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의 부동산과 사회경제]국민은 대출을 묻고, 정부는 세금을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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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는 예정된 100분을 넘겨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재개발 규제 강화와 이주비 대출 완화, 시가 10억원 이상 보유세 실효세율 1% 적용,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와 재산세로의 단순화 등이 같은 자리에서 함께 나왔다. 백가쟁명이라 할 만하지만, 그 사이에서 수렴의 실마리가 잡혔는지는 분명치 않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토론장 안과 밖의 온도차다. 국토교통부 국민제안 게시판에 접수된 4500여건에서 가장 많았던 요구는 대출 규제 완화였다. 생애최초·신혼부부 한도 현실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금융 확대, 집단대출·중도금대출 개선 등이다. 반면 대통령이 거듭 확인한 기조는 사실상 세제 개편이었다. 국민은 대출을 물었고, 정부는 세금을 답한 셈이다.
이 차이는 소통의 실패라기보다 시간 지평의 차이로 보인다. 대출 완화 요구는 지금 사야겠다는, 또는 지금 보증금을 마련해야겠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다. 요컨대 단기의 언어다. 반면 세제 개편은 중장기의 언어며, 그 효과는 설계 내용과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대통령 스스로 ‘선진국 수준이 되려면 (보유세는) 세 배는 올려야 하지만 지금 올리면 폭동이 날 것’이라고 했다. 방향은 옳으나 속도는 낼 수 없다는 고민의 흔적일 텐데 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 대출은 마음먹는다고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금융 안정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가 뒤에 버티고 있다. 실수요자의 숨통은 틔워주되 유동성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지 않게 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산 수익률의 기대치를 낮춰가야 한다. 맞춤형 예외와 총량 관리 사이의 곡예에 가깝고, 그 여지는 넓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목표로 돌아온다. 한 토론자 지적처럼 정책 목표가 시장 안정인지 가격 하락인지 다주택자 규제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주거 안정과 가격 안정은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주택시장에서 임대차는 별도의 공급 경로를 갖지 않는다. 매매와 분양으로 취득된 주택을 소유자가 소유와 점유를 분리해 내놓은 것이 전월세 물량이다. 매매가격 변동에 전세가와 월세 전환 조건이 연동되는 이상, 가격 안정은 주거 안정의 전제가 된다. 그러나 전제일 뿐 목적은 아니다. 그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수단의 정합성을 따질 수 없고, 정합성 없이는 지속성도 담보되지 않는다.
지금의 국면은 이 질문을 더 어렵게 만든다. 반도체로 대표되는 대기업 부문 소득 증가, 주식시장 활황,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오르는 물가와 금리, 이런 조합 속에서도 부동산이 강세를 유지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주택이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산적 금융과 투자를 오래 이야기해 왔지만, 경로 의존성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고, 특히 지금처럼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청년 주거는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그러나 논의는 대출 한도 확대와 저소득 청년 집중으로 갈렸을 뿐, 어느 방향으로도 모이지 않았다. 전세사기 여파와 PF 부실화로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에서 대출 한도만 넓히는 일은 가격을 밀어 올릴 뿐이다. 필요한 것은 입지가 양호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이며, 나아가 임대와 매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사는(buy) 집과 사는(live) 집이 굳이 같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야 임대차 시장도 안정된다. 민간임대 정책의 공백에 대한 지적도, 비아파트의 낮은 공시가격 탓에 보증보험 한도가 전세 시세에 못 미쳐 계약을 가로막는다는 현장의 호소도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킨다.
토론회는 많은 것을 드러냈다. 정책의 윤곽이 잡히기 전이니 평가는 이르다. 그런데 국민의 질문과 정부의 답 사이에 놓인 이 미묘한 거리 자체가, 향후 정책 시행이 왜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를 이미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참석자들은 전국에서 올라왔지만, 논의의 무게는 대체로 서울과 그 언저리를 향해 있었다. 한쪽의 사정이 전체의 의제가 되는 동안 다른 쪽의 사정은 좀처럼 말해지지 않는다. 그 거리를 좁히는 데에는 훨씬 많은 것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지나온 길을 다시 밟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127명이 명예를 회복했다.
광주지검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127명의 ‘기소 유예’ 처분을 ‘죄가 안 됨’으로 변경했다고 28일 밝혔다.
‘죄가 안 됨’은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정이다.
검찰은 1980년 당시 127명의 행위가 헌법의 존립,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였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죄 안됨’ 처분에 따라 당사자들은 재심 절차 없이 명예 및 피해를 회복하게 됐다.
광주지검은 또 소재가 확인된 115명에게는 구금 기간 보상금으로 총 32억4000여만원을 지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5·18 관련자들에 대한 명예와 피해 회복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월요일 아침 시외버스는 일주일 전부터 매진이라 표 구하기가 힘들어요.”
