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1호는 ‘개헌’…국정기획위, 5개년 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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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청사진인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지향점이 될 국가 비전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국정기획위는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라는 5대 국정 목표 아래 23대 추진전략과 123개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123개 국정과제의 첫머리로는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헌법 개정’을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새 정부는 지난 두 달 산비탈을 굴러 내려온 듯한 느낌”이라며 “모두의 노력으로 대한민국 정상화의 물꼬가 조금씩 트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혁신경제를 도모하고 결실을 모두가 나누는 균형성장을 추진하겠다”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구축하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로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국익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정치 분야 국정과제로 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집중된 권한 개혁, 군의 정치적 개입 방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포함했다. 경제 분야에는 1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 인공지능(AI) 고속도로와 독자 AI 생태계 구축 등이 담겼다. 균형성장 과제로는 ‘5극3특’(5대 초광역권과 3대 특별자치도) 중심의 혁신·일자리 거점 조성과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 등을 제시했다. 사회복지·안전 분야에는 산재 사고 사망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하는 내용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등이 담겼다. 외교·안보 영역은 한·미 동맹 고도화, 비핵화 및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이 포함됐다.
국정기획위는 핵심 공약과 주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5년간 210조원을 추가 투자하는 재정투자계획을 마련했다. 재원은 세입 확충과 강도 높은 지출 효율화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발표된 국정과제들은 정부의 최종 검토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미국프로축구(MLS)에서 새 출발에 나선 손흥민(33·LA FC)이 첫 선발로 출전한 무대에서 첫 공격 포인트를 따냈다.
로스앤젤레스(LA) FC는 1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정규리그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원정 경기에서 마르코 델가도와 마티외 슈아니에르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40점을 쌓은 LA는 서부 콘퍼런스 5위를 지켰다.
LA 공격은 답답했지만, 유럽 최정상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의 활약상은 빛난 경기였다. 지난 10일 시카고 파이어와의 데뷔전(2-2)에서 교체로 출전해 페널티킥을 유도했던 손흥민은 이날 쐐기골을 도와 첫 공격 포인트를 사냥했다. 이날 손흥민의 그라운드 위 존재감은 공격 포인트 하나 이상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M)에 선정됐다.
최전방 출전…전천후 플레이로팀 공격력 끌어올리며 ‘POM’뉴잉글랜드 2 대 0 원정승 견인“골 없이도 경기 중 영향력 최고”
4-3-3 포메이션의 최전방 골잡이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익숙하지 않은 인조잔디에서도 상대의 집중 견제에 잘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 LA 공격이 신통치 않자, 후반부터 손흥민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전방에 머무르지 않고 위치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손흥민이 중원으로 내려와 공격을 주도하면서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후반 5분 손흥민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시도한 것이 아깝게 골대 옆으로 흘러갔지만 1분 뒤 선제골에 기여했다. 페널티지역에서 손흥민의 과감한 돌파를 상대 수비가 몸으로 막아냈고,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공을 델가도가 차 넣었다. 처음에는 손흥민의 도움으로 기록된 LA의 선제골은 리플레이를 거쳐 공식 기록이 취소됐다.
손흥민은 후반 36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지역 측면 프리킥을 직접 때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또 후반 정규시간 종료를 앞두고 역습에서 자신에게 따라붙은 3명의 수비수 사이로 오른쪽으로 쇄도한 동료를 보고 패스를 내줘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47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인 쇄도에 이은 헤더로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쉬운 장면을 남겼다. 마지막에서야 쐐기골을 향한 손흥민의 집념이 결실을 맺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역습 때 자신에게 몰린 수비 둘 틈을 노려 슈아니에르에게 패스를 내줬고, 슈아니에르가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의 도움으로 쐐기골을 넣은 슈아니에르는 “그는 내가 달려오길 기다렸다. 패스는 완벽했다”며 “손흥민과 함께 뛰면서 경기가 더 수월해졌다. 그가 골을 넣지 않아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엄지를 들었다.
스티븐 체룰돌로 LA 감독 역시 동료들의 경기력까지 끌어올린 손흥민의 경기 장면을 복기하며 “손흥민의 기술과 축구 지능이 경기장에서 명확히 드러났다”며 “손흥민이 빠른 속도로 공격할 때와 잠시 플레이를 늦추는 완급 조절할 때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오는 윙어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경기 뒤 MLS와의 인터뷰에서 “매일매일,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며 “특히 원정에서 이길 때는 더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손흥민은 24일 FC댈러스 원정에서 재차 데뷔골에 도전한다.
폭염과 방화로 그리스, 스페인, 알바니아, 포르투갈 등지에서 산불이 확산하며 사망자가 발생하고 주민·관광객 수천 명이 대피했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파트라스 인근에서 산불이 번지며 전날 주민 7700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이날은 인근 두 마을에도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부 키오스섬과 케팔로니아섬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당국이 안전지대로의 이동을 촉구했다.
그리스 정부는 소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으나, 산불이 인접국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스는 알바니아 산불 진압을 위해 지원 인력을 파견했으며, 알바니아에서는 수도 티라나 남쪽에서 발생한 화재로 80세 남성이 숨졌다.
