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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식탁 위 글로벌 스타 ‘김’···‘김플레이션’에 ‘김 거래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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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6-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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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김에 불닭볶음면과 참치를 올려 먹으면 절대 안 질립니다. 아침에 먹든, 밤에 먹든요.”
이른바 ‘먹방’과 드라마 등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김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수출이 빠르게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국민 반찬’이란 김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유통을 모니터링하고 공급을 조절하기 위한 ‘김 거래소’ 신설 방안을 내놓는 등 수급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20년대 들어 김은 글로벌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불닭볶음면에 김을 싸 먹는 요리법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며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스조에서 판매된 냉동 김밥이 동나는 등 수요가 급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2024년 한국산 김 수출량은 연간 3만3885t으로, 전 세계 수출 물량(4만8146t)의 70%를 차지한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11억3000만달러로 5년 전(6억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수산식품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수요 확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1장에 100원도 안 하던 마른김 소매가격은 점점 오르더니 지난 1월15일(151원) 처음으로 150원을 넘겼다. 3년 전 1월 평균가(93원)보다 약 62% 증가한 셈이다. 5월에는 140원으로 소폭 내려갔다.
가격 상승의 배경엔 생산부터 가공·유통까지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기 힘든 구조적 한계가 있다.
우선 김은 ‘해조류계의 개복치’로 빗댈 만큼 강풍·수온 여건에 민감하다. 양식 단계에서는 수온을 5도에서 18도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기술로는 바다에서만 양식할 수 있다 보니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부 해안에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김 양식장 피해가 잇달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높은 수온으로 김 생장 여건이 좋지 못해 생산량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지난 4월 김 생산량이 전년 동월보다 46.8%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면서 5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8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가공할 때도 바다 양식장에서 자라난 물김을 공장으로 옮겨 마른김, 조미김 순으로 가공하는데 단계마다 걸림돌이 있다.
양식장에서 건져낸 축축한 물김은 이틀 안에 말리지 않으면 썩는데, 김 가공 공장 수가 한정돼 있어 물김 양을 무턱대고 늘릴 수 없다. 말린 김 역시 수협 등 대형 기관이 운영하는 초저온 냉장 시스템에서는 최대 2년까지 보관할 수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농산물처럼 대량 비축 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수급 불안 요인이다. 농산물 주요 품목은 생산량이 많으면 정부와 농협이 비축하고, 적으면 비축분을 시장에 풀면서 가격을 조정한다. 그러나 김은 영세한 가공·수출업체들이 알아서 유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 생산량은 2018년 1억6000만속(1속에 100장), 2020·2022년 1억5000만속, 지난해 2억속으로 들쭉날쭉해 왔다.
해양수산부는 ‘김 공급 혁신방안’을 공개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주식처럼 ‘국제 마른김 거래소(가칭)’를 신설해 정부가 모니터링 가능한 시장 안에서 김을 거래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출하된 마른김을 거래소로 입고 시켜 품질 검사, 상품 등록, 경매 순으로 유통하는 방식이다. 김 거래소는 내년 시범 운영될 전망이다.
김을 대량 비축하기 위해 전남 나주시, 신안군 등 호남지역에 물류·유통센터도 신설한다. 각 센터에는 급속 냉동 보관 창고도 만든다.
정부 지정 대량 비축 수산물 품목에 김도 추가된다. 현재 비축 대상은 고등어, 갈치, 오징어, 명태, 마른 멸치, 참조기, 천일염 등 7가지다. 해수부는 우선 연간 생산량 중 3%를 비축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비축량을 조절하겠다고 설명했다.
생산 단계에서는 수심 35m 이상 깊은 바다에서도 김을 키우는 ‘외해양식 기술’을 현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심해에서는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가 적다. 외해양식김은 조직이 촘촘해 식감이 쫄깃하다.
정부는 육상에서도 김을 양식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진행된 3일 서울 송파·강남 등 수도권 소재 투표소 최소 14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율이 높아 평소보다 투표용지를 적게 준비했기 때문이라며 추가로 용지를 공급해 투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서울지역 재선거를 주장하고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투표소 17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 8곳(가락2동 제3·7, 문정1동 제4, 문정2동 제2, 잠실2동 제6, 잠실4동 제5, 잠실7동 제2, 위례동 제5투표소)·강남 2곳(청담동 제4, 개포2동 제2투표소)·동작(노량진1동 제7투표소)·서초 2곳(잠원동 제7, 반포4동 제3투표소)·광진(구의3동 제6투표소), 인천 연수구 2곳(동춘1동 제6, 송도5동 제1투표소), 경기 화성(동탄4동 제5투표소) 등이다.
