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칭다오 화물선 직항 내달 취항···부산 경유 대비 비용 41%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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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주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31일 제주∼칭다오 간 신규 항로 개설에 대한 중국 선사의 협의에 합의하고 중국 측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실제 취항을 위해서는 운영선사 평가와 확정, 해상운임 공표, 운항계획 신고와 수리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절차가 무리 없이 진행되면 이르면 다음 달 제주와 칭다오 간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이 운항한다.
도는 이번 항로 개설로 제주지역 기업들의 수출입 물류비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대로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수출하면 컨테이너(1TEU)당 204만4000원 비용이 들었으나, 직항이 생기면 119만4000원으로 41.6%의 절감효과가 있다.
도는 연간 수출 물동량 2500TEU 처리 때 21억원에서 최대 88억원(1만400TEU 기준)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운송시간도 부산항 경유 대비 최소 2일 이상 단축된다.
도는 주요 수출·입 품목에 중국산 건축자재와 제주산 생수 및 화장품 등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소규모 물량을 가진 중소기업들도 제주항에서 다른 화물과 함께 묶어 수출할 수 있어 수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는 “항로 개설에 대비해 제주항 내 보세구역 지정과 컨테이너 하역 장비 배치 등의 기반시설은 이미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항로 개설은 지난해 11월 중국 선사가 해양수산부에 개설을 신청한 이후 8개월만이다. 제주는 정부에 조속한 항로개설을 요청해왔다.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자신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는다. 특검팀이 본 수사를 시작한 지 한 달 여만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부터 명태균게이트,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주요 의혹들과 관련해 받아놓은 진술과 증거 등을 토대로 김 여사를 직접 대면조사해 의혹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김 여사를 상대로 한 특검의 조사내용은 크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세 갈래로 갈음된다. 조사는 각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부장검사들이 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체계의 ‘최종 꼭짓점’인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김 여사를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미 특검은 주가조작 1·2차 주포자와 ‘7초 매도(7초 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매도 주문)’ 의혹 관련자,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씨,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핵심 관련자들을 모두 불러 조사했다. 이들에게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새로 확보한 ‘김 여사-미래에셋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취록을 보여주고,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는지 등을 추궁했다고 한다. 통화 녹취에는 ‘계좌 관리자 측에 수익의 40%를 줘야 한다’ 등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겼다. 특검은 6일 김 여사에게도 이 녹취를 제시하며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또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허위사실 공표)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 개입 의혹에선 뇌물,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22년 3월 20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러 차례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그 대가로 그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22대 총선에선 김 여사가 경남 창원의창 선거구에 현역인 김 전 의원 대신 김상민 전 검사가 공천을 받도록 개입한 의혹도 제기돼있다. 이와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나눈 통화 녹취가 있다.
특검은 최근 명씨와 김 전 의원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2022년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거론된 윤상현·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조사했다. 윤상현 의원은 조사에서 “김 전 의원 좀 잘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인정했다. 특검은 통화 녹취와 관련자들 진술을 토대로 공천개입 의혹을 캐물을 전망이다.
건진법사 청탁의혹 사건은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여부가 관건이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이 김 여사에게 각종 민원을 청탁할 목적으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고가의 선물을 건넸다는 의혹이다.
김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한 의혹 등을 받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는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특검은 윤씨를 연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청탁용 선물을 구매한 윤씨의 부인 이모씨에 대한 조사도 두 차례 진행됐다. 청탁용 선물 전달의 매개가 된 전씨가 김 여사로 향하는 통로로 삼았던 두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청탁용 선물인 ‘6220만원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원대 샤넬 가방’ 구매 영수증 등도 확보했다. 실물 확보는 아직이지만, 특검은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 등을 김 여사에게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과거 해외 순방 때 착용했던 ‘고가 장신구’와 관련해선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에서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1000만원대 카르티에 팔찌, 2000만원대 티파니앤코 브로치 등을 착용했다. 이 장신구들이 진품이라면 모두 재산공개 신고 대상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신고하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당시 대통령실은 “일부는 지인에게 빌렸다”고 해명했는데, 3년 가까이 지난 올해 5월 김 여사 측은 “모조품을 직접 구입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미국 공무원 감찰 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기소했던 전 특별검사에 대해 정치 활동 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낙선한 이후 자신을 수사했던 특검에게 보복하기 위해 표적 수사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특별검사실은 이날 잭 스미스 전 특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실은 스미스 전 특검이 연방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해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혐의는 밝히지 않았다.
특검실은 연방공무원을 감찰해 혐의가 인정된 직원에게 징계 조치를 내리는 기관이다.
특검실의 이번 수사는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이 특검실 대표 권한대행을 겸직하고 있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에게 조사를 직접 요청하며 이뤄졌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코튼 의원은 그에게 스미스 전 특검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해치기 위해 불법적으로 정치 활동을 했는지 조사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 특검으로 임명된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등 혐의로 2023년 그를 기소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현직 대통령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정책에 따라 공소를 취하하고 지난 1월 사임했다.
