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제작사 폭염·폭우로 우울한 기후불안…‘청년·여성·진보층’이 더 많이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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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제작사 극한의 기후 변화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는 기후불안(climate anxiety) 증상이 여성과 청년, 진보 성향 집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영국 기후단체 카본브리프가 소개한 기후불안 메타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전문 연구기관인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예일프로그램’(YPCCC)조사 결과, 미국에서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개인의 비율은 2010년 51%에서 2023년 64%로 늘었다.
기후 불안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불안 또는 걱정’을 뜻한다. 폭염과 폭우 등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상황에 따른 우울감·죄책감·불안·분노·좌절·억울함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증상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연구팀이 27개국 18세 이상 성인 17만747명을 대상으로 한 기후불안 증상 관련 94건의 연구를 분석했더니, 여성과 청년층, 진보 성향의 정치관을 가진 집단에서 기후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후변화를 믿는 집단, 환경·자연·미래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집단, 기후변화 관련 정보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기후 과학자·언론인·교사)도 기후불안에 취약했다.
반면 반대 집단인 고령층과 남성, 보수 성향의 정치관을 가진 집단은 상대적으로 기후 불안을 덜 느끼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메타 분석에서는 기후 불안과 특정 집단 사이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을 뿐, 각 집단이 기후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 메타 분석에서 인용한 연구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후 불안과 정부 대응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후 불안 증상을 호소한 25세 미만의 사람들은 기성 세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클라라 퀴너 박사는 “기후 불안을 질병처럼 취급해 없애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현실적인 위협에 대한 건강한 반응”이라며 “기후불안 대응을 위해 정신건강 치료를 지원하는 것보다 불안을 기후변화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승호 PD(63)는 늘 현장에 있다. 그리고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자동차를 몸으로 막아서기도 하고, 권력자를 에워싼 이들에게 밀쳐지는 일도 다반사다.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해요!” 2013년 2월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오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질문하다가 경호원에게 떠밀린 후 그가 내뱉은 말이다. 그날 그는 이 전 대통령에게 “4대강 수심 6m, 대통령께서 지시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최 PD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시절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다른 권력자나 권력의 하수인들에게 답변을 요구할 때도 머뭇거림이 없다.
참여정부 시절 ‘황우석 사건’을 파헤쳐 MBC 의 전성기를 이끈 그는 ‘4대강 사업’ ‘검사와 스폰서’와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 보도 등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숱한 화제작을 제작했다. 그중 국정원의 간첩조작과 공영방송을 망친 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각각 <자백>(2016), <공범자들>(2017)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도 완성해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이번엔 또 다른 기록영화 <추적>(6일 개봉)을 내놓았다. 그가 17년째 천착해온 4대강 사업 문제의 완결판이다. 다채로운 영상과 몰입감이 뛰어난 편집으로 4대강 문제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바람직한 미래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출렁대는 것은 ‘생명’이다. 그는 이 영화의 감독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다. 지난달 31일 최승호 PD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사옥에서 만났다.
1시간40분의 기록…‘영화의 힘’ 믿어
- 벌써 3번째 연출한 영화예요. 다큐멘터리를 계속 찍는 이유가 뭔가요.
“영화의 힘을 믿어서죠. <자백>은 국정원법 개정(대공수사권 박탈), <공범자들>은 공영방송 회복이라는 목표를 갖고 만들었어요. 좋은 영화 한 편을 영화관에서 함께 보는 것은 여러 사람이 함께 느끼는 감동과 성찰에 이어 행동을 이끌죠. 그 결과, 실제로 국정원법 개정과 공영방송 회복을 위한 여론 조성이 가능했어요. 영화를 만들면서 꿈꾼 소망이 이뤄진 거예요. <추적>도 그러한 해피엔딩을 기대하고 제작했어요.”
- 어떤 소망을 갖고 있길래요.
“리포트 정도의 보도로는 도저히 설득되지 않는 분들에게까지 영화를 통해 다가가고 싶었어요. 1시간40분 동안 4대강 사업의 전말을 보고 느끼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성찰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결심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 어떤 결심 말인가요.
“단순히 수문을 열어놓는 수준을 넘어 보(洑) 자체를 철거해야 해요. 수문을 열어놓아도 수문 외 부분은 여전히 강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흉물스럽죠. 기왕에 천문학적 돈을 들여 만든 것이니 필요에 따라 열고 닫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지비가 더 많이 들어요. 녹조 독소로 국민 건강에 위험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과학적인 결론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 대통령실에 초청장을 보냈습니까.
“시간을 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내야죠.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에 <자백>과 <공범자들>을 보러 오셨어요. 관람 후 관객과의 대화도 하셨고요.”
4대강 사업은 물 부족 해결과 수해 예방, 생태계 복원 등을 명분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모래를 깊게 파내고 보를 건설한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정 사업이다. 보는 강물을 가두는 일종의 작은 댐이다. 현재 낙동강 8개, 한강과 금강 각 3개, 영산강 2개의 보가 강의 허리를 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했다. 출범 직후 금강과 영산강 보의 수문을 개방한 데 이어 집권 4년 차에는 금강과 영산강의 보 일부 해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이러한 계획은 모두 폐기됐다.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했다.
