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 장벽 더 높아져”…‘우먼헬프우먼’이 만난 ‘미프진’ 구하는 여성들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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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의 국내 도입 방안 마련을 공개 지시하면서 5년 넘게 멈춰 있던 제도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는 동안 온라인엔 미프진을 구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국제 비영리 페미니스트 단체 ‘우먼헬프우먼(Women Help Women·WHW)’은 그때마다 언급되는 단체 중 하나다.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지원을 이어온 이 단체는 입법 미비 기간에 수많은 상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우먼헬프우먼은 201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플랫]5년째 계류중인 ‘미프진’ 도입…제도 공백 해소될까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사용 중이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관련 법률이 먼저 정비돼야 한다며 허가를 미뤘고, 이에 따라 미프진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2021~2022년 우먼헬프우먼 등 해외 단체와 연결된 일부 웹사이트를 차단하기도 했다.
우먼헬프우먼 소속 활동가 A씨는 정부의 웹사이트 차단 이후 상담 건수는 줄었지만 이는 임신중지가 감소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성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고 안전한 임신중지에 접근할 수 있는 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에는 “인터넷에서 구매한 약이 정품이 맞는지 모르겠다”, “가짜 약을 먹은 것 같다”는 등 불안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유통되는 약물은 진위와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우먼헬프우먼은 이를 확인하고 WHO 가이드라인에 따른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해 왔다”고 말했다.
[낙태죄 폐지, 다음을 상상하다]우리에겐 ‘새로운 상상력’ 사실은 ‘국제 표준’
[낙태죄 폐지, 다음을 상상하다]“원치 않은 임신중지를 줄이는 것이 목표지, 임신중지를 못 하게 해서 출산을 늘린다고요?”
지난 5년간 상담을 요청한 여성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며 “청소년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부모나 학교에 알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욱 큰 장벽을 겪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임신중지약은 한 알에 50만~6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우먼헬프우먼은 이보다 낮은 75유로(약 11만원) 정도의 기부금을 받거나 취약계층의 경우 무료로 지원하기도 한다.
A씨는 특히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이주한 한 여성을 잊지 못한다. 그는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남편의 강요로 임신을 유지해야 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남편에게 상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그는 매번 e메일을 삭제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약물을 받은 뒤 출혈이 시작돼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연락은 끊어졌다.
A씨는 이처럼 임신중지는 단순한 의료접근성의 문제가 아닌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통제적인 관계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임신중지가 처벌되지 않게 된 이후에도 필요한 정보와 의료 접근성, 자기결정권을 실제로 보장하는 사회적·제도적 환경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미프진 도입 논의 역시 단순한 약물 허가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가장 시급한 것은 임신중지가 의료서비스로서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비용과 지역, 사회적 낙인 때문에 필요한 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접근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다. A씨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고 해서 임신중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근거에 기반한 정책과 의료 접근성 개선을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임신중지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우혜림 기자 saha@khan.kr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30년 얘기도 나온다”며 “우리도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지 않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좁은 국토에서 부동산 수요는 계속 늘어나다 보니 가격이 상승해서 일본이 한때 어려움을 겪었고, 계속 가격이 오르다가 결국 어느 한계점에 이르면서 소위 풍선처럼 터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누군가는 공급을 늘리면 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과거 수도권이 팽창할 때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신도시를 만들면서 문제를 해결해왔는데 이제는 서울 어딘가에 택지를 개발하려면 찾기 어렵다. 공급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과 관련해선 “조세제도란 국가재정 확보를 위해 공정하게 국가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하는 재정적 부담인데, 이걸 특정 영역의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활용하는 것은 예외적 상황”이라며 “조세를 통해 (부동산) 수요·공급에 관여하는 것이 정당하냐, 어느 정도 개입해야 온당하냐는 논쟁이 있다”고 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선 “금융기관들의 대출 여력은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금융은 반쯤은 공적인 것”이라며 “누구에게 금융 활용 기회를 줄 것인가는 결국 정책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투기를 위해서 금융을 활용해서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그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은 피해를 본다”며 “누구에게 주로 (대출) 이익을 활용할 수 있게 할지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전하면서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가구에 대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늘었다”며 “우리 사회가 저출생으로 전 세계적으로 먼저 소멸할 국가라는 국제적 지적이 있을 만큼 저출생과 비혼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주거 문제라는 데 국민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엔 부동산을 투자 또는 투기용으로 쓰는 게 정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번에 보니 투자 수단이라기보다는 쾌적한 삶의 보금자리라는 측면이 강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은)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면서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다 보면 일정한 선에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제가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하지는 않겠다”며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책임을 지는 것이고, 일정한 정도의 갈등과 저항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비영리 페미니스트 단체 ‘우먼헬프우먼(Women Help Women·WHW)’은 그때마다 언급되는 단체 중 하나다.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지원을 이어온 이 단체는 입법 미비 기간에 수많은 상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우먼헬프우먼은 201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플랫]5년째 계류중인 ‘미프진’ 도입…제도 공백 해소될까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사용 중이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관련 법률이 먼저 정비돼야 한다며 허가를 미뤘고, 이에 따라 미프진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2021~2022년 우먼헬프우먼 등 해외 단체와 연결된 일부 웹사이트를 차단하기도 했다.
