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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링크 [공감]마구 흔들리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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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6-05-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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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링크 어떤 작품은 감상하는 이들에게 저마다 다른 얼굴을 내보이기도 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늑대아이> 또한 그러하다. 늑대인간과 인간 여성 사이의 애틋한 로맨스이면서 동시에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아기자기하고 보편적인 육아기이며, 소수자 정체성을 지닌 아이의 성장담으로도, 타자와 더불어 사는 데 대한 정치적 메시지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한편 내겐 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 어머니, 더 넓게는 종파를 넘어서 성직자나 수도자의 혈연에 관한 일종의 우화로 읽혔다. 연인이 늑대인간임을 받아들인 채 그와 사랑을 나누었고, 따라서 늑대아이인 자식 역시 이 세상에 속하지 않으리라 이해하려 하면서도 오롯이 받아들이기는 힘들었을 마음. 아이가 언제든 내적 부름에 따라 떠날 수 있음을 알지만 붙들어두고 싶은 염원. 애초 창작자가 의도했던 알레고리는 아닐 가능성이 크지만, 관객 한 명에겐 그런 이야기로도 가닿을 수 있었다.
후반부에 이르러서였다. 아들 아메는 야생늑대의 삶을 택해 ‘속’을 떠나고자 한다. 어머니 하나는 다시는 산에 가지 말라며 가로막는다. 늑대는 10살이면 다 큰 어른이겠지만 인간인 넌 아직 아이라고, 더 지켜주어야 한다고. 폭우로 인해 산과 마을의 경계가 흐려지던 날, 아이가 산으로 향하려 함을 직감한 어머니는 단호하고 엄한 눈빛으로 문지방에서 그를 불러세운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 어느덧 단단해진 아이의 시선을 마주한 그녀의 눈빛은 마구 흔들린다. 치켜 올라간 눈꼬리를 스르르 내리며 안으로 들어가자고 힘없이 애원한다.
순간, 오래 알고 지낸 수녀님이 들려주셨던 일화가 생각났다. 수녀님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 데면데면했다고 한다. 종종 밀쳐내지는 느낌을 받았고, 아버지의 폭언과 폭력을 못 본 척하는 것이 원망스러웠단다. 수도자가 되어 날마다 타인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막상 친부모를 상기하면 얼음처럼 차디찬 무엇이 가슴 안에 뭉쳐지곤 했다고. 그러다 한 장면이 기억 저편으로부터 불쑥 떠올랐단다. 수녀원에 입회하려고 집을 나설 때 아직 어리니 정 가야 하거들랑 나중에 가라던 어머니의 청을 “지금 가야 해요”라며 단호히 끊어낸 자신이, 그때 흔들리던 어머니의 눈빛이. 정을 많이 주지 않았던 아이이니 언젠가 품을 떠나리라 예상했을 것임에도 헤어짐을 지연하고 싶어 본능적으로 흔들리던 그 눈빛의 기억으로 인해, 종교인의 당위로서 ‘사랑하려 하는’ 차원을 넘어 조금이나마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셨다.
날 보면 예전의 당신 내면을 거울로 보는 듯하다 하신 수녀님. 스물몇 살 무렵부터 견디기 힘들어 찾아갈 때면 등을 쓸어주던 분. 전화를 걸어 말 잇지 못하면 “매일 기도해줄게요. 내가 죽을 때까지. 그다음엔 천상으로 가서도 할게. 그럼 되겠죠?” 토닥여주시곤 했다.
몇해 전, 휴가를 얻은 수녀님은 내가 사는 데 오셔서 며칠 머무셨다. 신선한 해산물 파스타를 사드리고, 바닷길을 걷고, 카페에 들어가 갓 구운 스콘과 블루베리 타르트도 나눠 먹었다. 취직해서 돈 버는 딸이 엄마랑 여기저기 좋은 곳 다닐 때 이런 마음일까 짐작했다. 소임지로 복귀한 수녀님은 택배를 하나 보낸다고 하셨다. 상자를 열자 열무김치와 깻잎무침, 호두멸치볶음, 우엉조림 등이 차곡차곡 담겨 있었다. 흔히 말하는 ‘집에서 보내준 밑반찬’이란 이런 것이겠구나, 이번에도 짐작했다. 그러니 기억의 얼음벽을 깨고 들어가 ‘마구 흔들리던 눈빛’의 한순간을 찾아내지 못해도 괜찮았다. 이를 대체하고 남을 만큼을 다른 데서 받았으니까.