스미스 전 특검은 사임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결정은 내가 내렸다”며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외부 압박설’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운동 때부터 재취임하면 스미스 전 특검을 해임하겠다고 팟캐스트 인터뷰 등에서 공공연하게 말했다. 그는 “스미스를 이 나라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스미스 특검팀 관련자들에 대한 ‘해고 바람’도 불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까지 특검팀과 연루된 법무부 직원 최소 9명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치법을 도구로 이용해 연방공무원에 대한 정치 보복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실 차기 수장으로 지명한 우익 팟캐스트 진행자 폴 잉그라시아 변호사는 “해치법을 집행할 때 공정성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매매 알선 등 의혹으로 기소됐다가 구치소에서 숨진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가 정치적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가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법무부가 엡스타인 사건 처리 방식을 두고 많은 비판을 받자 바이든 정권의 법무부에서 일했던 관리들의 불법 의혹을 찾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4일 오전 전남 무안군 현경면 모촌마을. 밤새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는 잦아들었지만, 마을 골목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흙탕물이 빠진 자리는 두꺼운 진흙이 덮었고, 마당과 길목 곳곳에는 젖은 장판과 가구, 가전제품이 무더기로 쌓였다. 주민들은 장화나 축축한 슬리퍼를 끌며 망가진 살림을 밖으로 내놓았다.
이곳은 전날 오후 8시 5분쯤 폭우로 실종된 A씨(50대)가 500m쯤 떨어져 있는 마을회관 앞 하천 다리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인근 마을에서 오이 농사를 지어온 그는 평소 성실하고 이웃과도 가까운 사람이었다. 한 주민은 “비 오는 날에도 밭 걱정을 놓지 않던 분이었다.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목소리를 떨었다.
물은 순식간에 마을을 덮쳤다. 인근 농로가 넘치며 불과 10분 만에 집 안이 물에 잠겼다. 가슴 높이까지 물이 들이닥치자 주민 박철규씨(83)는 119 구조대에 업혀 탈출했다. 그는 “물이 너무 빨리 차서 손 쓸 틈이 없었다. 마당에 있던 전동휠체어까지 망가져 앞으로 어떻게 다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옆집에 거주하는 주민 박형철씨(84)도 “밖에 나가보니 벌써 골목이 강처럼 변해 있었다. 그 길로 창문을 넘어 나왔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꼼짝없이 갇힐 뻔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50대 중반에서 90세에 이르는 고령층이라 대피가 늦었다. 일부는 벽돌을 쌓아 방수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고, 대부분은 지대가 높은 경로당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이곳마저 입구까지 물이 차오르며 주민들은 밤을 꼬박 새웠다. 박병연 이장은 “어르신들 말씀으론 이런 물난리는 90년 만에 처음”이라며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한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을 꼭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마을 한쪽에서는 피해 소식을 접한 자원봉사자와 급하게 상경한 자녀들이 젖은 장판과 가구를 치우고 있었다.
허리춤까지 물이 찼던 집 안은 진흙과 잔해만 남았다. 한 자원봉사자는 “살림이 다 젖어 쓸 수 있는 게 없다. 어르신들이 멍하니 집터만 바라보고 계신 모습이 안타깝다”며 “최선을 다해 돕고, 필요한 지원 방안도 함께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모촌마을에서는 9가구가 침수되고, 하우스 일부가 파손됐다.
폭우는 광주에서도 피해를 남겼다. 북구 신안동 등 저지대에서는 도로와 주택이 다시 물에 잠겼다. 지난달 17일에도 사흘간 478㎜가 넘는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어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폭우가 덮치면서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당시 80대 주민이 빗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9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아픔도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전남에 내려진 호우 특보는 이날 오전 5시 모두 해제됐다.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무안 289.6㎜, 광주 195.9㎜, 곡성 188.5㎜ 등으로, 특히 무안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광주의 경우 8월 한 달 평년 강수량(326.4㎜)의 절반이 하루 만에 쏟아졌다.
이번 폭우는 짧은 시간에 쏟아진 강한 비가 특징이었다. 무안군 망운면 무안공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시간당 142.1㎜의 폭우가 기록됐다. 이는 전국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공식 최고 기록인 1998년 전남 순천 주암면(145㎜)에 근접한 수치다.
AWS 관측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7월 전북 군산 어청도의 146㎜가 역대 최고치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호남에 장시간 머물며 집중호우를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전남에서는 이번 폭우로 총 41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주택 94가구와 상가 71동을 비롯해 도로 등 침수 피해가 261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주에서는 173건의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지난 3일 하루에만 광주·전남 지역에서 낙뢰가 총 1642회 발생했다. 피해 집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10∼60㎜, 많은 곳은 8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피해 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투입해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예보된 비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발생한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사고는 수문이 닫혀 있었던 탓(경향신문 7월22일자 2면 보도)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조사단은 지자체의 수문 관리상 문제 등을 사고 원인으로 들며 사실상 ‘인재(人災)’라고 결론 냈다.
