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주식 [플랫한 티타임]“지옥인권투쟁가가 싸운다면 살만한 지옥이겠죠”…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의 ‘여자 대통령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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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는 한국을 떠나는 대신 고쳐 쓰고 싶었을까. 지난 2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심씨는 “한국이 너무 좋아서라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가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는데 문제가 있어서 문제제기를 하면 관리자들이 ‘마음에 안 들면 근무 취소하고 가세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해요. 문제제기를 하면 ‘그럼 일하지 말라’고 하는 게 황당하죠. 쿠팡과 싸우는 게 쿠팡이 너무 좋아서는 아니잖아요. 한국을 떠나서 리셋하는 것보다는 투쟁의 주체로 살고 싶어요.”
그가 상상한 ‘고쳐 쓴 한국’의 첫 장면은 ‘여자 대통령’이었다. “박근혜도 여자였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는‘어떤 아버지의 딸’이잖아요. 페미니스트의 이름으로 ‘딸들의 어머니’인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에서 ‘대선후보 S’로 표현된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에 대한 감정도 특별했다. 심씨는 경기 고양시에서 자라며 청소년기부터 지역구 의원인 S를 지켜보며 ‘정치인은 중년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제19대 대선 토론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상대 후보의 발언에 S가 단호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며 퀴어 당사자로서 일종의 부채감을 느끼기도 했다.
당시 대선에서 S는 기대보다도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선이 끝나고 3년간 많은 일이 벌어졌고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다. 활동가로서도, 시민으로서도 절망적일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심씨는 지난 겨울 탄핵 광장에서 ‘사회는 바뀌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8년 전 박근혜 탄핵 집회 때는 여성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이나 차별, 성추행 같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일을 방지하는 ‘페미존’을 만들기도 했어요. 지난해 비상계엄 날 여의도에 갔는데, 어떤 참가자가 ‘이건 쥴리 계엄이다. 쥴리가 옆에서 술 따르면서 속살속살 얘기해서 대통령이 계엄을 한 것’이라고 하니 광장에서 사람들이 웃더라고요. 그때는 8년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줄 알았어요.” 얼마 뒤 그가 자유발언대에서 “투쟁 현장에서 여성이나 성소수자를 혐오하지 말자”는 발언을 했을 때도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해졌다. 몇몇 청중은 얼굴을 찌푸리며 “끌어내려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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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발언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무대 바로 앞에 앉아있는 조직된 참가자들이 아닌, 대열 맨 뒤쪽 멀리 있는 사람들은 제 발언이 들렸을 때 환호했다고 하더라고요.” ‘무대 앞’이 아닌 ‘대열 가장자리’로부터 찾아온 변화는 실제로 광장을 바꿔나갔다. 혐오발언하지 않기, 소수자 배제하지 않기 같은 원칙들이 빠르게 광장에 자리잡았다. 그는 “예전에는 페미니즘 시위에서 자주 인용되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마라, 네가 바뀌었다’는 구호를 그냥 위로의 말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탄핵 광장을 계기로 ‘개개인이 바뀌어 있으면 사회의 변화는 한순간에 따라오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낮에는 여자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밤에는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 117일”이라는 공식 홍보문구처럼, 책은 정시퇴근과 주5일 근무를 사수하는 진보정당 당직자의 일상과 노동, 젊은 레즈비언의 연애사를 자유롭게 오간다. 그는 그동안 가시화되어있지 않았던 레즈비언의 성애적 측면을 드러내기 위해 섹스 이야기를 일부러 힘줘서 썼다고 했다. 심씨는 “게이들이 항문성교를 한다고 혐오당한다면 레즈비언들은 ‘자매처럼 친한 것과 뭐가 다르냐’는 식으로 없는 사람 취급당하기 때문에 일부러 더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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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보도자료를 위원장이 직접 단톡방에 올릴 수 없다’는 당황스러운 이유로 실무자인 심씨가 주말에 업무연락을 받는 내용, 당직자 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던 불합리함 등 진보정당 노동자로서 겪었던 부조리도 등장한다. 심씨는 그럼에도 “일관성 있는 부정의보다 자기모순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시퇴근을 못하거나 주말에 근무를 하는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그 정당에서는 적어도 목소리를 내고 비판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오히려 숨구멍이 있어서 문제제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심씨는 “지옥인권투쟁가들이 지옥 인권을 보장하라고 싸우고 있다면 그 지옥은 살만한 지옥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옥인권투쟁가’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2016년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화를 목표로 ‘페미당당’을 결성했고, 임신중지권 등 다양한 여성의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철학을 전공한 것도 자신의 정체성 중 하나라는 그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의심하는 삶의 태도가 철학이라고 수많은 죽은 백인 남성들이 말해왔는데, 페미니즘을 접한 뒤 ‘어, 그게 바로 페미니즘인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통쾌했다”고 말했다.
