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입맛 없다면···냉면·비빔면·막국수·메밀소바, 간편하게 먹는 면류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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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최근 평양물냉면, 가쓰오메밀소바, 함흥비빔냉면, 생쫄면 등 4종을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 감칠맛과 쫄깃함에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한층 강화하는 등 외식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함흥비빔냉면은 매운맛을 즐기는 10~20대를 겨냥해 소스를 바꿔 호응을 얻고 있다. 매콤달콤한 양념장의 배합비를 조정해 감칠맛을 한층 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매운맛을 살려 리뉴얼 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오뚜기는 올여름에도 유명 맛집 ‘고기리 막국수’와 손잡고 고기리 물막국수, 고기리 비빔막국수 등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부드럽고 쫄깃한 메밀 생면에 고소한 참기름을 더한 매콤달콤한 비빔장이 조화를 이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계속 끌리는 정통 막국수의 맛을 구현했다. 앞서 오뚜기는 2021년 건면 형태의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를 선보였고 지난해엔 냉장면 육수와 함께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를 내놓는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여름 시즌을 겨냥해 ‘맵탱’ 브랜드의 신제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선보였다.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은 맵탱 브랜드의 첫 비빔면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이색적인 큐베브 후추를 활용해 먹는 순간 화해지는 차가운 매운맛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을 얻고 있다. 색다른 식감을 살리기 위해 김치와 야채 후레이크를 더해 풍부한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냉동 간편식 냉메밀소바를 선보이며 가정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면, 장국, 고명을 모두 담은 이 제품은 조리의 간편함과 전문점 수준의 맛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면사랑은 냉메밀소바 외에도 냉우동을 함께 선보이는 등 제품군을 확대했다. 시원한 정통 가쓰오장국과 쫄깃하고 부드러운 우동면, 간 무, 김, 쪽파, 와사비 등 고명이 어우러져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제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외식물가는 25%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6%)의 1.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여름철 인기 메뉴인 냉면 한 그릇의 서울 평균 가격은 지난 4월 1만2115원에서 5월에는 1만2269원으로 154원 올랐다. 서울 4대 평양냉면 맛집 중 하나로 꼽히는 필동면옥은 올 들어 냉면 값을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고, 을밀대는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했다. 을지면옥은 1만5000원에, 우래옥·봉피양·평가옥은 1만6000원에 팔고 있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2023년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미국 법학자 조앤 윌리엄스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인 반응입니다. 지난 4월에는 구독자 240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한국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다뤘어요. 외국인들에게는 충격적이겠지만, 한국인들에게 ‘인구 위기’는 너무 오래 들어서 익숙해진 말입니다.
그런 한국인들에게도 충격을 주는 인구 감소 전망이 어제(2일) 나왔습니다. 점선면은 한국의 인구 감소가 얼마나 심각한지, 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짚어봅니다.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지난 2일 ‘2025 인구보고서: 대한민국 인구 대전환이 온다’를 출간했어요.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100년 후인 2125년에는 대한민국 인구가 현재의 15% 수준인 753만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한국의 등록 인구는 5116만명입니다.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100년 뒤 이 인구의 85.3%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본 건데요. 홍콩 인구가 750만명 수준인데 그만큼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보고서는 각 시나리오별로 인구 변화를 예상했는데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따라도 2125년 한국 인구는 지금의 3분의 1 수준인 1573만명에 그칩니다. 중간 시나리오에서는 1115만명으로 전망됐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인구가 더 가파르게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중간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보면, 50년 뒤인 2075년에는 인구가 30% 정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점점 가속이 붙어 50년이 더 흐른 2125년에는 다시 절반 이상 급감합니다. 아이를 적게 낳으면 다음 세대에서 출산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모멘텀’ 때문입니다. 고령화도 심각해지는데, 2100년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노인 최대 165명을 부양해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100명이 30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나중엔 일하는 사람보다 부양받는 사람이 많아지는 겁니다.
