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황규관의 전환의 상상력]학살 시대의 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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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트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에서 나치가 저지른 유대인 학살의 바탕에는 ‘근대적 합리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나치 시절 근대적 합리성의 비근한 예로 관료제를 들었는데 사실 관료제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이미 시작됐었다. 미국의 역사학자 제임스 R 베니거는 19세기의 관료제는 정보의 프로세싱을 ‘줄이면서(preprocessing)’ 통치의 합리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근대적 합리화는 구체적으로 살아 있는 것들을 통치의 효율을 위해 줄이고 덜어내는 것이라 해석해도 무방하다.
서구, 대량학살에 침묵으로 동조
베니거가 근대 관료제의 특징으로 의도적인 ‘줄임’을 말할 때 큰 의미를 둔 것은 아니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거론되다 1970년대에 마이크로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도약하게 된 정보사회의 본질을 제어(control)라는 개념으로 해석하기 위한 정지 작업을 하다가 흘린 말이다. 하지만 근대 관료제가 ‘줄임’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합리성을 추구했다는 무의식적 지적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줄임)의 바탕에 근대적 합리성이 있다고 본 바우만과 이어진다.
우리는 지금 두 미치광이인 네타냐후·트럼프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데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 아니다. 네타냐후는 1996년에 처음 이스라엘 총리가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을 통치한 것은 2009년부터다. 트럼프는 2017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가 다시 2025년 1월부터 제47대 대통령을 역임 중이다. 두 인물이 동시에 역사에 등장하게 된 사태는 아마도 21세기 최악의 사건에 해당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트럼프 재임 기간인 2019년에 ‘타임’은 네타냐후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한 바 있는데, 여기서 ‘영향력’이 어떤 맥락으로 쓰였는지를 떠나 네타냐후와 미국 간의 관계를 새삼 상징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 네타냐후는 미국 유학파이기도 하다.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학살하고 있는 현실에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무기력하거나 동조하거나 침묵하는 현실을 접하면서, 현재 인류에 밀어닥친 큰 위기를 실감할 수밖에 없는데 팔레스타인 민중의 대량학살이,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지, 큰 혼돈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혼돈과 분노와 슬픔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미 20세기 초에 있었던 여러 대량학살들, 특히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에 서구의 정신이 붕괴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같은 행위를 서구 사회가 반복한다는 것이며, 더더욱 인간의 정신에 먹칠을 하는 것은 피해자가 전례 없는 가해자가 된 현실이다. 나치는 관련 자료를 은폐하거나 지우기라도 했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그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 도리어 트럼프는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를 개발하려고 하는 등 명백하게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에 합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가 계획한 가자지구 개발의 내용은 경악스러울 정도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10년간 통치하는 동안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은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수용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
그 바탕으로 지금껏 번영해 와
그런데 수심정기(修心正氣)하고 다시 살펴보면 너무 낯익은 광경 아닌가? 이 프로젝트는 유럽 백인들이 북아메리카에서 미국을 건국할 때의 방식과 너무도 닮았다. 이를 일러 학자들은 정착식민주의라고 부르는데,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을 신대륙이라 억지를 쓰며 선주민들을 학살하고 특정 구역에 감금해서 만들어진 사회를 말한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방식을 흉내 내며 그동안 팔레스타인에 취했던 태도와 다름없으며, 현재 벌어지는 일은 그것의 ‘최종 해결책’인 것이다.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은 근원적으로 쌍둥이 나라인 셈이다. 이쯤 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과 그 정당성에 대한 뻔뻔한 강변은 ‘히틀러의 사후 승리’(지그문트 바우만)이다. 한술 더 떠 가자지구 학살을 비난하기라도 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유대주의’라는 딱지를 붙여 역공을 취하고 있다.
