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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변호사 호주 ‘청소년 SNS 금지법’ 이후 3개월…억제 효과는 5%P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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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6-08-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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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출신변호사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한 호주에서 이용 억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호주 정부 직속 독립 인터넷 규제 기관 ‘이세이프티(eSafety)’는 최근 보고서에서 10~15세 청소년 10명 중 8명이 금지 조치 이후에도 SNS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금지 조치 시행 전 청소년의 약 86%가 1개 이상의 연령 제한 플랫폼을 이용했는데 도입 3개월 후에도 이 비율은 81%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선 스포츠와 신체활동, 가족·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 등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청소년 대부분은 금지 조치 시행 이후에도 기존 계정을 계속 쓰거나 새 계정을 만들어 SNS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계정을 이용한 청소년의 약 절반은 연령 확인 요구를 받지 않았다. 나머지 절반은 연령 확인 시스템이 자신들의 실제 나이를 구별해내지 못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스레드를 운영하는 메타는 이용자가 올린 사진을 바탕으로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연령을 추정하고 있다. 틱톡은 기존 계정 정보를 활용하고 스냅챗과 유튜브 등은 이용자가 직접 입력한 생년월일에 기반한 연령 확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회 시도를 탐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정보기술(IT) 사용에 능한 청소년들은 가짜 계정(15~19%), 시크릿 브라우저(6~11%) 등을 통해 규제를 우회했다. 규제에서 제외된 비디오 게임 플랫폼으로의 이동도 가속화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12월 청소년을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제한했다. 엑스와 유튜브 등 플랫폼은 16세 미만 이용자가 계정을 만들거나 보유하지 못하도록 합리적 조치를 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4950만호주달러(약 49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후 과징금 상한을 2배로 높이는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앤드루 리 호주 생산성·경쟁·자선·재무 담당 차관은 지난 1일 “(조치 시행 후) 수백만개 계정이 폐쇄됐다”며 국가적 논의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치가 100% 준수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온전히 지켜지지 않더라도 음주 연령 제한 규정이 있듯 이 같은 법도 존재 자체로 적절하다고 했다.
이용 금지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르코 구이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학 사회학 조교수는 이날 발표한 논문에서 플랫폼 자체의 중독적 요인을 줄여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데니스 오그린 영국 런던 퀸메리대 아동·청소년 정신의학 교수는 이용을 무조건 막기보다 건강한 이용 습관 형성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영국, 스페인, 뉴질랜드는 16세 미만, 프랑스와 그리스는 15세 미만 SNS 이용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3월 16세 미만 SNS 이용을 금지했다.
미국 민주사회주의 열풍이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님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의 미시간주 상·하원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 진영 후보들이 대거 승리한 것이다.
미시간주는 앞서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 후보들이 파란을 일으켰던 뉴욕이나 콜로라도 덴버 같은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이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2%포인트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던 대표적인 중도 성향 경합주이다.
이번 경선 결과는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케 하는 것은 물론 202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까지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민주당의 미시간주 상원의원 경선에서 DSA의 지원을 업은 압둘 엘사예드 후보가 초박빙 접전 끝에 4선 현역 연방 하원의원인 헤일리 스티븐스 의원을 꺾고 48.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민주당 내 신·구 세력을 대표하는 두 후보 간의 싸움은 향후 민주당의 세력 주도권 향방을 둘러싼 시험대로 여겨져 미국 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최종 당선될 경우 미국 최초의 무슬림 상원의원이 되는 엘사예드 후보는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연방 하원의원(민주·뉴욕) 등 진보진영 핵심 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반면 스티븐스 의원은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지지를 업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라는 점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웠다.
