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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사는법 ‘내돈’을 뒤집으면 ‘돈 내’···“이게 왜 미술이냐”고 묻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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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22회 작성일 26-06-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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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사는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지난 19일 개막한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는 “공부가 많이 필요한 전시”(김성희 관장)이다. 작가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중시하는 개념미술은 1960년대 중반 서구 미술계에 등장해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했다. 한국에선 1990년대 미국에서 돌아온 박이소(1957~2004) 등의 활동 이후 개념미술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고 여겨져 왔다. 그렇다면 한국의 개념미술은 무엇이며, 그 계보는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까.
그간 한국 현대미술은 단색화로 대표되는 모더니즘적 추상과 민중미술의 리얼리즘을 중심으로 서술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3년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를 통해 전위적 ‘실험미술’을 그 사이의 빈칸에 채워넣었다.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는 그 다음을 묻는다. 박이소가 번역한 현대미술 개론서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에서 영감을 얻은 제목이 ‘이다’와 ‘아니다’ 모두로 읽히는 것처럼, 전시는 한국 개념미술을 하나의 고정된 범주로 묶기보다 1970~1990년대 ‘보는 미술’이 ‘읽고 생각하는 미술’로 전환돼 간 흐름을 28명의 작가, 140여점의 작품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전시가 한국 개념미술의 중요한 축으로 꼽는 것은 ‘언어’다. 앞서 김구림 등의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가 다양한 매체 실험으로 기존 미술의 관습을 흔들었다면, 이번 전시는 이건용·성능경 등이 활동한 ST(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의 언어·논리·행위 실험을 한국 개념미술의 출발점으로 본다. 이건용의 ‘장소의 논리’(1975)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가 바닥에 원을 그린다. 원 밖에 서서 손가락으로 중심을 가리키며 “저기”라고 외친다. 이어 원 안으로 들어가 바닥을 가리키며 “여기”라고 말하고, 다시 원 밖으로 나가 등을 돌린 채 어깨 너머로 원을 가리키며 “거기”라고 외친다. 같은 원이지만, 작가의 위치와 발화에 따라 다른 장소가 된다. 미리 설정한 논리에 따라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일상의 몸짓을 하나의 ‘사건’으로 전환했다. 미술을 묘사와 재현을 넘어 사고의 영역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전시는 언어와 논리의 실험에서 출발해, 현실을 새롭게 사유하는 방법으로 확장된 한국 개념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사물과 언어’, ‘지도와 측정’, ‘기호의 조정자들’ 같은 주제로 시대별 작업을 교차하는데, 작품들을 가로지르는 특징 중 하나가 언어유희다.
전시장에 한 사람이 앉아 있다. 옆에는 그의 사진과 친구의 사전적 정의가 붙어 있다. 김홍석의 ‘하나이자 셋인 친구’(2008)는 개념미술의 선구적 작업인 조셉 코수스의 ‘하나이자 셋인 의자’(1965)를 인용한 것이다. 코수스가 실제 의자와 사진, 정의를 나란히 놓고 무엇이 ‘의자’인지 물었다면, 김홍석은 그 자리에 ‘친구’를 놓는다. 앉아 있는 사람이 관객 모두의 친구일 리 없다.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관계의 의미와 언어의 한계를 드러낸다. 김순기의 ‘비데 & 오 함부르크 미술관’(1989)은 ‘비디오’를 프랑스어의 ‘비어 있음’(Vide)과 ‘물’(Eau)로 풀어내 대상을 새롭게 사유하고, 주재환의 ‘내돈’(1998)은 화면에 빼곡히 적힌 ‘내돈’을 뒤집으면 ‘돈 내’로도 읽히는 말의 전도를 통해 외환위기 당시 소유와 채무의 불안을 드러낸다.
‘말장난’이 사회 현실과 맞닿는 것도 한국적 양상이다. 오인환의 ‘퍼스널 애드’(1996)는 뉴욕 주간지에 자신을 ‘GKM(Gay Korean Male) 아티스트’로 소개하며 ‘진짜’ 백남준, 신디 셔먼 등을 찾는 광고를 실은 작업이다. 여기서 ‘진짜’는 실제 예술가를 호명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진짜’로 주장하는 이들에게까지 열려 있다. 작가가 자신의 퀴어 정체성을 공적 매체 위에 드러내 ‘커밍아웃’을 창작의 형식으로 전환한 사례이면서, 의미가 소통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개념미술의 성격을 보여준다.
전시를 꾸린 배명지 학예연구관은 “개념미술은 오래 들여다봐야 재밌다. 무언가 어설퍼 보이는데 그 속에 웃음과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전시장에 흐르는 박이소의 ‘정직성’(1994)도 그런 작업이다. 빌리 조엘 ‘Honesty’를 “정직성 정말 외로운 그 말”로 옮겨 부르는 어색함이 피식 웃음을 주는 동시에, 언어와 문화 사이의 어긋남을 여운으로 남긴다. 전시는 10월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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