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소년법전문변호사 민주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조작…검찰, 즉각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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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 위원장인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KH그룹 부회장 조경식의 증언에 의해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 실상이 밝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조경식 부회장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이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을 압박해 허위 진술을 강요했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여기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조경식의 증언대로 거액의 돈과 야당 정치인에게 누명을 씌우는 대가로 정치권과 검찰이 결탁해 사건을 조작했다면 이것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희대의 조작 기소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건이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이화영 부지사와 무관함에도 윤석열 정치검찰은 김성태 회장을 압박해 허위 진술을 받아내 정적을 겨냥한 조작 기소를 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법무부와 검찰은 김성태 회장 일당의 허위 증언을 포함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전모와 함께 권성동·이철규 의원의 개입 여부를 전면적으로 다시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간경향] 지난 9월 3일 오후 8시. 53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전한길씨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시작됐다.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부터 실시간 시청자가 1만명을 넘어서더니 방송 시작 3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2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주제는 ‘특검, 대한민국 야당 심장마저 노리나?’, ‘이재명 정부, 도대체 성과가 뭔가’였다. 하지만 실제 이날 전씨 방송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극우와의 단절을 주문해온 친(親)한동훈계와 ‘찬탄(탄핵 찬성)’ 세력의 당내 축출 필요성이 주를 이뤘다.
전씨는 ‘윤어게인’을 외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면회를 추진 중인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발언 영상을 재생한 뒤, “김 위원이 당내에서 극우라고 많이 괴롭힘을 당할 것이다. 도와줘야 한다”, “김용태, 김재섭, 양향자 그런 것들이 내부총질을 하고 있다”, “중도는 없다. 보수 우파로 똘똘 뭉쳐서 이재명 정부와 맞서 싸우면 중도라던 사람도 결국 이쪽으로 오게 되는 것” 등의 주장을 펼쳤다. 전씨가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채팅창에는 전씨의 의견에 동조하는 댓글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쏟아졌다. 친한계와 배신자 축출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에는 이른바 더불어민주당 ‘개딸’(강성 지지층)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수박(배신자)’ 이모티콘이 줄줄이 올라왔다.
지난 8월 26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이변 속에 막을 내렸다. 바로 직전 자당의 대선후보를 꺾어낸 ‘1.5선’ 장동혁 의원의 반란도 이변이었지만, 전당대회 내내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은 단연 유튜버 전씨였다. 한국사 1타 강사에서 우파 진영 스피커로 변신한 그는, 전당대회 내내 ‘윤어게인’을 외치며 뉴스의 중심에 위치했다. 선거 한 달 전인 7월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주요 본선 후보들에게 윤 전 대통령과 함께할지 여부를 묻는 ‘면접’을 제안했고,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이에 화답해 전씨와 강용석씨 등이 주최하는 ‘자유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출연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두 후보는 모두 ‘윤 전 대통령이 재입당하면 받아줄 것인가’,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갈 것인가’ 같은 ‘친윤 감별’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하면서 ‘도로 윤석열당’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함께 본선에 오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이 같은 행태에 ‘참담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불참했지만, 결과적으로 친윤 감별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결선에 올랐다.
‘윤어게인’을 기치로 당권 도전에 나선 장동혁 당시 후보는 앞서 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8월 18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11%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본선 후보 가운데 꼴찌(안철수 후보와 공동)에 머물렀다. 전체 응답자 대상 지지율 1위는 20%를 차지한 조경태 후보였다. 하지만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 193명만 놓고 보면 장 후보는 지지율 33%로 1위, 조 후보는 7%에 그치며 4위에 머물렀다(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4.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심과 민심이 완전히 정반대 방향으로 엇갈린 것이다.
장 대표의 선출은 12·3 불법 계엄과 탄핵으로 이탈한 중도성향 지지자들로 인해 더 커진 당내 강성 지지층의 비중이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실시된 국민의힘 대선후보 최종경선 당원투표에서는 당원 선거인단 76만4853명 중 52.62%인 40만2481명이 참여했지만,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는 선거인단 75만376명 중 46.55%(35만590명)만 참여했다. 그리고 이처럼 짙어진 강성 지지층의 농도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로 재정비한 전씨였다.
한국사 1타 강사였던 전씨는 앞서 계엄·탄핵 이후 노골적인 ‘윤어게인’ 행보를 보이다 강단에서 물러나는 등 난타당했다. 이 과정에서 중도층을 겨냥한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의 탈당과 단절이라는 전략적 선택으로 대선에 임하면서, 전씨의 입지가 한층 좁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씨는 이후 대선 패배와 내란특검 출범 등으로 국민의힘이 궁지에 몰리자,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화려한 컴백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특검 출범 후) 의원들이나 당직자들도 패닉 상태로 뭘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러다가는 당이 아예 없어지겠다는 상황에서, ‘싸워야 한다’,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가 지지층에게 와닿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윤어게인을 다시 들고나왔을 때 ‘당을 완전히 폭파시키려는 건가’ 싶어서 정신 나갔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당이 당장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으니까 목소리가 큰 쪽에 끌려가게 된 것 같다”도 했다.