활동가로서 사는 것이 힘들지는 않냐는 질문에 심씨는 “힘들긴 하지만 어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활동가 멋있다고 하면 저는 같이 하자고 권유해요. 띠를 두르고 싸우러 나가는 것뿐 아니라 일상의 작은 실천도 페미니즘이거든요. 남초사회에서 매일매일 출근하며 때로는 타협하면서도 때로는 싸우는 제 친구들이 진짜 페미니스트고, 그들도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이성현 플랫팀 인턴기자
여야가 있는 다원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의 확고한 합의다. ‘일당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중국과 다르다. 인민 다수의 지지를 얻은 한 지도자의 의지에 체제 운영을 맡기는 러시아식 ‘주권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 여야의 경쟁과 정권의 교체가 허용되지 않는 민주주의는 우리 관점에서 민주주의가 아니다.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은 ‘야당 무시’에서 비롯되었다. 박근혜는 야당과 국회를 꾸짖어달라며 국민 서명운동에 나섰다. 윤석열은 야당과의 대화를 감정적으로 거부했고 국회의 권위를 조롱하며 불법계엄을 도모했다. 그들은 여와 야 사이에서 일을 풀어가는 법을 몰라 몰락했다.
여야의 적대정치, 헌법 정신 배치
여야가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민주주의는 우리 헌법의 요청이다. 헌법 제8조는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고 규정한다. 국회의원의 의무와 관련해 제46조는 “국가이익을 우선”하라고 되어 있지 당파적 이익의 극대화를 권하지 않는다. 정당은 공익을 두고 경쟁하는 정치 조직이기에 법의 보호를 받는다. 대신 정당법 제2조는 정당들에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을 해야 한다고 명한다.
민주주의는 깨지기 쉬운 체제다. 장 자크 루소는 “민주정만큼 내전과 내란에 취약한 체제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정당하면서도 안정된 정치 질서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오랫동안 숙고해 <사회계약론>을 완성했다. 번갈아 잘 통치하고 잘 통치받는 정치 질서를 만드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인간의 과업은 없지만, 그 일은 결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없으며 인위적 합의와 노력,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심 골자다.
몽테스키외는 자유로운 체제일수록 더 많은 정치적 ‘덕성’과 ‘예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핵심은 편협한 자기 이익보다 공익에 헌신하는 것, 상대와의 평등한 관계를 존중하는 것에 있다. 그래야 “법을 사랑하고 법의 무게를 짊어져야 한다”는 시민다움이 뿌리내릴 수 있다. 모두가 “입법자이면서 준법자인 민주정”에서 정치적 예의가 없으면 상대를 지배하고 제압하려는 열정만 남아 체제를 전제정으로 이끌게 된다.
정치인이 존경받게 행동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준수해야 할 의무다. 우리 국회법 제25조는 “의원의 품위유지”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며, 의원의 윤리는 국회법 제32조 이하의 여러 조항에 걸쳐 심사 대상임을 명기하고 있다. 국회법 제15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윤리강령’이나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을 위반하는 것은 징계 사유다.
공익 생각하고 토론하는 정치 필요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시한다. ‘국회의원윤리강령’은 더 분명하다. “국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국회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여야의 정치 활동에 있어 “공정한 여건과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도 약속해야 한다. ‘품위’ ‘예의’ ‘존중’은 영국 하원의 행위 규칙 1조다. 카를 마르크스와 같은 시대 활동한 월터 배젓이 ‘의회주의’를 “토론에 의한 정부 운영”이라고 했듯, 토론은 의회 역할이자 존립 이유다.
