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팔로워 구매 건설노동자들이 ‘검은 안전모’ 쓴 이유···“우리를 살려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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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구매 23일 오후 12시30분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 ‘제사상’이 차려졌다. 건설 자재를 조립해 만든 상 위에는 쌀을 가득 담은 안전모가 놓였고 그 위에 꽂힌 향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향 너머 천막에는 ‘작업 중 사다리에서 떨어짐’, ‘굴착기와 부딪혀 깔림’ 등 지난해 산업재해로 숨진 건설노동자들의 사고 유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오는 28일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앞두고 이날 산재로 숨진 건설노동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열렸다. 노동자들은 “원청이 안전 책임을 져야 반복되는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등은 이날 검은색 안전모를 쓴 채 위령제에 참여했다. 실제 건설 현장에선 쓰지 않는 검은 안전모는 산재로 숨진 이름 없는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작됐다. “죽음의 현장을 생명의 일터로”라고 적힌 안전모를 쓴 채 이들은 지난해 산업재해로 숨진 267명의 건설노동자를 향해 묵념했다. 이들이 모인 현대건설에서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13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들은 반복되는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원청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명숙 건설노조 경인지역본부 조직국장은 “지난 22일, 23명의 노동자가 숨진 아리셀 사건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사업주의 형량을 15년에서 4년으로 줄였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사망자는 줄지 않고 사업주 역시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한수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통과 이후 많은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과의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원청은 응하지 않고 있다”며 “하청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원청이 ‘관리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산재로 숨진 건설노동자 문유식씨의 딸 문혜연씨도 참석했다. 문씨는 “아버지는 안전모도 지급받지 못한 채 사고를 당했다”며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있었다면 아버지는 지금도 살아계셨을 것”이라며 눈을 붉혔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오늘도 가족에게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현장으로 향했을 것”이라며 “그 평범한 인사가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건설 현장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씨는 떨리는 손으로 제사상 위에 국화꽃을 올렸다.
이날 위령제에선 이삼헌 무용가가 추모 공연을 했다. 맨발로 아스팔트 위에 선 이씨는 흰 국화꽃 다발을 가슴에 안은 채 작업화와 작업모를 쌓아 만든 ‘추모 무덤’ 앞에 섰다. 이씨가 품에 안은 꽃다발을 으스러뜨리자 흰 꽃잎이 작업모 위로 떨어졌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내내 안전모 위에 꽂힌 향은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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