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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의 트루 스토리]말하고 들어서 도착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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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8-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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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너무 덥다. 이 뙤약볕이 누군가에게 해수욕할 명분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식염포도당을 씹으며 일할 고난이 된다. 관계의 최고 형태는 입장의 동일함이라는 근사한 문장을 떠올린다. 돌아가신 신영복 선생의 말이다. 좋은 말이라 가만히 있다가도 가끔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더우면 심통이 차올라 묻게 되는 거다. 될까요? 입장의 동일함이라는 게? 처지가 다른데?
기시 마사히코의 <망고와 수류탄>을 꺼낸다. 책의 부제는 ‘생활사 이론’이다.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와 이야기를 듣는 것에 대한 이론이 담겼다. 주로 다루는 대상은 전후 오키나와 생활사다. 류큐 왕국은 1879년 일본에 병합돼 오키나와가 됐지만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쉽게 내지(內地)에 의해 타자화됐다.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문제만이 아니다. 국가가 폭력이 되고 특정 지역이 동질한 경험을 갖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서사다.
구술자의 이야기에는 신중하게 건너가야 할 굴곡과 공백이 있다. 글에 비해 말은 불분명하게 스쳐 갈 때가 있고, 연루된 사람의 말에는 편향이 개입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야기는 높은 확률로 고통에 대한 것이다. 떠올리는 것과 말하는 것 심지어 듣는 것까지, 고통에 대한 것은 대개 고통스럽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해석과 상호 작용이 반복된다. 묻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고통에 대해 함께 생각할 것이다. 오래 듣다 보면 상대의 입장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내게는 부족한 경험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오래, 깊이, 엄중하고도 엄정하게 듣는 일 말이다. 그러면서도 늘 고통에 관해 쓰려고 안간힘이다. 내가 상상하고 또 상상해서 만들어낸 고통을 이야기에 불러들인다. 만들어냈기 때문에 현실과 무관한 고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교하게 구성된 고통이 더 강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문하게 된다. 내가 진짜 고통을 모른 척하고 거기서 달아나기 위해 허구를 방패막이로 쓰는 건 아닌지 말이다.
저자는 칼집을 넣은 망고를 대접받았다. 그 모양은 꼭 수류탄을 떠올리게 했고, 구술자의 아버지는 수십 년 전 일본군이 건넨 수류탄에 폭사했다. 글이 쓰이고 번역되어 나에게까지 닿을 때 우리의 입장은 얼마나 동일해졌을까? 나는 감히 짐작만 할 뿐이다. 다만 분명하게 깨닫는다. 진실한 순간에 도착하려면 계속 묻기, 계속 듣기. 그것 말고는 없다.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아들이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했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 아들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05단독 임복규 판사에게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소 제기 약 5년 만이다. 최근 김 전 청장이 관련 형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손배 소송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 아들은 2021년 7월 해경의 수사 발표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오자 해경에 사과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인권위는 해경이 이씨의 채무 상황 등 사생활 정보를 공개한 것이 유족의 인격권과 명예를 침해한 것이라며 수사정보국장 등 2명에 대한 경고 조치를 권고했다.
이씨 아들이 김 전 청장과 수사정보국장 등에게 청구한 액수는 2020만922원이었다. 이씨가 숨진 날인 2020년 9월22일을 기억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유족 측 대리인은 “해경이 유가족에게 사과하면 소송을 취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씨 아들은 해경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로 소 취하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소송은 2022년 2월 첫 변론기일이 열린 후 조정에 회부됐으나 같은 해 8월 불성립됐다. 이후 김 전 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등 혐의 관련 형사사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년간 기일이 미뤄졌다.
김 전 청장은 이씨의 월북 가능성에 관한 허위 자료를 배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무죄가 확정됐다. 김 전 청장과 함께 재판받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 등도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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