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고 파괴되고 죽음 당할지라도···우리는 올리브 나무를 키웁니다, 여전히 살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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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장벽과 일상의 이동 통제, 불법정착민의 자원 파괴와 폭력, 이스라엘의 수원 독점과 물 이용 제한, 수출입 과정에서의 부당한 검열과 방해는 팔레스타인 농민들이 전쟁 전부터 겪는 문제다. 전쟁으로 폭력은 심해지고, 고통은 깊어졌다.
다행히 후세인은 혼자가 아니다. 팔레스타인 농민지원단체에서 일하는 한 인사는 지난 13일 두레생협에 ‘20년 연대 감사 편지’(맨아래 전문 게재)를 보내왔다. “팔레스타인에서 농사는 단순한 노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를 이 땅에 묶어두는 끈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외치는 우리의 목소리입니다.” (서안지구) 헤브론 남부 온실에서 장미를 키우는 농부를 두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본질적인 무언가를 굳게 붙들고 있었습니다. 꽃 한 송이 한 송이에는 노력과 불안, 기다림…. 그리고 조용하고도 흔들리지 않는, 끝까지 버텨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인사는 이스라엘의 감시 때문에 신분을 밝히지 못했다.
올리브 재배는 생사를 다투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농민지원단체는 “2023년에는 두 명의 노년 여성이 올리브나무를 돌보던 중 정착민에게 살해당했다”고 했다. 정착민들이 올리브 수확철(10~11월)마다 농민들을 공격하며, 특히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했다.
폭력과 파괴 행위에도 팔레스타인 농민들은 농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두레생협은 “농사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 압박에 맞선 가장 강력한 비폭력 저항이자 생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리브 나무의 오랜 상징 중 하나는 ‘평화’다.
올리브 나무 재배는 팔레스타인 농업 생산의 약25%를 차지하는 중요 기반이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전체에 약 1000만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자란다.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의 폭력은 바로 생존과 생명 파괴 행위인 것이다. 이스라엘은 농사의 뿌리마저 뽑으려 한다. 두레생협은 “지난해 12월 이스라엘군은 두레생협의 파트너 단체 사무실을 습격했다. 기록 체계와 장비를 파괴하고, 활동가들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두레생협은 2006년 6월부터 ‘평화 연대’를 위해 팔레스타인 올리브유를 국내 조합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두레생협 조합원들은 방한한 팔레스타인 농민들과도 종종 만났다. 코로나19사태 등으로 한국 방문이 어려워지고도 2024년 2월까지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금은 온라인 교류조차 힘들어졌다. 두레생협은 28일 팔레스타인 생산자 초청 온라인 간담회를 열려고 했으나 전쟁 장기화와 현지 상황 악화로 일정이 취소됐다.
팔레스타인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하지 않듯, 두레생협도 이 연대와 교류를 이어가려 한다. 다음달 6일 ‘2026 두레생협 민중교역·공정무역 주간 행사’를 연다. 검문소와 이동 통제를 체험하는 ‘올리브의 여정-팔레스타인에서 두레까지’, 여러 단체가 연대 실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팔레스타인 연대실천활동사례 공유회: 연대하는 다양한 얼굴들’ 발표회를 연다. ‘농민지원단체 재건 기금 모금’ 캠페인도 진행한다. 모금액은 전액 현지로 전달해 인프라 복구와 농민 지원 재개에 사용한다.
배경선 매니저는 기자와 통화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곁에 있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리는 연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농민들이 다시 땅을 일굴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기억”하는 것이다.
2026 KBO(한국프로야구)리그가 역대 최소 경기에 누적 관객 200만명을 기록했다.
KBO는 25일 전국 5개 구장에 9만 9905명의 관중이 입장해 시즌 누적 관중 209만 4481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규시즌 117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해, 역대 최소 경기 200만 관중 달성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엔 118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는 2만3750명,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2만500명, 고척스카이돔에 1만6000명,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 1만7000명이 스탠드를 메우며 4개 구장이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총 2만3000석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도 매진에 가까운 2만2655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790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6596명보다 7.9% 증가했다. 구단별 누적관중은 홈에서 가장 많은 14경기를 치른 LG 트윈스가 관중 33만1872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30만6709명으로 뒤를 이었고 한화 이글스 22만1000명, 두산 베어스 21만9896명, 롯데 자이언츠 20만392명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총 117경기의 56%인 65경기가 매진됐다. 특히 한화는 홈에서 열린 13경기가 모두 매진돼 좌석 점유율 100%를 기록했다. LG는 14경기 중 13차례, 두산과 삼성은 각각 8번, 7번 매진됐다.
