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형사변호사 경찰 ‘이 대통령 가덕도 테러 축소’ 김상민 전 검사 송치···“배후 세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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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형사변호사 경찰이 2024년 이재명 대통령 부산 가덕도 피습사건 당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지 않고 축소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 등 전·현직 국가정보원 관계자를 검찰에 넘겼다. 의혹이 제기됐던 범행 배후 세력은 없다고 결론 짓고 약 6개월간의 재수사를 마무리했다.
1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 TF는 지난해 4월 국정원이 이 대통령 피습사건이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과정에서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비롯해 전·현직 국정원 관계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전 검사는 국정원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할 당시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을 테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법률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18㎝ 크기 범행 도구를 “커터칼”로 축소하는 등 허위 사실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은 당시 이 보고서를 토대로 피습 사건이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검사의 진술과 참고 자료, 보고서 작성 시점 및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허위 사실 기재에 의도성이 있다고 봤다”며 “해당 보고서가 테러 여부에 관한 국정원의 최종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와 함께 송치된 당시 국정원 테러담당부서 관계자 2명은 사건 당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당시 검·경이 포함된 부산 대테러 합동조사팀이 테러 혐의 관련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낸 적 없는데도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허위로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 부처로부터 합동조사 결과를 신속히 보내 달라고 독촉받던 상황에서 국정원이 적법한 조치를 한 것처럼 외관상 형식을 갖추려는 의도에서 허위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야권을 중심으로 불거진 배후 세력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대통령에 흉기를 휘두른) 김씨가 2018년쯤부터 정치 성향에 맞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며 정보를 편향적으로 받아들였고 공범 조력이 더해져 범행에 이른 것”이라며 “그 밖에 배후 세력을 특정할 수 있을 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2023년 12월 이 대통령의 인천공단소방서 방문 일정 때도 김씨가 범행을 시도한 사실을 추가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확인된 김씨의 범행 시도 횟수는 기존 5건에서 6건으로 늘었다.
경찰은 이날까지 총 7명을 송치하면서 반년 가까이 이어온 TF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TF는 지난 4월 이 대통령을 테러한 김씨의 범행을 도운 전 직장 동료 A씨, 사건 현장을 물청소해 증거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 부산 강서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 3명 등 4명을 검찰에 넘겼다.
앞서 2024년 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던 중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렸다.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후 수사 축소와 배후설 등 의혹이 제기되며 재수사 필요성이 거론됐다. 정부는 지난 1월 이 사건을 ‘국가 공인 1호 테러’로 지정했고, 경찰청도 TF를 출범했다. 배후·공모 세력 등 진상 규명을 강조했던 TF는 한때 수사팀 규모가 69명까지 늘기도 했다.
스캠
이반 프란체스키니·링 리·마크 보 지음 | 이정우 옮김
산지니 | 2만5000원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유인해 납치, 감금하고 이들에게 온라인 사기 범죄인 ‘스캠’에 가담할 것을 종용한 사건이 주목받았다. 당시 범죄 단지에서 강제로 일하다 결국 목숨을 잃은 한국인 청년의 사연이 알려지며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대대적인 범죄 소탕 작전이 이어졌고, 한국 정부는 현지에서 범죄에 참여했던 한국 국적 피의자를 대거 국내 송환했다. 올해 1월 캄보디아 범죄 단지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프린스그룹의 중국계 캄보디아인 천즈 회장이 중국에서 구속됐다. 한국 외교부는 이달 9일 스캠 피해가 감소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보코산 등 일부 지역에 발령했던 여행금지를 해제하기도 했다.
한국에선 지난해 말에야 공론화가 된 사건이지만 스캠 범죄의 역사는 길다. 1990년대 중화권에서 비롯된 이 같은 사기 범죄는 동남아시아 일대로 퍼져나가며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스캠>은 이제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인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 사이버 범죄의 작동 방식을 파헤친다. 책의 자료 상당수는 범죄 단지에서 활동하다 풀려난 96명과의 인터뷰가 원천이다. 저자들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책의 집필을 마친 때가 2024년이었으니, 지난해 한국은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범죄 조직이 만들어낸 새로운 표적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책은 스캠 단지의 기원을 1990년대 대만으로 본다. 당시 인터넷 보급망의 확대로 이를 이용한 온라인 범죄가 늘었다. 2000년대 초에 들어 대만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자 사기범들은 활동 무대를 중국 본토로 돌렸고, 이들 범죄 산업은 2010년대를 전후로 크게 성장한다.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사기 행각이 극성을 부렸던 것도 이즈음이다. 이번엔 대만과 중국이 합동으로 단속을 강화했고, 범죄 조직은 최근 우리가 목격했듯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활동 거점을 옮겼다.
