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투자 ‘아기상어’ 동요, 표절 아니다···대법 “미 작곡가 패소” 6년 만에 최종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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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미국의 동요 작곡가 조니 온리(본명 조나단 로버트 라이트)가 더핑크퐁컴퍼니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1·2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곡이 2차적 저작물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 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해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저작물에 다소의 수정·증감을 가한 것에 불과해 독창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1심 법원의 감정촉탁결과 등을 토대로 원고의 곡이 이 사건 구전가요와 사회 통념상 별개의 저작물이라고 볼 정도는 아니어서 2차적 저작물로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본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의 곡이 원고 곡에 의거해 작성된 것인지에 관한 원심 판단은 가정적인 것으로, 원고 곡을 2차적 저작물로 볼 수 없다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는 이상, 원심의 가정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에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상어가족은 더핑크퐁컴퍼니가 2015년 영미권의 구전 동요인 ‘베이비 샤크(Baby Shark)’를 편곡해 만든 동요다. ‘아∼기상어 뚜루루뚜루’로 시작하는 중독성 있는 노래와 그에 맞춘 춤 영상(베이비 샤크 댄스)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며 유튜브 사상 처음으로 조회수 100억 뷰를 기록했다.
조니 온리는 상어가족이 자신이 2011년에 발표한 2차 저작물 ‘베이비 샤크’를 표절했다며 2019년 3월 301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더핑크퐁컴퍼니 측은 구전 동요를 편곡해 제작한 것일 뿐, 조니 온리의 저작물과는 무관하다며 맞섰다. 구전 동요인 베이비 샤크는 ‘작자 미상’인 곡으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1심은 더핑크퐁컴퍼니 측 손을 들어줬다. 1심 판단에 앞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두 곡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재판부는 “감정 촉탁 결과에 비춰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피고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니 온리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니 온리의 ‘베이비 샤크’가 저작권법에 따라 2차 저작물로 보호받는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더핑크퐁컴퍼니 측이 ‘상어가족’을 제작할 때 원 구전가요와 구별되는 조니 온리의 ‘베이비 샤크’ 부분을 이용했다고 인정할 만한 유사성이 없다고 봤다.
15일은 KBO리그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마감 시한이다. 15일이 지나도 영입은 할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에 기용할 수 없어 큰 의미가 없다.
리그 선두 LG와 3위 롯데가 마지막 전력 보강을 위해 움직였다. 최근 LG와 롯데는 기존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앤더스 톨허스트와 빈스 벨라스케즈를 각각 영입했다.
둘의 KBO리그 데뷔전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38승 투수 벨라스케즈는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3이닝 6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반면 LG 새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는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12일 수원에서 KT를 상대로 7이닝 동안 공 77개로 볼넷 없이 2안타에 삼진 7개를 잡고 무실점 피칭을 했다.
LG가 유일한 약점마저 털어냈다는 평가가 벌써 나온다. 불과 1경기지만, 톨허스트의 데뷔전 내용과 결과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반면 ‘10승 투수’ 데이비슨을 보내면서 벨라스케즈를 선택한 롯데는 부담이 커졌다. 최근 5연패로 가뜩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양강 LG·한화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이제는 4위 이하 팀들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앞서 교체 영입한 알렉 감보아가 데뷔전 부진 이후 확실한 에이스로 올라선 것처럼 벨라스케즈가 곧장 반등하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LG·롯데보다 앞서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 다른 팀들도 새 얼굴들의 활약에 따라 남은 시즌 결과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일시 대체 선수로 입단해 정식 선수 자리를 꿰찬 한화 루이스 리베라토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로도 꾸준히 활약 중이다. 12일까지 후반기 85타수 29안타(타율 0.341)를 때리며 시즌 타율 0.361을 기록하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NC에서 데려온 손아섭까지 최근 활약이 좋아 시너지 효과가 크다. 한화의 대권 도전을 위해서라도 리베라토가 지금처럼 계속 활약해줘야 한다.
치열한 5강 싸움 중인 KT는 KBO리그 대표적인 ‘장수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와 멜 로하스 주니어를 모두 내보냈다. 쿠에바스 대신 영입한 패트릭 머피가 5차례 등판해 평균자책 1.29로 기대치를 채우고 있다.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스티븐슨은 빠른 발을 앞세워 붙박이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다.
교체를 포기하고 동행을 택한 구단들의 결과도 관심이다.