지난해보다 관중이 늘어난 올해 프로야구는 3년 연속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는 권력자에 대한 아부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는 아부가 전성시대가 아닌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엔 일반 대중이 아부를 직접 목격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부가 워낙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아부의 실상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되면 아부를 한 사람은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대놓고 경멸할 수는 없었다. 아부의 성공으로 이전보다 더 강한 권력을 누리게 된 아부꾼을 누가 감히 공개적으로 경멸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뒤에서 수군거리며 흉을 보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아부꾼을 존경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건 분명하다. 아부는 부끄러운 짓이라는 공감대는 폭넓게 형성돼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소셜미디어·유튜브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혁명이 모든 걸 완전히 바꿔놓고 말았다. 이름 없는 보통사람들이 모여 권력집단을 형성하는 게 한결 수월해지고 그걸 사업 모델로 확장시킨 ‘정치군수업자들’이 주도하는 강성 팬덤이 실세 권력으로 등장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이는 여야,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정치판 전체에 걸쳐 작동하는 법칙이 되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정치는 일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가 아니다. 일반 유권자들의 다수는 워낙 먹고살기 바빠 정치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참여는 투표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투표의 대상이 된 정치상품을 제조하고 유통시키는 주체는 시간·돈·열정이라는 3요소를 갖춘 팬덤이다.
아부에 서투른 사람도 아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는데, 그건 바로 자신이 추종하는 권력자에 비판적인 사람이나 세력에 대한 공격이다. 즉, 그들을 대상으로 한 증오·혐오 선동의 행동대원으로 나서는 것인데, 이는 권력자뿐만 아니라 권력자를 추종하는 팬덤의 눈에 드는 일거양득의 아부가 된다. 팬덤을 움직이는 기본 동력은 반대하는 정치인과 정치세력에 대한 증오·혐오이기 때문이다. 팬덤을 조직하거나 팬덤에 기생하는 정치군수업자들은 증오·혐오를 팔아먹는 상인이지만, 증오·혐오에 화려한 포장을 씌워 팬덤의 삶에 의미를 주면서 도덕적 확신으로 열광하게 만드는 주술사이기도 하다.
아부가 낳은 ‘도덕적 면허’란 비극
이제 권력은 안과 밖의 구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정치권력은 팬덤권력을 필요로 하지만, 팬덤권력 역시 정치권력을 필요로 한다. 무소속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팬덤권력을 본 적이 있는가? 팬덤은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고 허영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권력감정을 필요로 한다. 이게 바로 팬덤이 거대 양당 체제에 집중돼 있는 이유다.
한국처럼 연줄에 죽고 사는 사회에선 권력감정은 이념과 이익이라는 두 영역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정치권력과 팬덤권력은 이익공동체로서의 공생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끈끈한 아부를 주고받는다. 자기 부족만이 선하고 정의롭다는 도덕적 확신이 있다면 역겨울 정도로 심한 아부를 해도 괜찮다. 그런 이상한 분위기를 이용해 고급 일자리를 얻으려는 구직자들 사이에선 권력자의 호감을 얻기 위한 ‘아부 배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지지자들에게 아부해 자기 진영의 정상에 오른 권력자는 아부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그래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낯 뜨거운 아부가 난무해도 웃거나 경멸하는 사람은 없다. 지금 우리는 낯 뜨거운 아부가 미덕이 된 세상에 살고 있다.