지난 금요일엔 종일 바빴다. 늦은 밤 포털 검색창의 카네이션을 보고서야 무슨 날인지 알았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기도문의 한 문장을 빌려 청했다. “세상에서는 그들이 더없는 기쁨과 위안을 얻고 천상에서는 찬란히 빛나게 하소서.”
삼성전자의 파업 예고를 둘러싼 논란은 모두 이미 종말을 고하고 있는 노동 시대의 낡은 틀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삼성전자 파업이 드러낸 ‘노동’ 패러다임의 균열과 붕괴를 직시하고,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어떤 것일지 상상해보아야 한다. 2026년 5월,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5조원이 성과급으로 배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2025년 9월 노사 협상을 통해 성과급의 지급 상한선을 폐지했다. 그 결과 2026년 1인당 평균 성과급이 약 7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안이 수용될 경우 1인당 평균 약 6억원의 성과급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성과급 잭팟’이다.
이 사건을 단순한 노사 갈등으로 읽는 것은 시대의 표층만을 보는 것이다. 삼성전자 파업은 우리가 익히 알아온 노동운동, 즉 자본의 착취에 맞선 약자의 저항이라는 19~20세기적 서사로는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다. 시가총액 수백조원의 글로벌 기업에서 1인당 수억원의 보너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쟁의는 ‘노동 시대의 종말’이라는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의 한 징후로 읽혀야 한다.
삼성전자 파업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먼저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비대칭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에서 대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14% 수준이다. 같은 지표가 독일은 41%, 스웨덴 44%, 영국 46%, 프랑스 47%, 미국 58%에 달한다. 다시 말해, 한국 임금노동자의 절대다수는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업은 14% 대기업과 86% 중소기업의 구조적 이중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14%의 좁은 영역 안에서 한국 사회의 부와 안정이 집중적으로 형성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월 613만원으로 처음 600만원 선을 넘어섰는데,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월 307만원에 그쳐 임금 격차가 정확히 2배로 벌어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5년 분석을 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평균 연봉은 7396만원, 중소기업은 4538만원으로,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은 대기업의 61.4%까지 낮아졌다. 더 심각한 것은 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매년 더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전 파업, 전태일 외침 공허하게
여기서 SK하이닉스의 1인당 평균 7억원 성과급,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1인당 평균 6억원 성과급이 의미하는 바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 근로자의 연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반도체 대기업 직원이 단 1년에 받는 성과급만으로도 중소기업 노동자가 13~16년 동안 일해서 받을 수 있는 임금에 해당한다. ‘평균 연봉 10억원’이 거론되는 새로운 소득 계층이 한국 사회에 출현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임금 격차가 아니라 노동의 질적 분열이다. 같은 ‘노동자’라는 범주 안에 묶일 수 없는 두 종류의 인간이 출현한 것이다.
전통적 노조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가 자본가의 착취에 맞서 단결권, 단체교섭권, 그리고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는 조직으로 정의되었다. 노조의 도덕적 정당성은 그것이 ‘대변하는 자’와 ‘대변되는 자’가 모두 사회적 하위 계층이라는 데 있었다. 소년공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이 그 이름이 자랑스럽다고 할 때의 노동자가 바로 이런 노동자이다. 산업혁명기 노동자 의식의 핵심 명제, 즉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도 사람이다”라는 도덕적 저항은 바로 이 약자의 위치에서 발화되는 것이었다. 1970년 평화시장 앞에서 노동자 전태일은 몸에 불이 붙은 채 “우리들은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삼성전자의 파업은 한국에서 크고 작은 노동쟁의의 시발점이 되었던 전태일의 외침을 공허하게 만든다.