- 최 PD가 처음 4대강 사업을 다룬 게 2009년 9월8일 방송된 의 ‘착공 한 달 전! 기로에 선 4대강’ 편이죠? 이후 ‘4대강과 민생예산’(2009년 12월1일), ‘4대강 수심 6m의 비밀’(2010년 8월24일)에 이어, 이번 영화까지 내놓았어요. 당초 왜 4대강 사업을 들여다보게 됐나요.
“2009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22조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홍수와 가뭄 예방 같은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하지만 강에 보를 설치해 물의 흐름을 끊는데, 수질이 좋아질 거라는 주장은 믿기지 않았어요.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취재를 시작했죠. 당시 국토부가 환경부, 농림부 등과 같이 만든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있었어요. ‘착공 한 달 전! 기로에 선 4대강’ 편에는 방어 차원에서 추진본부 국장들이 다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는 허술했고, 방송에서 바로 깨졌죠.”
- 사전 취재를 단단히 했군요.
“제 뒤에는 강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인 건설기술연구원의 김원 박사가 계셨거든요.”
- 이명박 정부의 국정 사업인 만큼 청와대가 발칵 뒤집어졌겠습니다.
“난리가 났죠. 대통령이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를 엄청 깼다고 해요. 그래서 몇달 뒤 ‘4대강과 민생예산’을 취재할 때는 추진본부 누구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어요. 앞서 2008년 봄 광우병 보도로 가뜩이나 MBC가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터라, 정부 측 반론 없이 방송을 내보낼 수는 없었어요. 트집 잡힐 게 뻔하니까요. 그런데 11월29일 이명박이 MBC에 와서 <특별 생방송-대통령과의 대화>를 했어요. MBC를 빼고 앞서 KBS와 SBS의 대담에만 출연한 그가 엄기영 (MBC) 사장의 노력 때문인지 마침내 MBC에도 출연한 거죠. 녹화 후 막걸리 파티가 열렸는데, 이명박은 이 자리에서 엄 사장에게 ‘MBC에 좋은 일이 있을 거요’라고 말하고 갔다고 해요.”
- 당시 <대통령과의 대화> 영상의 일부가 영화 <추적>에도 나오더군요.
“그날 이명박은 4대강 사업 얘기를 많이 했어요. 싹 다 거짓말이었어요. 그래서 이날 대통령의 발언들을 잘라서 ‘4대강과 민생예산’에 넣고, 하나하나 반박했죠.”
- 해당 영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강물 속을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가 수질 나쁜 곳을 감지해 중앙센터에 알린다고도 홍보했어요.
“헛소리 많이 했죠. 방송이 나간 후 MBC 청와대 출입기자가 문자로 제게 분위기를 전했어요. MBC가 대통령 불러놓고 뒤통수 때렸다, 이놈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하는 분위기라고요. 직후 MBC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이 임기가 1년 정도 남아있던 엄 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압박했어요. 막걸리 파티에서 이명박의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말과 달리 엄 사장이 쫓겨나자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직접 여쭤보지는 못했습니다.”
- 절정은 2010년 8월17일 방송 예정이던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불방된 일이었어요. 국토부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의 보류 지시에 의한 거였죠. 결국 여론 악화로 한 주 후 방송됐지만요.
“김원 박사가 이전까지 말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한 내용이에요. 이명박이 여론에 밀려 대운하 사업 중단 의사를 밝힌 지 3∼6개월 뒤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 구상을 만들기 위한 비밀팀을 조직했고, 이 팀에는 청와대 관계자 두 명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이 포함됐어요. 김원 박사도 대운하 TF에 이어 이 비밀팀에 있었죠. 나중에 감사원 감사결과로도 발표됐지만, 취재 결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지시에 의한 대운하 사업을 위한 포석이었고, 홍수와 가뭄 예방도 거짓이었어요. 이명박은 낙동강의 모래를 파내 수심을 6m로 유지하려 했는데, 이는 2500t급 컨테이너선이 지나다닐 수 있는 깊이예요.”
MBC 해고, 사장 복직…다시 뉴스타파로
숨을 고른 그는 말을 이어갔다. “엄청난 사기극인 거예요. 이명박이 4대강 사업 예산 22조원을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한 거라면 차라리 OK, 감방 가면 돼요. 그런데 이건 강을 완전히 파괴하는 거잖아요.”
4대강 보도 후 그는 국정원의 사찰을 당했고, MBC 경영진은 공영방송 총파업 참여를 빌미로 2012년 그를 해고했다. 국정원은 그의 해고를 ‘성과’라며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후 해고 언론인들과 함께 뉴스타파를 설립해 앵커 및 PD로 활약하던 그는 정권 교체 후인 2017년 5월 MBC 사장이 되어 복직했다. 퇴임 후 다시 뉴스타파로 돌아와 4대강 취재에 몰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의 재자연화를 공약했어요. 하지만 4대강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했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문재인 정부가 너무 소극적이었어요. 또 하나는 당시 4대강, 특히 낙동강의 녹조 문제가 몹시 심각했지만, 녹조의 독소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저는 뉴스타파로 돌아온 후 해외 자료를 집중적으로 찾아봤고, 마침내 이지영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의 관련 논문을 발견했어요. 즉시 이 교수에게 연락해 화상 인터뷰를 했죠.”
- 이 교수는 녹조가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즉 남세균이며, 이 남세균이 만들어내는 대표적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C)은 청산가리보다 6600배(급성독성이 아니라 만성독성을 표현한 수치) 정도 더 독성이 강하다고 했죠.
