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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 아래 일렁일렁 춤추는 파도와 아늘아늘 보드라운 백사장이 펼쳐지는 해수욕장 풍경이란. 여름날의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다. 북적북적하는 인파 또한 여름 해변의 재미라면 재미다. 다 좋은데, 파라솔, 튜브, 샤워장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건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튜브 공기 주입마저 가격이 책정된 걸 보면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 으레 유료려니 여겼던 모든 게 공짜인 ‘비현실적인’ 해수욕장이 있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인근에 자리한 진하해수욕장은 파라솔, 튜브, 구명조끼 같은 해수욕장 ‘필수템’(필수 아이템)을 전부 무료로 대여한다. 샤워장과 주차장도 당연히 공짜.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들이 놀기 적합한 대형 물놀이장도 해변에 설치하고 무료로 운영한다. ‘이게 다 공짜라고?’ 이용객들이 놀랄 정도로 모든 게 ‘진짜’ 다 무료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여기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공짜지만 모든 게 훌륭하다. 우선, 해변 자체의 자연환경이 수려하다. 진하해수욕장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반구대 암각화(국보) 및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국보)를 비롯해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과 신불산, 우리나라 대표 일출 명소인 간절곶 등 쟁쟁한 명소들과 나란히 울주 10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안을 따라 유려하게 뻗어나간 고운 모래사장과 창창한 해송림, 앞바다의 작은 섬 명선도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또 하나 자랑거리는 야간까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어둠이 깔리면 경관 조명이 불을 밝히며 낮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아바타 섬’이라고도 불리는 명선도의 야경이 압권이다. 2022년 울주군이 ‘태양이 잠든 섬, 명선도’라는 테마로 섬 전체에 야간 경관 조명과 미디어아트를 설치하면서 핫플로 떠올랐는데, 올해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해 볼거리가 더욱 풍부해졌다. 해상보행교를 따라 섬에 들어서면 숲속을 노니는 동물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등 빛으로 만들어낸 판타지 세상으로 빠져든다. 섬을 한 바퀴 돈 후 해수욕장의 또 다른 명물인 명선교까지 야간 산책을 즐겨보자.
여행 팁▶ 올 해수욕장 개장은 8월31일까지, 물놀이장은 17일까지다. 물품을 빌릴 땐 신분증이 필요하다.
여행 팁▶ 강진 3대 무료 물놀이장은 올해는 8월17일까지 운영하고, 조만간 프로젝트 공연은 11월30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두 차례씩 진행한다. 원래 공연 장소는 강진오감통시장 야외 공연장이나 7~9월은 무더위로 실내 공연장(전남음악창작소 2층)으로 변경됐다.
여행 팁▶ 바닥이 자갈밭이라 자칫하면 차바퀴가 빠질 수 있으니 조심히 운전할 것.
‘더운 날씨에 사람 많은 곳은 딱 질색!’이라면 고요하고 평화롭게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진안군 부귀 편백숲 산림욕장을 추천한다. 약 8㏊ 대지에 7000여그루 편백이 숲을 이루는데,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밀의 정원처럼 조용히 숨어들기 좋은 공간이다. 주차장과 편백숲 산림욕장 사이 1.2㎞ 산책로가 이어진다. 숲과 계곡을 따라 걷는 비교적 편안한 길이다. 본격적으로 편백숲 산림욕장이 시작하는 지점에 이르면 숲은 훨씬 짙어진다. 키 큰 편백이 빼곡하게 들어서 강렬한 땡볕을 거뜬히 막아낸다. 피톤치드와 산림욕의 장점을 굳이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아도 몸이 곧바로 반응한다. 발걸음은 가볍고 호흡은 상쾌하며 피부는 보송하다. 산림욕장 내 산책 코스는 약 1.3㎞. 오르막길과 계단 구간도 있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어볼 만하다. 평상이 넉넉하게 준비되어 여유롭게 ‘숲멍’ 피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뿜어내는 물줄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가시는 기분이다. 그런 이유로 여름날 마주하는 분수는 더욱더 반가운데, 안동에서는 조금 더 특별한 분수 쇼를 즐길 수 있다. 길이 387m,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인 월영교가 그 주인공이다. 월영교는 바닥과 난간을 목재로 만들고 한가운데에는 정자를 설치해 고풍스럽다. 낮에는 고아한 산수화 같은 풍경으로, 밤에는 신비로운 야경으로 전혀 다른 감흥을 선사하는데, 특히 분수 가동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감동은 배가된다. 예스러운 다리 양옆으로 물줄기가 장쾌하게 뻗어나가는 모습이 시원하면서도 이색적이다. 월영교에서 낙동강변을 따라 차로 5분 정도 이동하면 안동 야경 명소인 낙동강 음악분수에 이른다. 레이저 조명과 음악으로 연출한 화려한 분수는 월영교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뽐낸다. 9월까지 토요일 저녁에는 음악분수를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진행돼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여행 팁▶ 월영교 분수는 4~10월에 하루 4회, 10분씩 가동하는데 7~9월에는 야간 시간대에 한 차례 더 추가된다. 낙동강 음악분수는 10월31일까지 오후 8~9시에 25분씩 2회에 걸쳐 가동한다.
