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은 거대한 소용돌이였다”···‘사유하라’ 철학자 서용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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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의 상징인 2030여성과 전통의 직업군인 농민이 국가 권력에 맞서는 자리에서 함께 만난 거죠. 농민들은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가장 배제된 이들이기도 하고요. SNS를 본 2030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고, 연대의 힘으로 장애물을 뚫어낸 거죠. 동학혁명의 농민들 이후 넘어보지 못했던 장벽을 이 연대가 넘어버린 겁니다.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난관을 돌파한 거라 놀라웠어요.” 그는 이주 노동자와 성소수자도 결합한 이 연대를 두고 “거대한 소용돌이”라고 했다. “보통의 질서 안에서는 철저히 분리된 모든 이질적인 존재들이 휩쓸려 하나의 거대한 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희망은 절망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실천들이 만들어내는 예외의 사태”라고 <사유하라>에 적었는데, 이 예외의 사태가 남태령에도 들어맞는다.
서용순은 4·19혁명, 5·18광주민중항쟁, 1987년 6·10민주항쟁, 2016년 탄핵집회 등 민주주의 쟁투에 2024년 12월 3일 시민들의 ‘내란 세력의 국회 무력화 저지 투쟁’과 12월 21일 이후 남태령 연대 시위를 추가했다.
남태령 연대는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관철한 한 예다. 서용순은 “(위헌적 계엄 시도에서 드러났듯) 잘 확립된 제도가 민주주의를 안정화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라며 “민주주의는 싸움”이라고 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행동입니다. 헌법의 국민 주권 보장은 ‘글자’일 뿐입니다. 그 헌법 조항은 그 내용을 믿고 그것을 지키려고 싸우는 사람들을 반드시 요구합니다.” 서용순은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서 국회 담장을 넘은 야당 대표와 국회의장, 친구들과 밥을 먹다가 국회로 달려온 취준생 등은 국민의 주권 조항으로 보장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는 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들 모두가 지킨 것은 국회나 헌법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민주주의라는 일종의 정치적 통로”라고 썼다.
서용순은 민주주의를 “주권재민의 정치적 원리를 현실로 만드는 힘, 대중의 결집된 힘일 뿐”이라고 말한다. “대중의 민주주의적 실천은 어떤 특정한 국면에서 두드러지며, 어느 순간 폭발적인 강도”로 나타나고, “정치적 사건이라 부를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정황에서 이러한 실천은 반드시 섬광처럼” 솟아오른다. 서용순은 “대중의 힘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내란 세력의 준동을 막아냈고, 그 안에서 결집과 실천이라는 민주주의의 잠재력을 다시금 일깨웠다”고 말했다. 이 쿠데타 시도에 맞서는 싸움 즉 결집과 천이 없었더라면 민주주의는 다시 한번 좌절의 역사를 마주해야 했을 것이라고 본다.
‘결집과 실천의 힘’은 ‘사유의 힘’ 덕이다. 서용순은 “현실을 설명하는 사유의 행위는 종종 현실에 대한 강한 부정으로 나아가고, 현실의 억압과 압제에 맞서 싸운다”고 썼다. 서용순은 “사유야말로 의견의 지배가 관철되던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했다.
“사유가 드러내는 것은 의견이 지배하던 세계가 일관적이고 통일적인 세계가 아니라, 오류와 불의가 지배하던 거짓 세계였다는 사실이다.” 지동설의 사유가 그 이전의 자명한 지배적 의견이었던 천동설을 몰아낸 게 한 예다. 지동설도, 보편의 정치 원리인 자유와 평등도 “예속과 복종, 억압과 금지를 강요하는 지배적인 법칙과의 처절한 싸움”으로 얻어냈다. 지난겨울, 자칫 “정당한 계엄”이라는 의견에 지배당할 뻔한 상황을 타파한 것도 사유가 드러낸 것이다.
‘지배적 의견’은 ‘자명한 것’이기도 하다. 서용순은 반공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가 끝나자 ‘자명한 것’들이 사유를 몰아내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자명한 것들’은 즉 ‘경쟁에서의 승리, 합리적인 선택, 안락과 안전, 부자 되기’처럼 ‘유용한 것들’이다. 이 자명하고, 유용한 것들이 지금 이 세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 ‘지배적 의견은 “자신과는 다른 것들을 금지하고, 세계를 침묵 속에 몰아넣는 데 성공”한다. ‘내란세력’이나 ‘계엄옹호세력’을 넘어서는 문제다.
