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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정희진의 낯선 사이]‘일하는 정부’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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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115회 작성일 25-07-0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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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집권 초반이라 언론이 우호적인 것인지 실제로 ‘일하는 정부’이기 때문인지 단정하긴 이르지만, 대통령이 부지런히 국정을 챙긴다는 인상만큼은 분명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잘한 일은 북한 접경 지역 주민의 소음 민원 해결과 대북전단 살포 중지다. 국가안보와 인간안보가 상충하지 않은 좋은 예다. 북측의 호응도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여전히 한반도 평화 정착에 필요한 근본적인 쟁점이 남아 있다.
한국 현대사는 오랫동안 외세로부터 침략을 당해 왔다는 피해자 민족주의-임지현이 말한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가 주류 담론으로 기능해왔다. 이러한 피해 의식은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참전을 은폐하는 역사 왜곡일 뿐 아니라, 이미 북한과 회복 불가능한 격차가 벌어졌음에도 대결적·공세적 태도를 고착화하는 정치·심리적 장치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여전히 ‘빨갱이’라는 표현이 거리낌 없이 통용되는 현실이 비극을 방증한다. 이는 보수 진영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조에서 북한을 도발하는 행위를 중단하게 한 대통령의 지시는 거대 양당 체제에서 두 정당 사이에 그래도 차이가 있다는 ‘위안’을 준다. 대북관, 한반도 평화 전략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구분하는 ‘유일한’ 변별점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전 남한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더욱 철저히 규명해야만 한다.
우리는 “한민족은 백의민족이고 평화를 사랑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는 신화이다. 일종의 본질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원래부터 그런 민족이나 국가는 없다. 한국전쟁 후 이승만의 광적인 북진 통일 의지 때문에 북한이 한반도 전쟁 억지력을 위해 주한미군의 주둔을 원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박정희는 군사 쿠데타 이후 그의 저서 <국가와 혁명과 나>에서 “한 번도 남을 침략해 보지 못했던 이러한 민족사는 불태워 없애야 한다”고 울분에 찼지만,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규철의 역저 <정벌과 사대>가 보여주듯이, 15세기 조선의 대외 원정은 여진이나 왜구의 약탈에 대한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조선 스스로 기획한 적극적 군사·외교 정책이었다. 사료를 보면 외세의 침입 횟수나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도, 조선은 그보다 훨씬 대규모의 토벌을 감행했고 여진족에 대한 선제 정벌도 있었다. 1950년 육군사관학교 개교 이래 생도들의 경례 구호는 1988년 올림픽 이후까지도 “북진통일(北進統一)·고토회복(古土回復)”으로 사실상 ‘북침’을 표방한 것이었다.
이처럼 한국사는 피해뿐 아니라 가해 경험과 의지가 적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임진왜란·병자호란·일제 식민지 등 피해 서사에만 젖어 있다.
일제 때도 조선은 식민지를 찾았다
억압을 당하는 현실을 인식하는 일은 깨어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문제는 ‘피해 의식’ 자체이다. 국가주의, 민족주의 같은 정체성의 정치가 본디 피해자 의식에서 비롯한 원한(르상티망)의 정치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가해국임에도 패전과 핵폭탄 피폭 경험을 통해 강한 피해 의식을 형성했고, 이는 일본 우익을 결집시키는 주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민요가 흔히 ‘한(恨)의 정서’를 담았다고 하는데, 러시아는 외세의 침략을 많이 겪은 만큼 주변국을 침략한 전력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쟁이 장기화하는 동안 자국 내 반전 운동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러시아 사회에 깊숙이 스며든 피해자 민족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피해 서사는 침략과 선제공격을 합리화하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근대 국제질서에서 국가의 자기 결정권은 개인의 천부인권과 같이 당위적 권리로 간주되며, 국가 체제 안정을 위한 근본 원칙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자기 결정권은 전쟁을 합리화하는 만능 논리가 되었다. 실제로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추구한 것은 자기 결정이 아니라 인접 영토를 흡수·통합하려는 ‘영토 보전(territorial integrity)’의 욕구였다. 근대 국가와 자본주의는 현상 유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팽창하는 생명체이다.
