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닥쳐온 아파트 재개발···짐 싸는 ‘미아리텍사스촌’ 성매매 여성 “이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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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길게는 40년 이상 성매매 여성들의 ‘이모(포주)’ 역할을 한 70대 업주 대여섯이 지난 9일 오전 텍사스촌 골목 모퉁이 한 켠에 모여 앉았다. 이날 성매매업소 한 곳에 대한 행정대집행 차 동원된 100여 명의 용역업체 직원들이 주변 골목 전체를 막아섰다.
“내 가게가 저기에 있는데 왜 막아서냐” “고양이 밥 주러 가야한다”
골목으로 들어서는 길목마다 용역직원과 실랑이 하는 업주들과 성매매여성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서울 북부지법 소속 집행관들의 참관 아래 오전 10시부터 강제집행이 시작됐다. 문짝부터 때려부수는 소리가 요란하다. 저항은 없었다. 성매매여성들을 지원했던 전국철거민연합 일부 관계자들이 현장에 잠시 들렀다. 본격적으로 철거가 진행되자 이내 자리를 떴다.
철거를 지켜보던 업주들은 “(여기를 나가는 문제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가게에서 갖고 나온 냉커피를 마셨다.
“이모, 오늘 무슨 일 있어?”
“오늘 저기 OOO(업소명) 강제집행한대. 뭐하러 버티나 몰라”
퇴근하려고 가게를 나선 성매매여성들이 묻자 업주들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한 업주는 “(OOO 가게 주인에게) ‘도와줄까’라고 물어보니, ‘됐어. 그냥 치우게 놔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여있던 업주들은 “그냥 합의금 받지, 강제철거하면 철거비 1000만원을 물어줘야 하는데 왜 버티나 몰라”라며 혀를 찼다. 또다른 업주가 “철거비만 내? 보관료도 우리보고 내라던데?”라고 말을 보탰다.
집행이 시작된 후에야 업소 주인이 얼굴을 내비쳤다. 용역직원들에게 막혀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업소 안에서 트럭 10대 분량의 매트리스와 전신거울, 서랍장, 옷걸이 등이 쏟아져 나왔다. 수십 년간 묵었던 짐들에 스며든 악취가 먼지에 뒤섞여 골목을 가득 채웠다.
“어휴, 곰팡내” “어휴, 지린내”
뒷골목에 앉아있던 업주들이 코를 틀어막았다. 폭염에 악취까지 뒤집어쓴 일부 용역직원들은 헛구역질을 했다. 집행은 1시간 40분만인 오전 11시 40분쯤 마무리됐다.
미아리텍사스촌은 2000년대 초 한때 400여 개의 성매매업소가 자리하며 성황을 이뤘다. 지금은 약 70여개 업소만 남은 상태다. 그래도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후 2시까지 여전히 영업은 하고 있다.
업주들은 “(남은 70여개 중) 매일 문을 열고 장사하는 가게는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남은 업소들 중 약 40%는 신월곡 1구역 재개발 조합과 합의를 마쳐 다음달 중 가게를 비울 예정이다. 합의금은 이사비 등으로 업소당 5000만원 안팎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주들은 “합의는 했지만 완전 퇴거가 이뤄질 때까지는 영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신월곡1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골목 곳곳에 폐쇄회로(CC)TV 설치작업도 시작했다. 방화(화재) 예방목적이라고 했다. 업주들은 “무슨 화재야, 손님들 얼굴찍혀 못오게 하려고 설치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업주들은 “여기 철거 시작한 이후로 새로운 손님은 안 온다. 문은 열어놓고 있지만 공치는 날이 더 많다”며 “단골장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이 끝나면 이곳은 지상 최고 47층, 총 2244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된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곳의 조합원 수가 400여 명 남짓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에 사업성이 높다”며 “지하철 4호선 초역세권이어서 일단 짓기만 하면 돈을 버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성매매여성들은 아직도 성북구청 앞에서 생존을 위한 철거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업주들은 조합으로부터 돈이라도 얼마 받고나가지만 성매매여성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미아리텍사스촌 성매매여성들에 대한 공식적 통계는 없지만 이곳에서 일명 ‘아가씨’로 일하는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40대 중후반이다. 50대 여성들도 꽤 있다는 게 업주들의 얘기다. 40~50살에 일자리를 잃은 성매매여성들이 갈곳은 많지 않다. 재개발 조합원들의 이주가 마무리되는 연말이 되면 텍사스촌은 흔적조차 없이 철거될 예정이다.
