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강제추행변호사 지원 끊긴 TBS, 정상화까지 구만리···서울시 출연기관 지정 해제 취소 소송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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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강제추행변호사 교통방송(TBS) 노동조합이 TBS ‘서울시 출연기관’ 지정을 해제한 정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이 각하됐다. 법원은 노조가 소송 원고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TBS 지원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와 TBS 직원들이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낸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지정 해제고시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선고했다.
행안부는 2024년 9월11일 ‘2024년도 3분기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지정 고시’를 통해 TBS 출연기관 지정을 해제했다.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아 TBS 지원 근거 조례를 폐지하고 서울시가 행안부에 출연기관 지정 해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었다. TBS는 2024년 6월부터 서울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024년 12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고시의 효력에 관해 다툴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행정안전부 고시의 상대방은 TBS고, 이 고시로 TBS가 서울시에서 출연금을 받을 법적 근거를 상실해 수입이 감소한다고 해도 이로 인한 노조나 직원들의 근로조건, 방송의 자유, 방송편성권 등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 효과일 뿐”이라며 “해당 고시가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을 직접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12대 서울시의회에서 3분의2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TBS 지원 조례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선 TBS가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처음부터 출연 기관 지정 절차를 밟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전날 논평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행정소송의 결과 뒤에 숨어 무책임하게 방관하지 말고, 즉각 TBS 구성원들의 생존권 보장과 방송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망가진 공공자산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무너진 언론의 자유를 반드시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판결 직후 “투쟁이 끝난 건 아니다”라며 “출연기관으로의 복원을 위한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당선 직후 TBS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지난달 4일 TBS 관련 취재진 질의에 “새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건설적인 새로운 토론과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 전환이 검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시의회에서 결정할 문제인 만큼 새 분위기에서 새로운 시작할 가능성을 전혀 닫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된다. 저출산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범부처 단위의 저출생 관련 ‘싱크탱크’다. 이재명 정부의 저출산위는 더욱 특별하다. 인구전략기본법에 따라 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제1차 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출산위 언론 간담회가 열렸다. 이재명 정부의 저출생·고령화 정책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저출산위를 대표해 김진오 부위원장이 1시간 반가량 정책 견해를 펼쳤다.
[플랫]“저출산 주범, 너희가 좋다”…‘모성 페널티’로 이익을 얻는 자는
[플랫]저출생은 복합 결과, 잠시 합계출산율 수치는 잊자
날카로운 질문에 비해 답변은 난해했다. ‘전월세를 살거나 무주택인 청년층, 젊은 부부에 대한 대책’을 묻는 말에 김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청년 전월세 지원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떼더니 “아이를 데리고 전월세를 산다고 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아닌 임대업자가 비용을 좀 깎아주면 안 될까. 공동체 정신에 따라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제가 볼 때 지쳐간다. 지난 정부에서 세금이 없었다”며 “(전월세를 깎아주는) 그런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분들은 왜 우리나라에 나타나지 않지? 이런 것도 언론이 한 번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청년 지원책이 가족 지원책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동문서답’이 돌아왔다. 김 부위원장은 “1인 가구가 됐든 2인 가구가 됐든 가정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똑같이 지원해야 되지 않나 싶다”며 “10대, 20대 초반이 사랑을 해서 아이를 가졌는데 세상이 두려워, 손가락질이 의심돼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10대의 사랑의 결실이 아이로 나타날 수 있는 현실을 간절히 소망한다”며 “그들이 앞으로 20~30년 뒤에 국방의 의무를 진다. 납세 의무, 교육의 의무 등 헌법에 나와 있는 4대 의무를 수행한다. 나아가서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다 낸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의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만한 자리에서 내놓는 말들이라기엔 너무 추상적이고 개인적이며 청년의 눈높이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김 부위원장은 “생애 전 주기 돌봄 시스템을 만들어서 ‘K돌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플랫폼을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상황에 맞는 돌봄 시스템, 저출생 대책을 잘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위의 인식으론 수출은커녕 한국인이 납득할 만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 이혜인 기자 hyein@khan.