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홍해발 ‘3고’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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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전 격화에 유가 또 들썩중동산 원유 의존도 높은 한국호르무즈 ‘우회로’도 막히는 셈회복 국면 성장률·환율 먹구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또 들썩이고 있다. 특히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 역할을 해온 홍해마저 막힐 위기에 처하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와 환율을 자극하면서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9.22달러로 미국·이란 휴전 협정 전인 지난 6월11일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한때 90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달 초 브렌트유가 71달러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20일 만에 다시 30%가량 치솟은 셈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82.23달러로 6월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정세를 찾아가던 국제유가를 다시 흔드는 변수는 ‘홍해 봉쇄 위협’이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군사적 충돌을 하는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모든 사우디아라비아 항구에서 선박의 화물 적재와 하역을 금지한다”며 홍해 봉쇄를 선언했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막겠다고 나서면서 국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해는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후 사우디의 석유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던 우회로였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석유류 물동량은 하루 740만배럴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7%에 달했다. 유가 전망치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상반기 중동전쟁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원유 재고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원유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유가 상승은 한국 경제에 큰 타격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석유류를 비롯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관련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고, 2~3개월 후에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해야 할 듯”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았는데 하반기에도 3%대 상승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 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하면서, 4분기(10~12월)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전쟁 이전 대비 60%로 회복될 것을 전제로 했다. 만약 4분기에도 통항량이 30~40%에 그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내려가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로 올라간다.
여기에 더해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고 길어진다면 한국이 주로 쓰는 중동산 원유 수입에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진다.
최근 겨우 1400원대로 안정을 찾아가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00원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 원유 결제를 달러로 하다 보니 국제적 달러 수요가 커지고, 위기 상황에서 달러 선호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거나 새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상향했는데,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 안정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한다”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8월에 쓸 원유와 나프타는 안정적으로 확보가 돼 있다”며 “전쟁 상황을 봐서 9월 이후 (사용량)까지 확보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3고 위기에서는 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금리 부담이 커진 개인들이 소비를 줄이게 돼 경제 성장이 내수로 확산하기 힘들 것”이라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재정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심하고, 안 누르고, 확인하고, 고고고를 기억하세요”
지난 21일 경기 동두천장애인회관 2층. 강사가 말하자 옆에 있던 수어통역사가 재빨리 손짓으로 말을 전달했다. 강사의 요청에 수강생이 함께 ‘의심하고, 안 누르고, 확인하고’를 따라 했다. 이해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양 손을 펼쳐 들고 흔드는 ‘박수 수화’로 답했다.
이곳은 20여명의 농인(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SKT의 ‘찾아가는 서비스’ 교육 현장이다. 찾아가는 서비스는 SKT가 지난해 4월 해킹 사태 이후 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개인정보보안 교육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청기를 끼면 작게나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르신, 선천성 청각장애로 수어로만 대화하는 중년 여성 등 서로 다른 이들이 모여 손짓을 나눴다.
강사가 ‘스팸 문자에 속을 뻔한 적 있는지’를 묻자 수강생 절반 가까이가 손을 들었다. 스팸 문자에 놀라 평생 쓰던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사람도 있었다. ‘070으로 매일 전화가 오는데 받으면 안 되는 것이냐’ ‘산 적도 없는 냉장고에 대해 280만원을 내라는 문자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어떻게 차단해야 하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교육은 경기도농아인협회 동두천시지회가 직접 SKT에 요청해 이뤄졌다. 수강생 유모씨(57)가 지난해 딸을 사칭한 문자에 속아 금전 피해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사기 수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유씨는 보이스피싱범에게 개인정보를 보냈고, 뒤늦게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됐다.
이날 또다른 수강생인 김모씨(67)도 지난해 4월 ‘엄마, 나 아들인데 급하게 필요하니 600만원을 보내줘’라는 문자에 속아 돈을 건넬 뻔했다. 김씨는 “이후로 모르는 번호로 오는 연락은 받지도, 확인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늘면서 피해가 줄고 있지만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에겐 여전히 낯선 ‘덫’인 경우가 많다. 수강생 홍영수씨(86)는 “평소 딸이나 손주들이 이상한 연락은 받지 말라고 경고해주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수법이나 대처법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했다. 유씨도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 지인들끼리 의심스러운 문자나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이 경기도농아인협회 동두천시지회장은 “매주 회원들이 핸드폰을 들고 지회를 찾아온다. 의심스러운 문자를 보고, 확인해도 되는 건지 삭제를 어떻게 하는지 등을 묻기 위한 것”이라며 “청각장애인이 쉽게 문의할 수 있는 ‘핫라인’이 구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찾아가는 서비스 교육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문자를 누르지 말고 우선 의심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들으니 앞으로도 무의식중에 기억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수강생은 “문자 차단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 부분이 특히 좋았다”고 했다. SKT는 강의 말미에 각자의 휴대전화로 직접 문자 차단 실습을 해보는 등의 실습시간도 가졌다.
