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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60세 넘어서도 일할 수 있게’ 이견 없지만···문제는 ‘어떻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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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5-11-2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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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주간경향]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월 17일 정년 연장 입법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속도전으로 임하고 있지 않다”며 연내 입법이라는 기존 목표가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사 입장 차가 크다. 고령층이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전제에는 양측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 방식이 다르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퇴직 후 재고용 등 고용을 연장하자고 주장한다. 정년이 연장될 경우 인건비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도 난제다. 노동계는 ‘속도전’을, 경영계는 ‘장기전’을 모색하며 노사가 엇박자를 내는 점도 논의를 공전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정년 연장은 기존 노동자와 기업만을 변수로 삼는 이차방정식이 아니다. 청년 고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임금체계 등 함께 고려할 변수가 많다. 정년 연장의 쟁점을 짚어보고, 노사 간 절충이 가능한 지점을 살펴봤다.
60세 이상이 더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크지 않다. 문제는 고용을 ‘어떻게’ 연장하느냐다. 노동계는 법적으로 65세 정년을 보장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정년을 법으로 정하기보다 기업 사정에 따라 퇴직 후 재고용 등을 자율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 정년 연장이라기보다는 고용 연장에 가깝다. 또 다른 쟁점으로는 ‘속도’가 꼽힌다. 노동계는 은퇴 시기와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불일치하는 ‘소득 절벽’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연금개혁에 따라 연금수급 나이는 점진적으로 상향되고 있는데, 2033년이 되면 65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60세 정년 퇴직자는 최대 5년을 소득 없이 생활해야 한다. 경영계는 임금체계, 청년 고용 등 고려할 변수가 많은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지만 인력난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동계 주장대로 법정 정년을 상향하면 고용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가 되는 건 인건비 부담이다.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택한 기업들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1000인 이상 대기업의 63%가 호봉제를 택하는 등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임금체계의 연공성이 강하다. 경총 관계자는 “정년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면 임금 연공성, 고용 경직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임금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노동계도 동의한다. 다만 그 방식은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 경영계는 노사 자율에 맡기면 협상력을 갖춘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는 임금이 소폭 조정되는 데 그칠 것을 우려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임금 조정 문제는 노사가 결정하게 할 수밖에 없다. 개별 사업장 근로조건을 법으로 어떻게 강제할 수 있겠느냐. 현대·기아차도 정년 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면서도 임금을 조정했다. 노조가 아무리 교섭력이 있어도 상황을 살펴서 합의한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촉탁직의 경우 신입사원 수준의 임금을 받는데, 정년 직전 받던 임금의 약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가 걸어온 길을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2013년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이 통과되면서 국회는 보완책으로 일정 나이에 도달하면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를 제도화했다. 이후 적잖은 노동자들이 임금피크제가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대법원은 정년을 종전처럼 유지하면서 임금만 깎는 임금피크제는 연령 차별이라며 임금피크제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기업이 정년을 연장하면서 도입한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드물지만, 무효 판결이 나오고 있다. 근무시간이나 업무는 줄이지 않았으면서 과도하게 임금을 삭감한 경우 무효 판결을 받았다.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는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받지 못한 기업도 무효 판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경영계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가 적법하려면 노동자 과반 또는 노조 대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회의 방식으로 취업규칙 변경 내용에 대한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 이 요건을 예외적으로 완화해달라는 것이다. 문제는 노조가 없는 곳에서는 회사의 입맛대로 큰 폭의 임금 삭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3% 수준이다. 노조가 있는 괜찮은 일자리와 그렇지 못한 일자리의 임금 격차가 더 심화할 우려가 있다. 정년연장특위에 참여하는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기업이 마음대로 임금 수준을 결정해도 된다는 걸 승인해주는 것이라 반대한다”고 했다.