범죄 조직의 초기 표적은 중국어권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판도가 변한다. 봉쇄 조치로 고립된 이들의 처지를 이용한 범죄로 사기 수익은 크게 늘었으나, 여행 제한 조치에 따라 그동안 안정적으로 공급되던 중국 출신 범죄 가담자들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범죄 조직은 오히려 이를 계기로 중국어권을 넘어서 활동 범위를 확대한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범죄 단지에 묶여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이들의 국적은 최소 40개국 이상이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제 한국 역시 이 분야의 중요한 행위자이면서 주된 표적이 되었다고 말한다.
범죄 단지는 주로 4~5층 큰 건물이 여럿 모인 형태로 구성된다. 내부 거주자들의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공동 식당, 진료소, 매춘 업소 등을 유치한 자급자족형 복합 공동체로 만들어진다. 철조망이 설치된 높은 담장과 이동을 통제하는 무장한 경비원은 공통적인 특징이다. 범죄 단지의 노동력은 자발적으로 찾아왔든 비자발적으로 붙잡혀 왔든 결국엔 강압적 노동을 수행하게 된다. 범죄 조직은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갖은 명목으로 빚을 지운다. 물건과 음식, 숙박 공간을 넘어 이들이 호흡하는 “해변의 공기”에까지 요금을 매겨 일을 할수록 빚이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한다.
스캠에 가담하지 않는 등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구타, 성폭행 등 범죄에 노출된다. 인터뷰에 응한 대만 여성은 범죄 단지에 납치된 후 사기 행각에 참여하기를 거절하자 성폭행 당하고 다른 곳으로 인신매매됐다. 이 여성 외에도 범죄 단지에 있던 다수는 자신들의 활동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목숨을 구하기 위해 범죄에 가담했다. 스캠 단지에서 일했던 이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는 모호한 정체성을 가지는 이유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범죄 단지에서 빠져나온 이들을 피해자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서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해 왔다. 범죄 단지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지역에 주로 들어선다는 점에서 지역 공동체도 범죄에 가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근처의 소규모 상점 주인, 청소부, 경비원, 건설, 유지보수, 배달 노동자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은 암묵적으로 스캠 산업에 동조하게 된다.
이제는 스캠이 하나의 산업이라 불릴 만큼 성장하고, 해외 각국에 그 피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범죄 조직이 노리는 목표도 달라지고 있다. 책은 “더 어린 연령대가 이 산업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스캠과 관련한 다수의 특집 프로그램, 분석 기사가 나왔다. 책은 스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나 분석을 제시한다기보단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이 범죄의 구조를 체계화한다. 일종의 범죄동향보고서 같다는 느낌도 든다.
충남도의회가 김태흠 전 충남지사 시절 추진된 천안·아산 돔구장 건설 사업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재정 여건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조철기 충남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아산4)은 최근 열린 제370회 임시회에서 ‘천안·아산 돔구장 건설 관련 감사원 감사 청구의 건’을 대표 발의했다.
감사 청구안에는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타당성 용역 예산을 편성·의결한 과정의 적법성 여부와 지방재정법상 사전 재정통제 원칙 위반 여부,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이 담겼다.
