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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대신알아봄]적십자 “인요한 회장 인준 요청 이미 완료”···이재명 대통령 결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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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24회 작성일 26-06-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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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가 지난 22일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제32대 회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인 전 의원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지낸 의사 출신으로, 한국형 앰뷸런스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된 인물입니다. 다만, 그는 과거 영리병원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확대를 주장한 데다, 12·3 불법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인 전 의원 선출 소식이 알려지자 보건의료계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 2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민영화 선두주자를 공공의료 기관에 임명하는 것은 국민 생명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며 회장 선출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날 노조가 청와대 앞에 모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적십자사 조직법에 따라 회장은 명예회장인 대통령 인준을 거쳐야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적십자사는 선출 직후 이미 대통령실에 인준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종 선택권이 이재명 대통령 책상 위로 넘어갔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적십자사 회장 자리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대통령실을 향하게 됐습니다.
사실, 일반 시민들에게 적십자는 ‘헌혈’을 담당하는 곳 정도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회장은 원래 정치권이 결정하는 자리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보건의료계가 나서 대통령 인준 중단까지 요구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적십자사는 보건복지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한 해 살림살이 규모가 1조원이 넘습니다. 국가 혈액사업 핵심축을 맡고, 전국 7개 적십자병원 등을 운영하며,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남북 인도협력까지 수행합니다. 회장은 이 조직을 3년간 이끄는 수장입니다. 정치적 전리품으로만 치부하기엔, 적십자사가 짊어진 무게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막중한 책임을 진 기관의 수장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뽑는지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헌혈 버스’라는 익숙한 풍경 뒤에 가려진 회장 자리를 둘러싼 쟁점들을 Q&A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Q.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누가 어떻게 뽑나요?
적십자사 조직법에 따르면 회장은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선출하고, 명예회장인 대통령이 인준합니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사실상 정부 교감 아래 내정된 인물이 ‘선출’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중앙위원회 구성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중앙위원회는 전국대의원총회가 뽑은 민간위원 19명을 포함해 28명 안팎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엔 복지부·법무부·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 장관들이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민간 인도주의 기관 수장처럼 보이지만, 회장 선출 시작부터 끝까지 정부 입김이 닿아 있는 것입니다.
Q. 적십자사 회장은 공개모집으로 뽑나요? 본인이 직접 입후보할 수 있나요?
적십자사 조직법과 정관은 회장을 중앙위원회가 ‘선출한다’고만 규정할 뿐, 외부에 공개하는 후보추천위원회나 공개 검증 절차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실무 책임자인 사무총장의 경우 ‘사무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와 중앙위원회 승인을 거치도록 돼 있지만 정작 조직 최고위직인 회장에는 공개 검증 틀이 없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누가 인 전 의원을 후보로 올렸고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 역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선출 과정에 대한 거듭된 질의에, 적십자사는 “중앙위원회 내에 전형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를 추천·토의한 뒤, 이를 중앙위 안건으로 상정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한다”고만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형위원회가 누구로 구성됐는지, 후보군은 몇 명이었는지, 인 전 의원을 누가 추천했는지, 어떤 검증 자료가 중앙위원들에게 제공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즉 소수의 전형위원회가 후보를 정해 중앙위에 안건으로 올리면, 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중앙위가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키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를 두고 강현근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장은 “중앙위원회 개최 당일까지 회장 선출자를 감추고 기습적으로 낙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Q. 적십자사 회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적십자사 회장(과거 명칭 총재) 인선을 둘러싼 낙하산·편향 논란은 반복돼 왔습니다. 2008년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제26대 총재로 선출됐을 때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유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 자문위원을 지낸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야당에서는 보은성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사례는 2014년 김성주 전 총재입니다. 김 전 총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출신이었습니다. 당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총재는 최근 5년간 적십자회비를 한 차례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총재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가 오전 8시3분 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를 단수 추천하고, 오전 8시14분 회의를 마쳤습니다. 추천에서 결정까지 11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입니다.