KIA는 최근까지 교체를 고민했던 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시즌 끝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위즈덤은 후반기 부진이 길었지만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만 해도 타율 0.266에 20홈런 51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교체 부담’을 털어낸 위즈덤이 남은 시즌 특유의 장타를 뻥뻥 날려준다면 KIA 타선의 파괴력은 확실히 배가된다. 위즈덤은 13일 삼성전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의 9-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을 한국에서 시작한 KBO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30명 중 9명이 중도 방출됐다. 롯데, KT, 키움 등 3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 2명을 교체했다. KIA, SSG, NC, 두산 등 4개 구단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기존 외국인 선수 3명과 시즌 마지막까지 함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정상의 과거 정상회담을 고려하면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 정상회담 사례를 분석하면서 “헬싱키의 교훈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을 단둘이 한 공간에 두는 것은 예측할 수 없으며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이 의제로 오른 회담을 마친 직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개입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가 개입했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러시아 입장을 두둔했다.
당시 트럼프의 러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었던 피오나 힐 전 국가안보회의 국장은 화재 경보를 울리거나 응급의료 상황인 척 가장해 기자회견을 중단시켜야 할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두 정상의 알래스카 앵커리지 정상회담은 지난 회담보다 위험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유럽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비공개 정상회담 이후 ‘크렘린식 메시지’를 전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지도자의 대면 정상회담은 트럼프 1기 정부 때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두 정상은 6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만 했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합의가 논의될 가능성이 낮다며 기대치를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만남(feel-out meeting)”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지 몇 분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자국에 최대한 이익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평화협정 세부사항을 정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를 지낸 존 허브스트 대서양위원회 유라시아센터 선임 국장은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기정사실로 제시할 수 있는 합의를 트럼프와 만들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배제된 이번 회담에 대해 “1945년 얄타 회담을 연상케 한다”며 “당시에도 미국·(구)소련·영국은 유럽 국가들의 머리 위에서 유럽 절반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논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반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영토 교환”에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즉흥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힐 전 국장은 “그게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다. 그는 그냥 즉흥적으로 한다”며 “그러나 푸틴 대통령도 논쟁을 즐기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보좌관들이 배석하지 않는 폐쇄적인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점이다. 합의 사항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헬싱키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기관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요원들에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 힐 전 국장은 말했다.
러시아 문제를 전담하는 전문인력이 트럼프 행정부 내에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요시해 참모를 선임해온 탓에 현재 러시아에 관해 조언해줄 참모가 없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직업 외교관의 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 5월 국가안보회의(NSC)는 대외정책과 국가안보 전문가 수십 명을 해임했고, 국무부도 지난달 직원 1천300명 이상을 감원했다.
[주간경향]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주년 광복절, 2025년 8월 15일자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특별사면·복권했다. 대법원이 조 전 대표의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판결을 확정한 지 8개월 만이다. 법무부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화합을 위한 기회”라고 사면 배경을 설명했다.
사면 전후 곳곳에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사면을 찬성하는 이들은 조 전 대표가 “정치검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가 검찰의 무도한 탄압으로 고통을 받았기에 범죄의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다. 과거 대통령 사면을 제한하자고 했던 더불어민주당 쪽은 이번 사면엔 “환영한다”고 했고, 사면 청탁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국민의힘 쪽은 “내로남불 시즌 2”라고 했다. 이번 사면엔 통제되지 않는 대통령 특별사면 제도, 청년세대의 불평등과 계급 문제, 진보 엘리트의 위선 등이 얽혀 있지만 양쪽으로 찢어진 진영 구도에서 진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면을 지켜본 이들은 이번 사면으로 분열과 갈등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국은 사면됐지만 조국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면권(특별사면)은 헌법 제79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전문가들은 사면이 더 나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재판을 시정하거나, 경미한 범죄의 책임을 면해 사회 복귀를 유도하거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기 위해 사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난을 견디다 못해 빵 한 조각을 훔친 후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 발장’ 같은 생계형 범죄자가 그 예다.
