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하락한 다카이치 지지율…여성 일왕 찬성 81%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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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에 대해 “하락 원인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핵심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여성 일왕 허용에 대한 국민 여론도 정부 방침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총리는 2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에서 내각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말에 “지지율 하락 원인을 내가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 잘 모르겠다”며 “각 여론조사의 정책 관련 질문은 국민의 생각을 파악하는 참고자료로 삼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7%로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하며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앉았고, 무당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47%)이 지지한다는 응답(41%)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53.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닛케이·TV도쿄 조사에서도 58%로 전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두 조사에서도 무당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지한다는 응답을 웃돌았다.
지지율 하락은 여당이 충분한 국회 심의 없이 황실전범 개정안, ‘제2수도’ 설치법, 국기 훼손 처벌법 등 핵심 법안을 잇달아 처리한 데 대한 반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논란은 왕위 계승 문제다. 여당이 처리한 ‘황실전범’ 개정안은 남성 계승 원칙을 유지하면서 전후 왕족 신분을 잃은 옛 왕족 가문의 남계 남성을 양자로 들여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고, 여성 왕족은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플랫]일본, ‘옛 남성 왕족 입적’ 법안 제출에…“여성 왕위 배제” 비판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여성 일왕·여계 일왕 허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새로운 전문가회의 설치 요구를 거부하며 여성 일왕 논의 자체에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 여론은 정부 방침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여성 일왕 허용에 찬성했고, 황실전범 개정안에 대해서는 약 절반이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도 여성 일왕을 인정하기 위해 황실전범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85%에 달했고, 옛 왕족 남계 남성 입양에는 부정적 평가(45%)가 긍정적 평가(40%)를 웃돌았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여성 일왕 찬성 의견은 84%에 달한 반면, 옛 왕족 남성 입양을 통한 왕위 계승에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제2수도’ 설치법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응답자의 66.9%는 법안이 충분한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답했고, 57.5%는 국회가 강경하게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야당은 해당 법안이 다카이치 총리 선출 과정에서 협력했던 일본유신회와의 정치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 백민정 기자 mj100@khan.kr
조정식 국회의장이 언급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론’이 현재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29일 나왔다. 특히 의장 발언이 전당대회 후보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만큼 이번 논란이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후보에 대한 일각의 반감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민주당 대표 후보인 송영길·정청래·김민석 의원(기호순)은 이날 모두 “불가능하고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중임이든 연임이든 그것은 그 헌법을 제안할 당시에 현직 대통령은 효력이 없다고 (헌법에 규정) 돼 있다”며 “조 의장이 기자들에게 낚인 것 같다. 국회의장이 디테일이 좀 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의장께서 다시 한번 해명하고, 필요하면 사과도 고려해 보심이 어떨까”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비현실적”이라며 “헌법상 불가하고, 대통령께서도 누차 확인하셨고, 국회의장도, 비서실장도, 정무수석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언 당사자가 오해라 했고,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 난데없으실 쟁점을 더 이상 키우는 것도 옳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현직 대통령 연임은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 의장 발언은 부적절하다.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조 의장의 발언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선호투표 구조상 김 의원이 유리할 거로 보였으나 신천지(전당대회 개입설)와 이 대통령 연임론을 기화로 전당대회가 혼전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헌법을 부정하고 현직 대통령 연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조 의장 발언에 대한 전통 지지층의 반감은 ‘명픽’ ‘친명’ 후보에게 부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을 추진하려 친명 후보를 꽂는 것이냐’는 일각의 의구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대표 후보 중에는 김 의원이 이 대통령의 공개 칭찬, 정 의원의 대통령 해외 순방 환송 행사 불참 논란 등이 겹치며 명픽 후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정 의원 측은 이번 논란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김민석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찐명은 이재명 연임을 주장하지만, 일반 국민 상식은 그걸 이해 못한다”며 “아무리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이 높아도 당원들은 대통령 부하가 되는 당 대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정 후보 쪽에서) 물밑에서 이야기하며 지지자 결집을 강화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김 의원에게 불리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전당대회와는 선을 그으려 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유불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을 돕는 다른 의원은 “김 의원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겠지만 전당대회 초반이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 고관여층이 몇 퍼센트나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 대응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위기관리 매뉴얼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31일 나왔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특조위 대강당에서 ‘재난대응 매뉴얼의 현장 실표성 강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현행 재난 관리 체계와 매뉴얼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현장 작동성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임상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은 “우리나라는 위기관리 매뉴얼만 1만5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비상 상황이 터지면 유관 기관 간 협업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연구관은 “지자체 재난 담당자의 평균 근무 기간이 2년 미만에 불과해 전문성이 떨어지고, 대응 주체도 파편화돼 있다”며 “미국의 재난 관리 체계를 참고해 평시에 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조화하고 재난 시에는 행안부가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을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방기성 특조위원은 “현재 국가 안전관리 기본계획과 위기관리 매뉴얼 간 수직·수평적 연계성이 전혀 없어 일선 공무원들에게 과부하만 주고 있다”며 “미국의 긴급지원기능(ESF)을 본따 재난 유형별이 아닌 기능별 대응 계획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옥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소수의 기초 지자체 재난 담당 인력이 수십 개 매뉴얼을 숙지하고 법적 책임까지 지는 구조는 불가능하다”며 “개인 책임을 강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동 책임·공동 성과 평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씨는 “이태원 참사는 매뉴얼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과 보신주의, 형식주의로 인해 사람이 움직이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며 “사람과 조직을 움직이게 할 명확한 감사와 조직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관한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0차례가 넘는 신고 전화에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현장 파악을 하지 않은 게 참사의 원인”이라며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을 논해도 기본적인 예방 대응이 미흡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생명과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에서 내각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는 말에 “지지율 하락 원인을 내가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 잘 모르겠다”며 “각 여론조사의 정책 관련 질문은 국민의 생각을 파악하는 참고자료로 삼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7%로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하며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앉았고, 무당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47%)이 지지한다는 응답(41%)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53.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닛케이·TV도쿄 조사에서도 58%로 전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두 조사에서도 무당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지한다는 응답을 웃돌았다.