여당 대표는 품위나 예절, 인격과 식견으로 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야당과의 “충분한 토론”은 생각이 없고 인사도 악수도 거부한다. 윤리강령 위반이고 국회법 요청을 무시하는 일이다. 법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고, 입법자인 동시에 준법자가 되어야 한다는 정치가의 의무를 그는 우습게 여긴다.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하고 당대표는 야당 해산을 위해 싸운다는 그의 역할 분담론은 해괴하다. 정당법이 요청하고 있는 “책임 있는 주장”과 거리가 멀고 무엇보다 “복수정당제”를 명기한 헌법 정신과 배치된다. 자신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라 ‘민주당주의자’”라고 하는 정청래의 공언은 민주주의조차 불편하고 귀찮다는 뜻으로 읽힌다. 어느덧 그는 민주주의 발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정청래의 적대 정치는 장동혁이라는 야당의 새 짝을 만났다. 그 둘은 닮았고 서로를 필요로 한다. 흥미롭게도 한 사람은 현 대통령이 성공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이 성공해야 한다거나 시민의 자유가 우선이라는 의식은 없다. 군주정의 시대도 아닌데, 이들의 권력 중심적 사고는 불쾌감을 준다.
무례한 말과 행동을 ‘사이다’라며 환호하는 팬덤 지지자들에 아첨해 성공하는 선동형 정치가들의 득세는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우리 정치는 윤리적 자정 능력을 잃었다. 예의·품위·인격·식견을 갖춘 정치가들이 공익을 위해 일하고 책임 있게 주장하고 충분히 토론해 정부를 운영하는 민주주의는 헛된 꿈일까.
지난달 31일 어머니와 딸이 숨진 주택 화재와 관련해 경찰 등이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1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전기안전공사, 소방당국 관계자 등과 함께 약 1시간 동안 감식을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수사를 통해 부엌 부근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처음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숨진 50대 어머니와 20대 딸을 부검한 결과 화재 연기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이날 받았다. 경찰은 화재 당시 모녀가 잠을 자고 있어 불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현재까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불이 난 주택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화재 상황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등도 없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수집한 증거물 등을 분석해 정확한 화재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
전날 오전 7시25분께 대구 북구 구암동 3층짜리 주택 2층에서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불이 나 모녀가 숨지고 아들과 이웃 주민 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차량 32대와 인력 89명 등을 투입해 이날 오전 8시쯤 불을 껐다.
전남 영암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국적 이주노동자 A씨(30대)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즉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의료진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불안이 컸다.
A씨는 전남 이민·외국인종합지원센터 콜센터의 통역 지원을 받아 모국어인 크메르어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A씨는 “말이 통하지 않아 두려웠는데, 모국어로 설명을 들으니 안심이 됐다. 통역이 없었다면 수술을 결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가 운영 중인 이민·외국인종합지원센터가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핵심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1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 센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4379건을 상담했다. 한 달 평균 600건이 넘는다. 상담은 생활·비자·노동·의료 등 정착과 직결된 분야 전반을 망라한다.
상담 언어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캄보디아어, 네팔어 등 5개 언어로 운영해오다 7월부터는 태국어, 필리핀어, 우즈베키스탄어, 스리랑카어까지 확대했다. 언어별로는 베트남어가 1364건(31.1%)으로 가장 많았고, 캄보디아어(537건·12.3%), 인도네시아어(448건·10.2%)가 뒤를 이었다.
센터는 외국인들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운영 시간도 확대했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월·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토요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한다. 센터는 상담사 10명 등 총 13명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상담사 대부분 전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전남은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전남에 등록된 외국인은 6만296명으로 전체 인구의 3.38%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는 3만834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국적별로는 베트남(31.9%), 중국(19.1%), 인도네시아(8.9%) 순이다.
전남도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 소지역센터 4곳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자 자체 예산으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 재개를 지속적으로 건의 중이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은 “지역 차원의 이민정책을 면밀히 점검하고, 중앙과 지방이 함께하는 지원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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