지난 27일 충북 음성군 충북혁신도시터미널에서 만난 한 공공기관 직원 A씨가 “표를 못 구하면 2~3시간씩 걸려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며 말했다. 서울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 KTX오송역 등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도착할 때마다 무표정한 얼굴을 한 직장인들이 쏟아져 내렸다. A씨는 “평일에만 머무를 용도로 이 근처에 원룸을 구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전국 혁신도시와 수도권을 오가는 공공기관 통근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입주한 8개 공공기관이 운영하던 수도권 통근버스 32대도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충북 지역의 다른 공공기관 직원 B씨는 “일부 직원들은 자구책으로 전세버스를 사비로 빌료 수도권을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근버스 중단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 지적에서 시작했다. 지방 혁신도시 기관의 통근버스 운영으로 공공기관 이전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열악한 정주여건 탓에 지방에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이 직원들 얘기다.
최근에는 노사 갈등과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본사가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노동조합은 통근버스 운행 중단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기각했으나, 노조 측은 항고했으며 고용노동부에도 관련 진정을 접수했다.
이병수 가스안전공사 노조위원장은 “전국에 지사를 둔 사업장 특성상 2년 주기로 본사에서 다른 지역으로 발령나는데, 무작정 가족을 데려와 연고도 없는 곳에 살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의료나 교육 등 기본 정주여건은 물론 대중교통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부터 끊어버린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정부가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논하기 전에 정주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의 경우 인프라 간 격차도 크다. 진천 옥동초는 정원(895명)을 훌쩍 뛰어넘는 1131명이 재학 중이다. 중학교 2곳(서전중·동성중)은 설립 정원(1137명)보다 611명이나 많은 1748명이 다니고 있다. 반면 고등학교는 지역 내 단 2곳(서전고·동성고)뿐이다. 대형 의료시설 역시 302병상 규모로 들어선 국립소방병원 1곳이 사실상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북혁신도시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2024년만 해도 3만2066명이었지만 지난해 3만1821명으로 감소했다. 통근버스가 중단된 지난 6월 말에는 3만1479명으로 더 줄었다. 충북혁신도시 인구는 2016년 1만1685명에서 10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정주여건 개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인구 유입도 다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이는 충북혁신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혁신도시를 오가는 통근버스가 중단된 이후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강원 원주혁신도시와 광주전남 나주혁신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혁신도시 안착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홍성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거 대덕연구단지나 세종시 사례를 보더라도 이전 후 20년이 지나면서 애초에 지역 사정을 인지하고 입사하는 인력이 늘어 자연스럽게 정착 문제가 해결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형 상업·문화 시설을 무작정 서울처럼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내부 광역교통망을 촘촘히 개선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혁신도시에 부족한 인프라를 청주나 대전 등 인근 대도시에서 대중교통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나의 ‘광역 생활권’으로 묶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토론장 안과 밖의 온도차다. 국토교통부 국민제안 게시판에 접수된 4500여건에서 가장 많았던 요구는 대출 규제 완화였다. 생애최초·신혼부부 한도 현실화,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금융 확대, 집단대출·중도금대출 개선 등이다. 반면 대통령이 거듭 확인한 기조는 사실상 세제 개편이었다. 국민은 대출을 물었고, 정부는 세금을 답한 셈이다.
이 차이는 소통의 실패라기보다 시간 지평의 차이로 보인다. 대출 완화 요구는 지금 사야겠다는, 또는 지금 보증금을 마련해야겠다는 절박함의 표현일 것이다. 요컨대 단기의 언어다. 반면 세제 개편은 중장기의 언어며, 그 효과는 설계 내용과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대통령 스스로 ‘선진국 수준이 되려면 (보유세는) 세 배는 올려야 하지만 지금 올리면 폭동이 날 것’이라고 했다. 방향은 옳으나 속도는 낼 수 없다는 고민의 흔적일 텐데 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 대출은 마음먹는다고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금융 안정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가 뒤에 버티고 있다. 실수요자의 숨통은 틔워주되 유동성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지 않게 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산 수익률의 기대치를 낮춰가야 한다. 맞춤형 예외와 총량 관리 사이의 곡예에 가깝고, 그 여지는 넓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목표로 돌아온다. 한 토론자 지적처럼 정책 목표가 시장 안정인지 가격 하락인지 다주택자 규제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주거 안정과 가격 안정은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주택시장에서 임대차는 별도의 공급 경로를 갖지 않는다. 매매와 분양으로 취득된 주택을 소유자가 소유와 점유를 분리해 내놓은 것이 전월세 물량이다. 매매가격 변동에 전세가와 월세 전환 조건이 연동되는 이상, 가격 안정은 주거 안정의 전제가 된다. 그러나 전제일 뿐 목적은 아니다. 그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수단의 정합성을 따질 수 없고, 정합성 없이는 지속성도 담보되지 않는다.
