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차장검사출신변호사 폐 딱딱해져 호흡마저 어려워지는 ‘이 질환’··· 세계 최초 유전자 치료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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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차장검사출신변호사 심각한 호흡장애를 초래할 수 있지만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던 폐 섬유증의 치료 가능성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섬유화를 억제하는 특정 유전자가 간경변·신장섬유증에 이어 폐 섬유증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연구팀은 폐 섬유증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의 체외에서 배양한 폐조직을 분석하는 한편 동물실험도 함께 진행해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폐 섬유증은 폐 세포가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변하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떨어져 저산소증이 발생하며 심각한 호흡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그동안 섬유화를 막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를 통해 간·콩팥에서 섬유화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TIF1γ 유전자가 실제 폐 섬유증 환자의 폐조직에서 건강한 사람보다 현저히 낮게 발현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TIF1γ 유전자를 활용한 치료제를 폐 섬유증 실험동물에 투여해 세포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 유전자가 폐 섬유증을 악화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를 복합적으로 조절해 섬유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 독소물질이 들어가면 이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염증성 신호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따라 폐상피세포가 섬유화되는 과정을 억제한 것이다. TIF1γ 치료군의 폐에서는 이 일련의 과정이 차단되면서 섬유화 진행을 막고 폐 기능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체외 배양한 인간 폐조직 실험에서도 TIF1γ 유전자치료제의 효과는 동일했다. 이 결과는 단일 유전자 치료만으로 폐 섬유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섬유화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 또한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효수 교수는 “현재 임상 적용이 가능한 고품질 TIF1γ 유전자 치료제를 완성하기 위해 GMP 공정 개발 단계를 수행 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안전성 평가 및 임상시험에 들어갈 방안을 모색해 폐 섬유증 외에 간경변증·콩팥섬유증 등 다양한 장기 조직의 섬유증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15일 KT는“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정보보호 7000억원 투자’를 선언한 지 약 열흘 만이었다. 당시 KT는 “보안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기업 신뢰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발생하면서 약속은 무색해졌다. 의혹을 부인하다 뒤늦게 말을 바꾸는 대응은 신뢰를 더욱 갉아먹었다.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이버 침해사고 때마다 기업들은 ‘축소·부인 뒤 정정’으로 이어지는 늑장 대응을 반복하면서 보안 체계 전반의 부실을 드러냈다. 잇따른 사고는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에도 의문을 던졌다. 땜질식 처방을 넘어 근본적인 보안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와 보안당국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1일 경찰에서 무단 소액결제 피해 신고를 전달받았지만 나흘이 지난 5일에서야 비정상 소액결제를 차단했다. 이번 사태를 단순 스미싱(문자를 통한 사기)으로 오판한 결과였다.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던 입장도 뒤집혔다. 앞서 늑장 신고, 고객 공지 등 초동 대응 부실로 비판을 받은 SK텔레콤의 전철을 밟은 것이다.
사태를 과소평가한 대응은 롯데카드에서도 되풀이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8일 297만명의 고객 정보 약 200GB(기가바이트)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금융당국에 보고한 유출 규모는 실제의 100분의 1 수준인 1.7GB였다. 초반에는 홈페이지에 “정보 유출은 없다”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부실 대응의 배경으로는 법적·평판 리스크에 대한 공포, 외주 의존 등으로 인한 내부 파악 지연이 꼽힌다.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쉬쉬하다가는 결국 더 큰 타격을 입고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일한 인식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정보보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침해사고를 경험한 기업 가운데 별다른 사후 대응을 하지 않은 비율이 67.7%에 달했다. 대응에 나선 기업도 보안 솔루션 구축·고도화(11.7%), 위탁관리 업체에 피해 보상 요구(11.3%), 내부 정책 수립·수정(9.3%) 수준에 머물렀다. 침해사고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비율은 80.4%나 됐다. 자체 정보보호 정책을 수립한 기업은 51.6%, 정보보호 조직을 둔 곳은 32.6%에 불과했다.