“돈 쓰는 국방에서 돈 버는 국방으로”라는 구호가 보여주듯이, 2000년대 한국 국방개혁의 핵심은 첨단 기술로 전력을 강화하면서 병력은 줄이고, 무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데 있다. 실제로 현재 남한과 북한은 세계 무기 시장에서 각각 세계 10위권 내의 주요 수입국·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남북한 모두 무기 시장의 주요 행위자로 부상한 상태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말은 민망하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피식민지국이었던 조선은 일제를 따라 타국에 진출하고자 했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는 물자의 절대 부족으로 가미카제용 비행기 동체를 송진(松津)과 대나무로 만들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이러한 사정이었음에도, 권명아에 의하면 식민지 조선에서는 남방 지역(남태평양)으로의 진출이 1938년을 전후로 급증하기 시작했고, 1941~1943년에는 남방에 대한 담론이 조선의 매체를 장악할 정도였다.
당시 태평양 열도 남방은 무진장 자원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자신을 일제와 동일시한 조선의 자본가들은 전세가 일본에 유리할 때마다 남방 개발과 그 이익의 실제 획득 가능성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 관심은 단순한 몫이나 지위를 넘어, 대동아공영권 속에서 ‘본토인으로서 조선’이 차지할 자리와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무기 수출국, 한국을 생각한다
한겨레 7월2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은 ‘가자 학살의 수혜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60개 기업의 이름을 밝혔다. 그는 이 기업들이 가자지구 공격과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록에는 한국 기업 HD현대와 두산도 포함됐다. ‘방위산업’이라는 포장 뒤에서 학살용 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수출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진보 언론까지 이를 “K방산”이라고 자랑스럽게 보도한다면, 원자력과 무기 수출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성찰의 기회는 사라질 것이다.
다음 두 발언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지난 33년간 한국의 위상 변화와 자기 인식을 잘 보여준다.
“오래전 이쪽(남한)은 강대국이 넘겨준 원자력 정조대를 차게 되었고, 또 남북한의 비핵화 공동선언 때 우라늄 농축도 안 하겠다, 화학 재처리 공장도 안 갖겠다는 다짐과 함께 정조대의 버클을 한층 더 졸라맸으므로 여기의 핵 확산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중략) 이 원자력 정조대의 열쇠는 주변 4대국이 갖고 있는데 열쇠 모양이 서로 달라 네 나라가 따로따로 열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중 어느 나라도 그것을 열어줄 리가 없습니다.”(1992년 6월4일자, 중앙일보, 이창건 한국원자력학회장)
한편 지난달 11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원장에 이종석을 임명한 것을 두고 “미국 풀도 먹고 중국 풀도 먹고 러시아 풀도 먹어야지, 미국 풀만 먹으면 영양실조 걸린다”며 이를 국익 외교라고 평가했다.
한반도가 강대국에 의해 철저히 구속되어 있다는 현실을 “원자력 정조대”라는 매우 성별화된 비유로 표현한 것은 유감이지만, 강한 국가로의 열망과 좌절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현실을 “풀 뜯는 소”에 비유한 것은 우리가 4강을 상대로 선택성, 능동성, 주도권이 있음을 강조하는 언설이다.
‘국익 외교’와 평화 국가가 양립하기 위해서는, 대북 문제만이 아니라 무기 자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돈이 최고인 자본주의 체제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접경 지역 소음 해소와 대북전단 살포 중지로 남북 긴장 완화의 첫발자국을 디뎠듯이, 이제 한국 사회도 ‘피해자의 옷을 입은 군사주의’를 벗어던질 사회적 모색이 절실하다.