강의를 진행한 신요한 SKT 매니저는 “보이스피싱 예방뿐 아니라 스마트폰 기능, 요금청구 구조, 통신서비스 이용방법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면서 “그동안 청각장애인의 서비스 접근성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KT는 향후 고령층·장애인 등 보이스피싱·스팸 고위험군에게 강화된 전화 및 문자 필터링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T 관계자는 “현재는 모든 이용자에게 같은 범용 차단정책 중심이지만 고객층별 다변화도 고려 중”이라며 “찾아가는 서비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스팸 대응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의 안심과 보안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심방세동 시술 누적 8000례를 달성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지난 4월 심방세동 시술 누적 8000례를 돌파했으며 이를 기념해 지난 20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심방세동 시술 8000례는 기존 전극도자절제술과 급여화 이전의 최신 펄스장절제술을 포함한 누적 실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1998년 국내 최초로 심방세동 시술을 시작한 이후 2004년 역시 국내 최초로 부정맥센터를 설립하며 축적된 임상 경험이 바탕이 됐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지속성 부정맥 가운데 하나다. 심장 안에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높여 뇌졸중과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3차원 매핑 시스템을 활용해 심장의 구조와 전기 신호를 입체적으로 확인하고,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정밀하게 찾아 치료하는 방식을 쓴다. 또한 전극도자절제술과 최근 도입된 펄스장절제술뿐 아니라 알코올 주입 치료 등 환자별 상태에 맞는 치료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법을 갖춘 것은 재발성 심방세동이나 고난도 부정맥 환자에게 폭넓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다. 특정 장비나 방식에 한정하지 않고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차세대 심방세동 치료법인 펄스장절제술 100례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펄스장절제술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고려대 안암병원은 앞으로 전극도자절제술 뿐 아니라 펄스장절제술의 임상 경험을 국내외 의료진과 공유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의 확산을 위한 교육과 협력에도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최종일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방세동 시술 8000례 달성은 단순한 시술 건수를 넘어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연구의 결실”이라며 “심방세동은 환자마다 심장 구조와 부정맥의 양상,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의료진들이 최상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술기법과 임상연구를 발전시켜 국내 심방세동 치료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또 들썩이고 있다. 특히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 역할을 해온 홍해마저 막힐 위기에 처하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와 환율을 자극하면서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9.22달러로 미국·이란 휴전 협정 전인 지난 6월11일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한때 90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달 초 브렌트유가 71달러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20일 만에 다시 30%가량 치솟은 셈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82.23달러로 6월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정세를 찾아가던 국제유가를 다시 흔드는 변수는 ‘홍해 봉쇄 위협’이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군사적 충돌을 하는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모든 사우디아라비아 항구에서 선박의 화물 적재와 하역을 금지한다”며 홍해 봉쇄를 선언했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막겠다고 나서면서 국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해는 중동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후 사우디의 석유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던 우회로였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석유류 물동량은 하루 740만배럴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7%에 달했다. 유가 전망치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상반기 중동전쟁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원유 재고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원유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유가 상승은 한국 경제에 큰 타격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석유류를 비롯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관련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고, 2~3개월 후에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해야 할 듯”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았는데 하반기에도 3%대 상승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 물가 상승률을 2.7%로 전망하면서, 4분기(10~12월)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전쟁 이전 대비 60%로 회복될 것을 전제로 했다. 만약 4분기에도 통항량이 30~40%에 그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내려가고,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로 올라간다.
여기에 더해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고 길어진다면 한국이 주로 쓰는 중동산 원유 수입에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진다.
최근 겨우 1400원대로 안정을 찾아가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00원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 원유 결제를 달러로 하다 보니 국제적 달러 수요가 커지고, 위기 상황에서 달러 선호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거나 새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상향했는데,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 안정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한다”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8월에 쓸 원유와 나프타는 안정적으로 확보가 돼 있다”며 “전쟁 상황을 봐서 9월 이후 (사용량)까지 확보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3고 위기에서는 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금리 부담이 커진 개인들이 소비를 줄이게 돼 경제 성장이 내수로 확산하기 힘들 것”이라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재정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심하고, 안 누르고, 확인하고, 고고고를 기억하세요”
지난 21일 경기 동두천장애인회관 2층. 강사가 말하자 옆에 있던 수어통역사가 재빨리 손짓으로 말을 전달했다. 강사의 요청에 수강생이 함께 ‘의심하고, 안 누르고, 확인하고’를 따라 했다. 이해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양 손을 펼쳐 들고 흔드는 ‘박수 수화’로 답했다.