“이 교수는 동물이 녹조가 낀 물을 먹으면 신경계통에 미치는 독에 의해 급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고 말했어요. 또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마이크로시스틴에 계속 노출되면 간 질환은 더 심해지고 심할 경우 간암까지 갈 수 있다고도 했고요. 극히 소량으로도 정자 수가 감소하고 난자 생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제게 한국 녹조를 주제로 한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승준 교수가 한국 부경대에 부임한다고 알려줬어요. 이후 많은 일이 진척됐어요.”
- 어떻게요.
“이승준 교수가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낙동강·금강의 물로 재배한 쌀·배추·무·옥수수 같은 농작물을 분석한 결과 청산가리 100배 독성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어요. 이어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으로부터 추천받은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낙동강 유역 주민 102명을 조사하는 일을 했죠. 공기 중 녹조 독소가 비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어요. 그 결과 피검사자 46%의 콧속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습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녹조가 가장 심각한 낙동강 인근 농민들의 보 해체 반대가 심합니다. 농업용수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되고 지하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진다는 게 이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예요.
“높게 설치돼 있어 보로 강물을 가두지 않으면 입구가 강물에 닿지 않는 취수구를 낮게 다시 설치하면 풀릴 문제예요. 그런데 정치적 이유에서인지 이곳 지자체장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요. 여름철 녹조가 끓는 낙동강 물로 키운 농산물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판매됩니다. 무서운 일이죠.”
- 2023년 윤석열 정부의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올해 하천 인근의 가축 폐수를 정리했더니 녹조가 많이 줄었다”고 밝힌 것은 어떻게 보나요.
“어떤 한 해를 기준으로 전보다 줄었다고 주장하기보다 큰 추세를 봐야 해요. 날씨는 점점 뜨거워지고 녹조는 더 심해지고 있어요. 보가 오염물질을 축적해 더 심해지기도 하고요. 환경부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인 보 개방을 외면하고 퇴비 정리 등 다른 방법에만 매달리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게다가 환경부는 녹조 측정을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영화에도 나오지만 이승준 교수가 낙동강·금강에서 측정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4913ppb인데, 환경부가 측정한 최고 수치는 3ppb였어요. 녹조가 없는 곳에서 물을 떠서 측정하니 이런 겁니다. 믿을 수가 없어요.”
‘4대강 사업 폐기 재앙론’은 가짜뉴스
- 조선일보는 “이번 집중호우 때 4대강 사업을 한 본류에선 홍수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정비를 하지 않은 지류·지천에선 수해가 컸다”며 “4대강 사업 폐기는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짜뉴스예요. 4대강 보의 수문 자체가 4대강 제방보다 낮아요. 강물이 제방을 넘어야 홍수가 나니 보와는 상관없죠. 또 비가 많이 와서 강의 수위가 일정 정도에 도달하면 수문을 열게 규정돼 있으니 댐처럼 수문을 닫아 물을 가둠으로써 홍수를 예방할 수도 없어요. 수문을 계속 닫아놓다가는 제방까지 넘어 홍수가 날 테니까요. 조선일보는 4대강 준설(하천이나 항만 등의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일)을 신봉하는데, 준설을 해도 홍수가 나면 바로 모래가 되메워져 효과가 없어져요. 돈도 엄청나게 많이 들고요. 4대강 사업에서 가장 큰 돈이 든 것은 준설이었어요. 4대강 사업 후 15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강이 많이 되메워졌을 겁니다.”
최 PD는 황우석 사건 관련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나’와 ‘검사와 스폰서’로 ‘올해의 PD상’을 두 차례(2006, 2011년)나 수상했다. MBC 사장을 지낸 2년여를 제외하고 시사고발 프로그램 PD로 잔뼈가 굵은 그에게 일하면서 평생 지켜온 신조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팩트로 남을 보도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사실 검증에 철저하다. 그런 그에게 바람이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뉴스타파는 지금 정년 규정을 놓고 노사가 협상 중이에요. 뉴스타파 안에서 4대강 취재를 계속하면 좋겠죠. 그동안 저와 카메라기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찍어놓은 엄청난 분량의 아카이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만약 노사 협상 결과로 제가 뉴스타파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독자적으로라도 4대강 문제는 풀릴 때까지 계속 부딪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만세!’를 외치는, 일종의 애국심을 북돋는 콘텐츠가 많다. 그중 ‘K급식’에 대한 경탄을 담은 콘텐츠도 인기다. 불 위에서 지지고 볶는 한국 학교급식에 놀라며 오븐에 기성품을 데우는 자국(특히 미국)의 급식과 비교하는 내용이 주다. 녹아나는 급식 조리 종사자들의 실태를 자세히 모르니 맛있고 따뜻한 급식 메뉴에 놀랄 만하다.
한국 학교급식의 진정한 성취는 무상급식과 친환경급식 두 축이다. 1998년 구제금융 사태로 나라 형편이 말이 아닐 때 시작한 학교급식은 본래 유상이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해 서러움을 겪는 학생들의 사연은 단골 뉴스거리였다. 무상급식은 학생들이 점심 한 끼라도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민의를 담은 민주주의의 성취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었다 물러난 이유도 학교급식의 민주주의적 가치와 역사를 우습게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친환경급식이라는 가치가 더해졌다. 친환경급식은 학생, 농민, 지구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다.