2023년 선출된 김철수 전 회장도 논란을 겪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후원회장 출신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임 중에는 대한적십자사 행사에 참석한 외국 대사들을 두고 직원들에게 “얼굴 새까만 사람만 모으지 말고 하얀 사람 좀 데려오라”고 말한 녹취가 보도돼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앞뒤 문맥이 잘린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이 대통령이 해당 발언에 대해 복지부에 감찰을 지시했고, 김 전 회장은 직후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처럼 적십자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의 인물들이 수장 자리에 오르내리며, 위상이 번번이 훼손돼 왔습니다.
Q. 보건의료계가 인 전 의원은 왜 이렇게 강하게 반대하나요?
반발 이유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의료관입니다. 인 전 의원은 2009년 언론사 기고문에서 국민건강보험을 “사회주의적 경향이 강하다”고 평하며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2012년에는 “반드시 영리법인(병원)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발언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를 들어 그를 ‘의료민영화 선두주자’로 규정합니다. 혈액 공공성과 적십자병원·지역 공공의료를 책임질 기관 수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정치적 행보입니다. 인 전 의원은 12·3 불법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탄핵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계엄을 “가슴으로 이해한다”는 그의 발언은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이를 두고 정의당·노동당은 물론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까지 “인도주의 기관 수장으로 부적절하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이를 두고 정연숙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인종 색깔론자를 쫓아낸 자리에 이념 색깔론자를 앉히는 기만적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인 전 의원은 지난 23일 12·3 계엄은 ‘불법’이고 잘못이라며 그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긴 했습니다.
Q.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 아닌가요?
적십자사 회장이 보수가 없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과거 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회장에게는 매월 수백만원 단위의 업무추진비와 임원 활동지원비가 지급되며 전용 차량과 운전기사 등 수억원대 규모의 의전이 제공됩니다. ‘무보수’라는 타이틀 뒤에 상당한 혜택이 가려져 있는 셈입니다.
실무는 사무총장이 총괄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회장은 적십자사를 대표하며 사업 방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적십자사 조직법에도 회장은 적십자사를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한다고 규정합니다. 단순 명예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 측이 우려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입니다.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혈액사업과 적십자병원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가 회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며 회장의 의료관이 결정적이라고 설명합니다.
Q. 대통령이 인준을 거부할 수도 있나요?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조직법상 적십자사 회장은 중앙위원회가 선출하더라도 명예회장인 대통령의 인준을 받아야만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인준 전까지는 권한이 없는 단순 ‘선출자’ 신분입니다. 현재 회장직은 김철수 전 회장이 인종차별 발언 논란 등으로 지난해 11월 사임한 이후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비어 있습니다. 인 전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의 최종 인준이 떨어져야만 정식 취임이 가능합니다. 노조와 정치권 시선이 청와대를 향하는 이유입니다.
인준은 단순한 자동 통과가 아닌 ‘필수 절차’이므로 대통령이 거부하면 취임할 수 없고, 중앙위원회 역시 선출을 다시 논의해야 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인준이 거부된 뚜렷한 전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신임 회장 인선에 대통령 의중이 미리 반영되는 것이 통례였기 때문에, 인준은 사실상 형식적 추인에 가까웠습니다. 임기 중 스스로 사퇴한 적은 있어도, ‘인준 거부’나 ‘중앙위 선출 철회’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번이 이례적인 것은 구도 때문입니다. 중앙위가 국민의힘 출신을 뽑았고, 이 대통령이 인준의 키를 쥐었습니다. 대통령이 인준을 강행한다면 이제 단순히 ‘통합 인사’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 인 전 의원이 적십자사 회장으로 적합한지, 의료민영화 논란과 계엄 옹호 논란을 어떻게 검증했는지, 적십자사의 공공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이 설명돼야 합니다.
Q. 그럼 대통령 인준만 받으면 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인 전 의원은 전직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무원 취업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국회의원 재직 시절 수행한 업무와 적십자사 회장 직무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나 이해충돌 소지가 없는지 검증받는 절차입니다.
다만 인 전 의원은 2024년 6월 22대 국회 출범 직후 17일간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된 이력이 있지만 실제 보건복지위 활동을 한 적이 없어 이해충돌 소지는 없다고 소명했습니다.