대구시는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조사단이 2주간 노곡동 침수사고의 원인과 문제점 등을 파악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조사단은 노곡동에 설치된 ‘직관로 수문’이 호우 시 배수능력을 잃을 정도로 닫힌 상태였다는 점을 이번 침수사고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대구시가 관리 중인 이 수문은 평상시 및 강우 초기 마을에 고인 빗물이 자연스럽게 인근 금호강으로 빠져나가도록 전면 개방돼 있어야 한다.
이날 조사단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 3월 일제점검을 통해 해당 수문이 고장났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대구도시관리본부는 3개월쯤 뒤인 6월19일 수동조작용 체인블록 및 강철 지지봉을 이용해 수문을 열린 상태로 임시 고정했다.
대구시는 수문 개폐 방식의 문제로 고장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개선작업(유압식→전동식)을 하려 했지만, 시간이 다소 걸린다고 보고 임시조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우수기가 지난 후 보수작업을 하겠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임시조치한 강철봉이 수문 등의 무게(약 1.6t)를 견디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문이 차츰 닫혔다는 게 조사단이 내린 결론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11일까지만 해도 수문(총 2.5m 높이)이 80㎝가량 개방된 상태임을 확인했다. 다만 6일 뒤인 침수 당시 10분의 1 수준인 7.95㎝(통수단면적의 3.18%)만 열려 배수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저지대인 노곡동 마을의 빗물이 강으로 흘러들지 못하고 고이는 바람에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시가 지난 17일 노곡동 침수사고 때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강철봉은 최초의 ‘가로바(ㅡ)’ 형태가 아닌 ‘V’자로 꺾인 사실이 확인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시관리본부측이) 지난 6월 수문 작동에 이상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이후 수문 하강이 계속 일어났다는 점은 현장에 상주했던 직원과 대구시에서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수문은 육안으로 개폐 여부를 파악할 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6~7월 사이 배수시설 관련 시스템 접속기록을 통해 제진기와 수문 가동상태 등을 파악했다.
대구시는 수차례 점검에도 수문 폐쇄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만큼, 향후 감사를 통해 과실 여부 등 책임 소재를 가릴 예정이다.
또한 조사단은 ‘제진기’(배수펌프에 유입되는 쓰레기 등 부유물질을 걸러내는 기기)가 막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직관로 수문의 고장으로 배수돼야 할 빗물과 이물질 등이 순간적으로 제진기 입구로 모였고, 이 때문에 제진기가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이밖에 호우 때 마을 고지대에 터널 형태로 만들어진 ‘고지배수로’ 입구의 침사지 수문이 닫혀 있었다는 점도 원인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의 ‘재해예방을 위한 고지배수로 운영관리 지침’을 보면, 상류 산지유역의 빗물은 고지배수로를 통해 금호강으로 자연배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또 하류 저지대의 상가 및 주거지역의 빗물은 빗물펌프장으로 강제배수하는 ‘분리배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관할 기관인 대구 북구가 고지대에 있는 수문의 개폐 기준을 금호강 수위 조건(21m)으로 정해 상류 산지쪽의 물이 빠지지 못했다. 이에 직관수로를 타고 내려온 빗물과 이물질이 폐쇄 상태였던 직관로 수문을 통과하지 못했고 제진기의 기능 불능까지 불러와 피해를 키웠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침수사고 조사단은 직관로 수문 외에도 게이트펌프(수문에 달린 펌프) 1개가 고장으로 철거돼 있는 등 중요 시설물들의 보수·보강시스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조사단은 노곡동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빗물 펌프장과 고지배수로 등 시설물의 관리 주체가 대구시와 대구 북구로 나뉘어져 운영 관리상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노곡동과 유사한 고지배수로와 펌프장을 운영 중인 전국 39개 고지배수로 시설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구 관할(2곳)을 제외한 나머지 전국 37곳은 모두 기초단체로 관리가 일원화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승섭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장은 “배수시설의 관리 기관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관리체계가 나뉘어져 있었던 점이 이번 침수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배수시설물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과 호우를 대비한 상류 산지의 부유물 유입 차단시설 설치, 펌프장 근무형태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배수시설 운영관리 체계 일원화, 방재시설 통합관제시스템 체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희준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배수시설 관리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내년 우기 전까지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노곡동 일대에는 시간당 최대 48.5㎜의 집중호우로 주택 5가구와 상가 20곳, 차량 41대 등 66건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 26명이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구명보트 등을 이용해 대피하기도 했다.
이 마을은 금호강 인근의 저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2010년 7~8월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도로 등 약 9000㎡와 주택 80채, 차량 30여대가 물에 잠기고 8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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