하지만 한국에선 사면이 정치인과 경제인에 대한 특혜처럼 운영돼왔다. 대표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면이 있다. 두 사람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비자금 사건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았지만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 교체되던 시기 사면을 받았다. 갈등의 잔재를 해소하자는 게 사면 이유였지만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자를 왜 면책해주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벌 총수들을 여럿 사면했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판단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사면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기준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회 동의가 필요한 일반사면이 아니라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특별사면을 택하면서 국회 견제를 피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사면도 마찬가지였다. 사면 대상엔 친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고, 뇌물·횡령·배임 등 범죄 종류는 다양했다.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이 여러 명 들어갔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하영제 전 의원은 판결 확정 3개월 만에 사면됐다. 이들을 왜 사면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사면 결정 일주일 전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에 특정인들의 사면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가 포착되기도 했다.
천정환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특별사면을 가리켜 “대통령과 정권을 잡은 정당의 엽관주의적 전리품”이라고 표현한다. 천 교수는 논문에서 “사면은 정치적 상품화, 정치 자본화됐다”며 “하나의 거래적 수단으로 이용돼 대통령 또는 집권당의 특정 이익을 충족시켰고 때로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세력과 밀고 당기는 정치게임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권만 잘못된 게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진 폐습”이라며 “독재정권에서 잘못된 법에 의해 판결이 이뤄져서 시정한다든지, 국민 통합 관점에서 정치사범을 풀어주는 게 특별사면의 취지인데 실제로는 정권 탄생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사면이 공공의 이익보단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 전 대표 사면을 주장하는 이들은 조 전 대표가 “정치검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검찰개혁을 추진하다 검찰의 마녀사냥에 당했다는 것이다. 2019년 검찰 수사가 과도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법조인들도 공감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당시 검찰은 법무부 장관 후보였던 조 전 대표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먼지떨이 식으로 수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한 전직 검찰 관계자는 “부부나 부자가 걸리면 한 명만 (재판에) 넘기는 게 원칙이었다. 그걸 망가뜨린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은) 잔인한 수사를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조국 수사’를 딛고 정치에 발을 뻗어 ‘정치검찰’ 비판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를 사면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합의된 게 없다. 검찰의 수사내용은 법원이 판단해 유무죄를 가리는 게 형사사법 절차다. 검찰과 피고인이 법원 재판에 참여해 수사가 위법했는지, 범죄가 성립하는지를 꼼꼼히 따진다. 조 전 대표는 물론 재판에서 검찰의 위법 수사를 주장했다. 다만 1·2·3심 법원 모두 심리 끝에 조 전 대표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조 전 대표 자녀들의 입시 과정에서 인턴 관련 허위 증명서를 제출한 것,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때 딸이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것,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을 중단시킨 것을 범죄로 인정했다.
하희봉 변호사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배제한다는 게 형사소송법 원칙”이라며 “검찰의 잘못된 수사권 행사로 획득한 증거는 법원이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하면 되는 것이지, 사면의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 변호사는 “죄를 인정하는데도 형기의 90% 이상을 채우고 가석방되는 사람이 많다”며 “누가 됐든 간에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유죄를 확정한 사건의 피고인이 형 집행이 30%밖에 되지 않았고,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데 사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특별사면 제도가 개선된 것은 2007년 법무부 장관 아래에 사면심사위원회를 둔 것이 유일하다. 여야 모두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개선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가도 이내 수그러드는 모습이 반복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번에 이 대통령에게 조 전 대표 사면을 건의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문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에 대한 절차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면서 2017년 국회에 낸 개헌안에 사면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넣었다. 문 전 대통령은 ‘5대 중대 부패 범죄’는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약했고, 실제 임기 초반 정치인·경제인 사면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말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국정농단에 대항한 촛불시민의 힘으로 탄핵하고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을 면책해준 것이다. 20대 대선을 앞둔 ‘정치사면’이었다. 이런 사면제도하에선 불법 계엄을 선포해 탄핵당한 윤 전 대통령도 사면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도 사면심사위원회가 있기는 하다.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위원도 위촉한다. 심사 과정에서 토론과 표결을 하지만 대체로 대통령 뜻대로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면심사 과정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는 “심사는 형식적이고, 사후 통제는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통합은 구색 맞추기일 뿐”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표결에서 다수결로 ‘이 사람은 절대 사면하면 안 된다’고 결정하면 반영된다”면서도 “대통령이 올려놓은 밥상에 대해 ‘맞다, 틀리다’ 하는 정도”라고 했다.