전씨가 지지 의사를 표명해온 장동혁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당내에조차 ‘정신 나간 소리’ 정도로 치부돼왔던 ‘윤어게인’은 국민의힘 주류에 안착한 것처럼 비친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 결과로 유튜버 전한길, 우파 스피커 전한길의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때문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전씨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전씨를 김어준씨처럼 대정부, 대여 투쟁 전선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그분(전씨)의 영향력은 우리 당원들이나 국민이 모두 확인한 바 있다”면서 ‘향후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영향력 있는 분의 말이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김용희 인천시의원(국민의힘)은 “만약 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장동혁 대표가) 과감하게 품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어떻게 보면 민주당에서도 김어준씨 같은 경우 주요 인물인데, 국민의힘에 그런 분이 없었다는 얘기가 많이 있었다. (전씨가) 당에 들어오면 또 하나의 전사가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전씨 스스로도 ‘정치인 전한길’보다는 ‘우파 대표 스피커 전한길’로서의 역할을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당장 장동혁 대표 선출 이후 당직 기용, 대구시장 선거 공천 등 향후 전씨의 쓰임을 둘러싼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됐지만, 전씨는 일단 선을 그은 상태다. 내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과 관련해서는 “공천 같은 것 안 받지만 설령 공천을 받는다 해도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라고 밝혔고, 본인의 유튜브 생중계에서도 “정치는 나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반면 우파를 대표하는 스피커로서의 야심은 감추지 않고 있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해 ‘1인 미디어’를 표방하며 ‘전한길뉴스’를 출범시키고, 빠르게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동시 라이브 시청자 수가 2만명을 돌파하자 “시청자가 2만명이면 다시보기까지 20만~30만명이고, 쇼츠까지 다하면 100만명이 (이 방송을) 보는 것”이라며 “앞으로 2만명이 아니라 한 개의 시 전체가 듣는 20만명까지 (라이브) 시청자를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전한길뉴스’ 구독자가 53만명인데, 모두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면 당원 75만명인 국민의힘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며 구독과 구독자들의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정부나 당내 직함에 대한 관심보다는 구독자와 시청자를 기반으로 한 영향력 확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점에서 보수 진영 대표 스피커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전한길씨의 경우 책임지지 않고 외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수 있다”면서 “빅 인플루언서로서, 그쪽 사람들이 ‘우리는 왜 김어준이 없냐’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우파의 김어준. 그게 훨씬 더 전씨에게 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전씨가 당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짙어진 강성 지지층의 농도에 적합한 메시지인 ‘윤어게인’을 선택함으로써 당권 투쟁의 무기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국민의힘이 맞닥뜨려야 할 전장은 중도층을 가운데 둔 여야라는 전혀 다른 여론 지형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장동혁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형국이다. ‘윤어게인’ 체제로는 중도층에 소구할 수 있는 메시지나 가치를 더 이상 생산할 수 없어 극우 정당으로 쪼그라들고 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때문에 향후 우파의 김어준으로서 전씨의 역할이나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태곤 부실장은 “(극우 진영에서) 전한길씨의 인기는 전한길이라는 인물 자체의 매력이나 영향력이라기보다는 일부 사람들이 그의 말을 시원하게 여기고 열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한길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등에 업고 성장한 반면, 김어준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이재명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흐름을 타며 성장했다”며 “과연 이분에게 윤석열 뒤가 있을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부터 가까운 사람들에게 ‘중도로 가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전씨가) 과연 앞으로의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김어준씨의 경우 ‘개딸’들처럼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팬덤을 형성한 반면, 보수 진영의 강성 지지층은 음모론을 믿는 정치적 치매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세력화 자체도 어렵다”면서 “전한길씨 개인의 한계, 보수 진영 자체의 한계 때문에 (보수 진영에서) 김어준 같은 대형 스피커가 등장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이후 40년에 가까운 민주화의 진전 속에서, 한국 정치의 풍경은 크게 달라졌다. 민주화 이후 초기에는 독재를 계승하는 집권여당 대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있는 야당의 구도였기 때문에, 시민들은 야당의 목소리 속에서 억눌린 시대정신을 확인했고, 그 자체가 희망이었다.
그러나 민주진보 세력이 집권하기도 하고, 보수 세력이 재집권하기도 하는 권력 순환이 일상이 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정치의 한복판에 등장했다. 상대를 공격할 때는 최고의 윤리적 기준을 적용하면서, 우리 편을 감싸고 옹호할 때는 최소한의 기준만을 들이대는 이중성. 그것이 바로 내로남불이다.