한국의 노조 지형은 이 전통적 정의를 뿌리째 흔든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전체 노조 조직률은 13%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사업장 규모별로 극단적인 양극화를 보인다. 300명 이상 대기업의 노조 조직률이 36.8%인데 중소기업의 조직률은 12% 부근에 그치고, 그 또한 다수가 유령노조 또는 어용노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노조의 보호를 실질적으로 받는 노동자는 14%의 대기업에 종사하는 18%의 노조원, 즉 전체 임금노동자의 단 2~3% 수준에 불과하다. 노조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말은 자기기만의 극치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국의 대기업 노조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임금분포 최상위를 차지한 ‘강자들의 이익단체’로 작동한다. ‘귀족노조’라는 표현이 단순한 비방이 아닌 구조적 진단이 되는 이유다. 노조 활동이 활발한 대기업 조합원의 고용 조건은 더욱 개선되는 반면, 노조가 거의 조직되어 있지 않은 100명 미만 사업체 노동자들과의 격차는 갈수록 커진다. 노조는 더 이상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조합원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기구로 그 위상이 축소된 것이다. 강력한 이익집단 노조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파업 행위는 결국 노동 시대의 종말을 앞당길 것이다.
마지막 기회의 ‘일회적 보너스’
사실 노동 시대의 종말을 가져오는 것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AI와 자동화이다. 노동 시대의 종말은 노동을 경시해서가 아니다. 노동의 가치를 생산성과 효율성으로 정의하고 절대화한 순간, 인간은 언제든지 자동화 기계, 알고리즘, AI처럼 더 효율적인 존재로 대체될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삼성전자 파업은 바로 이 역설이 구조적으로 폭발하는 지점이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책정한 것은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폭발적 수요라는 외부 조건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직원 1인당 7억원의 성과급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들의 숙련도나 노동 강도가 아니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라는 거시경제적 변동이었다. 반도체 산업의 성과는 노동자의 기여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AI 수요, 장기간 투자 축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성과 배분의 인과관계를 단순화하기 어렵다. 그러나 자기 몫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그들은 모든 게 자신들 덕택이란다.
노동 시대의 종말은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노동을 중심으로 사회를 조직하던 분배 원리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 인정하듯이 기술 발전에 따라 기계와 AI가 인간 노동의 대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러한 AI 대전환의 시대에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는 결코 노동 시대의 패러다임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삼성전자 파업이 ‘노동 시대, 그 종말의 시작’인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노동 패러다임의 모든 전제, 즉 노동의 사회적 약자성, 노조의 도덕적 정당성, 생산성에 비례하는 보상, 기여에 따른 분배가 동시에 무너지고 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1인당 6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하는 노동자, 그 옆에서 평균 월 307만원을 받으며 노조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86%의 중소기업 노동자, 그리고 둘 사이의 격차를 만든 것이 노동의 차이가 아니라 AI 슈퍼 사이클이라는 자본의 운동이라는 사실. 이 풍경은 더 이상 ‘노동의 시대’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AI 강대국을 꿈꾸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 가치라는 전통적 이념에 매달려서는 AI 시대에 더욱 심화될 사회적 불평등과 분열을 해결하지 못한다.
노동 시대는 연속적인 기술 발전의 물결이 노동자들에게 광범위하게 혜택을 준 시대로 정의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모든 새로운 기술은 단기적으로 일부 노동자를 고통스럽게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노동자에게 이익을 분배해왔다. 그러나 AI는 이 약속을 깨뜨리는 첫 번째 기술일 개연성이 매우 높다. AI는 점차 노동의 가치 창출 비중 자체를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엄청난 성과급은 AI 시대 노동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실은 노동이 자본의 운동에 무임승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서 벌어진 일회적 보너스일지도 모른다.
대전 도심에서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재원(27)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씨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방지 부착 30년과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도 명령했다.
장씨는 지난해 7월29일 오전 6시58분쯤 경북 구미에 있는 모텔에서 과거 교제했던 30대 여성 A씨를 성폭행하고, 같은 날 낮 12시10분쯤 대전 서구 괴정동 주택가 골목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항소했다.
장씨는 항소심에서도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성폭행과 살인이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죄가 아닌 강간죄와 살인죄를 각기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기 전부터 살해할 계획을 하고 범행 도구를 준비했으며, 강간할 때도 죽일 것처럼 협박했다”며 “피해자가 주거지 주차장에 도착해 도주를 시도할 때까지도 심리적 저항 곤란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볼 때 강간과 살인 사이 시간·장소적 차이가 있더라도 두 범행을 별개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과 사회로부터의 격리를 원하고 있다”며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범행 직후 달아났던 장씨를 검거한 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그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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