반면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오후 6시20분 기준 송파·강남·광진 등 14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장시간 기다린 유권자들 분통유튜버 등 가세 “투표함 나와선 안 돼” 고성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서 혼란대기 길어지자 일부는 발길 돌려자정쯤엔 수백명이 투표소 둘러싸
이 투표소는 용지가 추가로 공급돼 투표가 재개됐지만 일부 투표소에선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상당 시간 대기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 오후 들어 서울 송파구 여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됐다. 강남구와 광진구 일부 투표소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오후 6시 투표 종료를 앞두고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번호가 적힌 대기표를 받고 현장에서 기다리거나 발걸음을 돌렸다. 일부 투표소는 투표용지가 도착하면 연락하겠다고 안내했다.
중앙선관위는 오후 5시쯤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며 “대기 중인 유권자는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해당 지역 선관위가 부족한 용지를 이송하고, 투표소끼리 남은 용지를 주고받으며 투표가 재개됐다. 투표장을 떠났던 일부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연락을 받거나 아파트 안내방송을 듣고 돌아와 투표했다. 오후 6시에 맞춰 투표를 끝낸 곳도 있었지만, 오후 6시 이후에도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투표한 곳도 있었다.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 만난 김재은씨(37)는 “투표용지 50장이 왔다고 50명 먼저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는데, 줄 선 순서대로 들어갈지 무작위로 할지 엄청 시끄러웠다”면서 “고성이 오가며 싸우기도 했다”고 전했다. 같은 투표소에서 2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최모씨(58)는 “어이가 없다”며 “‘이 나라가 이렇지’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에서 만난 김기덕씨(78)는 “오후 4시30분쯤 투표하러 갔을 땐 30분 정도 늦는다고 하더니 이후부터는 설명도 없었다”며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한 건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선거관리인이 새로 공급받은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제대로 적지 않는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는 투표 중단에 항의하는 유권자들이 몰려심야까지 선관위, 경찰과 대치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졌다. 이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려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화를 내거나 대기표를 찢고 돌아간 유권자들도 있었다. 한 주민은 “(유권자) 인원수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항의했다.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유권자 항의가 계속되면서 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로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선거 개표를 지금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오후 10시 투표 종료에 일부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과 유튜버까지 합류하면서 4일 0시쯤에는 투표소가 마련된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을 300~400명이 넘는 인파가 둘러싸는 상황으로 번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온 사람도 보였다.
이들은 “선거 무효”를 외치며 “투표함이 절대로 나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은 투표가 종료 후에도 투표함 반출을 막아섰다. 이에 맞서 일부 주민들이 “부정선거론자 아니냐”고 항의하면서 양측 간 고성과 험악한 말이 오가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해 현장 통제에 나섰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119구급대원도 출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 충분한 경력을 투입해 관리에 나서는 중”이라며 “(충돌을 우려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몇명의 경력이 투입됐냐는 질문에 그는 “정확히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수원에서 열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북한의 ‘내고향’ 팀이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꺾고 우승했다. 오랜만에 남한 땅에서 남북 팀이 맞붙은 준결승전도 열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스포츠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앞으로 한반도가 안고 갈 과제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북한 선수단이 여행증명서 대신 여권을 사용한 것에서부터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 이르기까지, 이번 만남은 과거 상봉의 기쁨보다는 긴장과 거리감이 두드러졌다. 특히 한 기자가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내고향’ 팀 감독이 불쾌감을 표시하며 회견장을 떠났다는 보도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언어 습관의 충돌이 아니다. 상대를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다시 말해 어떤 정치적 존재로 인정할 것인가를 둘러싼 갈등이다. 명칭은 현실을 반영할 뿐 아니라 현실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추진했던 ‘남북해외학자 통일회의’를 떠올리면 더욱 실감이 난다. 이 회의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다섯 차례 베이징에서 열렸고, 2003년에는 평양에서 여섯 번째 회의가 개최되었다. 당시 참가자들은 서로 ‘남측’ ‘북측’ ‘해외 측’이라고 불렀다. 간혹 ‘남조선’이나 ‘북한’이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지만, 관행적인 언어 사용으로 서로 이해했고 특별한 문제도 되지 않았다. 오늘날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지난 30년 동안 남북관계는 희망과 실망, 화해와 갈등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지금처럼 관계의 기반 자체가 흔들린 적은 드물었다. 남한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라 대북정책의 연속성과 단절이 반복되었고, 윤석열 정부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무거운 유산을 안고 출발하게 되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었고, 2023년 말부터는 ‘적대적 두 국가’라는 개념이 점차 공식화되기 시작했다.