두 후보는 주요 공약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미시간주 웨인카운티의 보건 국장을 지냈던 엘사예드 후보는 보편적 의료보험,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 중단,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자 체포 중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데 반해 스티븐스 의원은 보편적 의료보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대량학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스티븐스 의원은 친이스라엘계 로비단체로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번 경선에 유입된 6000만달러의 외부 정치자금은 대부분 스티븐스 후보를 지원하는 데 쓰여졌는데, 이 중 3000만달러 이상은 미국·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 공세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이 손을 들어준 것은 엘사예드 후보였다. 젊은층과 전미자동차노조와 같은 주요 노동조합, 아랍계 유권자 등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그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스티븐스 의원에게 승리를 거뒀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5일 의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사예드가 이뤄낸 일은 현대 정치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라며 “그는 민주당 전국 지도부 전체에 맞서 싸웠고, 6000만달러가 넘는 슈퍼팩을 막아내야 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승리한 후보를 평생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엘사예드 후보를 지지한다는 그웬 마틴은 미 공영라디오(NPR)에 “생계 어려움 때문에 약과 식료품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 연방 하원 경선에서도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DSA 회원이자 진보적 기후운동단체인 선라이즈무브먼트의 공동 창립자인 윌리엄 로런스가 7선거구 예비선거에서 42.6%의 득표율로 본선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조 바이든 정권에서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낸 브리짓 브링크(29%)와 전직 네이비실 대원인 맷 마스담(28.3%) 등 온건파 후보들을 두 자릿수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로런스 후보 역시 다른 DSA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전 국민 메디케어 지지, ICE 이민자 체포 중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연방 자금 투자, 팔레스타인 지지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승리가 확정된 후 성명을 통해 “오늘 밤 유권자들은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와 워싱턴 내부 인사들이 우리 도시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에 지쳤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며 “그들은 양당 지도자에 맞서고 노동자를 위해 싸울 용기가 있는, 매수되지 않은 대표를 원한다”고 밝혔다.
13선거구에서도 DSA 회원인 도노반 매키니 주 하원의원이 2선 현역 하원의원인 슈리 타네다르 의원과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 디트로이트 최대 의료노조에 몸담았던 매키니 후보는 지역 노동조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반면, 타네다르 의원은 제약 회사를 차려 자수성가한 기업인 출신이다. 디트로이트는 견고한 민주당 텃밭이라 경선에서 승리한 매키니 후보는 본선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미래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일컬어진 이번 미시간주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한 것은 향후 민주당의 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편적 의료보험에 대한 요구와 AI 데이터센터 및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중도 성향의 경합주에서까지 무시 못 할 만큼 강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주류 내에선 민주사회주의 후보의 급진성 때문에 중도층 유권자를 공화당에 빼앗겨 본선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당장 공화당은 엘사예드 후보를 “미국에서 가장 급진적인 후보”라는 영상 광고를 내보내며 공격에 나섰다.
오는 11월 4일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엘사예드 후보는 공화당 경선에서 무투표로 당선된 마이크 로저스 후보와, 로런스 후보는 톰 배럿 현 공화당 하원의원과 맞붙게 된다. 이는 민주사회주의가 과연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고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되찾으려면 총 4석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민주당은 미시간 상원 선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방 하원 7선거구 역시 민주당이 최우선으로 탈환해야 할 접전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민주당 주류는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경계심과 별개로 엘사예드 후보와 로런스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함께 뛰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티븐스 의원과 그를 지지했던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엘사예드 의원과 협력해 공화당을 물리치고 상원을 되찾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예 쓰는지는 우리도 모리고, 지난주엔가 회관에 설치하고 갔다. 저기 벌써 두 번째다. 할매들 안 쓴다 캐도 공짜라고 주고 가삐는데 우얄끼고.”
지난달 23일 경남 남해군 상주면 노도. 마을 반장 김창남씨가 회관 한쪽에 덩그러니 놓인 기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커다란 모니터와 카메라가 달린 전형적인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영어로 ‘떼어내세요’(Remove me)라고 적힌 비닐 포장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전원 플러그조차 꽂혀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안 쓴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플러그를 꽂고 전원을 켜자 ‘비대면 진료 섬닥터’라는 화면이 나타났다. 그 아래로 뜨는 ‘해양수산부’ 로고가 이 기기를 “설치하고 갔다”는 것이 누구인지 짐작하게 했다.