4강 사이에서 자주적으로 균형을 찾되, 북한과의 불필요한 대립을 거두고 무기 수출의 윤리까지 직시할 때 이재명 정부는 ‘일하는 정부’를 넘어 ‘평화를 위해 일한 정권’으로 기억될 것이다.
황선우·김우민·이호준에대형 신예 김영범까지 합류계영 800m 금메달 목표로개인 종목 출전 줄이고 집중
“세계 신기록에 한 번 도전하겠습니다.”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2025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006년생 김영범(19·강원도청)이 당차게 선언했다.
김영범은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KB금융코리아스위밍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22·강원도청)를 제쳐 수영계를 깜짝 놀라게 한 대형 신예선수다.
김영범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남자 계영 800m 멤버로 합류했다. 현재 남자 계영팀은 ‘황금세대’로 불린다.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김우민(23·강원도청), 황선우·양재훈(26·강원도청), 이호준(23·제주시청) 이 아시안게임 도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중국에 0.10초 뒤져 은메달 새 역사를 썼다.
한국 남자 수영은 김우민, 황선우 원투펀치가 건재한 가운데 새 멤버 김영범을 더해 세계선수권 두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영범은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세계선수권 각오를 묻는 질문에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후배의 대담한 선언에 황선우도 “꿈같은 목표지만 그 목표를 향해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민 역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우리도 힘을 얻는다”며 “어쩌면 그런 기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힘을 실었다.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에 새로 합류한 김영범이 열쇠로 꼽힌다. 4명의 영자가 200m씩 헤엄치는 남자 계영 800m 세계 기록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세운 6분58초55다.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이 모두 1분43초대를 기대할 만해 김영범이 1분44초 후반 혹은 45초대로만 진입해도 단체 기록은 세계 기록에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김영범이 어느 정도까지 개인 최고 기록을 끌어올릴 수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영범은 “부담감은 전혀 없다. 저만 잘하면 우리 팀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운도 따르고 컨디션만 좋다면 44초대 후반에도 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선우는 “아직 순번을 정하지 않았지만 김영범이 빠르게 기록을 줄여가고 있다. 각자가 베스트 기록을 내면 세계 신기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자 계영 800m에서 또 한 번 일을 내고자 선수들은 개인 종목 출전을 최소화했다. 지난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포함, 메달 2개를 따낸 김우민은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야 하는 계영 800m를 위해 장거리 종목을 포기했다. 김우민은 “계영은 스피드가 중요하다. 지난 대회에서 2등을 했을 때 팀으로서 뭔가를 이뤘다는 느낌이 좋았다. 우리 선수들 모두 절실한 마음가짐으로 준비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범 역시 주종목인 접영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지난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까지 더해 박태환·김수지(메달 3개)를 넘고 한국 수영 사상 세계선수권 최다 4개의 메달(금1·은2·동1)을 가진 황선우는 세계선수권 5회 연속 출전에 4회 연속 메달을 노린다. 자유형 100m와 200m도 도전하는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개인 최고 기록을 깨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국 신기록과 함께 시상대에도 꼭 오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7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31조8000억원 규모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오는 9월까지 85% 집행하기로 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 주요 대선 공약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 역시 신속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체감물가 안정을 위한 가공식품 가격 인상률 최소화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새 정부 출범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집행관리대상 예산(추경)의 85%를 9월 말까지 집행하겠다고 했다”며 “당은 경기회복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예산 집행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비용 환급 등 소비여력을 보강하겠다”며 “민생안정 사업 혜택이 국민에 신속하고 차질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1시간20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추경 집행 계획을 비롯해 최근 상승세인 물가동향과 여름철 재난안전 대책 방안을 두고 논의가 오갔다.
당정은 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가공식품 가격 인상률 최소화 등 방안을 놓고 논의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정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를 보이고, 누적된 인플레로 물가 수준이 높아 생계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당은 식품·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률 최소화 등 소비자 부담 경감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과거 폭염 인명피해 자료를 분석해 계층별 폭염 위험을 세분화해 대응하기로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폭염 취약계층에) 맞춤형 안전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실수요자 중심 냉방 용품 지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폭염 쉼터 확대, 열대야를 대비해 야간까지 운영하는 공공시설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한목소리로 국정 운영 성과 도출을 위한 ‘원팀’ 대응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실을 포함한 당정은 한 몸”이라며 “내란 극복, 경제 회복 성장 비전을 공유하는 운명 공동체”라고 말했다.