‘전망’은 그렇다 치고, 지금 당장의 현실은 어떨까요? 최근 출생아 수가 증가 추세이기는 합니다.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2만717명으로 1년 전보다 1658명(8.7%) 늘었어요. 10개월 연속 증가입니다. 4월 합계출산율도 0.79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0.06명 증가했습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합계출산율 0.80명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긍정적이긴 하지만 이 추세가 인구 감소를 반전시킬 수 있을 정도일지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최근 출생아 수 증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결혼과 출산을 했기 때문이거든요. 시간이 지나 결혼·출산을 많이 하는 30대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 다시 출생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혼·출산이 부담이 된 현실 역시 저출생 현상을 가속합니다. 보고서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글 약 6만 건을 분석해 20~40대의 결혼·출산 인식을 들여다봤는데요. 감정 분석 결과 ‘슬픔’과 ‘공포’가 주된 감정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었지만, 정책적 지원이 적은 탓에 실제 결혼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어요.
인구 감소는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13~2024년 민간 소비 성장률이 연평균 2.0%로 직전 10년보다 1.6%포인트 줄었다고 분석했는데요. 감소분의 절반인 0.8%포인트가 인구 감소 때문이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 성장률도 낮아집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우선 경제·노동의 관점에서 보면, 당장은 인구가 많은 40~60대가 경제활동을 오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처럼 생존을 위해 자영업이나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 내몰리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에서 노동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숭희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칼럼에서 평생교육을 통해 중장년 세대의 업스킬링(현 직무의 역량을 높이는 교육)과 리스킬링(새로운 기술 역량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스테판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석좌특별명예교수는 칼럼에서 “인구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유일한 방법은 근로 연령을 연장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결혼·출산 당사자인 청년 세대를 위한 지원도 중요합니다. 점선면은 대선 기간 ‘소멸 위기 한국, 저출생 해법은?’ 레터에서 대선 후보들의 저출생 공약을 분석했는데요. 후보들의 공약이 ‘현금성 지원’에 집중돼 아쉬웠습니다.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 아동수당을 만18세까지 확대하고 자녀 수에 따라 소득공제율을 올리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금 지원 등을 통한 ‘출산 장려’ 정책보다는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지적해 왔습니다. 일·가정 양립과 노동시장 내 성별 불평등 해소, 평등한 돌봄이 근본적인 저출생 대책이라는 이야기지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저출생을 극복한 곳들은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저출생이 계속된 이유는 출산과 양육을 둘러싼 여성과 남성의 관계, 젠더 관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여성들의 마음이 출산에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성평등 정책으로 사회를 전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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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첫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재산 440억원’ 기업인을 지명하고 대통령실 민정수석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을 임명한 것을 두고 과거 더불어민주당이 문제 삼았던 기준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인사 기조로 내세운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여당 내에서도 제기된다.
2일 국회에 따르면 네이버 대표를 지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 재산으로 182억원을 신고했다. 254억원 가량의 네이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4억여원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포함하면 총 재산액은 440억원에 달한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역대 장관 중 가장 많다.