성북구는 성매매여성들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구청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여성 1인당 최대 780만원(12개월 기준)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단순 현금지급은 아니다. 성매매여성들이 구청에서 제공하는 직업교육 등을 이수하면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예를 들어 자격증 취득 교육·진학교육 과정을 월 80%이상 이수할 경우 월 70만원씩 12개월간 지원하거나, 공동작업장이나 인턴십 프로그램 등 자활지원사업에 참여하면 매달 60만원씩 12개월간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성매매여성이 월 150시간씩 자활지원사업에 참여하면 기존 지원금과 합산해 월 최대 21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본격적인 지원은 오는 10월부터 시작된다. 여성들이 구청의 자활프로그램에 얼마나 참여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때 자신도 성매매여성이었다는 한 업주는 “스무살에 여기 들어와 나이 오십 될 때까지 자기 가게도 안 차리고 이 일을 한 아가씨가 여길 떠나면 무슨 일을 하겠냐”며 “결국 더한 곳으로 밀려나겠지”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관련해 “브릭스(BRICS)는 반미 단체가 아니다”라며 미국에 타협을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나라에 1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브릭스는 반미 단체가 아니다. 브릭스 의제에 반미 요소가 포함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브릭스 플랫폼에 관련된 것을 포함해 현재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위협과 조작의 언어는 이 단체 회원들에 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브릭스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신호는 예전에도 들은 적이 있어서 새로운 건 없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교역 상대국에 500% 관세를 부과하는 대러 제재를 검토하는 상황에 대해선 “새 제재가 도입되면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상황을 급격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려는 시도들이 있지만 이러한 위협은 러시아에 흔한 일이 됐다”며 “우리는 제재에 어떻게 저항하는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모순적인 행동과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일을 쉽게 만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과정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가 미국에 항공 운항 재개 문제를 제기했지만 지금까지 반응은 미미했다며 “우리가 이 문제를 뒷전에 놓았다는 뜻은 아니다. 이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기 러시아와 미국의 양자 협의 일정이 결정되면 이 문제에 대해서도 무엇을 논의할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계 정상화에 대한 러시아와 미국의 양자 협의 속도가 느려진 것은 아니고 “기술적 중단”이 있을 뿐이라면서 “조만간 협의 날짜가 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는 러시아와 미국의 차기 협상이 미국 주도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치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미국, 이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모두와 함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중재’ 이상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해결책 모색을 지원하면서 상황 안정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제품을 후처리해 원자력 발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에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내란 수괴’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10일 새벽 재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 3월8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의 어이없는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지 124일 만이다.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 빠트리고도 거리를 활보하던 범죄 혐의자를 보며 속에 천불이 나던 국민들에겐 모처럼 시원한 소식이었다. 윤석열 재구속이 철저한 내란·외환 혐의 규명과 단죄를 통해 ‘국가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윤석열이 범죄사실을 범했다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 사흘 뒤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정보 삭제를 지시하는 등 범죄사실이 소명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장에는 측근인 김성훈 경호처 차장 진술이 대통령 변호인이 입회했을 때 윤석열에게 유리하게 바뀌어 회유·말맞추기 우려가 커진 현실도 적시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윤석열은 끝까지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졸렬하고 뻔한 거짓말로 혐의를 부인했다. 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폐기는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폐기했다”고, 비화폰 삭제도 ‘보안 조치’ 지시를 잘못 이해한 거라고 부하 탓을 했다. 그의 재구속은 대통령의 지시로 계엄에 가담하거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부하들이 구속되거나 수사·재판받으며 곤욕을 치르는데 혼자만 살겠다고 법기술을 부리다 자멸한 ‘인과응보’와 다를 바 없다.
윤석열 재구속은 내란·외환죄 중대성에 견줘 당연하다. 오히려 그가 4개월 넘게 자유롭게 반려견과 한강공원을 산책하고, 부정선거 관련 영화를 보며 선동하는 상황이 비정상이었다. 애초 그가 풀려난 것부터 법원이 관행이 아닌 ‘구속기간 시간 계산법’을 하필 내란 수괴 혐의자에게 적용하고, 검찰도 항고를 포기해 빚어진 일이다. 내란 특검팀이 22일 만에 신속한 수사로 윤석열을 재구속해 사법체계에 대한 사회적 불신과 갈등 악화를 막은 것은 높게 평가할 일이다.
윤석열 재구속으로 내란·외환 수사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당장 ‘노상원 수첩’ 속 외환죄 의혹을 서둘러 규명하고 기소해야 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계엄 국무회의 관련자들의 내란 은폐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야 한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의 내란 연루 가능성도 규명해야 한다. 내란에 동조하거나 그런 인사를 당이 비호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합당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김건희 특검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도 핵심 피의자 윤석열 신병이 확보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부인 김건희의 권력농단과 공천개입, 그의 보호막이 됐던 공직자들 위법 행위도 엄단해야 한다. 세 특검은 윤석열·김건희 수사가 민주공화국 헌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책무임을 명심하고, 국민 앞에 그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며 관세 부과 시한을 8월1일로 못 박았지만,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레터’가 공개된 지난 8일에도 한·일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다. 상호관세 유예를 일단 호재로 받아들인 덕이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엄포를 그만큼 시장이 믿지 않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너무 잦은 말 바꾸기, 미국 협상팀 내부의 불협화음, 지나치게 포괄적인 의제 등으로 인해 관세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 수준으로 어려운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추적해온 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2일 ‘미국 해방의 날’ 이후 관세와 관련해 말을 바꾼 것은 8일(현지시간) 현재까지 무려 28차례에 달한다.