※모든 시설의 자세한 운영 시간과 휴무일은 방문 전 확인하자.
15일 열릴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84명의 포로를 교환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포로조정본부(POW)는 14일(현지시간) 군인 33명과 민간인 51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텔레그램에 “러시아군 84명이 석방됐다”고 발표하며 포로 교환 사실을 확인했다.
POW는 이번 포로 교환에 2014년·2016년·2017년에 체포된 민간인과 마리우폴 방어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최장 4013일간 억류돼 있었던 인물도 이번에 귀환했다.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전에 체포돼 최고 18년형을 선고받은 사람과 지난 2016년 18세 나이에 수감돼 올해 27세가 된 남성도 이번에 석방됐다. 풀려난 포로 가운데 최연소는 26세, 최고령은 74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귀환자 대부분이 의료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풀려난 러시아인 포로들이 벨라루스에 도착했으며 치료와 재활을 위해 러시아군 의료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로 교환은 15일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3차 평화회담에서 1200명의 포로를 추가로 교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포로 교환은 아랍에미리트 중재로 성사됐다.
경향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회의실에서 2025년 8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정연우 위원장(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정은숙(도서출판 마음산책 대표), 김예희(다인세무회계 회계사), 오용석(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최정묵(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소장), 김용(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구원장), 김소리(법률사무소 물결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요 사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기사를 써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정치, 사회, 경제, 국제 등 이슈들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단건 뉴스만으로는 독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스토킹’ ‘배당소득과세’ ‘폭염’ 등 주요 이슈를 엄선해 다각도로 살펴보는 뉴스레터 ‘점선면’을 주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폭염 폭우 등과 기후변화, 역대 정부의 인력양성 정책 결과, 기독교 대안학교 등은 추적보도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정은숙 = 포스코 ENC 등 최근 작업장 사망사고가 잇따르는데 경향신문이 이를 의제화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7월21일부터 8월4일까지 6회에 걸쳐 연재된 <퇴근하지 못한 당신을 기다리며> 시리즈는 인터뷰 한 편 한 편 짚어가면서 읽었다. 하나하나 사례를 모아서 재조명하니 제 머릿속에서도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잘 정리가 됐다. 이 시리즈는 지면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정리가 잘돼 있다. 향후 글을 쓰거나 자료로 쓸 때 참고하기 좋을 것 같다. 시리즈물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시리즈였다고 생각한다. 산업재해와 관련된 칼럼들도 적시에 잘 게재됐다. 송지원 에든버러대 교수가 쓴 칼럼 <이제는 멈춰야 할 산업재해>(8월5일자), 노동과 수면에 대한 의미 있는 칼럼인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의 칼럼 <잠이 보배다>(7월30일자) 등은 해외사례, 노동자의 권리 등 산업재해와 관련된 여러 측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 유익했다.