베니거가 어떤 의미로 발언했건 살아 있는 것을 ‘줄임’으로써 국가와 경제의 효율이 향상됐고, 그것이 지금까지 관철되고 있는 게 근대 자본주의 문명이라면, 현재 땅밑에서 하늘까지 지배하고 있는 이 문명을 다시 곱씹을 필요가 있다. 유대인 혐오와 학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서구 국가들이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대량학살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 유색인종을, 자연을, 이주민을, 동물을, 바다와 강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죽이고, 편취하고, 내버리고, 출장용접 불태워왔기 때문이다. 그 바탕 위에서 지금껏 번영을 누려왔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말년에, 서구 근대문명의 극복은, 그것을 출발시킨 유럽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가 틀린 것 같다.
우간다 아조크·케냐 이말리 등테스토스테론 검사 후 ‘출전 금지’과학이 내 존재 규정할 수 없어
이달부터 ‘유전자 검사’ 의무화선수 생활 송두리째 흔드는 결정
2025 세계육상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 트랙 밖에서는 선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세계육상연맹(WA)의 새로운 성별 규정 때문에 우간다·케냐 등 아프리카 출신 여성 선수들이 경기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CNN이 20일 대서특필했다.
우간다 중거리 선수 도쿠스 아조크는 한때 올림픽 챔피언을 꿈꿨다. 2014년부터 국제무대에서 활약했지만, 2019년 세계육상연맹 지시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받은 뒤 상황은 바뀌었다. 아조크는 검사 결과를 확인조차 못한 채 800m·1500m 출전 금지를 통보받았다. 그는 CNN에 가족의 학비와 병원비를 감당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케냐의 막시밀라 이말리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 800m에 나선 그는 혈액검사 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와 출전 금지 통보를 받았다. 그는 내 커리어는 끝났다. 국가는 날 버렸고, 나는 과거형이 됐다며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자랐는데 왜 약을 먹고 수술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이달부터 모든 여성 엘리트 선수에게 평생 한 번 유전자 검사를 의무화했다. 뺨 세포나 혈액을 채취해 SRY 유전자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SRY는 Y염색체에 위치한 ‘성 결정 유전자’로, 남성 발달 경로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CNN은 문제는 일부 사람들은 XY 염색체를 갖고 있어도 여성으로 발달하는 성분화 다양성(DSD)을 지닌다는 점이라며 전문가들은 세계 인구의 0.02~2%가 이런 차이를 갖고 태어난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여성 선수의 성별 검증 논란은 반세기 넘게 이어졌다. 1960년대 유럽선수권에서는 여성 선수들이 알몸으로 신체검사를 받는 이른바 ‘누드 퍼레이드’가 강행됐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는 X염색체 비활성 여부를 보는 검사가 도입됐으나, 부정확성과 인권 침해 논란 끝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폐기됐다. 현재 SRY 유전자 검사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자발적 동의가 아닌 사실상 강제라며 선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한다.
세계육상연맹은 해당 선수들에게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선수들은 다르게 느낀다. 아조크는 약을 먹고 수술을 받은 동료가 몸이 망가져 유럽으로 이주했다며 나도 내 몸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말리도 아프지 않은데 의사들이 왜 내 몸에 손을 대야 하나라며 과학이 내 존재를 규정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특히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출신 여성 선수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적용된다고 지적한다. 이들 국가는 선수 보호 제도와 인권 보장이 약해, 규정에 저항하거나 법적 대응하기 어렵다. 경기 전 언론 노출과 함께 선수의 ‘성별 아우팅’이 일어나고, 이는 치명적인 낙인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확대 절차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반도체·의약품 관세율이 자동차 관세율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연방 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향후 몇주 내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자동차 부품 선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는 업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 능력 및 기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방위산업에 중요한 새로운 자동차 부품을 식별해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의견을 수렴하며 향후 60일 내로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앞으로 25% 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 부품 종류가 늘어나면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부는 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과 관련해서도 관세 부과 대상에 추가로 포함할 품목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상무부는 지난 6월 미국 제조업체 및 협회에서 접수한 의견을 바탕으로 건조기·세탁기·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자동차 업계는 상무부가 관세 부과 대상 확대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은 상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단행된 최근의 관세 확대는 의도치 않은 비용의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도체·의약품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던 중 ‘다른 국가들과 타협해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면 미 자동차 제조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난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았다며 반도체와 의약품에 자동차(25%)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것들은 더 많은 관세를 낼 수 있다. 반도체는 더 낼 수 있고 의약품도 더 낼 수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이익률이 (자동차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100%, 의약품에 대해 150∼250% 관세를 언급한 적이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 대량학살에 침묵으로 동조
베니거가 근대 관료제의 특징으로 의도적인 ‘줄임’을 말할 때 큰 의미를 둔 것은 아니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거론되다 1970년대에 마이크로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도약하게 된 정보사회의 본질을 제어(control)라는 개념으로 해석하기 위한 정지 작업을 하다가 흘린 말이다. 하지만 근대 관료제가 ‘줄임’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합리성을 추구했다는 무의식적 지적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줄임)의 바탕에 근대적 합리성이 있다고 본 바우만과 이어진다.