경기도는 일찌감치 친환경 무상급식의 규준을 만들어왔다. 경기도가 검증하는 도내 1200여곳의 친환경 농가가 계약재배를 하고 농산물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라는 공공기관을 통해 학교와 군대에 공급한다. 이윤을 낼 필요가 없으므로 설립 목적에 맞게 농수산업을 진흥하고 학생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을 원활하게 제공하는 공공의 역할을 맡는다.
극한기후에서 제초제, 살균·살충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는 일은 매우 고되다. 일반 농산물보다 모양은 빠지고 값은 더 비싸 일반시장에서는 외면하지만 학교급식에서는 대환영이다. 안전과 신선도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여 경기도 친환경 농민도 학교급식을 믿고 농사짓는다. 실제로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공과대학과 보고르대학에서 경기도의 친환경 학교급식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명실상부 K급식의 전성시대를 경기도가 열고 있다.
그런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왜 그럴까. 방학 중인 지난 7월24일 예산 절감을 이유로 경쟁입찰 도입을 종용했다. 공공기관인 경기농수산진흥원은 ‘독점 공급업체’이니 앞으로는 최저가를 적어낸 업체를 선정하라는 뜻이다. 또 지금까지는 1개월 단위로 식단을 구성해 식재료를 구매해왔는데 앞으로는 2개월 이상 단위로 식단을 짜라는 무리수까지 두었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자 8월7일 일단 보류 결정을 내렸다.
계절의 진폭이 큰 농산물 수급을 이런 극한기후 속에서 두 달 전에 예측하라니 가당치도 않다. 결국 수입 농산물을 원료로 한 냉동가공식품을 쓸 수 있도록 길을 트는 것이고 종당에는 공공급식의 시장화, 민영화의 마각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는 공공성보다는 경쟁과 자율을 내세우는 보수 교육감에게 친환경 농민들이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속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업도 사람 적으면 장사를 접는다. 그간 경기도 격오지 학교에서는 급식 물품을 구매하려 입찰을 공고해도 참여하는 업체가 없어 경쟁은커녕 입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수를 임태희 교육감이 강행하려는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재선이나 경기도지사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는 임태희 교육감이 지금 시기에 학교급식을 물고 늘어지는지 이유는 빤하다. 교육조차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준비된 시장주의 보수 정치인이라는 것을 보수 세력에 각인시키려는 것이다.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면, 다들 부러워하는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예산을 아끼겠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는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 내외로 제시하는 방안을 막판까지 검토 중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망 기관들이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을 이유로 0%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정부는 민생회복 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효과를 반영해 1% 내외의 전망치를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달 중순 발표할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에서 제시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산출하고 있다. 기재부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 6월 초까지는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대선 직후인 6월5일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작년 말에 제시한 정부의 경제 전망은 국내총생산(GDP) 1.8% 성장 수준인데 현재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했을 때 1% 미만으로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영향으로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성장세가 개선되고 최근 추경 효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성장률 전망이 다소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25% 상호관세 발효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돼 관세 불확실성도 크게 완화됐다.
최근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도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발표 이후 삼성증권(1.1%) 등 국내 주요 증권사 7곳도 성장률 눈높이를 1%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말 해외 주요 IB 8곳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 역시 1.0%로 지난 6월(0.8→0.9%)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100% 관세’ 발언 등으로 ‘트럼프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반도체·의약품은 향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합의한 만큼 미국이 한국산 반도체에 부과할 관세는 최소 유럽연합(EU)과 같은 15%라고 설명한다. 다만 최혜국 대우가 문서화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발효된 상호관세를 반영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8.3%로 1934년 이후 최대치다. 미국의 급격한 관세 인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을 통해 초혁신 아이템을 선정하고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재정, 인력, 세제, 연구개발(R&D) 등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8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연례협의단과의 면담에서 “‘초혁신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쳐 단기간 내 반드시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경찰청이 익산시 간판정비사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강압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1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익산시 간판정비사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업체 대표 A씨(40대)가 지난 7일 오후 6시쯤 완주군 봉동읍 한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감식 결과 타살 정황은 없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다. A씨는 익산시 간판정비사업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였다.
경찰은 2020년부터 공모로 진행된 익산시 간판정비사업을 특정 조합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하며 익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첫 압수수색 당시 계약 담당 부서장 B씨(50대)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B씨 차량에서는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지역사랑상품권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후 관련 업체 4곳을 추가 압수수색했고 A씨 업체도 포함됐다.
숨지기 전 A씨는 지인과 통화에서 경찰이 회사 문을 닫게 하겠다며 압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부모를 임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준 사실을 문제 삼으며 별건 수사를 벌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산시 내부에서는 B씨가 압수수색 당시 수갑을 찬 채 3시간가량 진술서를 작성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며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 범죄 수사 규칙은 자살·도주·폭행 우려가 없으면 피의자 수갑 착용을 해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B씨는 뇌물수수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부하 직원과 전임 계약 담당 부서장도 각각 증거인멸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주택 재개발 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된 C씨(60대)의 대전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C씨가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절차가 적법했다고 밝혔으나 또 다른 피의자가 숨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전북경찰청은 지난 8일 “의혹이 규명될 때까지 A씨 사건 담당 팀장과 수사관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진상 파악과 책임 소재 확인을 위한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철문 전북경찰청장은 전 수사 부서에 적법 절차 준수와 인권 보호를 당부했다.
