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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 “종묘는 한국의 문화·역사 담긴 ‘소중한 보석’…주변 개발, 세계유산영향평가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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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7-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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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자리 잡은 세계유산들은 종묘와 비슷한 개발 이슈에 직면해 있습니다. 개발이 유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57·사진)은 지난 24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종묘 주변에서 개발이 추진되는 만큼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세계유산 주변에서 추진되는 개발 행위가 유산의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다.
그는 “종묘는 한국의 첫 세계유산 중 하나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유산”이라며 “이를 보존하는 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종묘를 “소중한 보석”에 비유한 그는 “이 보석이 앞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려면 세계유산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개막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는 신규 유산 등재뿐 아니라 기존 세계유산의 보존 상태와 위험유산 등재 여부를 함께 심의한다. 종묘는 이번 위원회의 보존 상태 심의 안건에는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가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정비 촉진계획을 변경하면서 세계유산의 경관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져왔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등은 오랜 논의 끝에 2018년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물 높이 기준을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로 협의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가 최고 높이를 145m로 상향 조정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세계유산영향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전임 종로구청장이 퇴임 직전 재개발사업 시행계획 변경안을 인가·고시하자 국가유산청은 시정명령과 직권취소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아소모 센터장은 세계유산 보존을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전문가와 시민 등 여러 당사자의 협의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해진 절차와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기관”이라며 “이곳이 내놓는 결정과 조언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도시 개발로 세계유산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는 종묘만의 일이 아니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는 여러 건설사업이 세계유산영향평가 없이 진행되고, 새 국회의사당과 주차장이 역사적 도시경관을 훼손한 수리남의 ‘파라마리보 역사 지구’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렸다. 무력 충돌뿐 아니라 도시 개발 역시 세계유산이 직면한 주요 위협임을 보여준다.
이번 회의의 또 다른 한국 관련 현안인 일본 사도광산에 대해서는 광산이 운영된 모든 시기의 ‘전체 역사’를 현장에서 충실히 알리도록 촉구하는 결정문이 지난 23일 채택됐다. 한국 정부는 ‘전체 역사’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가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의 해설·전시 개선에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일본 정부에 한국 등 관련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해 모든 채굴 시기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라고 권고했다. 권고 이행 상황을 담은 보존 상태 보고서는 2027년 12월1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아소모 센터장은 위원회 결정의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행위”라며 “이번 결정은 21개 위원국의 합의로 채택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투른 목수는 아름드리 큰 재목을 쓰기 어렵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을 앞둔 1910년 3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용공난용연포기재(庸工難用連抱奇材)’ 여덟 글자를 남겼다. 왼편에는 ‘대한국인 안중근 서(書)’라는 글과 약지가 없는 왼손바닥 도장이 찍혀 있다. 힘차게 뻗은 획과 선명한 손자국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 시대를 향한 경계이자, 조국을 향한 그의 결의를 전한다.
이 유묵은 30일 다시 문을 여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대한제국실을 새롭게 단장해 보물 7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65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공간에 포함돼 문을 닫은 지 9개월 만이다.
기존 전시가 고종의 황제국 선포와 근대화 정책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새 전시는 황제 즉위와 근대화 추진이 제국주의 열강의 압력 속에서 자주권을 지키려는 시도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선이 근대 주권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한인(大韓人)’이라는 정체성이 일제의 침략에 맞서는 과정에서 더욱 뚜렷해졌다는 데도 주목했다. 국내외 외교 활동을 조명하는 코너를 신설하고 민영환과 안중근 등 초기 독립운동가의 저항, 국권 피탈 이후 들어선 조선총독부의 흔적까지 전시의 범위를 넓혔다.
국권 침탈과 저항을 다룬 마지막 3부에는 을사늑약에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의 유물과 ‘안중근 의사 유묵’(보물), ‘데니 태극기’(보물) 등이 전시된다. ‘안중근 의사 유묵’은 <자치통감>의 구절을 바꾸어 쓴 것으로,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는 인재를 기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데니 태극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큰 태극기이다. 가로 262㎝, 세로 182.5㎝ 크기이며,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바탕을 만들고 붉고 푸른 천을 오려 붙여 태극을 표현했다. 태극기의 주인이었던 오웬 니커슨 데니는 고종의 외교고문으로, 청나라의 간섭을 비판하며 조선이 주권독립국임을 주장했다. 고종이 귀국하는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데니의 후손이 1981년 한국에 기증했다. 1996년 옛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할 당시 발견된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앞선 1부는 근대 주권국가를 향한 대한제국의 지향을 조명한다. 자주권 확립을 위한 황제국 선포의 의미를 ‘칙명지보’ 등 어새 3점과 황제 즉위식을 기록한 보물 ‘대례의궤’, 7년 만에 공개되는 ‘고종황제어진’을 통해 보여준다. 2부는 행정제도 개편과 신식 교육, 신문·잡지의 확산 등 대한제국의 근대화 노력을 살핀다.
최신 기술을 활용한 영상은 관람객을 100여년 전 대한제국으로 이끈다. 전시장 입구에선 근대 문물의 상징인 전등과 대한제국 황실의 이화문이 겹쳐지는 영상이 투명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상영되며, 대한제국기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재가공해 생생한 영상으로 구현했다. 근대 도시로 빠르게 변모한 한성의 풍경과 대한제국의 외교 행보를 조명하는 영상도 마련했다.
대한제국실 개편과 연계해 조선3실의 19세기 전시도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시대 변화의 흐름이 드러나도록 새롭게 구성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결과적으로 국권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동안 대한제국을 평가하는 데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한제국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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