막대한 재산액은 현재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 시절 주요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엄격한 검증 대상으로 삼은 기준이다. 2022년 윤석열 정부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82억원)이 10년 새 40억원 늘었다며 “국민 눈높이”를 들어 재산 증식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은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재산 2억원 관련 사적 채무 의혹을 집중적으로 검증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70억원 재산’을 역으로 문제 삼았다. 당내에서 ‘재산 70억원 주진우가 재산 2억원 김민석을 검증하나’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후보자 재산이 한덕수 전 총리의 40분의 1 수준이라며 김 후보자가 적격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후보자는 서울에 아파트·단독주택·오피스텔과 경기에 단독주택·땅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민주당이 집권한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투기’는 고위 공직자 결격 사유 중 하나였으며, 이와 관련해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장관 후보자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부동산 논란이 커지자 고위 공직자들에게 다주택 처분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29일 임명된 봉욱 민정수석처럼 공직에서 물러난 뒤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을 거쳐 공직에 복귀한 경우도 과거 민주당의 비판 대상이 됐다. 노무현 정부 총리와 이명박 정부 주미대사 등을 역임하고 퇴직한 한 전 총리가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다가 윤석열 정부 총리로 지명되자 민주당은 전관예우 문제와 이해충돌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이재명 정부가 이전 민주당 정부의 인선 기준과 다른 인사들을 중용한 데에는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능력을 최우선 인사 기준으로 고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라인·네이버웹툰 등에서 혁신을 이끌었다”(한 후보자), “정책 기획 역량이 탁월하다”(봉 수석)라고 인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주요 인선에서 국민 눈높이가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 후보자의 재산 규모와 전관 변호사로 돈을 번 봉 수석의 행보는 국민의 평균적인 수준에서 볼 때 과한 면이 있다”며 “실용주의를 앞세우다가 보편적인 국민 눈높이라는 기준이 무뎌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는 재산 규모만으로 문제 삼을 수 없으며 재산 증식 과정상 위법성을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이해충돌 문제가 없다면 대형 로펌 변호사를 거쳐 공직에 복귀하는 것도 직업 선택의 자유 차원에서 용인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일란성 쌍둥이 미지와 미래가 잠깐 서로의 삶을 바꿔 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긍정적인 성격의 육상 유망주였던 미지는 서른이 되어서도 단순하고 활달해 보인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유년기를 병원에서 보낸 미래는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는 서울의 직장인이 됐다.
지난 29일 호평 속에 종영한 <미지의 서울>에서 배우 박보영(35)이 연기한 두 캐릭터다. 밝아 보이는 미지와 메마른 듯한 미래, 그리고 각자의 삶터에서 서로인 척하는 모습까지. 박보영은 1인4역에 가까운 복잡한 이야기를 섬세한 연기로 풀어냈다. 호연에 힘입어 최종화(12화)는 8.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공감과 위로가 되는 대본이라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가면 어떻게 하나, 이거 줄 서야겠다’ 싶을 정도로 함께하고 싶었어요. 해보겠다고 저지른 후에야 1인2역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죠.”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옥에서 만난 박보영이 말했다.
드라마 속 박보영은 쌍둥이의 차이를 크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정체를 눈치챌 정도의 힌트를 남긴다. “두 사람이 한 사람처럼 보여도 상관없으니, 안 쓰던 톤으로 연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다. 그는 미지를 연기할 때는 자신이 사회 생활할 때의 밝은 모습을, 미래를 표현할 때는 혼자이거나 가족들과 있을 때의 모습을 끌어다 썼다고 한다.
그는 특히 미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지는 마을에서 ‘캔디’라 불릴 정도로 밝아 보이지만, 고등학교 때 부상으로 육상선수의 꿈이 좌절된 이후 긴 칩거 생활을 했던 인물이다. 미지가 3년 넘게 집을 나가지 않았던 ‘은둔형 외톨이’였다는 사실은 극이 ⅓을 지날 때쯤에야 알려졌다.
박보영은 “스스로 최면을 걸고 힘들지 않은 척, 밝은 척하는 미지에게서 마음이 힘든데도 한창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던 과거의 제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집에만 있는 미지를 연기하는 것은 상상력을 필요로 했지만,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던 때를 떠올렸다고 한다.
“3년은 아니더라도, 다들 며칠 정도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때가 있잖아요. 다르지 않은 마음이라 생각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와도 괜찮다고 권유하는 이야기이니, 미지가 나아지는 것에 초점을 잘 맞추려고도 했어요.”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에서 성격 다른 귀신이 빙의하는 유사 1인2역 연기를 해본 적이 있지만, 쌍둥이가 동시에 화면에 등장하기도 하는 이번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같은 장면을 두 번 연기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가상의 자신과 시선을 맞추는 일이었다. 대역이 있었지만, 재촬영 등에선 허공을 보며 연기하기도 했다. 박보영은 “이 작품으로 한 단계 레벨업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배우 원미경·장영남·차미경 등 굵직한 여성 선배들과 함께한 것도 귀한 경험으로 남았다. 박보영은 “선배님들께서 큰 중심을 양옆에서 지키고 계신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중장년 배우들의 관록 앞에 준비한 연기가 아닌 즉각적인 반응이 나갈 때가 많았는데, 그는 “그게 훨씬 좋았다”고 했다.