한편 익산시는 B씨 구속 직후 직위를 해제하고 옥외광고물 계약 업무 전반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이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골프 접대가 공직 비리 뿌리”라며 공무원 전원에게 골프 전면 금지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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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영국 기후단체 카본브리프가 소개한 기후불안 메타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전문 연구기관인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예일프로그램’(YPCCC)조사 결과, 미국에서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개인의 비율은 2010년 51%에서 2023년 64%로 늘었다.
기후 불안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불안 또는 걱정’을 뜻한다. 폭염과 폭우 등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상황에 따른 우울감·죄책감·불안·분노·좌절·억울함 등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증상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연구팀이 27개국 18세 이상 성인 17만747명을 대상으로 한 기후불안 증상 관련 94건의 연구를 분석했더니, 여성과 청년층, 진보 성향의 정치관을 가진 집단에서 기후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후변화를 믿는 집단, 환경·자연·미래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집단, 기후변화 관련 정보에 자주 노출되는 직업군(기후 과학자·언론인·교사)도 기후불안에 취약했다.
반면 반대 집단인 고령층과 남성, 보수 성향의 정치관을 가진 집단은 상대적으로 기후 불안을 덜 느끼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메타 분석에서는 기후 불안과 특정 집단 사이의 상관 관계를 분석했을 뿐, 각 집단이 기후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 메타 분석에서 인용한 연구 가운데 ‘어린이와 청소년의 기후 불안과 정부 대응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후 불안 증상을 호소한 25세 미만의 사람들은 기성 세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클라라 퀴너 박사는 “기후 불안을 질병처럼 취급해 없애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현실적인 위협에 대한 건강한 반응”이라며 “기후불안 대응을 위해 정신건강 치료를 지원하는 것보다 불안을 기후변화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승호 PD(63)는 늘 현장에 있다. 그리고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자동차를 몸으로 막아서기도 하고, 권력자를 에워싼 이들에게 밀쳐지는 일도 다반사다.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해요!” 2013년 2월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오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질문하다가 경호원에게 떠밀린 후 그가 내뱉은 말이다. 그날 그는 이 전 대통령에게 “4대강 수심 6m, 대통령께서 지시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최 PD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시절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다른 권력자나 권력의 하수인들에게 답변을 요구할 때도 머뭇거림이 없다.
참여정부 시절 ‘황우석 사건’을 파헤쳐 MBC 의 전성기를 이끈 그는 ‘4대강 사업’ ‘검사와 스폰서’와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 보도 등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숱한 화제작을 제작했다. 그중 국정원의 간첩조작과 공영방송을 망친 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각각 <자백>(2016), <공범자들>(2017)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도 완성해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이번엔 또 다른 기록영화 <추적>(6일 개봉)을 내놓았다. 그가 17년째 천착해온 4대강 사업 문제의 완결판이다. 다채로운 영상과 몰입감이 뛰어난 편집으로 4대강 문제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바람직한 미래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출렁대는 것은 ‘생명’이다. 그는 이 영화의 감독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다. 지난달 31일 최승호 PD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사옥에서 만났다.
1시간40분의 기록…‘영화의 힘’ 믿어
- 벌써 3번째 연출한 영화예요. 다큐멘터리를 계속 찍는 이유가 뭔가요.
“영화의 힘을 믿어서죠. <자백>은 국정원법 개정(대공수사권 박탈), <공범자들>은 공영방송 회복이라는 목표를 갖고 만들었어요. 좋은 영화 한 편을 영화관에서 함께 보는 것은 여러 사람이 함께 느끼는 감동과 성찰에 이어 행동을 이끌죠. 그 결과, 실제로 국정원법 개정과 공영방송 회복을 위한 여론 조성이 가능했어요. 영화를 만들면서 꿈꾼 소망이 이뤄진 거예요. <추적>도 그러한 해피엔딩을 기대하고 제작했어요.”
- 어떤 소망을 갖고 있길래요.
“리포트 정도의 보도로는 도저히 설득되지 않는 분들에게까지 영화를 통해 다가가고 싶었어요. 1시간40분 동안 4대강 사업의 전말을 보고 느끼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성찰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결심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 어떤 결심 말인가요.
“단순히 수문을 열어놓는 수준을 넘어 보(洑) 자체를 철거해야 해요. 수문을 열어놓아도 수문 외 부분은 여전히 강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흉물스럽죠. 기왕에 천문학적 돈을 들여 만든 것이니 필요에 따라 열고 닫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지비가 더 많이 들어요. 녹조 독소로 국민 건강에 위험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과학적인 결론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 대통령실에 초청장을 보냈습니까.
“시간을 내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내야죠.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에 <자백>과 <공범자들>을 보러 오셨어요. 관람 후 관객과의 대화도 하셨고요.”
4대강 사업은 물 부족 해결과 수해 예방, 생태계 복원 등을 명분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모래를 깊게 파내고 보를 건설한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정 사업이다. 보는 강물을 가두는 일종의 작은 댐이다. 현재 낙동강 8개, 한강과 금강 각 3개, 영산강 2개의 보가 강의 허리를 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했다. 출범 직후 금강과 영산강 보의 수문을 개방한 데 이어 집권 4년 차에는 금강과 영산강의 보 일부 해체를 결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이러한 계획은 모두 폐기됐다.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했다.
- 최 PD가 처음 4대강 사업을 다룬 게 2009년 9월8일 방송된 의 ‘착공 한 달 전! 기로에 선 4대강’ 편이죠? 이후 ‘4대강과 민생예산’(2009년 12월1일), ‘4대강 수심 6m의 비밀’(2010년 8월24일)에 이어, 이번 영화까지 내놓았어요. 당초 왜 4대강 사업을 들여다보게 됐나요.