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느닷없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20%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20%의 통항료는 원유 운송 비용을 두 배 이상 급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호루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주장하던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미국을 조롱하면서, 자신들은 미국보다 더 공정한 통항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서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임무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운송 화물의 20% 비율로 보상받게 될 것”이라면서 통항료를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징수 방식이나 기준, 시점 등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항료 부과 방침은 해운 업계나 걸프지역 동맹국과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해운 시장 관계자 10여 명은 미국의 통항료 부과 발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20% 통항료가 실행에 옮겨지면 원유 운송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 리서치의 물류 전문 수석 경제학자인 리코 루먼은 “유조선 업체들은 페르시아만에서 유럽으로 원유를 수송할 때 배럴당 약 10달러를 청구하는데, 트럼프 대통령 발표대로 20%의 통항료가 부과되면 운송 비용이 16달러 추가돼 26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이 계산에 따르면,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대형 유조선은 통항료로 인해 30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이란이 요구해 온 약 200만 달러의 수수료를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존 매코운 해양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CNN에 통상 화물 가치의 2~3%가 운송사에 수수료로 지급된다고 설명한 뒤, 20%는 화주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통항료 20%가 실제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 기업인 스파르타의 석유 연구 책임자인 닐 크로스비는 “실제로 부과될 가능성은 작다”며 “만약 부과된다면 선박 운영업체들은 (이란과 미국 중 어느 쪽에 통항료를 내야 할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란은 미국을 조롱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자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항상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였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며 “물론 (트럼프가 부과하겠다는) 20%는 과하다. 우리는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 권리를 요구하면서도, 미국이 통항료를 징수하고 싶다는 본심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부활절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이 통항료를 부과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으면서 “왜 승자가 이익을 취하면 안되느냐”고 말했다. 종전 양해각서(MOU)을 체결하고 며칠 뒤에도 “수호천사 역할을 수행한 데 따른 대가로서 미국이 부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서 (호르무즈 해협에) 통항료가 부과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을 할 때처럼 일단 20%라는 비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한 후 이를 협상 지렛대 삼아 유럽·아시아 국가들에 군함 파견 등을 요구하려는 속셈일 가능성도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버트 케이건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주장할 수 있었던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공공재의 수호자를 자처해왔는데, 유럽 동맹에 해협 재개방을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청해놓고는 이제 그들에게 통항료를 물리겠다는 것인가”라고 NYT에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와 TBS 직원들이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낸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지정 해제고시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선고했다.
행안부는 2024년 9월11일 ‘2024년도 3분기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지정 고시’를 통해 TBS 출연기관 지정을 해제했다.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아 TBS 지원 근거 조례를 폐지하고 서울시가 행안부에 출연기관 지정 해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었다. TBS는 2024년 6월부터 서울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024년 12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고시의 효력에 관해 다툴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행정안전부 고시의 상대방은 TBS고, 이 고시로 TBS가 서울시에서 출연금을 받을 법적 근거를 상실해 수입이 감소한다고 해도 이로 인한 노조나 직원들의 근로조건, 방송의 자유, 방송편성권 등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 효과일 뿐”이라며 “해당 고시가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을 직접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12대 서울시의회에서 3분의2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TBS 지원 조례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선 TBS가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처음부터 출연 기관 지정 절차를 밟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전날 논평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행정소송의 결과 뒤에 숨어 무책임하게 방관하지 말고, 즉각 TBS 구성원들의 생존권 보장과 방송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망가진 공공자산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무너진 언론의 자유를 반드시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판결 직후 “투쟁이 끝난 건 아니다”라며 “출연기관으로의 복원을 위한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당선 직후 TBS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지난달 4일 TBS 관련 취재진 질의에 “새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건설적인 새로운 토론과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그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 전환이 검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시의회에서 결정할 문제인 만큼 새 분위기에서 새로운 시작할 가능성을 전혀 닫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된다. 저출산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범부처 단위의 저출생 관련 ‘싱크탱크’다. 이재명 정부의 저출산위는 더욱 특별하다. 인구전략기본법에 따라 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제1차 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출산위 언론 간담회가 열렸다. 이재명 정부의 저출생·고령화 정책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저출산위를 대표해 김진오 부위원장이 1시간 반가량 정책 견해를 펼쳤다.