스페인에서는 수도 마드리드 북쪽 카스티야·레온 지역에서 80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소방 자원봉사자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산불이 철도 선로에 접근하면서 국영 철도회사 렌페는 마드리드와 북서부를 잇는 고속철 운행을 중단했다.
터키 남부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불을 끄던 임업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터키는 지난 6월부터 산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최소 5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1800명이 넘는 소방관이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피해국들은 자체 대응이 한계에 달했다며 유럽연합(EU) 등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페르난도 그란데말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소방 항공기 2대를 보내달라고 유럽 파트너국에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역시 최소 20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며 EU에 소방 항공기 지원을 요청했다고 BBC가 전했다.
일부 지역은 방화가 원인이지만, 대다수 산불은 폭염으로 인한 산림 건조와 이상 기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EU 과학허브 공동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EU 내 산불 피해 면적은 약 44만㏊로, 2006년 이후 같은 기간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스페인은 10일 넘게 폭염이 지속 중이며, 전날 일부 지역은 기온이 45도까지 올랐다. 기상당국은 폭염이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역대 최장 기록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1945년 8월 15일이 우리에게는 해방을 맞이한 날이었지만 사할린 동포들에게는 반대로 고국과 완전히 단절되는 날이었다. 그날이 다시 이산가족을 만드는 날이었다는 것이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징용된 조선인 가족들의 연대기 <슬픔의 틈새>(사계절출판)를 펴낸 이금이 작가(63)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과 만나 저술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이 작가는 <너도 하늘말나리야>, <유진과 유진>, <밤티마을> 시리즈 등을 펴낸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다. 그는 2017년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사계절출판)부터 <알로하, 나의 엄마들>(창비 2020)로 이어지는 일제강점기 한인 여성 디아스포라 소설을 써왔다. <슬픔의 틈새>는 이 작품들의 마무리 격이다.
이 작가가 사할린 한인의 삶에 천착한 데에는 2018년 사할린 여행이 큰 영향을 줬다. 당시 그는 사할린에서 이제는 할머니가 된 동포들을 만났다. 이 작가는 “사할린에서 태어난 분들이 대부분이었음에도 부모님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한국을 고향으로 생각하고 계셨다”며 “그분들이 앞다퉈서 말하고 싶어하셨다. 자신들의 한을 풀어놓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사할린 이야기를 써야겠다 마음먹었다”고 돌아봤다.
<슬픔의 틈새>는 1943년부터 2025년까지의 시간을 그린다. 당시 조선인들은 일본이 점령한 사할린 남부를 화태(樺太)라고 불렀다. 일본식 명칭 가라후토를 한국식으로 읽은 것이다. 11살 소녀 주단옥이 화태 탄광으로 징용 간 아버지를 찾아 엄마, 형제들과 뱃길에 오르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단옥이 사할린에서 일하고, 결혼하고, 자녀와 손주를 보며 삶을 일구는 과정이 징용, 광복, 한국전쟁, 소련 점령, 수교 등과 같은 굵직한 역사적 소용돌이와 맞물린다. 온갖 풍파를 겪고 한세월을 ‘살아낸’ 단옥이 눈을 감으며 소설이 끝난다.
이 작가는 이런 구성을 택한 이유에 대해 “사할린 한인의 삶을 제대로 알려면 어느 한 구간을 자르기보다는 통시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인물의 생애가 그들의 과거, 살았던 과정과 현재,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는 얘기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재성이 있는, 현재도 다 끝나지 않는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태어난 곳과 오래 산 곳 중 어디가 고향인가’는 답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슬픔의 틈새> 속 등장인물들엔 이 질문이 더 무겁게 내려앉는다. 이들은 ‘나라 잃은’ 국민이자 어느 장소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디아스포라(흩뿌려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래전 떠나온(혹은 가본 적 없는) 조선을 그리워하는 한편, 추운 땅 사할린을 삶의 터전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재외동포라고 하면 한국으로의 귀환을 무조건 희망하리라고 흔히 예상하는 것보다는 한층 복잡하다.
이 작가는 이러한 복잡성이 ‘인간다운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과 귀환을 망설이는 마음은 모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1세대는 그리움이 분명하겠지만 2세대, 3세대로 갈수록 지금 사는 곳이 고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을 막연히 그리워하면서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식물 하나를 화분에서 옮겨 심어도 거기서 살아내려고 아등바등하다가 결국 적응해서 살지 않나. 지금 사는 곳을 떠나겠다는 마음으로 산다는 것이 더 이상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할린 한인들의 귀환을 막은 가장 큰 장벽은 따로 있었다. 1945년 8월15일 해방 이후 이들은 곧바로 한국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은 조선인 귀환을 책임지지 않았고, 당시 한국은 재외동포들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사할린 남부를 되찾은 소련은 한인 노동력을 써먹으려고 했다. 귀환선에 타지 못해 투신하거나 정신질환을 얻은 이들도 있었다.