김씨가 “벌써 두 번째”라고 했던 이유는 바로 옆에 있었다. 새로 설치한 키오스크 옆 바닥에는 전선이 감긴 채 굴러다니는 모니터, 스마트폰 공기계가 있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마을 주민이 한마디 거들었다. “회관도 좁은데 높은 분들한테 말해서 저거 좀 고마 가가라 하소.”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노도 마을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해수부가 올해 정부 사업으로 본격화한 ‘어복버스 비대면 섬닥터’ 단말기다. 2024~2025년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방식의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고정형 키오스크 방식으로 전환했다. 섬 주민이 키오스크 화면으로 육지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처방약은 택배로 섬까지 배송받는 방식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섬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7점이었다. 이에 정부는 전국 240여개 섬에 이 장비를 설치한다는 목표로 올해 사업 예산만 51억27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정작 이날 노도에서 만난 주민 가운데 키오스크를 써봤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사용법을 아는 사람 역시 없었다. 주민 10명 중 7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섬마을에서 키오스크는 안 그래도 좁은 회관을 차지하고 앉은 쇳덩이였다.
2024년 2억8000만원, 지난해 3억5000만원이던 섬닥터 사업비는 올해 51억2700만원이 됐다. 민간기금을 활용해 시작했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며 국비가 투입됐다. 올해 기준 국비 28억7700만원에 지방비와 수협재단 부담이 각각 11억2500만원씩이다.
문제는 수십억원 예산을 쏟아부으면서도 근거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해수부의 ‘어복버스 비대면 섬닥터 운영 현황’을 보면, 섬닥터는 사업 첫해인 2024년 121개 섬에 설치돼 진료 1771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정작 비대면 진료의 실효성을 입증할 핵심 지표인 ‘회원 등록 건수’ ‘처방 발행 건수’ ‘실제 약 배송 건수’는 모두 ‘자료 부존재’ 상태다. 자료가 있는 2025년 실적은 더욱 의문을 만든다. 회원등록 2315건, 진료 2315건, 처방 발행과 실제 약 배송이 각각 2151건이었다. 그런데 설치된 섬이 200곳이다. 단순 환산하면 한 곳당 연 진료 11.6건, 월 1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30일 기준 설치된 키오스크는 154개소, 진료는 72건이다. 새 장비 설치가 지난 6월 말 시작됐기 때문에 해당 수치만으로 올해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진료 건수가 설치 개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건 최소 82개 섬에서는 진료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통상 설치 당일 사용법을 알려주며 시범 진료를 해보는 것을 고려하면, 그마저 이뤄지지 않은 섬이 상당수라는 의미다. 노도 마을이 바로 그 사례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8월 말까지 200개소 설치를 끝내야 하는 일정이라 설치와 교육을 함께 하지 못한 곳이 있다”며 “노도를 포함해 추후 방문해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키오스크는 정부가 구매한 것도 아닌 민간기업에서 빌린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구매를 하면 장비 관리와 시스템 업데이트가 어려워 관리 차원에서 대여로 했다”며 “매년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특정 기기를 구매하면 호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사업을 계속하는 한 장비 임차와 관리 비용도 되풀이되는 구조다. 그 비용이 매해 9억7700만원이다.
섬닥터의 올해 총사업비 51억2700만원을 지난해 연간 진료 실적(2315건)으로 환산하면, 진료 한 번에 221만원의 세금을 쓰는 구조다. 차라리 그 돈으로 의사가 직접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그런 배가 있다. 경남·전남광주·충남·인천 등 4개 시·도가 운영하는 병원선 5척이다. 의사와 진료실, 약을 지을 조제 공간까지 싣고 매달 같은 섬을 돈다. 지난해 병원선 5척의 진료실적은 지자체가 ‘실인원’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3만8853건이었다. 섬닥터 진료 2315건의 16.8배다. 병원선 경남511호의 지난해 운영예산은 5억8100만원이다. 키오스크를 빌리는 데 쓰는 9억7700만원의 60% 수준이다. 병원선 5척 운영예산을 모두 합쳐도 45억8551만원으로, 올해 섬닥터 사업비 보다 5억4149만원 적다.