“2009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22조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 홍수와 가뭄 예방 같은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하지만 강에 보를 설치해 물의 흐름을 끊는데, 수질이 좋아질 거라는 주장은 믿기지 않았어요.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취재를 시작했죠. 당시 국토부가 환경부, 농림부 등과 같이 만든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있었어요. ‘착공 한 달 전! 기로에 선 4대강’ 편에는 방어 차원에서 추진본부 국장들이 다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는 허술했고, 방송에서 바로 깨졌죠.”
- 사전 취재를 단단히 했군요.
“제 뒤에는 강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인 건설기술연구원의 김원 박사가 계셨거든요.”
- 이명박 정부의 국정 사업인 만큼 청와대가 발칵 뒤집어졌겠습니다.
“난리가 났죠. 대통령이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를 엄청 깼다고 해요. 그래서 몇달 뒤 ‘4대강과 민생예산’을 취재할 때는 추진본부 누구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어요. 앞서 2008년 봄 광우병 보도로 가뜩이나 MBC가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터라, 정부 측 반론 없이 방송을 내보낼 수는 없었어요. 트집 잡힐 게 뻔하니까요. 그런데 11월29일 이명박이 MBC에 와서 <특별 생방송-대통령과의 대화>를 했어요. MBC를 빼고 앞서 KBS와 SBS의 대담에만 출연한 그가 엄기영 (MBC) 사장의 노력 때문인지 마침내 MBC에도 출연한 거죠. 녹화 후 막걸리 파티가 열렸는데, 이명박은 이 자리에서 엄 사장에게 ‘MBC에 좋은 일이 있을 거요’라고 말하고 갔다고 해요.”
- 당시 <대통령과의 대화> 영상의 일부가 영화 <추적>에도 나오더군요.
“그날 이명박은 4대강 사업 얘기를 많이 했어요. 싹 다 거짓말이었어요. 그래서 이날 대통령의 발언들을 잘라서 ‘4대강과 민생예산’에 넣고, 하나하나 반박했죠.”
- 해당 영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강물 속을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가 수질 나쁜 곳을 감지해 중앙센터에 알린다고도 홍보했어요.
“헛소리 많이 했죠. 방송이 나간 후 MBC 청와대 출입기자가 문자로 제게 분위기를 전했어요. MBC가 대통령 불러놓고 뒤통수 때렸다, 이놈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하는 분위기라고요. 직후 MBC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이 임기가 1년 정도 남아있던 엄 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압박했어요. 막걸리 파티에서 이명박의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말과 달리 엄 사장이 쫓겨나자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직접 여쭤보지는 못했습니다.”
- 절정은 2010년 8월17일 방송 예정이던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불방된 일이었어요. 국토부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의 보류 지시에 의한 거였죠. 결국 여론 악화로 한 주 후 방송됐지만요.
“김원 박사가 이전까지 말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한 내용이에요. 이명박이 여론에 밀려 대운하 사업 중단 의사를 밝힌 지 3∼6개월 뒤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 구상을 만들기 위한 비밀팀을 조직했고, 이 팀에는 청와대 관계자 두 명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이 포함됐어요. 김원 박사도 대운하 TF에 이어 이 비밀팀에 있었죠. 나중에 감사원 감사결과로도 발표됐지만, 취재 결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지시에 의한 대운하 사업을 위한 포석이었고, 홍수와 가뭄 예방도 거짓이었어요. 이명박은 낙동강의 모래를 파내 수심을 6m로 유지하려 했는데, 이는 2500t급 컨테이너선이 지나다닐 수 있는 깊이예요.”
MBC 해고, 사장 복직…다시 뉴스타파로
숨을 고른 그는 말을 이어갔다. “엄청난 사기극인 거예요. 이명박이 4대강 사업 예산 22조원을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한 거라면 차라리 OK, 감방 가면 돼요. 그런데 이건 강을 완전히 파괴하는 거잖아요.”
4대강 보도 후 그는 국정원의 사찰을 당했고, MBC 경영진은 공영방송 총파업 참여를 빌미로 2012년 그를 해고했다. 국정원은 그의 해고를 ‘성과’라며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후 해고 언론인들과 함께 뉴스타파를 설립해 앵커 및 PD로 활약하던 그는 정권 교체 후인 2017년 5월 MBC 사장이 되어 복직했다. 퇴임 후 다시 뉴스타파로 돌아와 4대강 취재에 몰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의 재자연화를 공약했어요. 하지만 4대강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했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문재인 정부가 너무 소극적이었어요. 또 하나는 당시 4대강, 특히 낙동강의 녹조 문제가 몹시 심각했지만, 녹조의 독소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저는 뉴스타파로 돌아온 후 해외 자료를 집중적으로 찾아봤고, 마침내 이지영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의 관련 논문을 발견했어요. 즉시 이 교수에게 연락해 화상 인터뷰를 했죠.”
- 이 교수는 녹조가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 즉 남세균이며, 이 남세균이 만들어내는 대표적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C)은 청산가리보다 6600배(급성독성이 아니라 만성독성을 표현한 수치) 정도 더 독성이 강하다고 했죠.