미디어 사회학자 박권일씨는 “진영 논리의 도구로 전락한 정치사면은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이번 사면은 비친명 인사들을 포용해 국정 수행 동력을 얻어가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명확하게 보인다”며 “더 이상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은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자꾸만 사법 시스템을 초월해 엘리트, 권력자를 법에서 빼주면 국가의 정당성이 흔들린다”며 “대통령이 법치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 전 대표 사면은 단순히 정치인 한 명의 사면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다. 조 전 대표의 입시비리는 위법 논란을 넘어 한국사회의 공정과 청년세대의 불평등, 계급 문제에 불을 지폈다. 조 전 대표가 입시비리 중심에 서자 진보 엘리트의 위선과 도덕적 해이, 특권층의 사회적 자본 세습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는 ‘86세대(1980년대 대학 입학·1960년대 출생)’ 비판론으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조국 수호’와 ‘조국 반대’라는 양분된 진영의 싸움 속에서 어떻게 불평등을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확장되지 못했다. 조 전 대표를 옹호하는 쪽에선 ‘위법 수사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입시비리는 따질 필요가 없다’거나, ‘다들 하던 것인데 조 전 대표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말도 나왔다. 공정과 능력주의 담론의 주체로 청년 남성(‘이대남’)이 등장했고, 대화보단 갈등과 대립이 이어졌다. 이 같은 논쟁은 이번 사면 전후에도 똑같이 나타났다. 입시비리가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것인지, 성찰하고 사과하는 것인지에 대한 조 전 대표와 지지자들의 태도는 불명확하다. 조국혁신당은 사면에 대해 “사필귀정”, “뒤틀린 정의를 바로잡는 첫걸음”이라고 했을 뿐이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운영위원인 여미애씨는 조 전 대표 사면을 보며 ‘청년 극우’를 떠올렸다. 여씨는 2010년 초중반 사교육 강사로 일하면서 논문 대필, 편법적 인턴·봉사활동에 대해 보고 들은 경험이 있었다. 당시 서울 대치동엔 학생의 논문과 보고서를 만들어주며 돈을 버는 사교육 업자들이 많았고, 교수·공직자의 아들·딸들은 인턴·봉사활동을 하지 않고도 발급서를 받는 게 정설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입시환경을 겪은 이들이 지금의 2030세대다.
여씨는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뼈 때리게 경험한 세대가 청년이 돼 586을 증오하고 차라리 극우의 편에 서겠다고 했다면 이 모든 것이 정말 아무 연관도 없는 이야기이냐”며 “(조국 사태가) 단순히 한 기득권 가정의 일탈일 뿐이며 검찰 권력의 무도한 피해자로 정리될 수 있느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썼다. 여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국 사태 이후) 입시제도는 바뀌었지만 사회 전체의 불평등, 학벌 세습주의, 노동시장 착취 구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조국 사태로 상징되는 사회구조에 대해 제대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연구자 최성용씨는 불평등 구조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청년들의 이야기는 조국 사태에서 빠져 있다고 짚었다. 최씨는 “부모가 없어 동생을 부양하고, 아르바이트를 한두개씩 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며 “조국 사태 이후 서울대 학생들이 집회를 열면서 말한 불공정 프레임도 청년세대를 과잉대표한 것”이라고 했다. 최씨는 “(입시비리는) 굉장히 한정된 세대와 계급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그런 것처럼 이야기되고, 그에 대항한 것이 고작 입시제도의 불평등 문제에만 한정된 게 답답하다”고 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박권일씨는 조국 사태가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조국 사태는 조 전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진보 엘리트들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며 “진보 엘리트들이 경제정책이나 자기의 삶에서는 진보와 거리가 멀었고, 우파적 정책이나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면서 말로만 진보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검찰개혁의 문제는 검찰개혁대로 이야기하는 것이고, 조 전 대표 건은 다른 문제”라며 “이번 사면으로 이재명 정부가 그동안 쌓은 동력을 많이 잃었다고 본다. 두고두고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800원을 훔쳤다는 이유로 과한 형을 받았다거나, 헌법적 권리인 노동권, 집회·시위의 자유를 행사했는데 형벌을 내렸다면 구제하는 게 맞지만 실정법을 위반한 부패 정치·경제권력자들을 사면하는 게 맞느냐”며 “법이 불평등하게 적용되는 것이고, 시민 입장에서도 법에 대한 권리의 침해”라고 했다. 그는 “계엄 이후 광장에서 외쳤던 정의와 민주주의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조국 사태를 제대로 풀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이 계속됐는데, 결국 이재명 정부도 사면으로 그 논란을 풀지 않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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