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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종의 기후변화 이야기]바람을 지배하는 자, 미래를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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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94회 작성일 25-09-03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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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나가고, 이제는 좀 시원해져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도 더운 8월 마지막 주말을 보냈다. 게다가 9월이 시작되는 이번주도 더울 것이라니 여름은 아직도 물러설 생각이 없나 보다. 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천번 만번 경고했듯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여전히 지구를 데우고 있으며 가을은 계속해서 멀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으로는 계절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특히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혁신적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떠나가는 가을을 붙잡아둘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 바람과 태양에 집중하고 있다. 즉 바람과 태양 같은 재생에너지를 지배하는 국가가 기후위기 시대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기후위기는 아니었지만 바람과 같은 자연 자원을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많다. 15세기 초에 시작한 대항해시대는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바람을 이용하는 기술이 문명의 판도를 바꾼 가장 대표적인 시기일 것이다. 이 시기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무역풍(Trade wind)과 편서풍(Westerlies)을 이해하고 바람의 흐름을 지배하는 항해술을 활용해 대서양과 인도양의 무역로를 개척할 수 있었기에 세계를 호령하는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바로 바람을 잘 활용한 사례 중 하나다.
15세기 말 유럽은 향신료 무역으로 큰 이익을 얻고 있었지만, 육로가 오스만제국에 막히자 새로운 해상 무역로가 필요했다. 이때 대부분 사람은 아프리카를 돌아서 인도로 가는 항로 개척에 집중했지만, 지구 바람의 특성을 알고 있던 콜럼버스는 동에서 서로 불어가는 무역풍을 이해하고 있어, 이 바람을 활용하면 빠르게 인도에 갈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결국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 대륙이었지만 이 사건은 지금의 미국 그리고 세계의 역사가 바뀌는 한 장면이 되었다.
아시아의 역사에서도 바람의 중요성이 드러난 한 장면이 있다. 대항해시대 스페인처럼 아시아 국가도 전 세계를 호령한 적이 있다. 바로 몽골제국이다.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 시대는 단순한 유목 제국을 넘어 동서 문명이 본격적으로 연결된 세계 최대의 육상 제국이었다. 쿠빌라이 칸은 지속해서 영토를 확장하려 했으며 육상을 넘어 바다를 건너 일본까지 정벌하려 했다. 그런데 그 위세 등등했던 쿠빌라이 칸의 몽골 함대도 결국 신의 바람이라 불린 태풍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몽골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사례는 유럽과 달리 바람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이자 바람의 힘이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역사적 증거로 남게 되었다.
기후변화·인간 간섭에 바람 약해져
이 두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사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바람과 관련한 무수히 많은 사례가 있다. 그런데 모든 공통점은 바람을 정확히 이해할 때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바람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바람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풍력 발전기를 제작할 수 있다 하더라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발전기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좋은 질의 바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풍력 에너지는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에 바람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사실 태양광 에너지에 비하면 연구가 부족한 편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풍력 에너지와 관련해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무풍현상(wind stilling)이다. 북반구 육지에서 풍력을 생산하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점점 약해지는 현상이다. 지구에서 인간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중위도 상층 대기의 비정상적인 온난화와 온도 역전 현상으로 상층이 더 따뜻해지고 하층이 상대적으로 덜 따뜻해 공기의 수직 혼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상풍이 약화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온난화로 인한 식생 성장이 바람의 흐름에 장애물 역할을 하거나, 도시화로 인한 빌딩의 증가로 바람과의 마찰이 심해져 주변 지역까지 바람이 약해지는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우리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도 한국은 도시화가 심한 지역일수록 바람이 약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지금 중위도 지역은 기후변화와 인간 간섭으로 인해 바람이 약해지는 경향성을 보인다.
한 가지 희망적인 점은 1960년 이후 수십년의 변화를 보면 약해지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다시 바람이 강해지는 지역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약해지는 경향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연 변동성에 의한 일시적인 변화라고 추정되고 있는 점이다. 이건 마치 2000년대 자연 변동성의 영향으로 온난화의 상승세가 약해졌던 ‘지구온난화 휴식기’(Global warming hiatus)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과 같다. 즉 온난화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변화가 가속화된 것처럼 바람도 다시 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등장한 것이다.