지금의 국면은 이 질문을 더 어렵게 만든다. 반도체로 대표되는 대기업 부문 소득 증가, 주식시장 활황,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오르는 물가와 금리, 이런 조합 속에서도 부동산이 강세를 유지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주택이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산적 금융과 투자를 오래 이야기해 왔지만, 경로 의존성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고, 특히 지금처럼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청년 주거는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그러나 논의는 대출 한도 확대와 저소득 청년 집중으로 갈렸을 뿐, 어느 방향으로도 모이지 않았다. 전세사기 여파와 PF 부실화로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에서 대출 한도만 넓히는 일은 가격을 밀어 올릴 뿐이다. 필요한 것은 입지가 양호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이며, 나아가 임대와 매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사는(buy) 집과 사는(live) 집이 굳이 같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야 임대차 시장도 안정된다. 민간임대 정책의 공백에 대한 지적도, 비아파트의 낮은 공시가격 탓에 보증보험 한도가 전세 시세에 못 미쳐 계약을 가로막는다는 현장의 호소도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킨다.
토론회는 많은 것을 드러냈다. 정책의 윤곽이 잡히기 전이니 평가는 이르다. 그런데 국민의 질문과 정부의 답 사이에 놓인 이 미묘한 거리 자체가, 향후 정책 시행이 왜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를 이미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참석자들은 전국에서 올라왔지만, 논의의 무게는 대체로 서울과 그 언저리를 향해 있었다. 한쪽의 사정이 전체의 의제가 되는 동안 다른 쪽의 사정은 좀처럼 말해지지 않는다. 그 거리를 좁히는 데에는 훨씬 많은 것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지나온 길을 다시 밟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127명이 명예를 회복했다.
광주지검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127명의 ‘기소 유예’ 처분을 ‘죄가 안 됨’으로 변경했다고 28일 밝혔다.
‘죄가 안 됨’은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정이다.
검찰은 1980년 당시 127명의 행위가 헌법의 존립,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였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죄 안됨’ 처분에 따라 당사자들은 재심 절차 없이 명예 및 피해를 회복하게 됐다.
광주지검은 또 소재가 확인된 115명에게는 구금 기간 보상금으로 총 32억4000여만원을 지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5·18 관련자들에 대한 명예와 피해 회복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월요일 아침 시외버스는 일주일 전부터 매진이라 표 구하기가 힘들어요.”
지난 27일 충북 음성군 충북혁신도시터미널에서 만난 한 공공기관 직원 A씨가 “표를 못 구하면 2~3시간씩 걸려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며 말했다. 서울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 KTX오송역 등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도착할 때마다 무표정한 얼굴을 한 직장인들이 쏟아져 내렸다. A씨는 “평일에만 머무를 용도로 이 근처에 원룸을 구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전국 혁신도시와 수도권을 오가는 공공기관 통근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입주한 8개 공공기관이 운영하던 수도권 통근버스 32대도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충북 지역의 다른 공공기관 직원 B씨는 “일부 직원들은 자구책으로 전세버스를 사비로 빌료 수도권을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근버스 중단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 지적에서 시작했다. 지방 혁신도시 기관의 통근버스 운영으로 공공기관 이전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열악한 정주여건 탓에 지방에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이 직원들 얘기다.
최근에는 노사 갈등과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 본사가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노동조합은 통근버스 운행 중단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기각했으나, 노조 측은 항고했으며 고용노동부에도 관련 진정을 접수했다.
이병수 가스안전공사 노조위원장은 “전국에 지사를 둔 사업장 특성상 2년 주기로 본사에서 다른 지역으로 발령나는데, 무작정 가족을 데려와 연고도 없는 곳에 살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의료나 교육 등 기본 정주여건은 물론 대중교통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부터 끊어버린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정부가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논하기 전에 정주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의 경우 인프라 간 격차도 크다. 진천 옥동초는 정원(895명)을 훌쩍 뛰어넘는 1131명이 재학 중이다. 중학교 2곳(서전중·동성중)은 설립 정원(1137명)보다 611명이나 많은 1748명이 다니고 있다. 반면 고등학교는 지역 내 단 2곳(서전고·동성고)뿐이다. 대형 의료시설 역시 302병상 규모로 들어선 국립소방병원 1곳이 사실상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북혁신도시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2024년만 해도 3만2066명이었지만 지난해 3만1821명으로 감소했다. 통근버스가 중단된 지난 6월 말에는 3만1479명으로 더 줄었다. 충북혁신도시 인구는 2016년 1만1685명에서 10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정주여건 개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인구 유입도 다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이는 충북혁신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혁신도시를 오가는 통근버스가 중단된 이후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강원 원주혁신도시와 광주전남 나주혁신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혁신도시 안착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홍성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거 대덕연구단지나 세종시 사례를 보더라도 이전 후 20년이 지나면서 애초에 지역 사정을 인지하고 입사하는 인력이 늘어 자연스럽게 정착 문제가 해결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형 상업·문화 시설을 무작정 서울처럼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내부 광역교통망을 촘촘히 개선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혁신도시에 부족한 인프라를 청주나 대전 등 인근 대도시에서 대중교통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나의 ‘광역 생활권’으로 묶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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