Q. 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인 전 의원 한 명의 적격성 논쟁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반복된 낙하산 논란을 끊으려면 회장 선출 절차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최소한 회장 후보추천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외부 전문가와 시민사회, 보건의료·재난구호 전문가, 헌혈자와 기부자 대표, 내부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후보자 공개모집 또는 공개추천 절차도 필요합니다. 후보자에게는 적십자 인도주의 원칙, 혈액사업 공공성, 적십자병원 운영 방향, 재난구호 체계, 남북 인도협력, 정치적 중립성, 이해충돌 방지 계획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중앙위원회가 최종 선출하더라도, 최소한 어떤 후보들이 어떤 기준으로 검토됐는지 사후에 공개하는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사안의 본질은 ‘인요한이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대한적십자사 회장 자리가 왜 매번 정권 주변 인사들의 자리처럼 소비되는지, 왜 시민들은 그 과정을 알 수 없는지, 왜 조직 내부와 보건의료계 우려가 대통령 인준 직전에서야 터져 나오는지가 진짜 문제입니다.
적십자는 국민에게 피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회비를 내달라고 요청합니다. 재난이 닥치면 가장 먼저 손을 내밀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런 조직 수장을 뽑는 일이라면 시민 역시 ‘누가 추천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검증했는지, 왜 그 사람이 적십자사의 중립성과 공공성을 지킬 적임자인지’ 등을 물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 대통령 인준 여부 역시 이제 단순한 인사 판단이 아닙니다. 적십자사를 또 하나의 정치적 전리품으로 둘 것인지, 아니면 인도주의 기관답게 투명성과 중립성의 기준을 세울 것인지 가르는 시험대가 됐습니다.
‘왜 국민은 적십자사 회장이 뽑히고 나서야 알게 되는가.’ 이번 논란에서 정부와 적십자사가 답해야 할 질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주변에 글 못 쓰는 병에 걸린 것 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다. 실제 개인적으로 계획했던 글은 물론이고 다른 이들에게 약속했던 글마저 마감을 어기는 일들이 생겨났다. 한 달이면 충분했을 글 한 편을 쓰는 데 반년이 걸리고 어떤 것은 일 년 넘게 붙들고 있기도 했다. 글쓰기에 매진하겠다며 이런저런 활동들을 중단했는데, 활동을 접는 데만 성공했을 뿐 글쓰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물을 붓는데도 말라죽어가는 식물 같았다.
그러다 두어 달 전부터 작은 싹 하나가 움트는 걸 느낀다. 나라는 식물이 시간보다 절실히 원했던 것이 따로 있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두 명의 청년 연구자 덕분이다.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은 지난 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내게 똑같은 이야기를 하며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한 사람은 연구활동가로 살아갈 결심을 했다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독립연구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20여년 전 똑같은 꿈을 꾸던 내 안의 청년 하나가 깜짝 놀라 깨어났다. 내 몸에 연초록의 기운이 돌았다.
물을 줘도 말라죽는 식물처럼꿈을 잃어버리면 글도 시들어청년 연구자들의 꿈 앞에서잊고 있던 내 꿈이 깨어났다
예전에는 나만이 아니었다. 똑같은 꿈을 꾸며 함께 떠들어대던 동료들이 주변에 참 많았다. 당시 우리에게 대학의 지식인은 아무리 좋게 보아주어도 연민의 대상이었다. 이미 대학교수인 사람들은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곁에 앉았고, 이제 막 대학교수가 된 사람들은 ‘알바 삼아’ 열심히 돈을 벌어오겠다며 포부인지 변명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했었다. 대학에서 시들어가던 꽃들도 이곳에서는 정말 잘 자랐다. 여기가 더 즐거웠고 여기가 더 보람찼다.