메기 효과. 조직이나 집단 내 강력한 경쟁자나 위협 요소가 등장, 기존 구성원들이 자극을 받아 경쟁력이 높아지고 전체의 활력이 증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금 실리콘밸리의 메기는 메타다. 메타는 스케일AI의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영입하기 위해 143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며 ‘인재 전쟁’을 일으켰다. 일리야 수츠케버가 창업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SSI)는 제품도 없이 ‘사람’만으로 320억달러(약 44조원) 가치로 평가받았다. 메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SSI 인수 시도를 수츠케버가 거절하자 SSI에 엔젤투자한 투자자와 자본을 끌어들였다. 이에 앞서 오픈AI는 아이폰을 만든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을 65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했다. 그야말로 ‘인공지능(AI) 인재 전쟁’이다.
AI 슈퍼 인재 ‘한 사람’이 제품, 서비스보다 중요하며 기업 가치의 전부이거나 그 이상이란 뜻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전통 경제학에서 ‘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온다. 산업혁명 시대, 석탄과 철이 희소했고 정보화 시대에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희소했다. AI 시대에는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뛰어난 두뇌’ 자체가 가장 희소한 자원이 되고 있다.
AI 기술의 핵심은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디에 적용할지는 한 사람의 창의성과 직관 그리고 경험에 달려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만장을 아낄 수 있다. AI는 예측 불가하고 왜 이런 결과를 내놓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AI 기술 혁신의 그 순간을 경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암묵적 집단 지식’이라고 한다.
알렉산더 왕이 메타로 이직할 때 그가 가져간 것은 단순히 개인의 능력만이 아니다. 스케일AI가 구축해온 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와의 모든 관계망, 그리고 AI 데이터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미래 전망이 함께 따라갔다. 조니 아이브는 아이폰을 만든 경험과 철학을 오픈AI로 가져왔다.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에게 천문학적 투자를 하는 이유다. 인사관리(HR) 차원이 아니다. 캐펙스(CAPEX·설비투자)라는 판단이다. AI 시대에는 평균적으로 우수한 100명보다 독창적인 한 명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문명 전환기마다 등장하는 창의적 두뇌를 둘러싼, 새 패권 경쟁의 순간임을 알고 있다. 누가 초지능을 설계할 수 있나, 누가 인간과 AI의 관계를 재정의할 수 있나, 누가 새로운 기기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할 수 있나… 이런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 인재에게 조 단위의 자금을 아낌없이 베팅하고 있다.
이 순간 한국의 현실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개별 인재에 대한 파격적 투자는 ‘특혜’로 여겨진다. 입시라는 단일한 잣대로 모든 학생을 평가하고 표준화된 교육과정으로 ‘우수한 평균인’을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AI 3강을 위해 지금 필요한 건 평범한 다수가 아닌 비범한 소수에 투자하는 결단이다. 한국은 ‘사람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가장 두려워한다. 정해진 프레임을 넘어서는 인물을 부담스러워하고 시스템을 뛰어넘는 상상력은 ‘불안정한 변수’로 간주한다.
그러나 AI는 바로 그 변수에서 진화한다. 과거 산업화는 노동을 재편했고 디지털화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AI는 ‘사고하는 존재’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 기술이 위험한 이유이자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이 진짜 AI 강국이 되려면 GPU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 철학을 바꿔야 한다. 더 빠른 모델보다 더 깊은 비전이, 더 많은 서버보다 더 창의적인 두뇌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여전히 20세기 공장형 인재 양성 시스템에 매달린다면,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한국의 AI 빅3 국가 꿈꾸기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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