서용순은 권력자와 성공한 자를 추앙하는 이들에게서 “자명성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도 확인한다. 자명성 숭배도 특정 정파와 진영에 국한하는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 체제의 문제다. 한 예로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시대’를 공언한다. 이런 체제가 인정하는 “올바른 것”은 “부자로 사는 것뿐”이다. “삶을 평가하는 기준은 나의 이익에 있고, 그것에 어긋나는 모든 것은 정의가 아니다. 모든 정의는 ‘나’라는 이기적 자아의 정의, 나의 물질적 행복과 풍요를 위한 정의가 된다.”
‘자명한 것들’과 ‘지배적 의견’의 세상에서 사유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유에 관한 왜곡과 오해가 널리 퍼진 게 사유의 무기력을 만든 이유 중 하나다. ‘사유를 위한 성찰’은 “그저 속 편한 먹물들의 사치”로 치부되거나 “그저 쓸모없는 유희”가 된다. 문학과 철학, 예술은 “낡아빠진 지적 유희”로 취급된다. “사유는 단지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게 아닌데도, ‘손익 계산을 위한 빠른 판단’의 반대 영역에 놓인 거죠. 이런 판단만이 필수적이고 생산적인 것으로 여겨지고요. 번영과 풍요의 편에서 보면, 사유는 더 필요하지 않은 것들, 사라져야 할 것들이죠.” 문학, 예술, 철학은 국가 지원 사업에 매달려 연명하거나 “비즈니스의 장식물에 불과한 CEO 인문학” 같이 ‘유용한 것’이 되어야 한다.
“유용성이 삶을 지배하면서 사유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정의, 평등, 자유, ‘공통적인 것’의 가치도 스러지고, ‘무용한 것들’은 폄하되고, 제거 대상으로 낙인찍히기도 하죠.” 사회적 불의와 자본의 횡포가 횡행할 때 필요한 게 ‘사유의 책무’다. “가장 어두운 가운데, 그 어둠을 밝히는 것이 바로 사유의 책무”라고 그는 말한다. 그 책무를 저버리고 “사유 없는 삶의 맹목성만을 승인”하면 “가장 무시무시하고 악랄한 것들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무차별적인 불의와 자본의 사람 사냥”이다.
서용순이 대중의 힘과 역동적인 실천을 두고 책에서 또 주요하게 문제 삼는 건 대의민주주의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맡기고, 각자를 각자의 자리에 머무르도록 강제하는 것이 대의제의 기능이죠.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에 만족하라는 말입니다. 이러한 제도의 틀에 갇힌다면, 우리는 졸지에 ‘정치적 게으름뱅이’가 되고 맙니다. 이것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대의제 민주주의가 갖는 치명적인 위험 요소에 해당합니다. 다수가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더는 민주주의 쟁투에 참여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는 허울만 남게 됩니다. 정치적 게으름뱅이가 민주주의를 살해하는 셈입니다.”
민주주의는 쟁투나 실천 같은 ‘적극적 행동’을 보장하지만 대의제는 이 행동을 엄청나게 어려운 일로 치부하기도 한다.
서용순은 자유의 문제도 들여다본다. 헌법은 시위,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 민주주의적 선거를 통한 정당 선택이 가능하다. ‘적극적 행동’을 빼면 남는 것은 몇 가지 ‘초라한 자유’뿐이다. “기껏해야 댓글 몇 줄로 보장받는 알량하기 짝이 없는 표현의 자유, 이따금 돌아오는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 정당을 선택할 자유 정도밖에는 갖지 못합니다. 그저 투표지를 기표함에 넣는 것에 만족할 때 역동적인 민주주의의 실천은 고사하고 말죠.”
