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구인 “한국, 12·3 불법계엄 이후 민주주의 회복에도…국제사회 ‘불완전성’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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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둔 지난달 27일 ‘12·3 이후, 쟁점으로 보는 2025 현재사’ 연속 시민강좌 마지막회의 주제는 ‘복합위기 속 한국 민주주의의 전망과 과제’였다. 강의를 진행한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극우 문제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로, 12·3 이후 우리 사회 주요 담론들을 주도해왔다. 이날 강의 중 자주 나온 “믿어지지 않지만” “상상할 수 없지만”이라는 말들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상징하는 듯했다.
글로벌 복합위기, 세계 민주주의 위협
“세계 금융위기, 경제적 불평등, 기후변화, 팬데믹, 전쟁, 테러리즘, 권위주의 확산과 같은 여러 글로벌 위기가 동시에 일어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음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고, 통제 가능성이 약화되며, 문제 해결의 선택지가 제한되는 상황.”
신 교수는 ‘글로벌 복합위기’를 이같이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글로벌 복합위기는 여러 난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또 터진 다음 문제들이 누적되며 해결을 어렵게 한다. 신 교수는 이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기존 정치세력들이 대응에 한계를 보일 때가 많은데, 그런 한계가 바로 ‘기득권 엘리트’를 비판하고 단순명쾌한 해결책을 약속하는 포퓰리즘, 사회적 약자들을 ‘공공의 적’으로 지목해 희생양으로 삼는 극단주의, 강력한 지도자가 나와 한 번에 문제를 다 해결해야 한다는 권위주의 등 비민주적인 정치세력이 부상하는 토양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2020년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함께 자유통일당이라는 극우정당을 창당한 전광훈이 보수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계까지 왔고, 미국도 건국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유형의 정치지도자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했다. 바로 극우 포퓰리즘 정치가 주류화되는 과정들이라는 설명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1900년 이후 민주주의 체제 나라의 비율이 급등하는 3차례의 민주화 물결이 있었는데, 2010년대 들어서는 글로벌 복합위기를 발판으로, 전 세계적으로 독재화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급속 퇴행과 12·3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은 이런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진행돼왔다. 가장 신뢰받는 민주주의 연구 데이터 중 하나인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의 V-Dem 민주주의 지수를 보면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이후 38년을 대략 전반부 20년, 후반부 20년이라고 할 때 전·후반부의 추이가 달라진다. 노태우·김영삼 보수정권을 거쳐 김대중·노무현 진보정권으로 이어지는 전반부는, 어느 쪽이 집권했건 간에 우리나라의 모든 면에서 민주주의가 신장되는 추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후반 20년으로 오면, 민주주의 평가 결과가 갑자기 곤두박질하다가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끝난다. 신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성격은 독재와 민주주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독재체제는 아니었지만, 민주주의의 여러 측면이 심각하게 부식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촛불집회 이후엔 정권교체가 되면서 2021년 민주주의 평가가 급등해 세계 16~17위로 올라갔다. 1987년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그러곤 2년 반 만에 비상계엄이 일어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극우라고 밝히며 당선된 것이 아니잖아요. ‘상식과 공정’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중도를 끌어들여 권력을 잡았는데, 권력을 잡고 나선 그 권력을 이용해 국가를 친 거죠. 불과 1년 반밖에 안 걸렸어요.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민주주의를 갖고 있었는지를 알려준 역사적인 경험을 한 겁니다.”
신 교수에 따르면 12·3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이후 국제적인 평가 보고서들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발전된 민주주의가 아니고 최소 수준의 선거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 범주로 강등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그 어느 나라에서도 군사작전을 벌여 국회를 점령한 나라는 없다. 신 교수는 “그 심각성을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 정치에서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존중하는 정당들이 서로 경쟁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12·3 계엄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경쟁’이라는 룰이 깨진 것이다.
“사실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된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민주주의가 발전된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독재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없는 나라라고 보았고, 그래서 다들 이렇게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로 이행한 나라의 비결은 뭘까, 어떤 요인들이 있었을까를 주제로 논문을 쓰는 학자들도 많았는데, 이처럼 발전된 민주주의에서 갑자기 독재 수준으로 몇 단계를 건너뛰어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친위쿠데타가 보여준 겁니다.” 12·3이 국제사회에 준 교훈이다.