귀환은 곧 이산가족이 됨을 뜻했다. 한국의 재외동포 관련 법은 2018년까지만 해도 ‘광복 이전에 출생한 사람과 배우자, 장애가 있는 자녀’만 받아들였다. 이주 2~3세대, 1세대의 자녀와 손주는 배제됐기 때문에 이 요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가족을 사할린에 남겨 두고 혼자 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모든 자녀와 그 배우자를 포함한 전 가족’이 동반 귀국할 수 있게 된 건 2025년이다.
이 긴 시간 동안 사할린 한인들이 느꼈을 기대-배신감-기대-좌절의 과정은 “때 없이 일상을 뒤흔드는 고향이라는 게, 조국이라는 게 차라리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인 1세대들은 조국을 그리워하면서 원망했고, 미워하면서 절절히 사랑했다” 등의 구절에 담겼다. 노인이 돼 한국을 방문한 단옥이 비행기 3시간짜리 거리를 “50년이나 걸려서 왔다”는 대목도 있다.
이 작가는 인터뷰 자료집 등을 보며 이와 같은 감정을 추출해 냈다. 그는 “처음부터 의지하고 기댈 존재가 없었다면 그냥 살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구석이 있어 계속 배신당하고 상처받는다면 없느니만 못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에 걸쳐 기대와 실망을 했다면 ‘차라리 아예 없었다면’ 싶을 것 같았다. 딱 그분들의 삶을 표현해주는 문장”이라고 덧붙였다.
<슬픔의 틈새>는 광복 80주년인 15일 출간됐다. 이 작가는 “(일반적으로) 광복절을 휴일 정도로 생각하지만 해외의 동포들에겐 광복절이 다른 의미였다는 점을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틈새’는 사할린 동포뿐만 아니라 모든 경계의 존재들에게까지 확장된다. 그는 “과거 우리 동포가 해외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 속 이주민까지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모두가 힘든 시기, 틈새를 비집고 올라가면 행복도 주어지리란 희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어른과 아이의 ‘틈새’에 해당하는 청소년에게도 위로를 전했다. 청소년은 그가 상정한 <슬픔의 틈새>의 주 독자층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청소년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이방인, 소수자, 경계인이다. 공부를 이유로 많은 것들에서 소외당하고 그때 누려야 할 것들을 유예당한다”며 “틈새를 당당하고 굳건하게 이겨나갔던 단옥처럼 청소년 여러분들도 존재 자체로 이미 훌륭하게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인간에 대한 믿음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이 작가는 1984년 새벗문학상으로 등단했다. 교과서에 <너도 하늘말나리야> 등 여러 작품이 수록됐다. 지난해에는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문학상에 한국인 최초로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가 됐다. 올해도 한국 후보로 뽑혔고, 국내외 도서전에서 활발히 대중과 만나는 중이다(수상자 선정은 내년). 이 작가는 “글을 쓰면서 이미 받을 수 있는 기쁨을 다 누렸기 때문에 최종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우리 아동 문학이 세계로 나가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상을)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간 신체 형태를 갖춘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자신의 손과 발을 이용해 드럼을 연주하는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연구진이 개발한 시뮬레이션 속 휴머노이드가 악보에 적힌 리듬을 90% 정확도로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진은 조만간 현실 속 휴머노이드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로봇 대중 예술가’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스위스 남부 응용과학 예술대(SUPSI)와 스위스 달레 몰레 인공지능연구소(IDSIA), 이탈리아 밀라노공대 소속 과학자들이 구성한 공동 연구진은 최근 휴머노이드가 드럼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실렸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가상현실과 유사한 시뮬레이션 속에 존재하는 휴머노이드 연주자의 동작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드럼 소리를 직접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휴머노이드가 드럼을 치게 해 소리를 만든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은 손재주와 균형 감각 등에서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인다”며 “하지만 음악 연주 같은 ‘표현의 영역’에서는 아직 역할이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휴머노이드는 가사나 창고 정리 등 노동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진은 휴머노이드 역할을 예술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왜 하필 드럼 연주일까. 연구진은 “드럼 연주는 1초 단위의 속도감이 필요하고, 팔과 다리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며 “도전적인 과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속 휴머노이드가 미국 출신 유명 밴드 본조비의 ‘리빙 온 어 프레이어’처럼 드럼 실력이 잘 드러나야 ‘듣는 맛’이 살아나는 곡을 연주하도록 했다. 이 노래를 포함해 록과 메탈, 재즈 장르 등 30여 곡을 ‘훈련 대상’으로 삼았다.
최종 연주 결과는 놀라웠다. 악보에 적힌 리듬을 90% 정확도로 구현했다. 시뮬레이션 속 휴머노이드는 손을 십자 형태로 교차하거나 곡 성격에 따라 스틱을 바꾸는 등 진짜 사람 같은 행동을 했다.
연구진은 향후 해당 소프트웨어를 현실 속 진짜 휴머노이드에 적용할 계획이다. 조만간 실제 공연장에서 휴머노이드 드럼 연주자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진짜 사람처럼 실시간 즉흥 연주를 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추가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연구진은 “휴머노이드를 창의성이 필요한 공연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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