‘IT 강국’은 초고속 인터넷과 모바일 전환이 빨랐다는 의미일 뿐 보안은 뒷전이었다. ‘빨리빨리’로 압축되는 속도 우선 문화 속에서 보안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곽 교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건 공격을 통해 침투할 수 있는 속도도 빨라진다는 얘기”라며 “잇따른 보안사고들은 IT 강국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짚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을 지낸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도 “빠른 출시, 외주 의존, 체크리스트 위주로 흘러 ‘보안 내재화’(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종합적으로 고려) 원칙이 뒤로 밀렸다”며 “이번 사태는 신뢰의 위기이자 체질 개선의 마지막 경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속도 경쟁에서 ‘안전이 경쟁력’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안전하게 만든 제품이 결국 더 빨리 나간다, 잘 팔린다는 생각으로 전환할 때”라고 했다.
현재 민간 분야 침해사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KISA, 금융권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보안원, 공공·안보는 국가정보원이 대응하는 식으로 권한이 분산돼 있다. 이런 분산 구조로는 날로 정교해지는 사이버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침해사고 때마다 범정부 사이버 보안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번번이 흐지부지됐다. 정부가 ‘인공지능(AI) 3강’ 도약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사이버 보안 체계 구축의 시급성은 한층 커졌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사이버 공격 대응은 결국 속도의 싸움인데, 컨트롤타워가 분산돼 있으면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며 “부처들이 합동으로 움직이는 강력한 지휘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관계부처와 함께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초 9월 말 발표 예정이었지만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로 미뤄졌다.
기업·기관이 정부가 정한 항목을 지켰는지만 따지는 방식의 관리·감독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태성 충북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기업 스스로 무엇이 중요한지 정의하고 이를 프로세스에 내재화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며 “보안 정책 거버넌스의 목표는 항목 준수가 아니라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씨, 얼마 전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못다 한 말을 글로 전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서먹해하고 긴장을 한 듯했지만 맥주 한 잔 마신 다음부터는 술술 말문을 풀더군요.
“열심히 일해서 몇년 전 운좋게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데 성공했습니다. 순조롭게 승진을 했고, 연봉도 만족스럽습니다.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콘서트에 가고, 패션이나 음식 기호도 확고해서 섬세한 취향이라는 평을 들어요. 교육비가 많이 들기 시작했지만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도 거르지 않습니다. 하프 마라톤을 뛸 정도로 운동도 제대로 합니다.”
이렇게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사는 40대 초반이라고 자신하는데, 20대 후배들이 성호씨를 대하는 눈길과 태도가 거리감이 있어 서운하다는 얘기였지요. 또 하나, 같은 팀 20대 여자 후배가 잘 웃고 싹싹하게 대해서 살짝 내게 호감이 있나 생각한 적 있다고도 했지요. 지금은 결혼반지를 챙겨 끼고 다닌다면서.
성호씨가 바로 ‘영포티’라 불리는 세대입니다. 젊게 사는 중년을 지칭하는 용어였는데, 최근 2030세대에게는 겉으론 젊고 트렌디하려고 하지만 자기과시적이고 허세만 있는 중년, 나이 듦을 인정하지 않는 세대로 냉소적으로 소비되더군요.
왜 이리 영포티를 미워하는 걸까요? 약간의 부러움이 섞여 있어요. 영포티는 부동산 폭등기가 오기 전에 운좋게 아파트 구매에 성공한 사람이 많아요. 서울 ‘마용성’ 지역의 신규 매수자에 영포티가 많더라고요. 반면 2030세대는 집값이 뛰어버린 탓에 꿈도 꾸지 못하게 됐어요. 소득이 한창 최고조에 오르고, 와인·음악 같은 취향을 즐기면서 주거도 안정된 영포티를 보면 부러움이 없다고 할 수 없겠죠?
나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몇년 차이로 저 멀리 서 있는 걸 보니 얄밉지 않을까요. 갈등과 긴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억울해하기보다, 미안함과 인정의 태도가 필요할 듯합니다. 가까운 사이라 내 현재를 말했을 뿐이라 해도 자랑이나 잘난 척으로만 들리기 쉽습니다. 같은 편이라 여기고 불평을 하는 것도 배부른 소리로 비칠 뿐입니다.