조 의장은 “천안·아산 돔구장은 수천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문화·체육 복합시설 사업”이라며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임 도지사의 언론 발표가 먼저 이뤄졌고 이후 타당성 용역 예산이 의결되면서 실질적인 사업 추진 절차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기지방재정계획은 신규 재정사업의 수용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법정 계획”이라며 “재정사업은 원칙적으로 해당 계획에 반영된 이후 구체적인 사업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또 충남도가 예외 적용 근거로 제시한 지방재정법 제33조 제11항에 대해서도 “재난이나 긴급한 경제 상황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이라며 “대형 체육시설 건설과 같은 정책 선택형 신규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중기지방재정계획 미반영, 언론 발표를 통한 정책 기정사실화, 용역 예산 편성, 사업 추진으로 이어진 구조적 문제”라며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천안·아산 돔구장 사업 추진과 관련해 객관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지사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수요와 재원 조달 방안, 운영수지, 접근성,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충남의 재정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사업의 우선순위와 지속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민 부담은 최소화하고 실제 활용도와 경제성이 확인되는 방향이어야 하며 전임 도정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중단하지도, 무조건 밀어붙이지도 않겠다”며 “객관적인 타당성 검토와 도민 의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아산 돔구장은 민선 8기 충남도가 천안·아산 지역에 대규모 실내 스포츠·문화 복합시설을 조성하겠다며 추진한 사업이다. 도는 KTX 천안아산역에서 도보 10~20분 거리에 위치한 20만㎡ 부지에 5만석 이상 규모의 돔구장을 짓고 2031년까지 총사업비 1조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1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 TF는 지난해 4월 국정원이 이 대통령 피습사건이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과정에서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비롯해 전·현직 국정원 관계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전 검사는 국정원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할 당시 ‘이 대통령 피습 사건을 테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법률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18㎝ 크기 범행 도구를 “커터칼”로 축소하는 등 허위 사실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은 당시 이 보고서를 토대로 피습 사건이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검사의 진술과 참고 자료, 보고서 작성 시점 및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허위 사실 기재에 의도성이 있다고 봤다”며 “해당 보고서가 테러 여부에 관한 국정원의 최종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와 함께 송치된 당시 국정원 테러담당부서 관계자 2명은 사건 당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당시 검·경이 포함된 부산 대테러 합동조사팀이 테러 혐의 관련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낸 적 없는데도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허위로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 부처로부터 합동조사 결과를 신속히 보내 달라고 독촉받던 상황에서 국정원이 적법한 조치를 한 것처럼 외관상 형식을 갖추려는 의도에서 허위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야권을 중심으로 불거진 배후 세력설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대통령에 흉기를 휘두른) 김씨가 2018년쯤부터 정치 성향에 맞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며 정보를 편향적으로 받아들였고 공범 조력이 더해져 범행에 이른 것”이라며 “그 밖에 배후 세력을 특정할 수 있을 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2023년 12월 이 대통령의 인천공단소방서 방문 일정 때도 김씨가 범행을 시도한 사실을 추가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확인된 김씨의 범행 시도 횟수는 기존 5건에서 6건으로 늘었다.
경찰은 이날까지 총 7명을 송치하면서 반년 가까이 이어온 TF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TF는 지난 4월 이 대통령을 테러한 김씨의 범행을 도운 전 직장 동료 A씨, 사건 현장을 물청소해 증거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 부산 강서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 3명 등 4명을 검찰에 넘겼다.
앞서 2024년 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던 중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렸다.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후 수사 축소와 배후설 등 의혹이 제기되며 재수사 필요성이 거론됐다. 정부는 지난 1월 이 사건을 ‘국가 공인 1호 테러’로 지정했고, 경찰청도 TF를 출범했다. 배후·공모 세력 등 진상 규명을 강조했던 TF는 한때 수사팀 규모가 69명까지 늘기도 했다.
스캠
이반 프란체스키니·링 리·마크 보 지음 | 이정우 옮김
산지니 | 2만5000원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유인해 납치, 감금하고 이들에게 온라인 사기 범죄인 ‘스캠’에 가담할 것을 종용한 사건이 주목받았다. 당시 범죄 단지에서 강제로 일하다 결국 목숨을 잃은 한국인 청년의 사연이 알려지며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대대적인 범죄 소탕 작전이 이어졌고, 한국 정부는 현지에서 범죄에 참여했던 한국 국적 피의자를 대거 국내 송환했다. 올해 1월 캄보디아 범죄 단지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프린스그룹의 중국계 캄보디아인 천즈 회장이 중국에서 구속됐다. 한국 외교부는 이달 9일 스캠 피해가 감소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보코산 등 일부 지역에 발령했던 여행금지를 해제하기도 했다.
한국에선 지난해 말에야 공론화가 된 사건이지만 스캠 범죄의 역사는 길다. 1990년대 중화권에서 비롯된 이 같은 사기 범죄는 동남아시아 일대로 퍼져나가며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스캠>은 이제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인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 사이버 범죄의 작동 방식을 파헤친다. 책의 자료 상당수는 범죄 단지에서 활동하다 풀려난 96명과의 인터뷰가 원천이다. 저자들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책의 집필을 마친 때가 2024년이었으니, 지난해 한국은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범죄 조직이 만들어낸 새로운 표적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책은 스캠 단지의 기원을 1990년대 대만으로 본다. 당시 인터넷 보급망의 확대로 이를 이용한 온라인 범죄가 늘었다. 2000년대 초에 들어 대만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자 사기범들은 활동 무대를 중국 본토로 돌렸고, 이들 범죄 산업은 2010년대를 전후로 크게 성장한다.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사기 행각이 극성을 부렸던 것도 이즈음이다. 이번엔 대만과 중국이 합동으로 단속을 강화했고, 범죄 조직은 최근 우리가 목격했듯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활동 거점을 옮겼다.
