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링크 전직 인권위원장들 “안창호 사퇴하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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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인권위원장이었던 송두환 전 위원장과 최영애·안경환 전 위원장 및 전직 인권위원, 사무총장 등 36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마지막 피난처였던 인권위가 국가기관으로서의 기본 역할마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권위법의 전면 개정을 통한 전면적 개혁 작업과 함께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안 위원장 및 인권위원들의 즉각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위가 계엄 선포로 인해 훼손된 국민의 인권은 외면한 채 불법 행위에 가담한 이들을 옹호하는 반인권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기본적인 국가기관으로서의 역할마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안 위원장을 임명한 이후 인권위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 위원장은 김용원 상임위원 등과 함께 소수자를 차별하고 권력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군인권위원인 김 위원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문제를 제기한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 등을 기각했고,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당한 고 변희수 하사를 기리는 재단 설립 허가를 지연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안 위원장은 김 위원 주도로 제출된 이른바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도 상정하고 의결했다.
‘인권위 정상화를 바라는 퇴직공무원’ 11명도 성명을 내고 “김 위원은 진정인과 피해자 중심의 인권위 소위원회 의결 절차를 훼손시키면서 인권위 사무처를 무시하고 직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며 “안 위원장도 성소수자 차별 시정 안건 상정을 막는 등 인권위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송 전 위원장은 “이러한 사태에 인권위 직원들은 매일같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과장급 중견 직원부터 20대 젊은 직원들까지 마침내 실명으로 인권위 게시판에 안 위원장 사퇴 요구 글을 쓰며 절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안 전 위원장은 “‘정치도구’로 전락한 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법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여러 건의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에는 위원장·상임위원에 대한 탄핵소추 규정 신설, 독립적 위원 후보추천위 신설, 위원장 임명 국회 동의 절차 도입 등이 담겼다.
[주간경향] 중국인 남성 A(28)와 한국인 여성 B(28)는 지난 11월 중국 후난성에 있는 A의 친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A의 친조부는 두 사람을 축복하는 글(훈리엔·婚联)을 지어 집안 곳곳에 붙였다. 귀빈석 벽면에는 빨간 종이에 금색 글씨로 ‘국경을 넘어 맺은 인연이 두 나라의 우정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란다’는 문구가 걸렸다.
A는 “한국에서 경주 황남빵을 사 와 할아버지께 드리고 싶었는데, 업체 주문이 밀려 구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황남빵은 지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뒤 “맛있게 먹었다”고 전한 사실이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A는 후난성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홀로 한국으로 건너와 10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인 동료들과 정보통신(IT)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2년 전 B를 만났다. 결혼 후에도 한국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결혼식에서는 로제의 ‘아파트’ 등 K팝이 흘러나왔고, 양가의 어린아이들은 마당에서 함께 뛰어놀았다. 한국에서 온 친지들은 중국 사돈의 환대에 감사해했다. B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챙겨주고 신경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혐중 시위에 한국인인 척 하기
이런 모습을 보며 두 사람은 “복잡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 후난성에서 목격한 ‘두 나라의 우정’은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열어보면 찾아보기 힘들다. B의 회사 동료들은 “중국인 많은 대림동에는 칼 맞을까봐 무서워 가지 못 하겠다”, “이재명은 조선족들에게 왜 소비쿠폰을 지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거나 결혼 이민자,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영주권자 등 일부 이주민만 소비쿠폰 대상이었다. A의 회사가 있는 명동 일대에서는 극우단체가 ‘혐중 시위’를 벌였다.
“밥 먹으러 나갔다가 혐중 시위를 봤죠. 한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한국의 반중 정서나, 중국에 비판적인 한국인들의 정서에 대해 잘 알고 있고요. 혐중은 보편적인 정서라기보다 일부 극우의 감정이라는 것도 아니까 크게 동요하지 않아요. 다만 혹시라도 양국관계가 악화하고 이런 감정이 더 커지면, 이게 우리 가족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테니까 그게 걱정돼요.”
주간경향이 인터뷰한 국내의 중국인들은 혐중 시위에 ‘무시’와 ‘한국인인 척 하기’로 대응한다고 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 출신인 조선족 대학생 C(20)는 홍대에 놀러 갔다가 혐중 시위를 봤다고 했다. “작년 말·올해 초(계엄·탄핵 시위 때)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모이는 게 신기했어요. 중국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못 하니까요. 그런데 중국과 중국인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보니까 시위 문화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있던 한족 친구는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홍대에서 중국어 안 쓰고 한국인처럼 행동했죠.”
경기 부천에 사는 조선족 출신 귀화 한국인 D(59)는 “집 근처 부천대 거리에서 극우청년단체의 ‘친(親)윤석열, 반(反)이재명’ 시위를 봤다”고 했다. “극우단체 시위는 서울 광화문이나 명동 같은 서울의 큰 거리에서만 하던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 시위대가 우리 집 근처까지 와서 소리 지르며 다니더라고요. 경찰들은 뭐 하는지. 왜 저런 시위를 승인해줬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다음에는 저 사람들이 우리 집 대문까지 두드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났어요.”
