합 이후 첫 입법이 대기업 반도체 지원체계였다는 사실은, 이 통합이 애초에 무엇을 위해 설계됐는지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인허가 절차의 간소화. 35년 전 제주개발특별법 시안에 담겼다가 도민들의 반대운동을 불렀던 바로 그 독소 조항이다. 물어야 할 것은 ‘분권’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온 권한의 성격이다. 재정권과 자치입법권, 주민참여 제도가 주민에게 넘어가 권력이 아래로 내려간 것인가. 아니면 개발사업의 인허가권과 규제특례권이 지자체장 개인에게 집중돼, 권력이 자본 쪽으로 열리는 통로가 된 것인가.
제주의 20년이 그 답이다. 제주특별법 제1조도 규제완화와 자치권 보장이라는 두 목적을 나란히 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이뤄진 것은 규제완화뿐이었다.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며 자치권은 오히려 축소됐다. 전남광주는 기초자치단체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제주보다 낫지만, 규제완화가 자치입법권보다 먼저 움직였다는 점에서는 제주와 다르지 않다.
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 극복은 절실히 필요한 일이고, 호남에 대규모 투자가 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지방분권이라는 명분이 규제완화라는 다른 목적을 위한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또 다른 통합이나 특별자치 논의가 나온다면, 주민투표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규제특례 역시 지방분권과 분리해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규제완화를 지방분권으로 참칭하지 마라. 재정을 주고, 자치입법권을 주고, 주민에게 결정권을 달라. 그것이 진짜 지방분권이다.
통일부는 31일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지난해 풍계리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북향민 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사선 피폭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는 혈액 림프구의 염색체 이상 정도를 측정해 방사선 피폭선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출생 이후 평생 누적된 피폭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안정형 염색체 분석 검사’에서는 검사 대상 59명 중 26명이 기준치(0.25 Gy)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적인 자연 방사선 수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추가적인 방사선 노출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가운데 6명은 3~6개월 이내 피폭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불안정형 염색체 분석 검사’에서 기준치(0.1 Gy)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방사선 등 국내 입국 이후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해석했다. 기준치를 초과한 26명 가운데 방사선 피폭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암 발병자는 없었다.
통일부가 지난 5년간 실시한 피폭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검사를 받은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북향민 214명 중 64명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다만 피폭선량을 추정하는 근거가 되는 염색체 이상은 의료 방사선이나 흡연·음주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번 검사 결과로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색체 이상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풍계리 인근 식수원, 음식물의 방사능 측정값 등 북한 거주 환경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를 취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한계다.
이번 검사를 수행한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대상자들이 핵실험 인근 지역 출신이므로 핵실험 피폭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안정형 염색체 검사는 평생 누적된 모든 방사선 노출을 반영하는 검사여서 (요인이) 핵실험인지 의료 방사선인지 자연 방사선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실제로 이상소견을 보인 분들은 대부분의 경우 고령,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 방사선 노출 이력, 흡연·음주, 직업적 유해물질 노출 등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가 확인됐다”며 “핵실험과의 관련성을 수치로 특정해서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의료 업종 중심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소비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BC카드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한 외국인의 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3.6%, 결제건수는 40.3% 증가했다.
이번 분석은 약 330만 외국인 이용 카드를 기반으로 국적, 소비 업종, 지역별 소비 패턴을 종합한 결과다.
중국 관광객 회복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중국 관광객의 이용 카드수는 56.6% 늘어 미국(+30.6%), 대만(+44.3%), 일본(+40.1%). 싱가포르(+46.8%)에 비해 증가율이 높았다.
중국 관광객 카드 이용금액은 82.7% 뛰었다.
지역 관광지로 소비가 확산한 것도 특징이다. 부산 결제건수가 57.9%, 제주는 63.7% 증가했다.
서울 안에서는 명동 중심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권역이 다변화하는 추세다. 결제건수 기준 서울 내 비중은 중구가 2.9% 감소했고 강남구가 2.7% 증가했다.
결제금액 기준으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명동이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각각 2, 3위에 올랐던 여의도동과 서교동은 올해 순위가 교체됐다. 5위로는 지난해 회현동에서 올해 삼성1동이 새로 진입했다.
소비 업종은 쇼핑 중심에서 의료와 체험·여가 선택이 늘었다.