우먼헬프우먼 소속 활동가 A씨는 정부의 웹사이트 차단 이후 상담 건수는 줄었지만 이는 임신중지가 감소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성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고 안전한 임신중지에 접근할 수 있는 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에는 “인터넷에서 구매한 약이 정품이 맞는지 모르겠다”, “가짜 약을 먹은 것 같다”는 등 불안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유통되는 약물은 진위와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우먼헬프우먼은 이를 확인하고 WHO 가이드라인에 따른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해 왔다”고 말했다.
[낙태죄 폐지, 다음을 상상하다]우리에겐 ‘새로운 상상력’ 사실은 ‘국제 표준’
[낙태죄 폐지, 다음을 상상하다]“원치 않은 임신중지를 줄이는 것이 목표지, 임신중지를 못 하게 해서 출산을 늘린다고요?”
지난 5년간 상담을 요청한 여성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며 “청소년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부모나 학교에 알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욱 큰 장벽을 겪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임신중지약은 한 알에 50만~6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우먼헬프우먼은 이보다 낮은 75유로(약 11만원) 정도의 기부금을 받거나 취약계층의 경우 무료로 지원하기도 한다.
A씨는 특히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이주한 한 여성을 잊지 못한다. 그는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남편의 강요로 임신을 유지해야 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남편에게 상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그는 매번 e메일을 삭제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약물을 받은 뒤 출혈이 시작돼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연락은 끊어졌다.
A씨는 이처럼 임신중지는 단순한 의료접근성의 문제가 아닌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통제적인 관계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임신중지가 처벌되지 않게 된 이후에도 필요한 정보와 의료 접근성, 자기결정권을 실제로 보장하는 사회적·제도적 환경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미프진 도입 논의 역시 단순한 약물 허가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가장 시급한 것은 임신중지가 의료서비스로서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비용과 지역, 사회적 낙인 때문에 필요한 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접근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다. A씨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고 해서 임신중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근거에 기반한 정책과 의료 접근성 개선을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임신중지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우혜림 기자 saha@khan.kr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30년 얘기도 나온다”며 “우리도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지 않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좁은 국토에서 부동산 수요는 계속 늘어나다 보니 가격이 상승해서 일본이 한때 어려움을 겪었고, 계속 가격이 오르다가 결국 어느 한계점에 이르면서 소위 풍선처럼 터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누군가는 공급을 늘리면 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과거 수도권이 팽창할 때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신도시를 만들면서 문제를 해결해왔는데 이제는 서울 어딘가에 택지를 개발하려면 찾기 어렵다. 공급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과 관련해선 “조세제도란 국가재정 확보를 위해 공정하게 국가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하는 재정적 부담인데, 이걸 특정 영역의 수요를 억제하거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활용하는 것은 예외적 상황”이라며 “조세를 통해 (부동산) 수요·공급에 관여하는 것이 정당하냐, 어느 정도 개입해야 온당하냐는 논쟁이 있다”고 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선 “금융기관들의 대출 여력은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금융은 반쯤은 공적인 것”이라며 “누구에게 금융 활용 기회를 줄 것인가는 결국 정책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투기를 위해서 금융을 활용해서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그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은 피해를 본다”며 “누구에게 주로 (대출) 이익을 활용할 수 있게 할지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을 전하면서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가구에 대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늘었다”며 “우리 사회가 저출생으로 전 세계적으로 먼저 소멸할 국가라는 국제적 지적이 있을 만큼 저출생과 비혼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주거 문제라는 데 국민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엔 부동산을 투자 또는 투기용으로 쓰는 게 정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번에 보니 투자 수단이라기보다는 쾌적한 삶의 보금자리라는 측면이 강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은)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면서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다 보면 일정한 선에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제가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하지는 않겠다”며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책임을 지는 것이고, 일정한 정도의 갈등과 저항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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