그들과 어떡하면 친해질 수 있냐 물었죠. 이젠 포기해야 해요. 중년으로 이어지는 전환기가 왔으니, 이젠 제 쪽으로 넘어오세요. 중년은 ‘인생의 정오’라 하는데, 성취한 것이 많다면 오후를 맞는 마음이 가뿐할 겁니다.
‘친하게 가까이’ 말고 거리를 유지하세요. 2030은 사회적 미소로 웃으며 응대하는 것이지 개인적 호감이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지 마세요. 내 직급이 높으니 고개를 끄덕이고 눈꼬리를 올려줄 뿐이에요. 잘못 해석해서 착각 서사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친근하고 격의 없이 대하지만 권위가 살지 않아 휘둘리는 선배가 되기보다 적당히 무섭기도 하고, 분명한 선을 지키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확실히 구분해주는 사람이 됩시다. 권위적인 것과 권위가 있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무섭지만 배울 게 많은 사람”이란 인상이 되는 쪽을 선택합시다.
후배 앞에서 살짝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세요.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만큼 꼴불견이 없습니다. 저기압일 때 짜증낸 건 쉽게 잊지만, 후배들은 그걸 더 오래 기억해요.
저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민망했고, 거리감의 시선을 느꼈답니다. 젊게 보이려 애를 썼지만 나를 보는 시선은 이미 저 멀리 가 있다는 걸 한참 뒤, 50대 후반에야 인정했어요. 영피프티는 불가능. 피프티는 피프티예요. 그래서 영포티 성호씨에게 이 글을 드리는 겁니다.
중년이 되면 좋은 것도 많아요. 뒷자리로 물러나고, 후배에게 공을 돌리며, 기세보다 요령으로 일하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모임에서 “이제 그만 일어납시다”라고 말할 권한이 생겼답니다. 얼마나 좋다고요. 나이 듦이 좋은 점도 많다는 걸 실감하는 스틸 피프티 드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연구팀은 폐 섬유증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의 체외에서 배양한 폐조직을 분석하는 한편 동물실험도 함께 진행해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폐 섬유증은 폐 세포가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변하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떨어져 저산소증이 발생하며 심각한 호흡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그동안 섬유화를 막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를 통해 간·콩팥에서 섬유화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TIF1γ 유전자가 실제 폐 섬유증 환자의 폐조직에서 건강한 사람보다 현저히 낮게 발현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TIF1γ 유전자를 활용한 치료제를 폐 섬유증 실험동물에 투여해 세포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 유전자가 폐 섬유증을 악화시키는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를 복합적으로 조절해 섬유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 독소물질이 들어가면 이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염증성 신호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따라 폐상피세포가 섬유화되는 과정을 억제한 것이다. TIF1γ 치료군의 폐에서는 이 일련의 과정이 차단되면서 섬유화 진행을 막고 폐 기능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체외 배양한 인간 폐조직 실험에서도 TIF1γ 유전자치료제의 효과는 동일했다. 이 결과는 단일 유전자 치료만으로 폐 섬유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섬유화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 또한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효수 교수는 “현재 임상 적용이 가능한 고품질 TIF1γ 유전자 치료제를 완성하기 위해 GMP 공정 개발 단계를 수행 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안전성 평가 및 임상시험에 들어갈 방안을 모색해 폐 섬유증 외에 간경변증·콩팥섬유증 등 다양한 장기 조직의 섬유증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15일 KT는“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정보보호 7000억원 투자’를 선언한 지 약 열흘 만이었다. 당시 KT는 “보안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기업 신뢰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발생하면서 약속은 무색해졌다. 의혹을 부인하다 뒤늦게 말을 바꾸는 대응은 신뢰를 더욱 갉아먹었다.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이버 침해사고 때마다 기업들은 ‘축소·부인 뒤 정정’으로 이어지는 늑장 대응을 반복하면서 보안 체계 전반의 부실을 드러냈다. 잇따른 사고는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에도 의문을 던졌다. 땜질식 처방을 넘어 근본적인 보안 거버넌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와 보안당국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1일 경찰에서 무단 소액결제 피해 신고를 전달받았지만 나흘이 지난 5일에서야 비정상 소액결제를 차단했다. 이번 사태를 단순 스미싱(문자를 통한 사기)으로 오판한 결과였다. “개인정보 유출은 없다”던 입장도 뒤집혔다. 앞서 늑장 신고, 고객 공지 등 초동 대응 부실로 비판을 받은 SK텔레콤의 전철을 밟은 것이다.