그 시위를 본 후 D는 집 밖에서는 중국어를 쓰지 않는다. 제주도 가족여행도 취소했다. “요즘 무비자 중국인 관광객 싫어하는 한국인들 많은데, 괜히 제주도 놀러 갔다가 우리까지 해코지당하면 어떡해요. 아들한테는 ‘잠잠해지면 그때 가자’고 했어요.”
중국인 동네, 한국인 동네
D의 고향은 지린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의 룽징이다. 그는 지린성 장춘에 있는 대학을 나왔는데, 1989년 톈안먼 사태가 터지자 장춘 시내 공원으로 나가 시위도 벌였다고 했다. 1997년에는 산둥성 칭다오의 한국 기업으로 가서 사무직으로 일했다. 중국에서는 ‘중국인’과 ‘조선족’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갖고 살았고, 한국으로 와 한국인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비로소 귀화까지 한 뒤에는 ‘한국인’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이 더해졌다.
“중국에선 한족들이 실권을 가지고 있으니 공무원 뽑을 때 대부분 한족을 뽑아요. 조선족들이 아무리 잘해도 어찝니까. 그 위치에서 배제되고 이런저런 서러움이 있죠. 그래도 사회주의 국가라서 ‘니가 잘 났네, 내가 잘 났네’ 그런 건 없었어요. 근데 한국은 같은 민족의 나라라고 왔는데, 환대는커녕, 조선족이라고 무시하고, 천대하고…. 제가 기가 좀 세거든요. 그런 일 당하면 절대 가만있지 않았어요. 확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니 내 누군지 아니?” D의 중학생 아들은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에 나오는 조선족 조직폭력배 장첸의 대사를 종종 따라한다. 그럴 때마다 D는 “속이 상한다”고 했다. “조선족 중에서도 장첸 같은 사람들이 있겠죠. 한국인이라고 그런 사람이 없겠어요? 그런데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조선족들을 봐요. 다 범죄자뿐이잖아요. 한국에서 선량하고 착실하게 살아가는 조선족도 많은데, 영화를 본 한국 사람들은 조선족은 무섭고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낙인을 찍는 거예요. 엄청 기분 나쁘죠. 조선족들이 저렇게 악랄하다고? 아이에게 모든 조선족이 장첸 같은 사람은 아니라고 신신당부를 해요.”
국내에서는 ‘조선족’ 하면 대림동을 떠올리지만, 조선족이 대림동에만 사는 건 아니다. 경기 부천·광명 등 서울 인근에 모여 사는 이들도 있다. D가 사는 부천대 인근의 빌라촌, 지하철 1호선 부천역·송내역 주변 빌라와 오피스텔에도 조선족이 많이 산다. 부천역 남쪽의 심곡본동에는 중국어 간판이 걸린 음식점, 부동산, 노래방, 휴대전화 판매장 등이 늘어서 있다.
D가 남편과 함께 2008년 부천에 왔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조선족이 많지는 않았다. 이후 대림동 지역의 재개발 등으로 밀려난 조선족들이 서울 외곽의 보다 저렴한 집을 찾아 부천역·송내역, 인천 부평역 등 1호선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외에도 공장이 많은 부천 도당동·춘의동 등에 조선족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와 살았다. 도당동과 춘의동에는 중국 외에도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많다.
D의 중학생 아들은 동네에 사는 이주배경가구의 아이와 ‘절친’이다. 베트남 엄마·한국인 아빠를 둔 아이다. 이 동네에도 전세 사는 젊은 한국인 부부들이 있지만, 이들은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기반 시설이 잘돼 있고, 학원이 많은 부천 중동·상동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한다. 학원 셔틀버스는 부천역, 부천대 인근, 도당동, 춘의동 등에는 잘 다니지 않는다. 같은 부천이지만 아파트 단지가 많은 동네의 초·중·고에는 이주민 학생이 거의 없다. 선주민(한국인) 학생들과 이주민 학생들은 고학년이 될수록 교류하지 않는다.
‘이중의 고통’ 겪는 조선족 청소년들
지난 11월 18일 부천 도당동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선 한국어를 모르는 이주민 청소년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준다. 대부분 모국에서 학교에 다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부모를 따라 뒤늦게 한국으로 온 ‘중도입국 청소년’이다. 이 지역아동센터에는 30여명의 이주민 청소년이 다니는데 절반인 14명이 조선족 아이들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마치면 이곳으로 와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
조선족 학생인 E(16)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할머니와 살다가 2023년 엄마가 있는 부천으로 왔다. 아빠는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 일한다. E는 “한국에 가게 됐을 때는 ‘나도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치마 교복을 입겠구나’ 하는 생각에 기대가 됐죠. 예쁘잖아요. 중국에서는 다 체육복만 입거든요.”
하지만 한국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부천의)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뭔 소리인지 모르니까 그냥 의자에 앉아만 있었어요. 조선족이라고 한국말을 다 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다닌 중국 학교에서는 중국어만 쓰거든요.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아요.”