■김소리 = 최근 일주일간 여성 4명이 교제폭력으로 살해돼서 이슈가 됐다. 경향신문에서 관련 보도를 많이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관련 스토킹은 잠정조치 가능한데 검찰이 청구 기각하는 문제, 경찰의 안일한 대응 문제, 관계기관 문제 등을 잘 짚었다. 특히 뉴스레터인 <점선면>에서 <“왜 죽음 무릅쓰고 헤어져야 하나”… 스토킹 살인 멈추려면>을 통해 스토킹 문제를 전체적, 종합적으로 잘 정리했다. 링크를 통해 과거 논란이 됐던 내용까지 한번에 접할 수 있었다. 스토킹 범죄 실무 관행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폭염 폭우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와 연결된 기후 관련 보도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후위기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가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다.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 개정 시한이 내년 2월로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법은 기후위기와 관련해 국가정책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개정 논의도 보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후위기 문제, 국가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연우 = 폭염 등이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다는 것은 잘 의제화했다. <폭염 안전도 이주노동자 차별, 국내 베트남인 사망 불렀다>(7월10일자), 주은선 칼럼 <폭염은 누구에게 더 잔인한가>(7월15일자), <온도 낮추랬더니 송풍기로 ‘온도계’만 낮추는 쿠팡… 폭염에 농성 시작한 노동자들>(8월5일자) 등이 눈에 뛰었다. 조금 더 다양한 사례를 찾아 기획취재를 해보면 어떨까. 청소노동자, 비정규직 현장 노동자, 택배노동자, 이주노동자 등이 기후위기에 더 노출될 개연성이 있다. 기후위기 불평등 문제도 의제화해봄 직하다
■최정묵 = 3개 특검이 돌아가다보니 이를 이해하기 어려운데 <윤석열 외환의혹 정조준… 내란 특검 존재감 더 보여준다>(7월20일자)는 복잡한 의혹 구조를 잘 설명해준 기사다. 다만 기사에 표가 나오는데 출처가 어디인지를 밝혀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일부 온라인 기사의 경우 낯부끄러운 광고기사들이 붙고 있다. 청소년들이 봐도 되나 싶은 제목들도 있다. 기사는 아니라지만 그냥 둬도 되나.
■박병률 = 선정적인 광고는 구글광고인데, 어떤 광고가 나올지 미리 알기 어려워 후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편집국에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광고가 인지되면 즉각 삭제조치를 하고 있다. 발견 즉시 연락 주시면 바로 대응하겠다. 부적절한 광고는 경향신문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가 많으면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온라인 광고를 일부 정리했다. 사회와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얻자는 것이 경향신문의 가장 기본적인 정책방향이다.
■최정묵 = 경향신문이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바란다.
■정연우 = 지면광고는 신문윤리위원회에서 모니터링하지만 포털·인터넷은 신문윤리위원회나 한국광고심의위원회에서도 잘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용석 = 7월 한 달은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온 국민이 기후위기를 몸으로 체감하는 시기였다. 7월 경향신문 보도도 한 주는 폭염, 한 주는 폭우로 갈렸다. <한국 전력 화석연료 비중, 절반 이하로 떨어져… 석탄발전 급감 영향>(7월2일자)은 석탄발전이 줄고 태양광 등이 늘어난 이유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면 더 다채로웠을 것 같다. 뉴스레터 점선면의 <폭염도 폭력이다>(7월15일자)는 폭염과 노동자 등 물가 취약계층의 문제, 태양광 발전이 폭염에서 보여주는 존재감 등을 입체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토록 찾아 헤맨 나무 그늘, 도심서 사라진 이유가 민원 때문이라니>(7월31일자)는 가로수 나무가 우거진 구와 그렇지 못한 구를 비교해 보여주는 사진기사가 인상적이었다. 7월9일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이순신 장군상… 무더위에 화나셨네>(7월9일자) <폭염에 숨막힌 하루… 열화상 카메라로 담다>(7월21일자) 등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기사가 많았다. 7월31일자 기사도 가로수가 우거진 곳의 거리와 그렇지 못한 곳의 거리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더라면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여론과 공감대를 형성하는데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오경민 기자의 <마당 위의 플라스틱> 시리즈도 의미 있게 봤다. 8월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 회의가 열리는데 이 회의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뿐 아니라 생산단계부터 감축하는 게 중요한 이슈다. <마당 위의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문제의 핵심을 잘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행사를 하고 있다. <“으뜸효율 가전 사면 최대 100만원 할인”>(7월8일자)을 보면 마치 특정 업체에서만 환급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도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아는데 공익성을 생각하면 정부 자료를 중심으로 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단독]아직 8월인데 올해 예산 소진… 탄소중립포인트 지급 중단>은 지난 3월 비슷한 기사가 났었다. 8월쯤 되면 예산이 소진돼 하반기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예산부족으로 탄소중립포인트 지급이 중단되는 것은 연례행사가 됐다.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는 취재가 필요할 것 같다.