미국 언론인 헨리 루이 멩켄은 1920년대 미국 정치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 “현재 미국 정치에서 진정한 의미의 정치력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미국의 공직자가 성공하는 유일한 길은 대중에게 아부하고 빌붙는 것이다. 공직 후보자는 대중의 광기를 통째로 수용해야만 한다.” 이건 100여년 전 옛날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걸까? 그렇진 않다. 정치인이 대중을 다루는 방법이 과학의 도움을 받아 교묘하고 세련돼졌다는 변화는 있었을망정 대중에 대한 아부는 건재하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졌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10년 넘게 미국 하원의장을 지낸 팁 오닐은 “돈은 정치의 젖줄이다”라고 단언했다. 정치인들은 표 이전에 돈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도 대중에게 아부를 해야 한다. 미국에서 2001년 출간된 <선거 캠페인의 CEO, 정치 컨설턴트>라는 책에 따르면, 정치인이 기부자들에게 하는 전형적인 아부의 내용은 이런 것이다. “귀하께서는 최고 수준의 애국심과 헌신성, 인품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 나라가 올바른 길을 선택하느냐 여부는 선생님 같은 똑똑하고, 헌신적이며, 의식이 깨어 있는 국민에게 달려 있습니다.”
기부를 해줄 잠재적 고객들이 도덕적 우월감을 느낄 수 있게끔 추켜세우는 걸 나무랄 수는 없지만, 문제는 지지자들을 향한 모든 정치 담론이 이런 아부 일색이라는 데에 있다. 장기간에 걸쳐 ‘세뇌’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런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접한 지지자들은 실제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깨어 있는 시민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바로 여기서 ‘도덕적 면허 효과(moral licensing effect)’라는 비극이 발생하게 된다.
이 이론의 핵심은 사람이 선행이나 도덕적 행동을 하면, 도덕성에 대한 자기 이미지가 강해지는데, 이런 긍정적 자기 이미지는 자기 정당화의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미 착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 정도 나쁜 일은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심리를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대의에 대한 헌신이라는 ‘도덕적 면허’를 앞세워 정치적 반대파에게 법과 윤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호전적 공격성을 보이며, 심지어 잔인한 행동에도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
강성 지지자들은 정치적 반대파들을 상대로 한 싸움을 잘할 뿐만 아니라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 후원금도 많이 보낸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이들의 눈에 들기 위한 경쟁을 하며, 이런 경쟁이 현재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권력자에게 아부를 하거나 반대편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더라도 지지자들, 특히 강성 지지자들이 볼 수 있게끔 공개적으로, 도발적으로 하는 게 기본적인 정치 문법이 돼버리고 말았다.
아부와 증오에 능한 일부 의원들이 보좌진을 동원해 국회에서 싸우는 장면을 유튜브의 짧은 동영상인 ‘쇼츠’로 제작, 자기 홍보용으로 쓰는 게 유행이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강성 지지층이 이런 쇼츠를 보고 열광하니까 더 과격하게, 아니 무자비하게 싸워야 한다. 강성 정치인들은 낯 뜨거운 아부와 더불어 후안무치한 쇼츠 제작을 잘해 지지자들의 지지와 돈을 많이 끌어내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방선거 공천이 강성 당원의 축제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윤석열’ 아닌 한 다 옳다는 세상
강성 지지자들이 신봉하는 제1의 정치적 원칙은 ‘닥치고 공격(닥공)’이다. 최근 레오 14세 교황은 “민주주의는 도덕적 기반이 없으면 다수의 폭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만, 닥공이 지배하는 정치체제하에선 ‘도덕’은 무용지물이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대역죄인’ 윤석열이 미친 영향이 절대적이다. 윤석열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분노가 정치를 대체하고 말았다.
8년 전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의 준수가 ‘독재’의 새로운 판별 기준이라고 했을 때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공감을 파괴한 게 바로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국민의힘의 ‘윤어게인’이다. 계엄과 ‘윤어게인’이 아닌 한 그 어떤 정치적 행위도 정당화될 뿐만 아니라 미화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런 세상을 마땅치 않게 여긴 중도파가 많았지만, 이들을 침묵하게 만든 건 ‘윤어게인’ 세력의 상대적 ‘사악함’ 또는 ‘무지몽매’다. 인간은 ‘비교하는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민주화 이후 정치 지도자를 성인(聖人)에 비유하면서 아부하는 건 거의 없었던 일이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그런 비유가 이미 여러 번 등장했다. 그런 아부를 한 사람이 공직에 중용되는 보상이 이루어진 것도 여러 번이다. 이래도 되나? ‘노멀’한 시대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처럼 ‘뉴노멀’한 상황을 가능케 한 존재가 바로 윤석열이라는 ‘거악’이다. 윤석열과의 비교가 이루어지는 한 그 누구건 선하고 정의로운 의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마법, 지금 우리는 그런 마법체제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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