사태를 과소평가한 대응은 롯데카드에서도 되풀이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8일 297만명의 고객 정보 약 200GB(기가바이트)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금융당국에 보고한 유출 규모는 실제의 100분의 1 수준인 1.7GB였다. 초반에는 홈페이지에 “정보 유출은 없다”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부실 대응의 배경으로는 법적·평판 리스크에 대한 공포, 외주 의존 등으로 인한 내부 파악 지연이 꼽힌다.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쉬쉬하다가는 결국 더 큰 타격을 입고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일한 인식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정보보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침해사고를 경험한 기업 가운데 별다른 사후 대응을 하지 않은 비율이 67.7%에 달했다. 대응에 나선 기업도 보안 솔루션 구축·고도화(11.7%), 위탁관리 업체에 피해 보상 요구(11.3%), 내부 정책 수립·수정(9.3%) 수준에 머물렀다. 침해사고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비율은 80.4%나 됐다. 자체 정보보호 정책을 수립한 기업은 51.6%, 정보보호 조직을 둔 곳은 32.6%에 불과했다.
‘IT 강국’은 초고속 인터넷과 모바일 전환이 빨랐다는 의미일 뿐 보안은 뒷전이었다. ‘빨리빨리’로 압축되는 속도 우선 문화 속에서 보안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곽 교수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건 공격을 통해 침투할 수 있는 속도도 빨라진다는 얘기”라며 “잇따른 보안사고들은 IT 강국의 어두운 이면”이라고 짚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을 지낸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도 “빠른 출시, 외주 의존, 체크리스트 위주로 흘러 ‘보안 내재화’(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종합적으로 고려) 원칙이 뒤로 밀렸다”며 “이번 사태는 신뢰의 위기이자 체질 개선의 마지막 경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속도 경쟁에서 ‘안전이 경쟁력’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안전하게 만든 제품이 결국 더 빨리 나간다, 잘 팔린다는 생각으로 전환할 때”라고 했다.
현재 민간 분야 침해사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KISA, 금융권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보안원, 공공·안보는 국가정보원이 대응하는 식으로 권한이 분산돼 있다. 이런 분산 구조로는 날로 정교해지는 사이버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침해사고 때마다 범정부 사이버 보안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번번이 흐지부지됐다. 정부가 ‘인공지능(AI) 3강’ 도약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사이버 보안 체계 구축의 시급성은 한층 커졌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사이버 공격 대응은 결국 속도의 싸움인데, 컨트롤타워가 분산돼 있으면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며 “부처들이 합동으로 움직이는 강력한 지휘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관계부처와 함께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초 9월 말 발표 예정이었지만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로 미뤄졌다.
기업·기관이 정부가 정한 항목을 지켰는지만 따지는 방식의 관리·감독 체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태성 충북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기업 스스로 무엇이 중요한지 정의하고 이를 프로세스에 내재화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며 “보안 정책 거버넌스의 목표는 항목 준수가 아니라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씨, 얼마 전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못다 한 말을 글로 전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서먹해하고 긴장을 한 듯했지만 맥주 한 잔 마신 다음부터는 술술 말문을 풀더군요.
“열심히 일해서 몇년 전 운좋게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데 성공했습니다. 순조롭게 승진을 했고, 연봉도 만족스럽습니다.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콘서트에 가고, 패션이나 음식 기호도 확고해서 섬세한 취향이라는 평을 들어요. 교육비가 많이 들기 시작했지만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것도 거르지 않습니다. 하프 마라톤을 뛸 정도로 운동도 제대로 합니다.”