■박병률 = 유통 출입기자가 작성한 산업부 기사다 보니 특정 업체 중심으로 기사가 나간 것 같다. 가전제품 할인 등 기사는 유통분야에서는 정보성이 있어서 종종 다룬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 특정업체 광고용 기사처럼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여러 측면을 고려해 보겠다.
■김예희 = 온라인 기사인 <1면의 사진들>을 재밌게 보고 있다. 신문 1면에 게재된 사진들은 언론사가 가장 고민해서 고른 1컷이 아닌가. 7월 말 한 주는 미국발 관세협상이 이슈였다. 어떤 사진들이 1면에 나왔나 보니 <정부가 미국에 MASGA 제의했다> <트럼프 막판 손글씨로 글자 수정> 등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 관련 1면 사진이 많았다. 종이신문을 보는 이유는 편집의 묘미를 느끼기 위한 것인데 온라인에서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한데 모아서 정리해 주니 사진만으로도 한 주의 이슈가 정리되는 느낌이어서 유익했다. 뉴스레터 점선면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란 총정리>는 배당소득세가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 하면서 이해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이를 잘 이해하도록 도와줬다. 또 배당소득세가 왜 논란이고, 소비자들에게 세율에 있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도 잘 설명해 줬다. 점선면은 이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들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경향신문이 시민 소상공인 청년 지역사회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주인이 되는 참여형 저널리즘으로 발전하려면 진단을 넘어 대안과 참여 가능성, 다양한 시선 등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좀 더 심도있게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연우 = <[하승우의 풀뿌리]규제개혁위원회는 누가 개혁하나>(7월22일자)는 규개위가 1998년 DJ 정부 때 출범 이후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구호 아래 시장 자본 논리로 공공성을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있다는 점을 짚고 있다. 경향신문이 규개위가 그간 어떤 활동을 했고 사회의 공공성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한번 평가해 보면 어떨까. 8월5일자 방송법 필리버스터 돌입과 관련, <24시간짜리 무제한 토론>은 국회법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왜 24시간짜리인지, 왜 무제한 토론인지 등을 일반 독자들도 알기 쉽게 한 번 더 풀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 = 7월 중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년들을 AI특수전사로 만들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역대 정부는 특정 분야 인력 양성 정책을 펴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반도체 인력 양성 정책을 펴겠다고 떠들썩했다. 그런데 그 정책이 어떻게 전개돼 무엇을 남겼는지를 추적하는 기사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정부도 비슷한 국면으로 갈 수 있는데, 지난 정부를 성찰해 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독대안학교의 위험한 밸런스 게임>(7월4일자)은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어떤 것인가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개신교 정치인들이 여야 정당 불문하고 이런 학교를 지원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 문제 추적하고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 <교육자치 중심인데 관심 저조한 교육감 선출, ‘직선제’를 어찌하나>(7월9일자)는 정부 출범 이후 교육자치, 일반자치를 통합하려는 내용의 사실 관계만 간단히 다뤘는데 앞으로 큰 쟁점이 될 내용이라 보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한국은 60년대 초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해서 운영한 적이 있다. 그때 어떤 문제가 있었나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미국은 뉴욕, 시카고 등에서 교육장을 시장이 임명하도록 했다가 문제가 많아서 임명제를 폐지했다. 어떤 제도도 완벽하지는 않다. 모두 제각기 장단점이 있다. 여러 사례를 균형있게 보면 사회적 합의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세종호텔 고공농성 반년…손인사로 나누는 ‘연대와 희망’ (8월11일)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10m 높이 철제 구조물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6개월째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고 지부장과 연대하는 시민들이 농성장 아래서 특별한 행사를 벌였습니다. 고 지부장이 내려다보는 동안 빙수를 만들어 먹고, 서로 부채를 부쳐주고,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커다란 얼음 위에 드러누워 온몸을 비볐습니다. “고진수 동지가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게 행사의 취지였습니다.