우리는 지금 두 미치광이인 네타냐후·트럼프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데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 아니다. 네타냐후는 1996년에 처음 이스라엘 총리가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을 통치한 것은 2009년부터다. 트럼프는 2017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가 다시 2025년 1월부터 제47대 대통령을 역임 중이다. 두 인물이 동시에 역사에 등장하게 된 사태는 아마도 21세기 최악의 사건에 해당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트럼프 재임 기간인 2019년에 ‘타임’은 네타냐후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한 바 있는데, 여기서 ‘영향력’이 어떤 맥락으로 쓰였는지를 떠나 네타냐후와 미국 간의 관계를 새삼 상징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 네타냐후는 미국 유학파이기도 하다.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학살하고 있는 현실에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무기력하거나 동조하거나 침묵하는 현실을 접하면서, 현재 인류에 밀어닥친 큰 위기를 실감할 수밖에 없는데 팔레스타인 민중의 대량학살이,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지, 큰 혼돈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혼돈과 분노와 슬픔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미 20세기 초에 있었던 여러 대량학살들, 특히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에 서구의 정신이 붕괴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같은 행위를 서구 사회가 반복한다는 것이며, 더더욱 인간의 정신에 먹칠을 하는 것은 피해자가 전례 없는 가해자가 된 현실이다. 나치는 관련 자료를 은폐하거나 지우기라도 했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그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 도리어 트럼프는 전쟁이 끝나면 가자지구를 개발하려고 하는 등 명백하게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에 합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가 계획한 가자지구 개발의 내용은 경악스러울 정도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10년간 통치하는 동안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은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수용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
그 바탕으로 지금껏 번영해 와
그런데 수심정기(修心正氣)하고 다시 살펴보면 너무 낯익은 광경 아닌가? 이 프로젝트는 유럽 백인들이 북아메리카에서 미국을 건국할 때의 방식과 너무도 닮았다. 이를 일러 학자들은 정착식민주의라고 부르는데,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을 신대륙이라 억지를 쓰며 선주민들을 학살하고 특정 구역에 감금해서 만들어진 사회를 말한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방식을 흉내 내며 그동안 팔레스타인에 취했던 태도와 다름없으며, 현재 벌어지는 일은 그것의 ‘최종 해결책’인 것이다. 결국 미국과 이스라엘은 근원적으로 쌍둥이 나라인 셈이다. 이쯤 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과 그 정당성에 대한 뻔뻔한 강변은 ‘히틀러의 사후 승리’(지그문트 바우만)이다. 한술 더 떠 가자지구 학살을 비난하기라도 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유대주의’라는 딱지를 붙여 역공을 취하고 있다.
베니거가 어떤 의미로 발언했건 살아 있는 것을 ‘줄임’으로써 국가와 경제의 효율이 향상됐고, 그것이 지금까지 관철되고 있는 게 근대 자본주의 문명이라면, 현재 땅밑에서 하늘까지 지배하고 있는 이 문명을 다시 곱씹을 필요가 있다. 유대인 혐오와 학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서구 국가들이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대량학살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 유색인종을, 자연을, 이주민을, 동물을, 바다와 강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죽이고, 편취하고, 내버리고, 출장용접 불태워왔기 때문이다. 그 바탕 위에서 지금껏 번영을 누려왔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말년에, 서구 근대문명의 극복은, 그것을 출발시킨 유럽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가 틀린 것 같다.