온실가스 줄여야 원하는 바람 얻어
그리고 실제 최근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해보면 빠른 속도로 바람이 약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탄소중립을 달성할 때 바람 약화 현상도 완화된다는 점이다. 즉 온실가스를 줄여야만 우리가 원하는 바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처럼, 바람의 변화 즉 풍력 에너지의 원천인 바람에 대한 이해를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람이 점점 약해져 바람이 불지 않는 풍력 가뭄(wind drought)이 발생해도 문제지만 너무 강해도 문제다. 그래서 풍력 에너지 생산을 위한 다양한 설비를 만들거나 발전소를 세우기에 앞서 바람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비단 육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일부 지역에서 풍속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한반도 육지와 바다의 바람 변동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 바람의 가용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바람 정보에 대한 미래 전망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바람 정보에 근거한 풍력 에너지 예측으로 전력 생산량을 산정한다면 큰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지구 규모에서 바람의 변화에 관한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한다. 좀 더 많은 관측과 지역에 맞는 모델링, 다양한 관측 정보와 모델을 혼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정확한 위치에 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특히 올여름 폭염을 통해 배운 것처럼,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티베트 고기압 강화는 한반도 온도뿐만 아니라 바람의 특성도 바꾸어놓았다. 이 부분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멀리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화와 빠르게 상승하는 중국 내륙 지역의 지표면 온도 변화가 우리 연근해 바람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극 지역의 겨울철 온난화는 한반도 바람 변동성을 결정짓는 주요 인자이기 때문이다.
콜럼버스의 과학에 기반을 둔 정확한 판단과 여왕의 결단은 스페인이 바람을 지배해 세상을 호령하는 국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후테크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바람의 정보를 진단하고 예측할 수 있다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풍력 에너지의 해외 개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는 다르다. 바람은 어디에서나 분다. 누가 바람을 지배하느냐, 그가 바로 새로운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전용기가 러시아의 공작으로 보이는 위성항법시스템(GPS) 신호 교란 공격을 당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리아나 포데스타 EU 수석 부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날 불가리아 상공에서 GPS 교란이 발생했고 항공기는 불가리아 플로브디프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가리아 당국으로부터 러시아의 노골적 전파 방해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우리는 위협과 협박이 러시아의 적대 행위들의 일상적인 도전임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30일부터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회원국을 순방하고 있다.
EU는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EU 대표부 인근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져 충격으로 실내 천장 등이 파손되자 고의적 공격이라며 항의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날 폴란드 동부 국경 철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는 포식자”라고 비난했다.
‘그게 두려움이 하는 일이다 - / 찰나와 + 영원의 / 거리를 설정하는 것 / 덧없고 + 영원한’
20세기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페미니즘 작가 루이즈 부르주아(1911~2010)는 회화와 판화, 조각과 설치작품 외에도 많은 글을 남겼다. 아버지가 사망한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는 미술 작품 활동을 멈추고 글을 남기는 데 열중할 정도였다. 이 기간은 부르주아가 우울증이 심해져 정신분석을 집중적으로 받은 시기이기도 하다.
부르주아는 10대 때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와, 이를 사실상 묵인한 어머니를 보며 자랐다. 그 전엔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에게 사랑받는 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청소년기 즈음해 부모에게 배신감을 느꼈고, 그 때문에 평생 마음의 병이 따라다녔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사망하자 큰 허망함을 느꼈다. 사랑과 증오, 가족에게 느낀 양가적인 감정은 부르주아가 쓴 글의 ‘덧없고 영원한’이라는 형용 모순적인 표현과도 어울린다.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 개막한 전시 ‘루이즈 부르주아 : 덧없고 영원한’은 부르주아의 삶이 투영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1940년대 초기 회화부터 1990년대의 대형 설치 작품, 사망 직전에 제작한 영상에 이르기까지 11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미지나 개념이 아니라 감정을 재현하길 원했다고 생전에 말한 부르주아의 ‘양가적 감정’은 전시 구성에서부터 드러난다. 전시장 1층은 의식 세계를, 2층은 무의식 세계를 주제로 삼았다.
부르주아에게 명성을 안겨 준 거미 조각도 양가적 감정의 표상이다. 2000년 영국 테이트모던에 출품되고 호암미술관도 소장 중인 대형 거미 조각의 이름은 ‘엄마(Maman)’다. 태피스트리(직물 공예품) 공방에서 바느질했던 어머니를 거미줄을 짓는 거미에 비유한 것이다. 이번에 전시된 ‘웅크린 거미’(2003)도 같은 방법으로 어머니를 은유하고 있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대형 거미는 그리움과 사랑의 대상이면서도 두려운 존재였던 어머니를 묘사했다.
부르주아는 자녀들에게도 양가적 감정을 느꼈다. 붉은 과슈(불투명 수채물감)로 그린 12점의 ‘꽃’ 연작(2009)은 모두 한 줄기에서 다섯 봉오리가 뻗어 나와 있는데, 이는 가족 구성원 5명을 의미한다. 부르주아는 부모와 자신을 포함한 3남매와 한 가족을 이뤘고, 결혼 후에는 남편과 아들 3명 뒀다. 한편으로는 출산은 어머니로부터의 버려짐이라고 느꼈다. ‘좋은 엄마’(2003)에서 어머니의 가슴에서 나오는 하얀 실은 모유를 수유하는 어머니의 모성애와 자녀에 묶이게 되는 여성의 삶을 동시에 표현했다.