연구자들은 법에 근로시간, 직무 등에 따라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법원이 상응하는 조치 없이 임금만 삭감된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본 만큼 어떤 이유로 임금을 삭감할 수 있는지 기준을 정해두자는 것이다. 노동계 추천 전문가로 정년연장특위에 참석하는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임금피크제의 선례를 보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임금 조정은 효력이 없다. 임금을 직무나 역할, 노동시간에 따라 조정한다는 조항을 담아야 한다. 이런 조항은 노동계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도 “연공형 임금체계 유지는 적절치 않다. 임금을 조정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정년이 연장된 노동자들에게 주 4일제를 도입하는 식으로 임금을 조정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경영계는 기업이 계속 고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보다 먼저 퇴직자 고용 문제를 다룬 일본 모델에 가깝다. 일본은 65세까지는 노동자를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그 방식은 개별 기업에 선택권을 준다. 기업은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거나, 정년을 아예 폐지하거나 노동자를 퇴직시킨 후 재고용할 수 있다. 기업 여건에 따라 계속 고용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유연성이 높고 인건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반론이 적지 않다. 일본은 파업 등 쟁의행위가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협조적 노사관계로, 노사 대립이 잦은 한국과 차이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고용을 연장할지를 둘러싸고 노사 간 분쟁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의 간극이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흥준 교수는 “노조가 교섭력이 있고, 지급 능력도 있는 회사라면 정년 연장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은 회사가 선호하는 대로 퇴직 후 재고용이 이뤄질 수 있다. 부익부 빈익빈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노동계가 주장하는 정년 연장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강화할 여지가 있다. 현재도 소수의 괜찮은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만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정년 퇴직자는 17.3%에 불과하다(2025년 고령층 부가조사). 기업 규모가 작은 곳들은 아예 정년제를 운용하고 있지 않다. 30인 이상 기업의 80.76%가 정년제를 운용하는 데 반해 30인 미만 기업은 19.5%만이 정년제를 운용한다. 법정 정년을 65세로 상향해도 소수의 고용안정만 확보될 수 있다.
정혜윤 국회 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년 연장에 관해서만 얘기해선 안 되고, 비공식 부문의 보완책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년 연장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된 일자리에 있는 노동자가 너무 적은 게 문제지, 이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건 아니다. 정년을 연장함으로써 비공식 부문 노동자들에게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1차 노동시장에서 60세에 퇴직하면 일부는 2차 노동시장에 진입한다. 기존에 2차 노동시장에 있던 분들은 더 낮은 일자리로 연쇄 이동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노사가 각각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년연장특위도 그간 사회적 대화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의 사회적 대화는 노사 대립으로 시간을 보내다 종국에는 정부 주도로 정책이 결정되는 상황을 반복했다. 법정 정년 연장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가 된 상황에서 노사의 속내는 다를 수밖에 없다. 경영계는 논의가 최대한 더디게 진전되기를 바란다. 노동계에서는 민주당이 책임감을 갖고 최종안을 만들어 어떤 식으로든 빠르게 결론을 짓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타협의 여지는 적고, 논의는 겉돌 수밖에 없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사의 입장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보기보다는 어떤 가치를 우선에 두고 개혁을 할 것인지를 정하고, 조정을 통해 답을 찾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지금 당장 인건비 부담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길을 택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면 정규직을 보장한다는 전제에서 다른 부분을 조정하는 접근을 할 수 있다. 사측이 경직된 고용 형태에 비용만 부담하게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노동계도 양보하고 정부도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 민주당 정년연장특위도 리더십을 발휘해 논의를 이끌어야 한다. 현재는 어떤 원칙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사회적 대화가 어느 한쪽의 안을 선택하는 문제가 되면 논의를 교착 상태로 몰고 갈 수 있고, 정책적 유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의 노사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아니기에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가 더욱 절실하다.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에 유탄이 될 수 있다.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는 엇갈리지만, 청년 고용이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연구자는 거의 없다. 정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일자리의 상당수가 청년이 구직을 희망하는 일자리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들의 노동조합으로서 정년연장특위에도 참여하는 청년유니온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법정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지를 묻자 답변을 유보했다. 그는 “청년 세대에게 정년 연장은 부모 세대의 노후부담을 덜 수 있는 효과도 있지만, 1차 노동시장의 진입장벽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연내 입법보다는 시간을 두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실패한 임금피크제 도입처럼 정부 주도로 할 게 아니라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양자택일의 문제로 비쳐) 연공 중심 임금체계를 비판하면 경영계와 입장이 같은 것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그런데 산업의 변화로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직무급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아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중형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세계 올해의 밴(IVOTY)은 유럽 각국의 경상용차 전문 기자단으로 구성된 비영리 기관이 주관·선정하며 경상용차 업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PV5의 수상은 한국 브랜드 최초이자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로도 처음이다. PV5는 포드 E-트랜짓 쿠리어, 포드 E-트랜짓, 폭스바겐 크래프터, 파라이즌 SV 등 최종 후보에 오른 경쟁 모델을 제치고 심사위원단 26명의 전원 일치로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됐다.