<미지의 서울>의 등장인물은 교통사고로 한쪽 귀 청력을 잃은 남자 주인공 호수(박진영) 등 대부분 신체적·내면적 핸디캡을 지닌 인물이다. 박보영은 “저희 드라마엔 소수자로 여겨지는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며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 명쯤은 있기에 많이들 공감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드라마 속 30대인 주인공들은 쉽게 자신을 탓하며 방황한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인 박보영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신인 때 감독님들께 혼나면 ‘내 자리가 아닌가, 다른 일 해야 하나’ 수없이 생각했고, 주연을 처음 맡았을 때도 ‘내가 아직 감당하기엔 좀 부족한가?’ 싶었어요.”
극 중 “어디도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미지에게 호수는 말한다. “네가 있는 곳이 네 자리”라고. 현재의 박보영은 그 말을 긍정하게 된다고 했다. “지나고 보니 그 말처럼 그냥 제가 있던 자리가 저의 자리였던 것 같아요.” 그는 미지의 당참과 미래의 침착함이 공존하는 얼굴로 말했다.
[플랫]‘오늘’ 하루를 더 살아갈 ‘용기’를 주는 이야기들
박보영은 “살려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것”이라는 쌍둥이의 외할머니, 월순(차미경)의 말도 명대사로 꼽았다. 그는 “누구나 겪어가는 과정에서 ‘실패’라고 생각되는 시기를 겪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래도 후회하게 되는 과거의 선택이 그 당시의 최선이었음을 짚어주는 월순의 말이 좋았다고 했다.
미지와 미래를 떠나보내며, 그는 좋은 드라마를 많이 보아준 것이 기쁘다고 전했다. “뒤돌아보면 큰 실패가 아닌데, 당시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옆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그저 묵묵히 견뎌주는 사람도 나오는 이 드라마가 (그런 시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길 바랍니다.”
▼ 전지현 기자 jhyun@khan.kr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식하는 시민들의 비중이 10년 전보다 3배 넘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사회가 향후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으로는 ‘민주주의 성숙’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무조정실 ‘광복 80년 기념사업추진기획단’이 리서치랩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4월24~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상대로 진행해 1일 발표한 ‘광복 80년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27.8%로 나타났다. 10년 전 광복 70주년 조사(8.2%) 때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년 전 광복 60주년 조사 때는 1.9%였다.
3명 중 2명은 한국을 중상위권 이상으로 바라봤다. 선진국과 중상위권(39.3%) 인식을 합하면 67.1%로 10년 전보다 20%포인트 높았다. 중진국(22.6%), 중하위권(8.3%), 저개발국(1.2%)으로 인식하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한국 사회의 분야별 만족도에선 ‘문화 발전’ 분야를 꼽은 답변이 78.8%로 가장 많았다. ‘경제 발전’(49.4%), ‘사회질서 안정’(43.7%)이 뒤를 이었다. ‘남북 관계’(21.6%)와 ‘국민 통합’(21.0%)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고 ‘정치 발전’(15.1%)이 최하위였다.
한국 사회가 발전해야 할 방향으로는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24.8%)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인 조사 당시 상황이 반영된 응답으로 풀이된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와 ‘사회질서가 안정된 나라’가 각각 19.1%를 기록했다.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나라’(14.2%),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12.5%), ‘남북한이 통일된 나라’(9.3%)가 뒤를 이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한국의 주요 국가 과제로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변화에 대응’(32.4%)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사회 통합과 세대·계층 간 갈등 해소’(31.5%)를 지목한 비중도 컸다. ‘첨단기술 기반 기술 강국 실현’(10.0%),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7.6%),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 확립’(6.4%),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진입’(4.8%), ‘기후위기 극복 및 탄소중립 실현’(4.5%) 등 순이었다.
응답자의 90.6%는 한국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 중 ‘매우 자랑스럽다’가 41.6%, ‘대체로 자랑스럽다’가 49.0%였다.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면접원을 활용한 전화 조사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0.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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