“이 교수는 동물이 녹조가 낀 물을 먹으면 신경계통에 미치는 독에 의해 급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고 말했어요. 또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마이크로시스틴에 계속 노출되면 간 질환은 더 심해지고 심할 경우 간암까지 갈 수 있다고도 했고요. 극히 소량으로도 정자 수가 감소하고 난자 생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제게 한국 녹조를 주제로 한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승준 교수가 한국 부경대에 부임한다고 알려줬어요. 이후 많은 일이 진척됐어요.”
- 어떻게요.
“이승준 교수가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낙동강·금강의 물로 재배한 쌀·배추·무·옥수수 같은 농작물을 분석한 결과 청산가리 100배 독성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어요. 이어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으로부터 추천받은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낙동강 유역 주민 102명을 조사하는 일을 했죠. 공기 중 녹조 독소가 비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어요. 그 결과 피검사자 46%의 콧속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습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녹조가 가장 심각한 낙동강 인근 농민들의 보 해체 반대가 심합니다. 농업용수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되고 지하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진다는 게 이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예요.
“높게 설치돼 있어 보로 강물을 가두지 않으면 입구가 강물에 닿지 않는 취수구를 낮게 다시 설치하면 풀릴 문제예요. 그런데 정치적 이유에서인지 이곳 지자체장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요. 여름철 녹조가 끓는 낙동강 물로 키운 농산물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판매됩니다. 무서운 일이죠.”
- 2023년 윤석열 정부의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올해 하천 인근의 가축 폐수를 정리했더니 녹조가 많이 줄었다”고 밝힌 것은 어떻게 보나요.
“어떤 한 해를 기준으로 전보다 줄었다고 주장하기보다 큰 추세를 봐야 해요. 날씨는 점점 뜨거워지고 녹조는 더 심해지고 있어요. 보가 오염물질을 축적해 더 심해지기도 하고요. 환경부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인 보 개방을 외면하고 퇴비 정리 등 다른 방법에만 매달리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게다가 환경부는 녹조 측정을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영화에도 나오지만 이승준 교수가 낙동강·금강에서 측정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4913ppb인데, 환경부가 측정한 최고 수치는 3ppb였어요. 녹조가 없는 곳에서 물을 떠서 측정하니 이런 겁니다. 믿을 수가 없어요.”
‘4대강 사업 폐기 재앙론’은 가짜뉴스
- 조선일보는 “이번 집중호우 때 4대강 사업을 한 본류에선 홍수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정비를 하지 않은 지류·지천에선 수해가 컸다”며 “4대강 사업 폐기는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짜뉴스예요. 4대강 보의 수문 자체가 4대강 제방보다 낮아요. 강물이 제방을 넘어야 홍수가 나니 보와는 상관없죠. 또 비가 많이 와서 강의 수위가 일정 정도에 도달하면 수문을 열게 규정돼 있으니 댐처럼 수문을 닫아 물을 가둠으로써 홍수를 예방할 수도 없어요. 수문을 계속 닫아놓다가는 제방까지 넘어 홍수가 날 테니까요. 조선일보는 4대강 준설(하천이나 항만 등의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일)을 신봉하는데, 준설을 해도 홍수가 나면 바로 모래가 되메워져 효과가 없어져요. 돈도 엄청나게 많이 들고요. 4대강 사업에서 가장 큰 돈이 든 것은 준설이었어요. 4대강 사업 후 15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강이 많이 되메워졌을 겁니다.”
최 PD는 황우석 사건 관련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나’와 ‘검사와 스폰서’로 ‘올해의 PD상’을 두 차례(2006, 2011년)나 수상했다. MBC 사장을 지낸 2년여를 제외하고 시사고발 프로그램 PD로 잔뼈가 굵은 그에게 일하면서 평생 지켜온 신조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팩트로 남을 보도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사실 검증에 철저하다. 그런 그에게 바람이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뉴스타파는 지금 정년 규정을 놓고 노사가 협상 중이에요. 뉴스타파 안에서 4대강 취재를 계속하면 좋겠죠. 그동안 저와 카메라기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찍어놓은 엄청난 분량의 아카이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만약 노사 협상 결과로 제가 뉴스타파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독자적으로라도 4대강 문제는 풀릴 때까지 계속 부딪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만세!’를 외치는, 일종의 애국심을 북돋는 콘텐츠가 많다. 그중 ‘K급식’에 대한 경탄을 담은 콘텐츠도 인기다. 불 위에서 지지고 볶는 한국 학교급식에 놀라며 오븐에 기성품을 데우는 자국(특히 미국)의 급식과 비교하는 내용이 주다. 녹아나는 급식 조리 종사자들의 실태를 자세히 모르니 맛있고 따뜻한 급식 메뉴에 놀랄 만하다.
한국 학교급식의 진정한 성취는 무상급식과 친환경급식 두 축이다. 1998년 구제금융 사태로 나라 형편이 말이 아닐 때 시작한 학교급식은 본래 유상이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해 서러움을 겪는 학생들의 사연은 단골 뉴스거리였다. 무상급식은 학생들이 점심 한 끼라도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민의를 담은 민주주의의 성취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었다 물러난 이유도 학교급식의 민주주의적 가치와 역사를 우습게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친환경급식이라는 가치가 더해졌다. 친환경급식은 학생, 농민, 지구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다.
경기도는 일찌감치 친환경 무상급식의 규준을 만들어왔다. 경기도가 검증하는 도내 1200여곳의 친환경 농가가 계약재배를 하고 농산물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라는 공공기관을 통해 학교와 군대에 공급한다. 이윤을 낼 필요가 없으므로 설립 목적에 맞게 농수산업을 진흥하고 학생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을 원활하게 제공하는 공공의 역할을 맡는다.