결제 건수 기준으로 의료(+75.3%), 체험/여가(+121.7%)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쇼핑(+31.4%), 식음료(+58.1%), 숙박(+36.1%), 이동(+56.5%)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BC카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단순 관광을 넘어 의료 서비스와 K-뷰티, 문화 체험 등을 함께 즐기는 복합 목적형 여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 관광이 눈에 띄게 부상했다. 의료 이용금액은 작년 상반기보다 98% 증가해 주요 업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숙박업(+50.2%), 보건·위생(+50.5%), 의류(+56.3%) 등도 고루 늘었다.
서울 의료 이용 금액도 91.8% 증가해 부산(+27.4%), 경기도(+21.7%), 인천(+27.5%), 제주(+13.1%) 등 다른 지역을 월등히 제쳤다.
전국 의료 소비금액 중 92.8%가 서울에 집중됐다.
진료 과목은 성형 중심에서 피부 미용으로 재편되고 약국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피부미용 이용금액은 109.8%, 성형외과는 35.5% 늘었다. 한방 의료도 193.1% 증가했다. 특히 약국 이용금액이 1,176.9% 뛰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BC카드는 “의료와 쇼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새로운 의료관광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며 “의료관광이 향후 방한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3대 메가프로젝트’와 그 일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을 접하면서, 지방선거 직전 뜨거웠던 행정통합 논쟁을 다시 떠올렸다. 정부는 이 통합을 국정과제 10번 ‘자치분권 기반의 국가균형성장’의 실천방안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통령도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강화를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 못 박았다. 지역소멸을 막자는 취지, 그리고 이를 자치분권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태도 자체를 반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정작 법안을 열어보면 자치분권이라는 이름 아래 실제로 이양된 권한의 성격이 무엇이었는지에 의문이 남았다.
전남광주 특별법안을 펼쳐 보면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건축·개발행위·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심의를 하나의 ‘통합심의’로 묶고(제97조), 개발사업 승인 하나로 여러 법령상 인허가가 자동 처리되며(제157조),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도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장으로 넘어갔다(제172·173조). 경실련이 국회에 발의된 전남광주,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3개 특별법안 1035개 조문을 전수 분석한 결과, 선심성 개발·재정 특혜·권한 이양에 해당하는 조항의 비중이 세 지역 모두 80% 안팎이었다.
전남광주만 주민투표 없이 시도의회 동의만으로 7월1일 출범했다. 통합 이후 통합특별시의회가 첫 안건으로 처리한 것은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 조례’였다. 대통령은 청와대 점검회의에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같은 지역인데 굳이 또다시 할 필요가 있느냐”며 절차 단축을 주문했고, “인허가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맡는 만큼 지방정부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에는 이미 이 발언이 실현될 통로-국가산업단지 지정 요청권(제192조), 규제 샌드박스 권한의 지자체 위임(제197조), 반도체특화단지 우선지정(제250조)이 마련돼 있었다. 통합 이후 첫 입법이 대기업 반도체 지원체계였다는 사실은, 이 통합이 애초에 무엇을 위해 설계됐는지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인허가 절차의 간소화. 35년 전 제주개발특별법 시안에 담겼다가 도민들의 반대운동을 불렀던 바로 그 독소 조항이다. 물어야 할 것은 ‘분권’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온 권한의 성격이다. 재정권과 자치입법권, 주민참여 제도가 주민에게 넘어가 권력이 아래로 내려간 것인가. 아니면 개발사업의 인허가권과 규제특례권이 지자체장 개인에게 집중돼, 권력이 자본 쪽으로 열리는 통로가 된 것인가.
제주의 20년이 그 답이다. 제주특별법 제1조도 규제완화와 자치권 보장이라는 두 목적을 나란히 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이뤄진 것은 규제완화뿐이었다.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며 자치권은 오히려 축소됐다. 전남광주는 기초자치단체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제주보다 낫지만, 규제완화가 자치입법권보다 먼저 움직였다는 점에서는 제주와 다르지 않다.
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 극복은 절실히 필요한 일이고, 호남에 대규모 투자가 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지방분권이라는 명분이 규제완화라는 다른 목적을 위한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또 다른 통합이나 특별자치 논의가 나온다면, 주민투표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규제특례 역시 지방분권과 분리해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규제완화를 지방분권으로 참칭하지 마라. 재정을 주고, 자치입법권을 주고, 주민에게 결정권을 달라. 그것이 진짜 지방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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