그런데 한 시절이 가고 공동체가 깨지자 많은 이들이 꿈부터 버렸다. 어떤 오류나 환각, 부끄러움이라도 본 것처럼. 누구랄 것도 없이 내가 그랬다. 나는 언제부턴가 꿈을 꾸지 않은 채로 글을 쓰고 있었다. 적은 있었을지언정 꿈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꿈을 잃으면 글이 시든다는 걸. 알게 모르게 나도 시들어왔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작가 루쉰이 오랜 침묵을 떨치고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을 때도 어느 청년의 꿈이 있었다. 황제를 무너뜨린 혁명이 복벽으로 귀결되었을 때 그는 붓을 놓았다. ‘광명’은 사라지고 ‘적막’만이 달라붙었다. 오랜 ‘적막’ 속에서 그는 옛 글을 읽고 비문을 베껴 쓰는 일만을 했다. 무엇이 다시 붓을 들게 했을까. 소설집 <외침>의 서문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젊은 시절처럼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는 청년들에게 내 안의 고통스러운 적막이라 여긴 것을 더 이상 전염시키고 싶지 않”다고, 설령 자신에게는 입을 열어야 할 절박한 사정이 없다고 해도 젊은 용사들에게는 위안과 응원의 말을 하고 싶었다고.
첫 소설 <광인일기>를 내던 해 그는 일본 작가 무샤노코지 사네아쓰의 작품 <어느 청년의 꿈>도 번역 출간했다. 그는 역자 서문에 그때의 심정을 적었다. 어느 날 친구인 쑨푸위엔이 글을 좀 써보라고 했다. 글을 쓸 생각은 없고 <어느 청년의 꿈>의 번역이라면 해볼 수도 있겠지만 누가 이런 책을 보겠냐며 그는 친구를 돌려보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책 표지를 바라보며 낮의 일을 떠올리던 중 갑자기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몰려왔다고 했다. “사람이 이래서는 안 된다.”
그는 저자인 무샤노코지가 <신촌잡감>이라는 책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불을 가슴에 가진 자여. 불을 숨겨진 곳에 두지 말고 우리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두어라. 그리고 신호해주어라. 여기에도 당신들의 형제가 있다고. 그들이 극심한 비바람 속에서 횃불을 올리고 있는데도 나는 검은 장막으로 그것을 차단하고 잠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꼬리를 치려고 하는 것인가?”
그동안 내가 했어야 할 일이다. 어두운 밤길을 걷는 젊은 동료가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힘을 더 낼 수 있도록, 당신만이 아니라고, 나도 여기에 있다고 가슴의 불을 꺼내놓는 일 말이다. 언제부턴가 나도 ‘검은 장막’을 두르고 ‘잠들어 있는 사람들’ 옆에서 ‘꼬리를 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장막 안으로 들어가는 선후배에게 역시 ‘될 사람은 된다’고 추켜올렸고, 지루한 글들에 거짓 감탄했으며, 직업을 신분으로 아는 사람들의 득의양양한 얼굴 앞에서 웃음을 짓지 않도록 조심했다. 내가 거짓말 때문에 지옥에서 어떤 형벌을 받는다면 그 상당 부분은 대학의 학자들에게 보낸 거짓 축하와 칭송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비바람 속에서 횃불을 들고 걷고 있는 훌륭한 연구자가 많다.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이들의 글을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알려야겠다. 내게도 꿈이 있었다. 아니, 내게는 꿈이 있다.
서울 서초구는 ‘서리풀양산 스마트 대여 서비스’가 높은 회수율과 호응 속에 생활밀착형 폭염 대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서리풀양산 스마트 대여는 누구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48시간 동안 무료로 양산을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는 QR코드 간편로그인 방식을 도입해 대여·반납 절차를 간소화했다.
서초구는 지난달 14일부터 양재역·남부터미널·예술의전당·양재시민의숲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보행지점과 횡단보도 그늘막인 ‘서리풀원두막’ 아래 등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총 24곳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양산 대여기 24대와 양산 240개를 설치했다.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 회수율 96.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현황도 긍정적이다. 지난 13일 기준 대여 실적은 총 1111건으로, 이중 1096건이 반납돼 회수율 98.6%를 기록했다. 서초구는 “간편한 반납 방식과 시민의식이 더해져 높은 회수율을 보인 것”이라고 봤다.
이용 현황을 보면 여성 이용자가 63.9%, 남성이 36.1%로 이용자 3명 중 1명은 남성이었다. 과거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양산을 남성들도 적지 않게 이용하는 셈이다.
시간대별로는 기온이 가장 높은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이용 건수가 전체의 48.8%(560건)를 차지했다.
서초구는 대여기 작동·양산 비치 상태와 파손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구에서 주관하는 외부행사에도 양산 대여기를 비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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