내로남불은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다. 그것은 날카로운 부메랑이다. 상대를 겨냥해 쏜 화살이 되돌아와 자신을 겨누는 풍경이 매번 펼쳐진다.
최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그 상징적 장면이었다. 장관 후보자가 과거에 했던 발언을, 야당 의원이 이름만 바꿔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오늘의 정의가 내일은 위선이 되고, 오늘의 공격이 내일은 방패가 된다. 국민은 이 장면을 지켜보며 ‘다 똑같은 부류’라는 냉소적 평가에 갇히게 된다.
오늘의 정의가 내일의 위선이 돼
그렇다면 민주진보 정당은 어떻게 ‘내로남불의 무한 반복’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까. 나는, 이중기준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여야가 동일한 흠결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을 보편적인 규범 혹은 규칙을 새롭게 정립하는 방향으로 일종의 ‘공화적 이니셔티브’를 발휘하는 것을 방안으로 생각한다. 모든 것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내로남불 정치’를 일종의 새로운 ‘규칙의 정치’로 최대한 전환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보수도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정치의 본질은 갈등이다. 문제는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이다. 국회선진화법이 그랬다. 갈등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 충돌 없는 전쟁이라는 새로운 규칙이 등장했다.
내로남불을 넘어서는 규칙의 정립 역시도, 갈등의 ‘범위’를 변화시키는 것뿐이지, 정치적 갈등은 사라지지 않는다.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을 어떤 규칙 속에서 풀어내느냐에 따라 정치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야당 입장에서는 ‘닥치고 공격’이 유리하다. 갈등을 극대화하고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당은 갈등 사안들을 최대한 탈(脫)쟁점화하는 것이 득이 된다.
한 개혁 의제가 내로남불 공방 영역에 들어가는 것은 그 개혁의 정치적 효과가 축소되고,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연장으로서의 민주진보 정치가 가졌던 거대한 도덕적 우위가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력이 부족했기에 오늘의 불안정한 정권 교체 주기가 생겼다고 나는 본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이 지나고 이제는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단임으로 교체되는 불안정의 시대가 왔다. 단순한 선거 결과의 산물이 아니다. ‘내로남불 정치’가 빚어낸 불신이 그 배경에 있다. 이것을 끊지 않으면, 짧은 단임의 패턴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정치가 전투적일수록 내로남불의 그림자는 짙어진다. 공직 수행과 권력 행사의 기준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으나, 국가 공동체의 안정성은 취약해진다. 집권 초기마다 반복되는 ‘산하기관장 사퇴’ 논란이 그 사례다.
윤석열 정부는 감사원을 통해 압박하고, 검찰을 통해 비리 수사를 해서 퇴진을 압박했다. 이재명 정부 역시 같은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왜곡된 감사원, 검찰, 사법부 등 법치주의 국가제도의 개혁이 ‘보복의 정치’가 아니라 여야와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공화적 민주개혁으로 인식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물론 정치에는 전투의 순간이 있다. 형세를 바꾸기 위해 무리수를 둬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내로남불의 무한반복’을 끊어낸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불가피한 영역과 불가피하지 않은 영역을 구분해서, 후자에서라도 내로남불 공방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공동체 또는 그 일부로서의 정치 공동체의 규범과 규칙을 재정립해가는 이니셔티브를 발휘했으면 한다.
공동체 규범과 규칙 재정립해야
미국처럼 정부 교체와 함께 교체되는 직무의 범위를 정하는 ‘플럼북’(Plum Book) 같은 것을 만들 수도 있고, 아예 법으로 교체의 범위를 정할 수도 있다. 또한 인사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교수 장관 후보자들의 표절 논란 시비와 관련해서도, 정치적 공방 대상에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검증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만드는 식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장관 청문회가 역량 검증의 장이기보다 오로지 상대방을 공격하는 정략적 공방의 장으로, 심지어 성인군자 여부를 가리는 공격의 장처럼 변모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공개 정책청문회와 비공개 윤리청문회를 분리하고, 후자에서 형사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은 수사 의뢰를 의무화하는 장치를 도입하는 방식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5년 후부터 시행”이라는 조건부 합의라면 현실적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이러한 과정 역시 최대한 협치형으로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당의 내로남불형 변화 시도가 오히려 공격의 빌미가 되고, 진정성이 퇴색한다.
지금은 내란 종식을 향한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는 과도기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고 결과가 사법부의 판단으로 이월될수록, 정치는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국면 이후 새로운 공화적 규칙을 만들어내는 시대적 이니셔티브를 고민하지 않으면, 내로남불 공방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 정치가 국민의 냉소가 아닌 희망을 불러일으키려면, 이제는 누가 더 잘 공격하는가 하는 투쟁적 이니셔티브에 더해, 공동체를 위한 공화적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발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시각을 보태면, 새로운 이니셔티브의 영역은 많이 개척할 수 있다. 전쟁 중에도 전쟁 이후의 평화와 재건을 준비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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