극한기후에서 제초제, 살균·살충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는 일은 매우 고되다. 일반 농산물보다 모양은 빠지고 값은 더 비싸 일반시장에서는 외면하지만 학교급식에서는 대환영이다. 안전과 신선도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여 경기도 친환경 농민도 학교급식을 믿고 농사짓는다. 실제로 지난달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공과대학과 보고르대학에서 경기도의 친환경 학교급식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명실상부 K급식의 전성시대를 경기도가 열고 있다.
그런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왜 그럴까. 방학 중인 지난 7월24일 예산 절감을 이유로 경쟁입찰 도입을 종용했다. 공공기관인 경기농수산진흥원은 ‘독점 공급업체’이니 앞으로는 최저가를 적어낸 업체를 선정하라는 뜻이다. 또 지금까지는 1개월 단위로 식단을 구성해 식재료를 구매해왔는데 앞으로는 2개월 이상 단위로 식단을 짜라는 무리수까지 두었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자 8월7일 일단 보류 결정을 내렸다.
계절의 진폭이 큰 농산물 수급을 이런 극한기후 속에서 두 달 전에 예측하라니 가당치도 않다. 결국 수입 농산물을 원료로 한 냉동가공식품을 쓸 수 있도록 길을 트는 것이고 종당에는 공공급식의 시장화, 민영화의 마각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는 공공성보다는 경쟁과 자율을 내세우는 보수 교육감에게 친환경 농민들이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속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업도 사람 적으면 장사를 접는다. 그간 경기도 격오지 학교에서는 급식 물품을 구매하려 입찰을 공고해도 참여하는 업체가 없어 경쟁은커녕 입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수를 임태희 교육감이 강행하려는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재선이나 경기도지사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는 임태희 교육감이 지금 시기에 학교급식을 물고 늘어지는지 이유는 빤하다. 교육조차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준비된 시장주의 보수 정치인이라는 것을 보수 세력에 각인시키려는 것이다.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면, 다들 부러워하는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예산을 아끼겠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는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 내외로 제시하는 방안을 막판까지 검토 중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망 기관들이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을 이유로 0%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정부는 민생회복 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효과를 반영해 1% 내외의 전망치를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달 중순 발표할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에서 제시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산출하고 있다. 기재부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 6월 초까지는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대선 직후인 6월5일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작년 말에 제시한 정부의 경제 전망은 국내총생산(GDP) 1.8% 성장 수준인데 현재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했을 때 1% 미만으로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영향으로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성장세가 개선되고 최근 추경 효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성장률 전망이 다소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25% 상호관세 발효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돼 관세 불확실성도 크게 완화됐다.
최근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도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 발표 이후 삼성증권(1.1%) 등 국내 주요 증권사 7곳도 성장률 눈높이를 1%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말 해외 주요 IB 8곳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 역시 1.0%로 지난 6월(0.8→0.9%)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100% 관세’ 발언 등으로 ‘트럼프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반도체·의약품은 향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합의한 만큼 미국이 한국산 반도체에 부과할 관세는 최소 유럽연합(EU)과 같은 15%라고 설명한다. 다만 최혜국 대우가 문서화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발효된 상호관세를 반영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8.3%로 1934년 이후 최대치다. 미국의 급격한 관세 인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새 정부 경제 성장전략’을 통해 초혁신 아이템을 선정하고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재정, 인력, 세제, 연구개발(R&D) 등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8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연례협의단과의 면담에서 “‘초혁신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합쳐 단기간 내 반드시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경찰청이 익산시 간판정비사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강압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10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익산시 간판정비사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압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업체 대표 A씨(40대)가 지난 7일 오후 6시쯤 완주군 봉동읍 한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감식 결과 타살 정황은 없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다. A씨는 익산시 간판정비사업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였다.
경찰은 2020년부터 공모로 진행된 익산시 간판정비사업을 특정 조합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수사하며 익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첫 압수수색 당시 계약 담당 부서장 B씨(50대)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B씨 차량에서는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지역사랑상품권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후 관련 업체 4곳을 추가 압수수색했고 A씨 업체도 포함됐다.
숨지기 전 A씨는 지인과 통화에서 경찰이 회사 문을 닫게 하겠다며 압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부모를 임직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준 사실을 문제 삼으며 별건 수사를 벌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익산시 내부에서는 B씨가 압수수색 당시 수갑을 찬 채 3시간가량 진술서를 작성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며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 범죄 수사 규칙은 자살·도주·폭행 우려가 없으면 피의자 수갑 착용을 해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B씨는 뇌물수수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부하 직원과 전임 계약 담당 부서장도 각각 증거인멸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주택 재개발 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된 C씨(60대)의 대전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C씨가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절차가 적법했다고 밝혔으나 또 다른 피의자가 숨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전북경찰청은 지난 8일 “의혹이 규명될 때까지 A씨 사건 담당 팀장과 수사관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진상 파악과 책임 소재 확인을 위한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철문 전북경찰청장은 전 수사 부서에 적법 절차 준수와 인권 보호를 당부했다.
한편 익산시는 B씨 구속 직후 직위를 해제하고 옥외광고물 계약 업무 전반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이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골프 접대가 공직 비리 뿌리”라며 공무원 전원에게 골프 전면 금지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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