서용순은 “이런 자유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튼튼히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 영역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단지 형식적인 것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한다. “인민 기본권은 무시되기 일쑤고, 권력은 공공연하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위헌적 계엄이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대의민주주의와 자유의 문제 역시 특정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문제다. 서용순은 “오늘날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것은 타락한 민주주의의 주체성이다. 민주주의는 점점 더 왜곡되고 파괴되는 와중에 있다”며 체제 문제와 자유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우리가 사는 이 교환의 세계에서 자유란 단지 시장에서의 자유에 불과합니다. 지금도 이런 자유를 구가하는 것은 퇴행적이고 보수적인 권력 집단과 거대자본으로 대표되는 과두 세력뿐입니다.” 그는 “이 자유는 무언가 처분할 것을 소유한 자의 자유, 가진 자의 자유일 뿐”이라고 했다. “이 자유는 자신의 몸뚱이 밖에 가진 것이 없는 이들에게는 별반 의미가 없습니다.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에게 주어진 정치적 자유란 실로 미미합니다.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팔 자유, 극악한 노동 조건을 기꺼이 받아들여 자신에 대한 착취를 적극적으로 승인하는 ‘예속의 자유’ 뿐”이라는 말이죠.”
정치는 서용순이 앞서 지적한 대의제 한계와 무기력, 타락한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민주주의적 실천, 정의와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실천을 통해 어느덧 낡아버린 대의제 민주주의를 의미 있는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용순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새로운 가능성’은 언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르나 현시점에서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강조해야 하는 것이 또한 사유다. 사유는 “지속적인 의심과 혁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자, “세계의 상태에 대한 의심과 (불가능한 것으로 낙인찍힌 것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이기 때문이다. 서용순은 “(지배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불가능의 욕망에 대해서는 결코 양보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는 “인간의 역사는 수많은 불가능을 가능성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지적이고 실천적인 탐험들로 이루어진다”고 썼다.
그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게 남태령 연대다. 서용순은 세상을 바꾸려면 남태령식의 실천들이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대선 뒤 정치와 행정 영역은 남태령을 더는 가시화하지 못한다. 차별금지법 제정 같은 남태령 의제는 사라졌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대선 당시 이재명이 민주당은 중도우파라고 선언한 것은 의미 있는 공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진보 좌파 주변을 기웃거리던 민주당이 자기 자리를 찾은 것이죠. 실제 우파 인사들을 대선 전후에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정권이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척결하고, 글로벌 자본과 연계해 중도우파 노선으로 계속 나아가면, 약자와 소수자의 균열이 다시 생겨나고, 거기서 저항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용순은 “한국의 좌파 정치가 시작되는 시점은 바로 그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용순은 좌파 학자다. 그는 거의 소멸한 좌파 정치의 재기를 모색한다. 지금의 시간을 어둠의 시간으로 여기는 일은 모색의 과정이다. “지금은 완전히 몰락해버린 좌파 정치의 현실이 그 어둠을 증언한다고도 볼 수 있죠.” 서용순은 그 어둠의 시간을 실천하는 사유로 채울 것을 요청한다. “집권 세력의 자리만 바꾸는 선거가 아니라, 그 어둠에 대한 사유가 세상을 바꿀 겁니다.”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 오일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디지털 기업을 규제하거나 과세하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난 미국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대단한 미국 기술 기업을 공격하는 국가에 맞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디지털 세금과 디지털 서비스 법률, 디지털 시장 규제 등이 미국 기술에 해를 끼치거나 차별하기 위해 고안됐으며 중국 기술 기업은 이로부터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미국뿐만 아니라 역외 모든 기업에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도 아동 보호·중독성 문제로 DSA를 적용받아 EU 집행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을 향해 “이런 차별적 조치를 제거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고도로 보호되는 우리의 기술과 반도체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적 조치’는 미 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한 디지털 규제로 풀이된다. 이어 “미국과 미국 기술 기업은 더는 세계의 ‘돼지 저금통’이나 ‘호구’가 아니다. 미국과 우리의 놀라운 기술 기업에 경의를 표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각국의 디지털 서비스세가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미국 IT 대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미국은 엔비디아 반도체 등 경제 안보 기술과 연관된 제품에 대한 수출 조치를 강화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 사업을 강하게 규제하는 EU에 대한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국무부가 “미국의 기술 회사에 비용을 부과한다”는 이유로 EU 관계자들에게 ‘징벌 조치’를 내리는 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규제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한다면 한국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간 미국 빅테크들은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과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 망 수수료 등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정부 역시 이를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규정, 자국 기업을 역차별한다며 한국 정부와의 무역 협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9일에도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등 6개 정보통신기술(ICT) 유관 협회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디지털 무역 장벽 완화 분야에서 실질적 논의가 진전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보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디지털 장벽과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타결된 양국의 관세협상에서도 온플법과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등은 최종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기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후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
정부는 지난 11일이었던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청에 대한 결정 시한을 60일 연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온플법 역시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관련 논의가 미뤄진 상태다.