한반도, 두 국가 공존으로 재구성
이러한 변화 속에서 최근 개정된 북한 헌법은 우리의 특별한 관심을 끈다. 국호와 영토 조항이 정비되고 조국통일 관련 조항은 삭제되었다.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규정하고 핵무력 지휘권을 명문화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단순한 조문 수정이 아니다. 북한은 더 이상 자신을 미완의 통일국가 일부로 규정하지 않고 하나의 완결된 주권국가임을 헌법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한민국 헌법과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규정한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 개념과도 충돌한다.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법과 제도의 차원을 넘어 상대를 부르는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남측과 북측 대신 대한민국(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이라는 국가 명칭으로 변했다.
이는 통일 담론의 탈민족화와 남북관계의 국제화를 향한 역사적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체제경쟁에서 실패한 북한 지배층의 고육지책으로 해석하고, 또 다른 일부는 김정은 체제의 세습 안정화 과정으로 본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북한은 핵무력 완성 이후 적극적인 대화에 나섰지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 결과 남한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북핵을 협상 카드가 아닌 불가역적인 국가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인식은 개정 헌법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미국 중심 질서가 약화하고 북·중·러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세계질서를 다극적인 신냉전 체제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를 통일보다는 적대적 두 국가의 장기적 공존 문제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이재명 정부의 ‘2026 통일백서’는 남북관계를 ‘사실상의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다만 북한과 달리 평화적 두 국가 관계를 관리하면서 통일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보수 진영은 이를 헌법의 영토조항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비판하지만, 정부는 현실 인식일 뿐 통일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결국 흥미로운 점은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두 시각이다. 북한 지도부와 남한의 보수세력은 서로 적대적이라는 점에서는 닮았지만, 북한은 두 국가의 장기 공존을 전제하는 반면에 이 보수세력은 여전히 하나의 대한민국을 전제한다는 차이가 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하나의 민족, 두 국가’라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평화적 관리에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과거 북측의 연방제와 남측의 국가연합 구상도 이제는 먼 이야기처럼 들리는 현실도 감안하고 있다.
결국 오늘의 남북관계는 상대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이는 정치철학에서 오래 논의되어 온 적과 동지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독일의 법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카를 슈미트(1888~1985)는 정치의 본질을 적과 동지의 구별에서 찾았다. 한반도 역시 이러한 정치논리가 강하게 작동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벨기에의 정치학자 샹탈 무페는 여기서 다른 길을 제시한다. 그녀는 적과 동지의 구별은 불가피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상호 파괴적인 적대(antagonism)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함께 살아가야 할 경쟁자, 즉 경합적인 상대(agonism)로 인정할 때 새로운 질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호칭 문제가 새로운 쟁점 될 수도
선과 악처럼 서로 배제적인 관계도 있지만, 음과 양처럼 서로 전제하는 관계도 있다. 또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나므로 저것이 난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지므로 저것이 사라진다’는 불가의 연기(緣起)로서도 이런 발상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오늘의 남북관계가 직면한 과제도 여기에 있다. 서로 제거해야 할 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공존하며 경쟁할 수 있는 상대로 볼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지칭하는 이름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를 어떤 존재로 인정할 것이냐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명칭의 변화가 단순한 선전이나 수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북 간 접촉이 재개되더라도 출입 절차, 체육·문화 교류, 경제협력, 국제기구 활동 등 모든 영역에서 상대를 어떻게 호칭할 것인가가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이 갈등을 완화하는 정치적 완충장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서로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면서도 충돌을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언어와 규범이 요구되고 있다. 결국 명칭의 문제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존의 기술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적대적 관계에 있던 국가들이 상호 인정과 명칭의 조정을 통해 갈등을 완화한 사례는 적지 않다. 서독과 동독은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던 시기를 지나 기본조약 체제를 구축했고, 중국과 대만도 정치적 대립 속에서 ‘대만지구’와 ‘대륙지구’라는 나름의 호칭 체계를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한반도는 훨씬 더 복잡하다. 남과 북, 남측과 북측, 남한과 북한, 남조선과 북조선, 한국과 조선, 남녘과 북녘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명칭이 공존해왔다. 때로는 상대를 부정하고 비하하기 위해 ‘괴뢰’와 같은 표현까지 동원되었다. 이는 단순한 호칭의 차이가 아니라 민족과 국가, 정통성과 통일, 적대와 공존의 기억이 중층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관계를 맺고자 하는가를 드러내는 정치적 언어다. 한국과 조선이라는 두 이름이 영원한 분리의 상징이 될지, 경쟁하면서도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쩌면 한반도의 미래는 국경선의 위치보다 서로를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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