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홈페이지제작 ‘철근 누락’ 늑장 보고 있었나…국토부, 삼성역 GTX 현장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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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삼성역 구간 공사에서 철근이 빠진 채 시공된 사실이 드러나자 특별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정부는 시공과 안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서울시가 철근 누락 사실을 제때 보고하지 않은 점이 적절했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철근 논란’은 서울시장 선거 쟁점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GTX-A 삼성역 구간을 시공 중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건설공사에 대해 건설 과정 적정성을 집중 점검하는 특별 현장점검을 18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GTX 삼성역 구간(1㎞)은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시에 위탁해 현대건설이 시공 중이다.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승강장 기둥은 주철근 2열로 시공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1열만 설치된 것으로 지난 15일 알려졌다. 전체 기둥 80본 가운데 50본이 설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특별현장점검으로 삼성역 구간 건설 과정의 적정성을 살필 계획이다. 건설사업 관계자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의무와 역할을 적절히 수행했는지도 확인한다. 특히 시공·안전·품질 관리, 건설사업관리 수행 등 전반을 점검하게 된다.
점검단은 국토부와 국토안전관리원, 철도기술연구원, 국가철도공단 등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다. 국토부는 특별 현장점검 결과에 따라 건설사업자, 감리자 등에 대한 벌점, 시정명령, 과태료 등 필요한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15일부터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보고 지연 책임 파악을 위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철근 누락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점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자체 품질 점검 중 일부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발견하고 지체 없이 발주처인 서울시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공사를 위탁한 철도공단에는 보고했으나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아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1·12월, 올해 1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공문으로 철도공단에 철근 누락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그러나 ‘늑장 보고’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서울시에 알린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난달 29일에서야 서울시로부터 처음 보고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슨 이유에서 서울시가 (이 사실을) 미리 공개 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데, 서울시가 빨리 공개하고 정리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 쟁점으로도 번지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서울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사고의 최종 책임자이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국토부 보고를 미룬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펴고 있다. 오 후보 측은 국토부에 보고하기 전에 철도공단에 세 차례 보고를 했기 때문에 은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향후 한 달간 활동하며 필요시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10년 전인 2016년 5월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30대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으로 뒤덮였다. 여성들은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며 여성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성을 노린 살인이 ‘묻지마 살인’이 아닌 ‘여성혐오 살인’으로 명명되며 대규모 추모 열기로 번진 첫 사례였다.
나는 당시 사회부 사건팀 소속 만 2년차 기자로 그 슬픔과 열기를 정면으로 겪었다. 취재와 보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당연히 쉽지 않았다. 20대 여성 당사자였기 때문에 피해 여성의 고통과 거리의 목소리가 내 것처럼 여겨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더 중요하게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를 탔다는 느낌에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이제 10년이 지나며 그 시절 두려워했던 것들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경향신문 여성 서사 아카이브 플랫의 기자로서 뒤늦은 취재후기를 전한다.
사건 이후 서초경찰서 측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짐작컨대 현행법에 ‘여성혐오 범죄’의 정의나 분류 체계가 없다는 의미로 그랬을 것 같다. 이 추측은 당시 경찰청장이 “대한민국에 아직 혐오범죄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뒷받침된다. 이 발언 이후 ‘경찰이 여성혐오 범죄 아니라지 않느냐’는 비아냥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해 7월 검찰은 “치료와 가족의 보호에서 벗어난 생활을 하다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도 “여성혐오 범죄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의 요지는 ‘정신질환자의 범행’이라는 것이었다.
여성들은 이 사건에서 여성혐오를 짚어냈다. 중요한 점은 여기에 근거가 분명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성민은 범행 당시 화장실에 숨어 약 30분 동안 기다리면서 남성 7명을 보낸 뒤 처음 들어온 여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 또한 “사회생활에서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 범행을 했다”, “사건 이틀 전 한 여성이 나에게 담배꽁초를 던졌고, (여성이) 나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묻지마 살인’이란 말이 무색하게 누구를 범행 대상으로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는 수백수천번 물었을 것이다. “피해망상과 환청을 동반”하는 정신 상태에서도 그 질문 끝에 자기 딴엔 ‘만만한’ 여성을 선별했다는 바로 그 점에서 우리는 여성혐오를 발견했다. 경향신문 사건팀이 채록한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에서 한 시민이 남긴 포스트잇을 인용한다.
이 사건은 많은 여성들의 관점을 ‘강남역 이전과 이후’로 바꿔놓았다. 어떤 집단이 문제를 문제로 바로 보는 시각을 갖게 된 건 무척 큰 변화다. 10년 전 어떤 언론은 ‘강남역 화장실 살인녀’, ‘강남역 노래방 살인녀’란 표현을 썼다. 그 전에도 마트 주차장에서 납치·살해된 여성 피해자를 ‘트렁크녀’라고 부른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피해자의 성별에 따라 보도 관점이 다르게 설정되는 일이 과거엔 흔했다. 이제는 그런 명명을 거침없이 지적하는 독자층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존재한다.
‘변한 것이 없다’는 외침이 10년째 나오고 있지만, 진정으로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나처럼 변한 이들이 이제는 주변에 보이고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큰 진보다.