1940년부터 남근을 연상케 하는 길쭉한 목조 조각 ‘인물’ 연작을 만들어 온 부르주아는 집중적인 정신분석 이후인 1960년부터는 인간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연상케 하는 작품들을 해낸다. 이후 어린 시절 상처를 입힌 아버지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 설치 작품 ‘아버지의 파괴’(1974), 나무 벽이 둥글게 둘러선 곳에 부모의 침실을 엿보게 구성된 ‘붉은 방(부모)’(1994),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부상을 당한 아버지를 문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의족과 의수를 낀 채 서로를 껴안은 사람을 표현한 ‘커플 III’(1997)과 ‘커플 Ⅳ’(1997)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부르주아가 타계 직전까지 작품으로 표현한 대상이자, 작품 활동을 이어간 원동력이었다. 다만 그 아픔을 표현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커플’(2003)을 비롯한 나선형의 조각들을 통해 복잡한 감정을 하나로 융화하려는 시도 또한 해 왔다. 전시장 로비의 중앙과, 전시 동선의 처음과 끝에 설치된 다양한 나선형 조각은 양가적 감정 탓에 괴로움을 느끼는 중에도 과거와 화해하려는 부르주아를 생각하게 한다.
부르주아의 전시가 국내 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열리는 것은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시 이후 25년 만이다. 전시는 내년 1월4일까지. 관람료 1만6000원.
9월 2일에는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부르주아의 개인전 ‘Rocking to Infinity’도 개막한다.
▼ 용인 | 윤승민 기자 mean@khan.kr
부산·울산·경남지역 최초로 난임부부와 임산부의 정신 건강을 보살피는 시설이 창원에 문을 열었다.
경남도는 창원한마음병원에서 ‘2025년 경남도 권역 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 개소식을 했다도 2일 밝혔다. 센터는 부산·울산·경남지역 최초의 난임부부·임산부를 위한 정신 건강 전문 기관이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경남도가 응모해 선정됐다. 센터는 2027년 12월까지 창원한마음병원이 수탁 운영을 맡았으며 지난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는 난임부부와 임산부, 유·사산 경험 부부, 출산 후 3년 이내의 부부 등에게 스트레스와 우울감 해소 등을 위한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남도는 센터가 임신·출산과 관련한 가정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 건강한 출산 환경을 조성하고, 저출생 대응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경남도가 난임부부에 시술을 지원한 건수는 9297건으로, 2020년 6664건보다 39.5%가 증가했다. 지난해 도내 전체 출생아 가운데 난임 시술 출생아 비율은 11.25%로 2020년 6.85%에서 4% 이상 늘었다.
박명균 행정부지사는 “센터에서 난임과 임신·출산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도민 등이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일 중국 방문에 외교·경제 분야 참모들과 함께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김 위원장이 주애를 후계자로 낙점하면서 국제사회에 이를 공표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오후 4시쯤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뒤에 딸 주애가 서 있다. 사진에 리설주 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애가 아버지의 해외 방문에 동행한 것은 처음이다. 주애는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6월과 이듬해 1월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리 여사가 동행했었다.
2022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주애는 점차 그 활동 빈도를 높여왔다. 지난해 8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카인 주애를 허리까지 숙이며 의전했다. 지난 6월 나진조선소에서 진행된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리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반면 리 여사는 지난해 1월 1일 신년경축대공연 관람 이후 대외적인 활동을 줄여왔다.
김 위원장의 첫 번째 다자외교에 후계자로 꼽히는 주애와 함께 등장하는 것은 주애를 후계자로 공식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주애는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하면서 외교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북한은 후계자가 내정된 이후 중국 지도자를 만나는 일종의 ‘신고식’을 해왔다.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후계자로 내정된 지 9년 만인 1983년 중국을 방문해 덩샤오핑 주석을 만났다. 김 위원장도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된 뒤 2011년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곳에서 후계자로서 공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주애를 후계자로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이 점에서 주애를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내세운 것이지 후계자 공식화와 연관성은 적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김 위원장과 동행한 김여정 당 부부장은 2018·2019년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이번 북·러, 북·중 회담에서도 가장 지근거리에서 김정은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동행한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수행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동행이 확인된 김성남 당 국제부장은 중국과 ‘당 대 당’ 외교를,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 7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교와와 원산에서 회담하는 등 러시아와 외교를 맡아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김성남 국제부장은 북·중정상회담, 최선희 외무상은 북·러 만남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경제분야 참모인 김덕훈 당 경제비서 겸 경제부장도 동행했다. 이번 방중의 목표 중 하나가 중국과 경제협력 확대로 꼽히는 상황이다. 김덕훈 비서는 지난해 12월까지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내각총리를 지냈다. 박태성 총리까지 동행했다면 이번 방중에서 경제협력에 더 큰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 겸 조직지도부장도 동행했다.
노광철 국방상이 동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가 동행했다면 이번 방중은 중국과 외교·경제 협력을 넘어 국방 분야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와 국방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은 미사일 기술 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고려해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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