국민의힘이 26일 윤석열 ‘탄핵 반대’파 장동혁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장 대표는 결선에서 김문수 후보를 2367표(0.5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신승했다. 장 대표는 전대 내내 ‘찬탄’ 청산을 주장하고 전한길씨 등 ‘윤 어게인’ 세력을 옹호하며 당을 극우 수렁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씨 등 극우 유튜버들 지지를 등에 업었다. 그런 그가 제1야당이자 정통 보수정당 대표가 된 현실은 경악스럽다. 다수 민심과 동떨어져 빛의 속도로 ‘반쇄신’ 역주행하는 정당에 미래가 있을지 의문이다.
장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당원들이 만들어준 승리이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며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걸 바치겠다”고 했다. 당 운영은 물론 정국 대응에서도 보수 극우 유튜버들을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장 대표 자신은 한 줌 극우 세력을 끌어안고 정치적 야심을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은 점점 민심으로부터 고립되고 정국 또한 파행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여기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통령 끌어내리기’에 나서겠다니 ‘2차 내란’이라도 도모하겠다는 것인가. 장 대표가 한국 정치에 끝내 ‘극우 반정치’의 고삐를 풀어놓는다면 그 후과와 역사적 책임 또한 오롯이 져야 할 것이다.
장 대표 당선은 이 보수정당의 체질과 구성이 왜곡·변질했음을 시사한다. 장 대표는 국민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게 ‘4 대 6’의 압도적 격차로 지고도, 80%가 반영되는 당원 투표에서 5.7%포인트 앞서 결과를 뒤집었다. ‘당심 비율’을 터무니없이 높여놓지 않았다면 정통 보수정당이 극우에 포획돼 전광훈·전한길 세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윤석열의 계엄 망동에도 친윤 비대위가 거짓 ‘화합’을 명분으로 내란 잔재를 청산하지 않고, 오히려 극우 아스팔트를 끌어들인 자업자득의 재앙적 결과다.
‘장동혁 체제’ 출범은 국민의힘이 ‘쇄신 불능 정당’임을 국민 앞에 선언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정당이 더 존재해야 하는지 회의적이다. 그렇다면 남은 보수정치의 자원이라도 온전히 보존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장 대표가 끝끝내 내란 청산이란 대의를 거스르고 극우의 길로 질주하려 한다면 건전한 보수정치 구성원들도 결단할 필요가 있다. 극우 놀이터로 변질된 정당에 대한 ‘창조적 파괴’ 외에 달리 미래가 있을 수 없다.
경찰이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김 지사와 지역 업체의 30억원 돈거래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 지사를 비롯해 돈봉투를 건넨 의혹을 받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과 윤두영 배구협회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김 지사가 지난 6월26일 일본 출장을 앞두고 도지사 집무실에서 윤현우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 한 제보자로부터 ‘돈봉투를 건넸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제보자로부터 ‘다섯 개(500만원) 드리자’는 내용의 음성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윤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경찰은 지난 21일 충북도청 지사 집무실과 관련자들의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 주말에는 윤현우 회장이 운영하는 건설사 회계 담당 직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A씨로부터 “당일(6월26일) 계좌에서 500만원을 찾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지사는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공수처는 김 지사와 지역 업체 간 돈거래 의혹을 충북의 한 시민단체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최근 수사1부(부장검사 나창수)에 배당했다. 본격적인 수사 착수에 앞서 관련 기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2023년 10월 자신의 서울 한옥 3채를 담보로 지역의 한 업체로부터 30억원을 빌려 ‘이해 충돌’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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