11일 월요일자 1면은 고공농성장에서 손을 흔드는 고진수 지부장과 농성장 아래서 연대하는 이들의 사진을 아래위로 붙여서 썼습니다. 고 지부장은 지독한 폭염과 폭우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습니다. 이날 1면 사진 아래 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해 광복절 특사 대상을 심의·확정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대적인 사면과 복권이 눈앞인데 ‘하늘감옥’에 갇힌 노동자의 ‘출소’는 기약이 없습니다.
■ ‘사면’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 연 이 대통령 (8월12일)
이 대통령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부부와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 2188명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했습니다. 정부는 국민통합과 민생을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취임 2개월여 만에 정치인들을 대거 사면하는 것을 두고 사면권 남용이라는 비판도 따랐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경제인, 여야 정치인, 노동계, 농민과 서민생계형 형사범 등에 대해 폭넓은 특별사면 및 복권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운전면허, 식품접객업 등 행정체재 대상자 83만4499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함께 시행됐습니다.
1면 사진은 특별사면 대상 확정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입니다. 시선이 집중된 이날 국무회의의 여러 장면들이 마감됐습니다. ‘단행’ 이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면 회의 중 의사봉을 두드리는 대통령의 모습이 어울릴 테고, 조국 전 대표 사면 논란 등이 반영된 국정지지율 하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심경’이 표현되는 표정 사진이 적절해 보였습니다. ‘망치’와 ‘표정’ 중에 표정사진을 선택했습니다.
■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 진실들 (8월13일)
김건희 여사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혐의와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습니다. 김 여사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게이트 관련 의혹), 알선수재(건진법사 게이트 관련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착용한 목걸이 진품을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확보해 법원에 제시했습니다. 이는 김 여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정황증거로 사용됐습니다. 법원은 이날 밤늦게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처지가 됐습니다.
1면 사진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구치소로 향하는 김 여사의 모습입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내리뜬 사진들 사이에서 유독 이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경을 쓴 김 여사가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단순히 굳은 표정이라고 할 수 없는 사진입니다. 감정이 짙게 묻어 있습니다. 거짓이 드러난 것에 대한 불편함일까요, 구속 예감에 대한 불안함일까요. 수많은 거짓들 사이에서 저 ‘현타’의 표정은 진실일까요?
■ 광복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애국지사들 (8월14일)
광복 이후 해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장 위치가 확인된 독립유공자 유해 중 절반 이상이 아직 고국의 품에 안기지 못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이틀 앞두고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에서 돌아온 독립유공자 6명의 유해 봉환식이 열렸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혹독한 식민지 치하에서 독립운동에 나선 애국지사들의 활동이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혁명’에 뒤이은 ‘빛의 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서서 미래의 교훈을 국민이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1면 사진은 현충원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 장면입니다. 사실 이날 가장 떠들썩한 뉴스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였습니다. 시의적으로 의미가 있는 예고된 행사와 집중호우라는 돌발적 사건의 경중을 따졌고, 유해 봉환식을 밀어낼 만한 피해사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대부분 신문이 인천지역 호우 피해사진을 썼습니다. 1면 사진에 정답이라는 건 있을 수 없지만, 가끔 ‘답을 찾는데 게을렀구나’ ‘오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2025에 만나는 1945의 그날 (8월15일)
경향신문의 광복 80주년 기획 <기억을 역사로>에서는 한국의 다음 80년을 이끌어갈 2030세대의 ‘대일관’ 조사 결과를 실었습니다. 이 세대의 10명 중 7명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관심이 있고, 10명 중 8명은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10명 중 7명은 일본 문화를 즐기면서도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0명 중 6명은 일본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에 대한 개인적 ‘감정’과 국가 간 ‘문제’를 분리하는 ‘뉴노멀’의 등장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광복절인 15일자 1면은 한 가족이 광복 다음 날(당일엔 몰랐었다는 말도 있고, 알았지만 믿지를 못했다는 말도 있더군요)인 1945년 8월 16일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석방된 독립운동가와 군중들이 “조선독립 만세”를 부르는 대형 사진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기획 관련 사진을 준비하면서 이 사진 한 장에 꽂혔습니다. 드물게 남은 광복 사진 중에 가장 상징적이고, 기획에도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이 찍힌 위치는 지금의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쯤으로 보입니다. 사진이 남아 있어서 ‘해방의 기쁨’을 짐작이나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MI입니다만, 저 역사적인 장면을 기록한 당시 최희연 조선영화사 사진기자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창간한 경향신문의 사진부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80년 전의 그와 지금 사진부장직을 맡고 있는 제가 제법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국무회의에서 여러 차례 산재 기업에 대한 엄벌을 경고하고, 정부도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섰어요. 기업들도 확실히 경각심이 커진 것이 느껴집니다. 지난 정부들에서는 없었던 분명한 변화입니다.