이곳은 20여명의 농인(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SKT의 ‘찾아가는 서비스’ 교육 현장이다. 찾아가는 서비스는 SKT가 지난해 4월 해킹 사태 이후 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개인정보보안 교육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청기를 끼면 작게나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르신, 선천성 청각장애로 수어로만 대화하는 중년 여성 등 서로 다른 이들이 모여 손짓을 나눴다.
강사가 ‘스팸 문자에 속을 뻔한 적 있는지’를 묻자 수강생 절반 가까이가 손을 들었다. 스팸 문자에 놀라 평생 쓰던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사람도 있었다. ‘070으로 매일 전화가 오는데 받으면 안 되는 것이냐’ ‘산 적도 없는 냉장고에 대해 280만원을 내라는 문자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어떻게 차단해야 하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교육은 경기도농아인협회 동두천시지회가 직접 SKT에 요청해 이뤄졌다. 수강생 유모씨(57)가 지난해 딸을 사칭한 문자에 속아 금전 피해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사기 수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유씨는 보이스피싱범에게 개인정보를 보냈고, 뒤늦게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됐다.
이날 또다른 수강생인 김모씨(67)도 지난해 4월 ‘엄마, 나 아들인데 급하게 필요하니 600만원을 보내줘’라는 문자에 속아 돈을 건넬 뻔했다. 김씨는 “이후로 모르는 번호로 오는 연락은 받지도, 확인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늘면서 피해가 줄고 있지만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에겐 여전히 낯선 ‘덫’인 경우가 많다. 수강생 홍영수씨(86)는 “평소 딸이나 손주들이 이상한 연락은 받지 말라고 경고해주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수법이나 대처법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했다. 유씨도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 지인들끼리 의심스러운 문자나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이 경기도농아인협회 동두천시지회장은 “매주 회원들이 핸드폰을 들고 지회를 찾아온다. 의심스러운 문자를 보고, 확인해도 되는 건지 삭제를 어떻게 하는지 등을 묻기 위한 것”이라며 “청각장애인이 쉽게 문의할 수 있는 ‘핫라인’이 구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찾아가는 서비스 교육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문자를 누르지 말고 우선 의심해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들으니 앞으로도 무의식중에 기억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수강생은 “문자 차단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 부분이 특히 좋았다”고 했다. SKT는 강의 말미에 각자의 휴대전화로 직접 문자 차단 실습을 해보는 등의 실습시간도 가졌다.
강의를 진행한 신요한 SKT 매니저는 “보이스피싱 예방뿐 아니라 스마트폰 기능, 요금청구 구조, 통신서비스 이용방법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면서 “그동안 청각장애인의 서비스 접근성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KT는 향후 고령층·장애인 등 보이스피싱·스팸 고위험군에게 강화된 전화 및 문자 필터링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T 관계자는 “현재는 모든 이용자에게 같은 범용 차단정책 중심이지만 고객층별 다변화도 고려 중”이라며 “찾아가는 서비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스팸 대응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의 안심과 보안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심방세동 시술 누적 8000례를 달성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지난 4월 심방세동 시술 누적 8000례를 돌파했으며 이를 기념해 지난 20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심방세동 시술 8000례는 기존 전극도자절제술과 급여화 이전의 최신 펄스장절제술을 포함한 누적 실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1998년 국내 최초로 심방세동 시술을 시작한 이후 2004년 역시 국내 최초로 부정맥센터를 설립하며 축적된 임상 경험이 바탕이 됐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지속성 부정맥 가운데 하나다. 심장 안에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높여 뇌졸중과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3차원 매핑 시스템을 활용해 심장의 구조와 전기 신호를 입체적으로 확인하고,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부위를 정밀하게 찾아 치료하는 방식을 쓴다. 또한 전극도자절제술과 최근 도입된 펄스장절제술뿐 아니라 알코올 주입 치료 등 환자별 상태에 맞는 치료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법을 갖춘 것은 재발성 심방세동이나 고난도 부정맥 환자에게 폭넓은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다. 특정 장비나 방식에 한정하지 않고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차세대 심방세동 치료법인 펄스장절제술 100례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펄스장절제술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고려대 안암병원은 앞으로 전극도자절제술 뿐 아니라 펄스장절제술의 임상 경험을 국내외 의료진과 공유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의 확산을 위한 교육과 협력에도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최종일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방세동 시술 8000례 달성은 단순한 시술 건수를 넘어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연구의 결실”이라며 “심방세동은 환자마다 심장 구조와 부정맥의 양상,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의료진들이 최상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술기법과 임상연구를 발전시켜 국내 심방세동 치료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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