[플랫]“저출산 주범, 너희가 좋다”…‘모성 페널티’로 이익을 얻는 자는
[플랫]저출생은 복합 결과, 잠시 합계출산율 수치는 잊자
날카로운 질문에 비해 답변은 난해했다. ‘전월세를 살거나 무주택인 청년층, 젊은 부부에 대한 대책’을 묻는 말에 김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청년 전월세 지원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운을 떼더니 “아이를 데리고 전월세를 산다고 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아닌 임대업자가 비용을 좀 깎아주면 안 될까. 공동체 정신에 따라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제가 볼 때 지쳐간다. 지난 정부에서 세금이 없었다”며 “(전월세를 깎아주는) 그런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분들은 왜 우리나라에 나타나지 않지? 이런 것도 언론이 한 번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청년 지원책이 가족 지원책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동문서답’이 돌아왔다. 김 부위원장은 “1인 가구가 됐든 2인 가구가 됐든 가정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똑같이 지원해야 되지 않나 싶다”며 “10대, 20대 초반이 사랑을 해서 아이를 가졌는데 세상이 두려워, 손가락질이 의심돼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10대의 사랑의 결실이 아이로 나타날 수 있는 현실을 간절히 소망한다”며 “그들이 앞으로 20~30년 뒤에 국방의 의무를 진다. 납세 의무, 교육의 의무 등 헌법에 나와 있는 4대 의무를 수행한다. 나아가서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다 낸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의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만한 자리에서 내놓는 말들이라기엔 너무 추상적이고 개인적이며 청년의 눈높이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김 부위원장은 “생애 전 주기 돌봄 시스템을 만들어서 ‘K돌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플랫폼을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상황에 맞는 돌봄 시스템, 저출생 대책을 잘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위의 인식으론 수출은커녕 한국인이 납득할 만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 이혜인 기자 hyein@khan.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느닷없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20%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20%의 통항료는 원유 운송 비용을 두 배 이상 급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호루무즈 해협의 자유항행을 주장하던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미국을 조롱하면서, 자신들은 미국보다 더 공정한 통항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서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임무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운송 화물의 20% 비율로 보상받게 될 것”이라면서 통항료를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징수 방식이나 기준, 시점 등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항료 부과 방침은 해운 업계나 걸프지역 동맹국과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해운 시장 관계자 10여 명은 미국의 통항료 부과 발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20% 통항료가 실행에 옮겨지면 원유 운송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 리서치의 물류 전문 수석 경제학자인 리코 루먼은 “유조선 업체들은 페르시아만에서 유럽으로 원유를 수송할 때 배럴당 약 10달러를 청구하는데, 트럼프 대통령 발표대로 20%의 통항료가 부과되면 운송 비용이 16달러 추가돼 26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이 계산에 따르면,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대형 유조선은 통항료로 인해 30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이란이 요구해 온 약 200만 달러의 수수료를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존 매코운 해양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CNN에 통상 화물 가치의 2~3%가 운송사에 수수료로 지급된다고 설명한 뒤, 20%는 화주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통항료 20%가 실제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 기업인 스파르타의 석유 연구 책임자인 닐 크로스비는 “실제로 부과될 가능성은 작다”며 “만약 부과된다면 선박 운영업체들은 (이란과 미국 중 어느 쪽에 통항료를 내야 할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란은 미국을 조롱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자는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항상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였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며 “물론 (트럼프가 부과하겠다는) 20%는 과하다. 우리는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 권리를 요구하면서도, 미국이 통항료를 징수하고 싶다는 본심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부활절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미국이 통항료를 부과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으면서 “왜 승자가 이익을 취하면 안되느냐”고 말했다. 종전 양해각서(MOU)을 체결하고 며칠 뒤에도 “수호천사 역할을 수행한 데 따른 대가로서 미국이 부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서 (호르무즈 해협에) 통항료가 부과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을 할 때처럼 일단 20%라는 비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한 후 이를 협상 지렛대 삼아 유럽·아시아 국가들에 군함 파견 등을 요구하려는 속셈일 가능성도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버트 케이건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주장할 수 있었던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공공재의 수호자를 자처해왔는데, 유럽 동맹에 해협 재개방을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청해놓고는 이제 그들에게 통항료를 물리겠다는 것인가”라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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