게다가 이 배는 섬닥터가 보급되는 바로 그 섬에 이미 들어가고 있다. 두 사업이 같은 섬에서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해수부는 섬닥터 보급 대상 선정 기준을 “연도교로 연결이 안 돼 있는 섬 중에서, 공중보건의가 없는 섬”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선이 순회 대상을 정하는 기준도 같다. 실제로 경남에서는 섬닥터 대상 44개 섬 가운데 32곳에 병원선이 매달 들어간다.
진료 내용도 상당 부분 겹친다. 해수부가 꼽은 섬닥터의 주요 진료는 근골격계 질환과 고혈압·고지혈증이다. 병원선이 매달 혈압을 재고 약을 조정하는 바로 그 질환이다. 지난해 경남511호가 처방한 14만7382일분의 약 가운데 30.1%가 고혈압·당뇨 약이었다.
같은 섬, 같은 주민, 같은 병. 그런데도 정부는 섬닥터와 병원선의 관계를 ‘보완’이라고 설명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 들어가는 병원선만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어서,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완이 성립하려면 최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병원선이 언제 들어가고 언제 결항하는지 알고, 그 공백을 메우고 있어야 한다. 또 주민이 그사이 어떤 진료를 받고 무슨 약을 받았는지 다음 달 방문 때 볼 수도 있어야 한다. 화면으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병원선 대면진료로 넘길 경로도 있어야 한다. 현재 이 중 가능한 것은 없다.
해수부는 섬닥터 사업은 비대면 진료 제도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쳤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대면진료와 관련해 협의한 것은 맞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사업을) 하게 해준다”며 “해수부가 추진하는 것이라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장 요구는 정부가 택한 방향과 달랐다.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새 장비를 더 놓기보다 이미 매달 섬을 찾는 병원선을 최대한 활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기상악화나 선박 고장으로 예정된 순회진료가 무산된 날만이라도, 기존 환자에 한해 전화·화상 진료를 허용해달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경숙 경남도 병원선 담당 사무관은 “요즘도 주민들이 아프면 ‘약 좀 보내주면 안 되느냐’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의 섬 주민들은 화면 속 처음 보는 의사보다 매달 얼굴을 맞대는 병원선 의료진을 가깝게 여긴다.
그러나 병원선은 전화에 답할 수 없다. 병원선은 의료법상 의료기관도, 지역보건법이 열거한 지역보건의료기관도 아니다. 오는 12월24일 개정 의료법이 시행되면 비대면진료가 상시 제도가 되지만 그 진료를 할 수 있는 기관 목록에도 병원선은 빠져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를 주관하는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병원선의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PHIS) 이용을 법 개정 없이 행정 결정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비대면진료 허용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선은 의사가 섬으로 들어가 대면진료를 하는 수단”이라며 “섬 주민이 필요하면 육지 병원에 전화·화상으로 연결해 진료받고 약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섬마을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 가깝다.
섬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회원등록과 본인확인, 예약을 거쳐야 화면이 열리는 키오스크 앞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마을 대표가 도우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해수부도 장비를 설치할 때 이장·통장 등 마을 대표를 관리자로 지정해 사용법을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역할에 주어지는 보상은 없다. 섬닥터를 설치하고 있는 해수부 관계자는 “돕는 것은 의무가 아니고, 봉사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화도 다르지 않다. 병원선 의료진이 매달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고령의 어르신이 어디가 아프고, 무슨 약을 원하는지 짚어내는 것이다. 얼굴을 맞대고 표정과 걸음걸이를 보면서 되묻고, 지난달 기록과 맞춰봐야 겨우 나오는 답이다. 처음 통화하는 육지 의사가 목소리만 듣고 그 일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반면 병원선에는 그 일을 할 조건이 갖춰져 있다. 매달 같은 섬을 도는 사이 의료진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슨 약을 먹는지, 지난달 혈압이 얼마였는지를 안다. 배 안에는 약을 짓는 조제 공간이 있어 처방한 약을 곧바로 지어 빠르게 섬으로 들여보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병원선 활용 계획이 없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그 병원선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그게 주무 부처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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