지지율 하락은 여당이 충분한 국회 심의 없이 황실전범 개정안, ‘제2수도’ 설치법, 국기 훼손 처벌법 등 핵심 법안을 잇달아 처리한 데 대한 반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논란은 왕위 계승 문제다. 여당이 처리한 ‘황실전범’ 개정안은 남성 계승 원칙을 유지하면서 전후 왕족 신분을 잃은 옛 왕족 가문의 남계 남성을 양자로 들여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고, 여성 왕족은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플랫]일본, ‘옛 남성 왕족 입적’ 법안 제출에…“여성 왕위 배제” 비판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여성 일왕·여계 일왕 허용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새로운 전문가회의 설치 요구를 거부하며 여성 일왕 논의 자체에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 여론은 정부 방침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여성 일왕 허용에 찬성했고, 황실전범 개정안에 대해서는 약 절반이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도 여성 일왕을 인정하기 위해 황실전범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85%에 달했고, 옛 왕족 남계 남성 입양에는 부정적 평가(45%)가 긍정적 평가(40%)를 웃돌았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여성 일왕 찬성 의견은 84%에 달한 반면, 옛 왕족 남성 입양을 통한 왕위 계승에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제2수도’ 설치법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응답자의 66.9%는 법안이 충분한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답했고, 57.5%는 국회가 강경하게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야당은 해당 법안이 다카이치 총리 선출 과정에서 협력했던 일본유신회와의 정치적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 백민정 기자 mj100@khan.kr
조정식 국회의장이 언급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론’이 현재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29일 나왔다. 특히 의장 발언이 전당대회 후보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만큼 이번 논란이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후보에 대한 일각의 반감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민주당 대표 후보인 송영길·정청래·김민석 의원(기호순)은 이날 모두 “불가능하고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중임이든 연임이든 그것은 그 헌법을 제안할 당시에 현직 대통령은 효력이 없다고 (헌법에 규정) 돼 있다”며 “조 의장이 기자들에게 낚인 것 같다. 국회의장이 디테일이 좀 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의장께서 다시 한번 해명하고, 필요하면 사과도 고려해 보심이 어떨까”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비현실적”이라며 “헌법상 불가하고, 대통령께서도 누차 확인하셨고, 국회의장도, 비서실장도, 정무수석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언 당사자가 오해라 했고,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 난데없으실 쟁점을 더 이상 키우는 것도 옳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현직 대통령 연임은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 의장 발언은 부적절하다.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조 의장의 발언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선호투표 구조상 김 의원이 유리할 거로 보였으나 신천지(전당대회 개입설)와 이 대통령 연임론을 기화로 전당대회가 혼전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헌법을 부정하고 현직 대통령 연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조 의장 발언에 대한 전통 지지층의 반감은 ‘명픽’ ‘친명’ 후보에게 부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을 추진하려 친명 후보를 꽂는 것이냐’는 일각의 의구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대표 후보 중에는 김 의원이 이 대통령의 공개 칭찬, 정 의원의 대통령 해외 순방 환송 행사 불참 논란 등이 겹치며 명픽 후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정 의원 측은 이번 논란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논란은) 김민석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찐명은 이재명 연임을 주장하지만, 일반 국민 상식은 그걸 이해 못한다”며 “아무리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이 높아도 당원들은 대통령 부하가 되는 당 대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정 후보 쪽에서) 물밑에서 이야기하며 지지자 결집을 강화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김 의원에게 불리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전당대회와는 선을 그으려 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유불리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을 돕는 다른 의원은 “김 의원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겠지만 전당대회 초반이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 고관여층이 몇 퍼센트나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 대응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위기관리 매뉴얼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31일 나왔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특조위 대강당에서 ‘재난대응 매뉴얼의 현장 실표성 강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현행 재난 관리 체계와 매뉴얼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현장 작동성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임상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은 “우리나라는 위기관리 매뉴얼만 1만5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비상 상황이 터지면 유관 기관 간 협업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연구관은 “지자체 재난 담당자의 평균 근무 기간이 2년 미만에 불과해 전문성이 떨어지고, 대응 주체도 파편화돼 있다”며 “미국의 재난 관리 체계를 참고해 평시에 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조화하고 재난 시에는 행안부가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을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방기성 특조위원은 “현재 국가 안전관리 기본계획과 위기관리 매뉴얼 간 수직·수평적 연계성이 전혀 없어 일선 공무원들에게 과부하만 주고 있다”며 “미국의 긴급지원기능(ESF)을 본따 재난 유형별이 아닌 기능별 대응 계획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옥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소수의 기초 지자체 재난 담당 인력이 수십 개 매뉴얼을 숙지하고 법적 책임까지 지는 구조는 불가능하다”며 “개인 책임을 강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동 책임·공동 성과 평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씨는 “이태원 참사는 매뉴얼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과 보신주의, 형식주의로 인해 사람이 움직이지 않아 발생한 참사”라며 “사람과 조직을 움직이게 할 명확한 감사와 조직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관한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0차례가 넘는 신고 전화에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현장 파악을 하지 않은 게 참사의 원인”이라며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을 논해도 기본적인 예방 대응이 미흡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생명과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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