4월3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고문이 관세는 협상용이 아니라고 엄포를 놓은 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는 협상용이라고 말을 바꿨고, 4월9일 새벽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증시가 폭락하자 불과 13시간 만에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5월24일에는 철회하겠다고 했던 애플 제품에 대한 관세 25%를 다시 부과하겠다고 했고, 유럽연합(EU)에 관세 50% 최후통첩을 보낸 지 불과 이틀 뒤인 5월25일에 이를 다시 연기했다.
그리고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만료 예정이었던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오는 8월1일로 또다시 연장했다. 그러면서 “8월1일이라는 날짜는 100% 확실한 것이 아니다”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불과 하루 뒤인 8일 “더 이상 연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또 말을 바꿨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8월1일부터 한국과 일본 등에 부과하겠다는 25%의 상호관세 역시 “단언컨대 최종 숫자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계속해서 바뀌는 데드라인과 그때그때 달라지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말 때문에 무역 협상국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난감할 지경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말을 바꿔서라도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것은 어쨌든 협상 시간을 벌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나쁜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미국 협상팀 내 불협화음과 비효율성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협상 스타트를 끊은 일본이 7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존보다 1%포인트 인상된 상호관세를 통보받게 된 것이 그 예다.
한 일본 경제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은 실무진, 내각,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3단계가 서로 단절돼 있고, 정보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지난 6월 닛케이아시아에 털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본 측은 실무진 회의와 내각 회의에서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공개적인 불화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를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한 소식통은 닛케이아시아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 세 명이 일본과의 협상 도중 회담을 일시 중단하고 자기들끼리 (일본 협상팀 앞에서) 논쟁을 벌인 적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권력 다툼 중인 이들 셋이 서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일본 협상팀에 각자 따로 양보를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한때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한 사이다.
‘원스톱 쇼핑’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 때문에 협상 의제가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확대된 것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외신들은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아직 쌍방이 정확히 뭘 원하는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한 것에 주목하면서, “외과수술적 협상이 아니라 전면 관세 협상이다 보니 미국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설령 8월1일 전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그것은 협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국과 관세 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 영국과 베트남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트남과 합의한 새 관세율을 발표했지만, 두 나라의 공동성명서 초안을 보면 앞으로 협상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역시 관세율 조건에만 합의가 이뤄졌을 뿐, 세부사항 조율은 없었으며 디지털세나 농업 장벽 등 민감한 문제는 향후 계속 논의하기로 미뤄뒀다.
영국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아담 아흐마드 삼딘은 “무역 협상은 보통 매우 세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몇 년이 걸리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영국과 베트남의 협상 타결은 완전한 합의라기보다는 향후 협상을 가속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틀’에 가깝다”고 BBC에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라는 지렛대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협상을 장기화하면서 원하는 양보를 끊임없이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을 쉽게 포기할 거라고 믿기 어렵다”면서 “데드라인은 없다. 이 연극 같은 쇼에서 그가 스스로 정한 이정표일 뿐”이라고 폴리티코에 익명으로 말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 의존도가 워낙 높은 한국, 일본 같은 국가들은 “연극 같은 쇼”라는 걸 알면서도 혹시 모를 최악을 피하기 위해 매번 바뀌는 데드라인마다 사력을 다해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매기는 위험가중치가 일반 기업대출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영업만 하지 않고 기업대출 등 생산성 있는 곳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위험가중치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0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20개 국내 은행의 대출 익스포져별 위험자산 가중치’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BIS 자기자본비율 규제에 있어 이들 은행의 주담대 위험가중치 평균은 18.9%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57.9%)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개인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소매대출의 위험가중치는 21.4%였다.
위험가중치는 은행 대출금이 얼마나 회수 가능성이 낮은지 등을 반영한 것으로, 재무건전성 규제에 있어 중요한 지표다. 은행들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의 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많이 할수록 위험가중자산의 크기가 커져 재무건전성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어 위험가중치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하게 되는 구조인 셈이다.
용 의원은 이에 주담대의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이 필요하며, 특히 다주택자 주담대에 보다 초점을 맞출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근 수도권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했으나 여전히 지방은 규제 시각지대에 있고, 긴 관점으로 보더라도 위험가중치 상향으로 더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는 “(과거 대출을 보면) 다주택 차주가 주담대 총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 만큼,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을 문제로 인식, 주담대의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 진짜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에서 “홍콩·스웨덴의 경우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25%로 상향한 바 있다”고 거론했다. 금융당국도 지난 3일 가계대출 점검회의 결과에서 가계대출 규제를 위해 향후 가능한 추가 조치로 주담대 위험가중치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주담대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결과적으로 부동산 대출 공급을 일정 부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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