이렇게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사는 40대 초반이라고 자신하는데, 20대 후배들이 성호씨를 대하는 눈길과 태도가 거리감이 있어 서운하다는 얘기였지요. 또 하나, 같은 팀 20대 여자 후배가 잘 웃고 싹싹하게 대해서 살짝 내게 호감이 있나 생각한 적 있다고도 했지요. 지금은 결혼반지를 챙겨 끼고 다닌다면서.
성호씨가 바로 ‘영포티’라 불리는 세대입니다. 젊게 사는 중년을 지칭하는 용어였는데, 최근 2030세대에게는 겉으론 젊고 트렌디하려고 하지만 자기과시적이고 허세만 있는 중년, 나이 듦을 인정하지 않는 세대로 냉소적으로 소비되더군요.
왜 이리 영포티를 미워하는 걸까요? 약간의 부러움이 섞여 있어요. 영포티는 부동산 폭등기가 오기 전에 운좋게 아파트 구매에 성공한 사람이 많아요. 서울 ‘마용성’ 지역의 신규 매수자에 영포티가 많더라고요. 반면 2030세대는 집값이 뛰어버린 탓에 꿈도 꾸지 못하게 됐어요. 소득이 한창 최고조에 오르고, 와인·음악 같은 취향을 즐기면서 주거도 안정된 영포티를 보면 부러움이 없다고 할 수 없겠죠?
나도 저렇게 살고 싶은데 몇년 차이로 저 멀리 서 있는 걸 보니 얄밉지 않을까요. 갈등과 긴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억울해하기보다, 미안함과 인정의 태도가 필요할 듯합니다. 가까운 사이라 내 현재를 말했을 뿐이라 해도 자랑이나 잘난 척으로만 들리기 쉽습니다. 같은 편이라 여기고 불평을 하는 것도 배부른 소리로 비칠 뿐입니다.
그들과 어떡하면 친해질 수 있냐 물었죠. 이젠 포기해야 해요. 중년으로 이어지는 전환기가 왔으니, 이젠 제 쪽으로 넘어오세요. 중년은 ‘인생의 정오’라 하는데, 성취한 것이 많다면 오후를 맞는 마음이 가뿐할 겁니다.
‘친하게 가까이’ 말고 거리를 유지하세요. 2030은 사회적 미소로 웃으며 응대하는 것이지 개인적 호감이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나를 좋아해주기를 바라지 마세요. 내 직급이 높으니 고개를 끄덕이고 눈꼬리를 올려줄 뿐이에요. 잘못 해석해서 착각 서사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친근하고 격의 없이 대하지만 권위가 살지 않아 휘둘리는 선배가 되기보다 적당히 무섭기도 하고, 분명한 선을 지키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확실히 구분해주는 사람이 됩시다. 권위적인 것과 권위가 있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무섭지만 배울 게 많은 사람”이란 인상이 되는 쪽을 선택합시다.
후배 앞에서 살짝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세요.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만큼 꼴불견이 없습니다. 저기압일 때 짜증낸 건 쉽게 잊지만, 후배들은 그걸 더 오래 기억해요.
저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민망했고, 거리감의 시선을 느꼈답니다. 젊게 보이려 애를 썼지만 나를 보는 시선은 이미 저 멀리 가 있다는 걸 한참 뒤, 50대 후반에야 인정했어요. 영피프티는 불가능. 피프티는 피프티예요. 그래서 영포티 성호씨에게 이 글을 드리는 겁니다.
중년이 되면 좋은 것도 많아요. 뒷자리로 물러나고, 후배에게 공을 돌리며, 기세보다 요령으로 일하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모임에서 “이제 그만 일어납시다”라고 말할 권한이 생겼답니다. 얼마나 좋다고요. 나이 듦이 좋은 점도 많다는 걸 실감하는 스틸 피프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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