[다이브X플랫][헤드라인 속의 ‘OO녀’]뉴스에도 세상에도 노처녀는 없다
10년 전 페미니즘 리부트를 취재하면서 들었던 가장 큰 불안과 의문은 ‘이 흐름도 언젠가 사라지는 것 아닐까’였다. 1990년대 말 ‘영페미’가 등장하고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같은 출판물이 이목을 끌었다. 오랜 투쟁 끝에 2005년 호주제는 폐지됐다. 여기까지 보면 꽤나 잘 나갔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이후 ‘된장녀’, ‘개념녀’, ‘김치녀’가 찾아오며 요즘 젊은 여성들이 ‘암흑기’로 부르는 시대가 도래한다.
2016년 7월 ‘메갈리아 1년’ 기획을 하던 당시의 일이다.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페미니즘’이란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기사가 손에 꼽히는 것을 보며 의아한 한편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 공백, 그 암흑기가 초래된 원인을 알아내 가능한 한 회피하고 싶었다. 당시 내 눈에는 그러한 역사가 후퇴 내지는 패배인 것처럼 느껴졌고, 지금 여성들이 발 담근 이 물결도 그렇게 썰물이 되고 말까 두려웠다.
[플랫]메갈리아의 ‘거울’이 진짜로 비추는 것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와 지금이 다른 점은 페미니즘의 대중화다. 이제는 아무도 페미니즘을 두고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중산층 여학생의 전유물’이란 말을 감히 하지 못한다. 트위터(현 엑스)나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가 처음부터 페미니즘 물결을 환호하며 받아들였던 건 아니다. 메갈리아 시절만 하더라도 관련 용어나 주장은 터부시됐던 기억이 선명하다.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페미니즘은 일종의 대중화 과정을 거쳤고 역사상 가장 페미니즘에 친화적인 젊은 여성 세대를 갖게 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응답받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바뀐 게 없다’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정치권은 아직 2030 여성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한 듯하다. 이와 관련해 기억에 남은 것은 2019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펴낸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요인 분석 및 대응 방안’ 보고서였다. 해당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남성의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을 분석하며 “20대 여성이 페미니즘 등 집단이기주의 감성으로 무장하고, 남성혐오 문화가 확산해 20대 남성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북문제를 비롯해 성별과 무관한 정책에 대한 지지가 철회한 이유로도 “친여성 정책기조에 대한 불만의 표시”를 꼽았다.
이것을 보며 정치권이 잘못된 주장, ‘주장을 위해 만들어진 주장’이 반복·생산하는 레토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조차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러한 정치의 무능력은 한국 사회가 지난 10년 동안 대통령 탄핵을 두 차례 겪으며 더 심해진 것 같다. 그 결과가 여성들이 느끼는 박탈감, 정치적 효능감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① “비동의강간죄 도입·남녀동수내각…참정권자의 염원, 대선 후보들은 응답하라”
그렇기 때문에 매년 돌아오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 ○주기’가 의미있게 느껴진다. 10년이 지나도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자체로 ‘이번 물결은 다르지 않을까’란 희망이 유지된다. 추모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찍던 그날에서부터 언젠가 비가 세차게 내리던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여 추모 행진을 했던 그날,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불법촬영 규탄 시위를 했던 그날,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광화문광장으로 갔던 그날이 5월17일 위에 겹쳐진다.
어떻게 보면 앞서 ‘암흑기’로 명명했던 시절을 패배로 볼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선배 세대가 만들었던 물결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조개를 나와 동시대 여성들이 주웠던 것이다. 앞으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겹쳐질 수없이 많을 ‘그날’을 위해 오늘의 기록을 보태본다.
[플랫] 여성, 외치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떨까? 10년 전을 회고하는 글이니만큼, 이 대목에선 역시 10년 전 크게 화제(?)가 됐던 한 남성 코미디언의 발언을 다시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그는 한 여성 출연자를 싫어하는 이유로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한다”를 꼽았다. 이 중 ‘생각한다’를 넣은 점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는 여성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뒷걸음질로 완벽하게 짚어냈다. 지난 10년 동안 여성들은 설치고, 떠들고, 말하고, 생각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교사 등이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더 무겁게 처벌토록 규정한 현행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1일 청소년성보호법 제18조에 대해 헌법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한다. 같은 법 제18조는 이런 신고의무자가 자신이 보호·감독하는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형량의 절반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앞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인 A씨는 방과 후 수업에서 학생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사는 A씨를 기소하면서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와 청소년성보호법 제18조를 적용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원은 “해당 조항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고, 형벌 체계 정당성과 평등원칙을 위반한다”며 “별도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해 법관의 양형결정권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날 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청소년성보호법상 제18조를 적용해 가중처벌하는 것은 지나친 형벌 부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했을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여기에 청소년성보호법상 제18조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하면, 최저 법정형이 7년6개월 이상 유기징역이 된다.
헌재는 “법정형이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했고, 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그 책임에 알맞은 형을 선고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른 법으로도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에 대한 엄벌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를 신고의무자가 범한 경우 그 책임에 비례해 보다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음은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에서 이미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죄의 법정형 하한을 징역 5년으로 강화했으므로, 가장 불법성이 경미한 경우에 적용되는 법정형의 하한을 추가로 가중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엄정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형두·김복형 헌법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심판대상 조항에서 초·중등학교 종사자에 관한 부분은 13세 미만의 취약연령, 보호·감독관계, 신고의무자의 지위가 결합돼 고도의 위험과 책임이 중첩적으로 집중된 특수범행에 대한 최저형을 상향한 것”이라며 “입법 목적과 공익의 중대성이 분명하게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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