잘라스 스위니 IVOTY 위원장은 “PV5는 우수한 성능, 효율적인 전기 플랫폼, 사용자 중심의 설계로 심사위원단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면서 “전원 일치 선정은 PV5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실용적인 혁신을 구현하는 새로운 기준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기아는 2023년 EV6 GT(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 2024년 EV9(세계 올해의 자동차·세계 올해의 전기차), 2025년 EV3(세계 올해의 자동차) 등으로 매해 글로벌 순수 전기차(EV) 관련 시상식을 석권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번 수상은 봉고로부터 이어온 실용성과 공간 활용성, 기능성 등을 중시하는 카니발의 DNA가 미래 지향적으로 PV5에 반영된 결과”라며 “독보적인 완성도와 전동화 기술 혁신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똑똑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새벽배송은 쿠팡의 심야 물류 배달 서비스로, 자정 이전에 물건을 주문하면 오전 7시까지 집 앞에 물건이 배송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는 지난달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0시~오전 5시 배송 제한’을 의제로 올렸다. 새벽배송 기사들의 과로사가 계속되고 있으니 최소한의 노동자 수면, 건강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새벽배송 금지’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저마다 반론을 펼쳤다. 새벽배송이 없어지면 소비자의 선택권과 청년들의 일자리가 흔들리고, 기업의 혁신 성장이 저해된다는 것이었다. 뜨거운 반발에 노조도 “새벽배송을 완전히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차 설명에 나설 정도였다.
지난 17일 서울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난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노동자의 건강과 일자리가 대립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정작 가장 큰 이익을 얻고 있는 쿠팡은 빠져있다”라며 “이는 의도된 침묵”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및 가족 건강·실태조사, 면세점 노동자들의 건강위험 요인 등을 연구하고 문제를 제기해온 사회역학자다.
김 교수는 “우리는 쿠팡이 말하도록 해야 하지만 쿠팡 하나만을 규제해서 끝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배송 논쟁’은 혁신의 이름으로 점점 야간으로 들어오는 노동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그로부터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 택배 노조가 ‘새벽 0시부터 5시까지 심야 배송을 제한하자’고 한 것은 심야 노동의 위험성을 말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서비스 이용자와 현장 노동자들 중 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새벽 배송 축소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많은 사람이 배송 서비스 축소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 10년간 30배 정도 성장해 규모가 12조원 가까이 된다(2015년 4000억원→2024년 11조8000억원). 표면적으로는 기업과 노동자들, 소비자들까지 모두 다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영역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거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다. 노동자들은 소득 측면에서 도움을 받고, 소비자들은 밤에 주문하면 아침에 오는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그 편리함의 비용을 자신의 몸으로 치르고 있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제외하면, 동화 같은 이야기다. 이 상황에서 새벽배송 축소 논의는 모두에게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 심야 노동의 위험성을 말하자, 왜 ‘쿠팡만’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았다. 치안·의료와 같은 필수노동을 제외하더라도 제조업 분야의 2·3교대 야간노동은 이미 존재한다.