몇몇 남학생은 한국말을 모르는 이방인 학생을 가만두지 않았다. “제가 한국어를 잘 몰라서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그 말투나 표정을 보니까 저를 놀리는 거예요. 다들 남자애들인데 많지는 않아요. 걔네들은 만만한 애들 보면 괴롭히는 애들이에요. 그래서 저도 가만있지 않고 중국어로 정말 안 좋은 욕을 막 해줬어요.”
매일 지역아동센터를 찾는 E는 이제 한국어에 능숙하다. 한국인 학생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란다.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는 중국에서 온 친구들이다. 이들은 모두 부천역 주변에 산다. “말도 잘 통하고, 장난도 칠 수 있고요. 관심사도 비슷해요. 한국 애들은 다 얌전하고, 아이돌 얘기, 콘서트 얘기 아니면 화장품 얘기뿐이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여자애들도 완전 남자처럼 놀아요. 걔네들이랑 놀면 아직도 중국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E가 다니는 지역아동센터의 교사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예민한 시기에 부모와 상당 기간 떨어져 살면서 힘들어하고, 또 한국어를 못하는 이주민으로서 학교생활을 힘들어한다. 마음을 열지 않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미래에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이들이에요. 잘 보듬고 같이 키워내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치를 수밖에 없어요.”
류형철 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관계 단절은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더 키울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이주민에게 도시 계획이란 것을 제공한 적이 없다. 이들을 도시의 요소로 포함한 적이 없다. 도시 계획의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거는 안정적이고 접근 가능하며, 교육은 언어 장벽을 넘어 공동의 미래를 꿈꾸게 해야 합니다. 의료는 기본권으로서의 건강이 보장돼야 하고, 교통은 통합과 연결의 구조를 가져야 하며, 주민 참여의 문턱은 국적과 비자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주민들의 서사가 도시의 기억에 포함되도록 해야 합니다. 도시 계획이 아니라 사람을 계획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한·중 커플인 A와 B는 자녀 계획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최근의 혐중 시위를 보며, 중국인 아버지를 둔 자녀가 한국에서 상처 입지 않고 살 수 있을지, 그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B가 말했다. “한국에서 아빠의 성씨를 따르면 학교에서도 중국인이라고 손가락질당하겠죠. 한국에서는 내 성씨와 한국식 이름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A와 B의 자녀는, 후난성의 결혼식장에서 뛰놀던 어린아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은 혐오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주간경향 ‘차이나 패러독스’ 기획기사]
<붉은 10월> <크림슨 타이드>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나온 <헌터킬러>와 <그레이하운드>까지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는 특징이 있다. 적막한 수면 아래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이른바 ‘은밀한 전쟁’을 보여준다.
잠수함은 소수 병력으로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전략적 유용성이 높고, 예측하기 어려운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전면전이 아닌 국지적 억제 상황에서도 강력한 수단이 되는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역량을 갖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잠수함은 지상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구 표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바닷속에서 장기간 자력으로 생존하며 작전을 수행한다. 한 재난 영화에서는 지각변동과 해일에 대비해 인류를 보존하기 위한 탈출 수단으로, 우주선이 아닌 초대형 잠수함을 현대판 ‘방주’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공학 기술자나 연구자 입장에서 보면 잠수함은 전자 장비, 추진 체계, 무기 시스템, 그리고 각종 센서까지 대부분을 전기로 구동하는 거대한 에너지 자급 시스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10월 진수된 ‘장보고III 배치(Batch)-II 사업’의 선도함 장영실함은 조선 시대 대표 과학자 이름에 걸맞게 한국 잠수함 설계·건조 기술이 새로운 수준에 올라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잠수함은 대형화나 무기 고도화를 넘어 오랫동안 부상하지 않고 작전할 수 있도록 디젤기관 기반 ‘공기불요추진(AIP)’ 체계에 기존 납축전지 대신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한 세계 두 번째 사례다.
리튬이온전지는 납축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지만, 해군 무기체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화재나 폭발 위험에 대한 고도의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장영실함은 이를 극복하고 실전 적용한 드문 사례이며, 그 결과 잠항 시간과 최대 속력으로 항해를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향상됐다. 이러한 기술 수준은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준비 중인 캐나다 총리가 장영실함 계류 현장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잠수함에 전기추진을 적용하는 것은 단지 추진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함정 전체의 작전 개념, 에너지 운영 전략, 정숙성 확보, 부품 배치의 유연성까지 바꾸는 일종의 전장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기연구원은 장영실함에 탑재된 전동기 및 전력변환장치의 성능 확보와 해군이 요구하는 신뢰성 규격을 만족하기 위한 시험·인증 체계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전기추진체계 기술은 군사 분야를 넘어 민간 영역으로의 확장성도 매우 크다. 무인 수중 드론(UUV), 연안 여객선, 전기 어업선 등 친환경·고효율 선박 시스템은 모두 정밀한 전력변환 기술과 전동기 구동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정확하게 제어되는 전기, 그리고 그 전기를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흐르게 만드는 연구자들의 노력은 곳곳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대한민국 기술 주권을 넓은 바다의 깊은 곳까지 확장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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