우간다 아조크·케냐 이말리 등테스토스테론 검사 후 ‘출전 금지’과학이 내 존재 규정할 수 없어
이달부터 ‘유전자 검사’ 의무화선수 생활 송두리째 흔드는 결정
2025 세계육상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 트랙 밖에서는 선수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세계육상연맹(WA)의 새로운 성별 규정 때문에 우간다·케냐 등 아프리카 출신 여성 선수들이 경기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CNN이 20일 대서특필했다.
우간다 중거리 선수 도쿠스 아조크는 한때 올림픽 챔피언을 꿈꿨다. 2014년부터 국제무대에서 활약했지만, 2019년 세계육상연맹 지시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받은 뒤 상황은 바뀌었다. 아조크는 검사 결과를 확인조차 못한 채 800m·1500m 출전 금지를 통보받았다. 그는 CNN에 가족의 학비와 병원비를 감당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케냐의 막시밀라 이말리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 800m에 나선 그는 혈액검사 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와 출전 금지 통보를 받았다. 그는 내 커리어는 끝났다. 국가는 날 버렸고, 나는 과거형이 됐다며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자랐는데 왜 약을 먹고 수술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이달부터 모든 여성 엘리트 선수에게 평생 한 번 유전자 검사를 의무화했다. 뺨 세포나 혈액을 채취해 SRY 유전자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SRY는 Y염색체에 위치한 ‘성 결정 유전자’로, 남성 발달 경로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CNN은 문제는 일부 사람들은 XY 염색체를 갖고 있어도 여성으로 발달하는 성분화 다양성(DSD)을 지닌다는 점이라며 전문가들은 세계 인구의 0.02~2%가 이런 차이를 갖고 태어난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여성 선수의 성별 검증 논란은 반세기 넘게 이어졌다. 1960년대 유럽선수권에서는 여성 선수들이 알몸으로 신체검사를 받는 이른바 ‘누드 퍼레이드’가 강행됐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는 X염색체 비활성 여부를 보는 검사가 도입됐으나, 부정확성과 인권 침해 논란 끝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폐기됐다. 현재 SRY 유전자 검사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자발적 동의가 아닌 사실상 강제라며 선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한다.
세계육상연맹은 해당 선수들에게 수술이나 약물치료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선수들은 다르게 느낀다. 아조크는 약을 먹고 수술을 받은 동료가 몸이 망가져 유럽으로 이주했다며 나도 내 몸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말리도 아프지 않은데 의사들이 왜 내 몸에 손을 대야 하나라며 과학이 내 존재를 규정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특히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출신 여성 선수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적용된다고 지적한다. 이들 국가는 선수 보호 제도와 인권 보장이 약해, 규정에 저항하거나 법적 대응하기 어렵다. 경기 전 언론 노출과 함께 선수의 ‘성별 아우팅’이 일어나고, 이는 치명적인 낙인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확대 절차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반도체·의약품 관세율이 자동차 관세율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연방 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향후 몇주 내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자동차 부품 선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는 업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 능력 및 기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방위산업에 중요한 새로운 자동차 부품을 식별해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의견을 수렴하며 향후 60일 내로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앞으로 25% 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 부품 종류가 늘어나면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무부는 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과 관련해서도 관세 부과 대상에 추가로 포함할 품목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상무부는 지난 6월 미국 제조업체 및 협회에서 접수한 의견을 바탕으로 건조기·세탁기·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자동차 업계는 상무부가 관세 부과 대상 확대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은 상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단행된 최근의 관세 확대는 의도치 않은 비용의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도체·의약품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던 중 ‘다른 국가들과 타협해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면 미 자동차 제조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난 아무것도 타협하지 않았다며 반도체와 의약품에 자동차(25%)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것들은 더 많은 관세를 낼 수 있다. 반도체는 더 낼 수 있고 의약품도 더 낼 수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이익률이 (자동차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100%, 의약품에 대해 150∼250% 관세를 언급한 적이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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