“쿠팡을 포함한 모든 야간노동이 자연스러운 노동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호모 사피엔스 인류의 역사를 약 30만 년 정도로 잡는데, 야간 노동을 한 기간은 그중 15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수십만 년 동안 인류는 밤에 잠을 자며 회복을 하고 낮에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높은 확률로 살아남도록 진화해왔다. 그러나 1880년대 후반 전기 조명이 발명되고 나서 20세기 들어서야 종사자들의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의 99.9%의 시간 동안 인간은 밤에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간노동과 몸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추락이나 화학물질 노출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보건 유해인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20세기 내내 사람들은 야간 노동이 발암 물질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연구들이 쌓여 건강 위협에 대한 근거가 처음 국제적으로 공표된 것은 21세기인 2007년이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에 야간노동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했다)
그런데 이런 건강위험요인은 수면 장애와 달리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감각적으로 느끼기 어렵다. 한 사회에서 흡연량이 정점에 오르면 35년 후에야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정점에 오른다. 암 발생 과정에서 노출인자가 질병을 일으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야간노동의 청구서는 수십년 뒤에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 모든 야간노동이 문제인데, 쿠팡 새벽배송을 따로 이야기해야 하는 노동의 특성이 있나.
“쿠팡의 새벽배송은 ‘인센티브 기반(pay-per-piece)’ 임금 구조라는 점이 위험성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일부 배송기사는 고정급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고정급이 아니라 건당 수수료에 따라 보수가 결정되는 ‘피스 레이트(piece-rate) 급여’ 형태로 일한다. 이 방식은 과로를 유발하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쿠팡은 지난 몇년 간 건당 단가를 낮추고, 배송 물량을 더 주겠다는 방식을 취해왔다. 더 빨리, 더 많이 일하도록 압박하는 구조다.”
- 기존에도 인센티브 기반 노동 형태는 흔하게 있었다.
“쿠팡은 머신러닝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일 배정을 시키는 플랫폼 노동이라는 특성이 더해진다. 그래서 극한까지 노동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저희 연구팀에서 분석한 심층 인터뷰 사례가 있다. 한 노동자가 겨우겨우 자신에게 할당된 양을 배송하고 나면, 알고리즘은 그 사람을 ‘이 정도 양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그러면 더 많은 일이 배정된다. 심지어 숙련된 노동자가 한 번 특정 지역에 가서 배송을 마치고 나면, 그 지역에 배정되는 물류량 자체가 늘어난다. 알고리즘은 오직 수학적 최적화를 우선시하는 경영을 하고, 그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플랫폼 노동은 주간에도 있는데, 야간이라 더 문제가 되는 것인가.
“야간 플랫폼 노동은 모두가 자는 시간에 혼자 일하는 이들이 그 고립감으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인지적인 역량 감소로 더 위험해지는 것이다.
밤에는 차가 없어서 운전하기 편하다고 생각다고만 생각하는데, 그 지역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두워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앱을 보고 움직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골목길마다 주차된 차나 문턱 같은 지형물을 보지 못하곤 한다.
노동을 마친 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주거 조건이 열악하거나, 야간에 일을 하고 주간에 ‘투잡’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야간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맥락을 지워버리고, 야간에 일하고 주간에 자면 된다고만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이야기다.”
- 야간 플랫폼 노동의 건강위험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많이 이야기되지 않은 것 같다.
“새벽 배송을 하는 사람들이 지난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그에 비해 이들에 대한 연구는 극히 부족한 상태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새벽배송이 가장 먼저 시작된 나라 중 하나인지라 참고할 수 있는 외국의 선행 연구도 매우 드물다. 건강 위험요인 자체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지만, 새벽배송 노동자들이 낮에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우리 사회가 이 변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기 전에 변화가 너무 빠르게 온 것이다.”