그러나 산재 문제는 너무 뿌리가 깊어서 단숨에 마법처럼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몸을 사리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경고’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더 필요한 건 없을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연일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며 산재 다발 기업에 대해 입찰 자격 영구 박탈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어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는 “직을 걸 각오로 산재 예방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지난 9일에는 모든 산재 사고를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고요.
정부도 움직입니다. 김영훈 장관은 지난 14일 국내 2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산재의 근본적·구조적 원인을 찾고 노동자들의 안전관리 참여 등을 당부했어요. 정부는 산재 사고 다발 기업 제재와 근로감독 강화 등 방안이 담긴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다음 달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 기업들도 부쩍 긴장하는 게 느껴집니다. 올해만 4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지난 4일 노동자 감전사고 이후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지난 8일 아파트 공사 현장 추락 사망사고가 일어난 DL건설도 대표이사 등 전 임원이 일괄 사표를 냈습니다.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특히 지난 윤석열 정부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을 유예하려고 하는 등, 노동안전에 역행하는 방향의 정책들을 펼치기도 했죠. 정부가 그런 모습을 보이니 기업들도 경각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많은 기업이 산재 사고가 일어나도 하청·플랫폼노동자의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질타가 이어져야 부랴부랴 사과하곤 했습니다.
제도나 법을 넘어 결국 기업 자신이 산재 근절 의지를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최근의 흐름은 고무적입니다. 안전을 무시하고 이윤만 추구하면 더 큰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기업이 알아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건설업체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가 일어나도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DL건설의 모회사 DL이앤씨는 앞서 말한 추락 사고 이후 이틀 동안 전국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 점검을 시행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면서 생긴 지금의 현상도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산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하고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연결고리는 노동자의 권리입니다. 건설현장의 경우 숙련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비정규·일용직 중심 노동시장을 개선해야 합니다. 지난해 건설노동자 85.4%가 일당을 받는 일용직으로 일했는데, 전문가들은 정규직 고용 비중을 늘려야 미숙련으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노동자들이 기업에 당당히 안전 관련 조치를 요구하고, 안전보건시스템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도 아주 중요합니다. 현장의 위험을 가장 잘 아는 건 노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위험할 때 작업을 멈출 수 있는 ‘작업중지권’은 거의 작동하지 못하고 있고, 대기업 현장에서야 조금이나마 가능한 실정입니다. 하청·플랫폼노동자들은 원청에 안전 관련 요구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취약한 노동자들일수록 위험에 내몰리기 쉬운데, 그런 이들일수록 안전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기가 더 힘든 게 아이러니입니다.
노조 조직률 증가, 원청과 하청노동자의 교섭을 보장하는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등 노동권 향상이 산업안전의 또 다른 한 축이 돼야 합니다.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은 칼럼에서 “산재는 불평등한 노동체계, 생산체계의 결과물”이라며 “임금과 고용 불안정, 이를 낳는 복잡다단한 원하청·하도급 체계와 불법을 넘나드는 파견 노동, 이주노동자에게 불리한 고용허가제라는 물길”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 여러 정부 부처와 민간이 함께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학교 안전관리학과장은 “범부처가 함께 산재 문제를 다루는 상설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소위원회를 만들어 업종별 노사 등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며 “법으로 다 담을 수 없는 현장의 문제들은 업종별로 노사가 산업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준수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질타’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일관성 있고 지속 가능한 산재 예방 정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실효성 있는 정책·제도로 이어지고, 산재를 보는 인식 자체가 바뀌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곧 발표할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이 같은 고민이 충분히 담겨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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