범죄 조직의 초기 표적은 중국어권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판도가 변한다. 봉쇄 조치로 고립된 이들의 처지를 이용한 범죄로 사기 수익은 크게 늘었으나, 여행 제한 조치에 따라 그동안 안정적으로 공급되던 중국 출신 범죄 가담자들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범죄 조직은 오히려 이를 계기로 중국어권을 넘어서 활동 범위를 확대한다.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 범죄 단지에 묶여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이들의 국적은 최소 40개국 이상이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제 한국 역시 이 분야의 중요한 행위자이면서 주된 표적이 되었다고 말한다.
범죄 단지는 주로 4~5층 큰 건물이 여럿 모인 형태로 구성된다. 내부 거주자들의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공동 식당, 진료소, 매춘 업소 등을 유치한 자급자족형 복합 공동체로 만들어진다. 철조망이 설치된 높은 담장과 이동을 통제하는 무장한 경비원은 공통적인 특징이다. 범죄 단지의 노동력은 자발적으로 찾아왔든 비자발적으로 붙잡혀 왔든 결국엔 강압적 노동을 수행하게 된다. 범죄 조직은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갖은 명목으로 빚을 지운다. 물건과 음식, 숙박 공간을 넘어 이들이 호흡하는 “해변의 공기”에까지 요금을 매겨 일을 할수록 빚이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한다.
스캠에 가담하지 않는 등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구타, 성폭행 등 범죄에 노출된다. 인터뷰에 응한 대만 여성은 범죄 단지에 납치된 후 사기 행각에 참여하기를 거절하자 성폭행 당하고 다른 곳으로 인신매매됐다. 이 여성 외에도 범죄 단지에 있던 다수는 자신들의 활동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목숨을 구하기 위해 범죄에 가담했다. 스캠 단지에서 일했던 이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는 모호한 정체성을 가지는 이유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범죄 단지에서 빠져나온 이들을 피해자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서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해 왔다. 범죄 단지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지역에 주로 들어선다는 점에서 지역 공동체도 범죄에 가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근처의 소규모 상점 주인, 청소부, 경비원, 건설, 유지보수, 배달 노동자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은 암묵적으로 스캠 산업에 동조하게 된다.
이제는 스캠이 하나의 산업이라 불릴 만큼 성장하고, 해외 각국에 그 피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범죄 조직이 노리는 목표도 달라지고 있다. 책은 “더 어린 연령대가 이 산업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스캠과 관련한 다수의 특집 프로그램, 분석 기사가 나왔다. 책은 스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나 분석을 제시한다기보단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이 범죄의 구조를 체계화한다. 일종의 범죄동향보고서 같다는 느낌도 든다.
충남도의회가 김태흠 전 충남지사 시절 추진된 천안·아산 돔구장 건설 사업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재정 여건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조철기 충남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아산4)은 최근 열린 제370회 임시회에서 ‘천안·아산 돔구장 건설 관련 감사원 감사 청구의 건’을 대표 발의했다.
감사 청구안에는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타당성 용역 예산을 편성·의결한 과정의 적법성 여부와 지방재정법상 사전 재정통제 원칙 위반 여부,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이 담겼다.
조 의장은 “천안·아산 돔구장은 수천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문화·체육 복합시설 사업”이라며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임 도지사의 언론 발표가 먼저 이뤄졌고 이후 타당성 용역 예산이 의결되면서 실질적인 사업 추진 절차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기지방재정계획은 신규 재정사업의 수용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법정 계획”이라며 “재정사업은 원칙적으로 해당 계획에 반영된 이후 구체적인 사업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또 충남도가 예외 적용 근거로 제시한 지방재정법 제33조 제11항에 대해서도 “재난이나 긴급한 경제 상황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이라며 “대형 체육시설 건설과 같은 정책 선택형 신규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중기지방재정계획 미반영, 언론 발표를 통한 정책 기정사실화, 용역 예산 편성, 사업 추진으로 이어진 구조적 문제”라며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천안·아산 돔구장 사업 추진과 관련해 객관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지사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수요와 재원 조달 방안, 운영수지, 접근성,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충남의 재정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사업의 우선순위와 지속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민 부담은 최소화하고 실제 활용도와 경제성이 확인되는 방향이어야 하며 전임 도정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중단하지도, 무조건 밀어붙이지도 않겠다”며 “객관적인 타당성 검토와 도민 의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아산 돔구장은 민선 8기 충남도가 천안·아산 지역에 대규모 실내 스포츠·문화 복합시설을 조성하겠다며 추진한 사업이다. 도는 KTX 천안아산역에서 도보 10~20분 거리에 위치한 20만㎡ 부지에 5만석 이상 규모의 돔구장을 짓고 2031년까지 총사업비 1조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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