- 새벽배송은 기존에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다. 고정된 작업장과 사용자 특성을 위주로 만들어진 기존의 노동 관련 법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커 보인다.
“2016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리프트(Lyft·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플랫폼) 드라이버들이 ‘우리는 독립계약자가 아니다. 직원이다’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다. 회사는 드라이버 지위를 ‘직원’으로 바꾸지는 않았지만, 법정에서 합의금(1225만달러)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났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20세기의 전통적인 노동법으로 21세기 노동을 설명하거나 규제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내용이 있다. 판결문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며 “네모난 막대를 두 개의 동그란 구멍에 억지로 넣으라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들었다. 한국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놓여있는 환경이다.”
- 기존 노동법에 한계가 있다면, 무엇을 근거로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가.
“기존 규제에 끼워 맞추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 우리가 이것을 ‘미지의 영역’으로 내버려 둘 만큼 모른다는 의미는 아니다. 야간 플랫폼 배달 노동자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해도, 야간 노동과 플랫폼 노동과 배달노동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쌓여있다.
무엇보다 일단 다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산재보상법은 1884년 프로이센에서 제정될 때부터 ‘무과실 책임주의’를 원칙으로 했다.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지 않고,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면 보상한다’는 것이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치료와 보상을 받지 못해 빈민이 되는 상황을 막고, 사업주들이 납부하는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작업 환경 안전에 투자하게 만들려 했던 역사적 기획이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과 보상을 위한 산재보험 모두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자원과 힘을 가진 사업주가 일차적으로 책임지도록 설계되었다. 실은 그것이 한 사회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지 않고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야간 플랫폼 노동은 그 발전 방향과 배치된다. 위험을 개인에게 넘긴다.”
- 지금은 새벽배송 제한이 마치 소비자의 권리 침해와 같은 구도로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쿠팡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지만, 저는 이 문제가 특정 기업을 규제하는 문제를 넘어선다는 점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하면 좋겠다. 앞으로 일자리와 관련된 많은 혁신은 쿠팡의 새벽배송이나 런드리고(플랫폼 노동 기반의 옷 세탁 서비스)처럼 플랫폼의 형태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노동형태를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이니 존중한다’가 아니라, 혁신의 이름으로 더 많은 노동자를 야간에 일하도록 밀어넣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꾸준히 진행되면, 이 사회가 지속가능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노동자 보호를 위해서는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기업도 움직인다. 노동자들끼리 이토록 싸우고 소비자들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서비스를 쓰고 있는데, 기업주들은 침묵하고 있지 않나. 그들에게 2025년 대한민국은 그래도 되는 무대이고, 그 침묵은 의도된 것이다.”
- 캘리포니아의 사례에서 보듯 해외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플랫폼 노동자들을 보호할 방안에 대한 제도들이 나온 것 같다. 한국에서도 참고해서 논의할 만한 것들이 있을까.
“유럽연합(EU)이 2024년에 만든 ‘플랫폼 노동자 지침(Directive 2024/2831)을 보면, 플랫폼 회사들이 노동자를 평가하고 업무를 분배하거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알고리즘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플랫폼 기업이 사용하는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이 노동자의 임금과 작업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은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과 기준을 노동자와 노조에 설명해야 하고 불리한 자동 결정은 사람의 개입으로 재검토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뉴욕시는 2024년 4월부터 앱(플랫폼) 기반으로 음식배달을 하는 배달노동자들에게 최소 시급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었는데, 대기시간까지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도록 했다.
어찌보면 급진적으로 보이는 이런 조치들을 국가기관이 적극적으로 취하는 이유는 그게 아니면 노동자들에게 그 안전의 비용을 치르게 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굳어져 새로운 상식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는 우리는 함께 살아남을 수 없다. 아직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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