‘극우’의 4단계 진화, 그리고 헌정위기
지난해 말 윤석열 탄핵 찬성과 반대가 80% 대 18%로 찬성이 압도적이었던 여론은 한 달 만에 60% 대 35%까지 좁혀지며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비율이 거의 그대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진짜 비민주세력이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극복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지난해 말의 기대는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계엄을 할 만도 했다’ ‘탄핵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다니…”라는 충격과 탄식으로 변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극우적 생각을 하는 이들은 계엄 때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민주화 이후 계속 진화해왔다. 신 교수는 극우세력의 진화를 4단계로 설명한다. 1단계는 초기 조직화 단계로, 1987년 민주화 이후 독재 시대의 질서 붕괴 위협을 느낀 단체들이 보수단체의 이름으로 극우 성향 단체들을 설립하는 시기다. 2단계는 본격적인 조직화와 이념적 과격화 단계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사회문화적 변화에 위기의식을 느낀 세력들이 보수단체들을 조직화하고 과격한 이념을 지닌 우파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다. 뉴라이트가 이 무렵인 2004년 생겼고, 신 교수도 이때부터 극우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3단계는 극우의 대중화와 대규모 집단행동 단계다.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정부를 겪으며 극우집회 경험을 축적한 대중이 형성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극우적 사고와 담론이 내면화되는 단계다. 마지막 4단계는 극우의 권력화 단계다. 윤석열 정부에서 극우 파워엘리트가 정치권력과 국가기관을 장악, 12·3 이후 극우 사회세력이 보수정치의 주류가 되고 보수정당이 전면적으로 극우화되는 단계다.
극우의 진화에서 ‘빨갱이’라는 명칭의 확산은 중요한 함의가 있다. “빨갱이는 죽어도 돼”라는 구호는 2016년 박근혜 탄핵 때 처음 등장한 이후 매주 극우집회에서 나오고 있다.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한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 플래카드에서는 국회, 민주노총, 전교조, 언론 등이 빨갱이로 규정되고 있다. 빨갱이라는 말이 무서운 이유는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 빨갱이는 공동체를 위험하게 만드는 적이고, 그 때문에 멸종되어야 한다는 인식만이 공유된다. ‘너 빨갱이잖아’ 한마디로 낙인찍는 과정을 거치면서 반공, 반북, 반중, 반페미, 반동성애, 반노조, 반좌파, 반진보, 반운동권, 반민주당 등 다양한 증오 대상을 가진 극우세력들이 생기고, 연결돼왔다. 반복되는 ‘빨갱이는 죽여도 돼’ 구호는 도덕적인 민감성은 완전히 사라져버린 제노사이드의 사회적 징후라고 볼 수 있다. 특정 인구집단의 구성원들을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최소한 죽여도 된다는 말에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집권 2년차인 2023년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이라며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용어를 공산주의의 징표로 만들었다. 당시는 이미 계엄이 준비되고 있던 시기였다.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구라도 빨갱이로 낙인찍어 수거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12·3 이후 민주주의 어떻게 지켜낼까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장갑차 맨몸 저지, 응원봉 시위, 남태령 대첩, 키세스 시위 등 여러 가지 연대의 행동과 참여 등을 통해 시민들은 비상계엄을 한 끗 차이로, 극적으로 막아냈습니다. 굉장히 야만적이고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만, 한국은 거대한 국가폭력이 민중을 누를 때 시민들이 맨손으로 그 폭력적인 국가권력을 정치권력에서 끌어내리는 데 계속 성공한 유일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신 교수는 이어 “해외 학자들은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시민들이 뭘 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국민은 아마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 평가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계엄의 성공과 실패는 불과 한 끗 차이였다. 이미 넘어선 과거인 줄 알았던 1987년 이전의 여러 요소들이 갑자기 다시 폭발해 올라오는 이 시점에 이런 힘들이 더 이상 커지지 않게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신 교수는 크게 4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민주주의를 방어·보호하는 제도를 강화하고, 국가기관 파워엘리트층의 민주화를 이뤄야 하고, 일상 속에서 반인권·반민주적인 사고와 담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아니요라고 얘기하며 시민사회의 민주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신 교수는 이에 더해 글로벌 복합위기 국면에서 민주적 정치세력들이 위기 대응과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의 초반 얘기했듯이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에 실패할 경우 극단적인 세력들이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를 계기로 기반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금은 모든 면에서 예측 불가능한 게 너무 많은 초불확실성의 사회입니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또 누가 우리의 우방이고 적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각자도생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민주적인 정치세력들이 위기 대응 역량을 보여줄 때 반민주적이고 극단주의적인 정치세력들은 자연스럽게 소수화되고 고립되는 길로 가게 됩니다.”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 ‘해방 80주년’ 기획 시리즈 끝>
후원 : 서울시교육청
“저도 유사 직종이지만 쿠팡의 회원 탈퇴를 방지하는 절차가 너무 지독하고 복잡하더라구요. ‘다크패턴’도 그냥 쓰입니다.”(지난 3일 점선면 독자님)
쿠팡 사태 직후 활성 이용자 수가 지난 1일 179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는 통계(모바일인덱스)가 나왔습니다. 사상 초유의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고, 20만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용자가 늘었다는 건데요.
이에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탈퇴하기 위해 접속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점선면이 지난 7일까지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쿠팡 탈퇴’와 ‘쿠팡 가입’ 일간 키워드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탈퇴 검색량은 지난 3일,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래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같은 날 가입 검색량은 탈퇴의 0.4% 수준에 불과했고요.
탈퇴 검색이 많은 이유로, 소비자들의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패턴(이용자의 선택을 왜곡하는 웹디자인)도 지목됩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소비자 권리 침해 여부 조사에 나설 정도인데요. 최근 플랫폼 기업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와중 제도 정비는 더뎌 이처럼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9일) 점선면은 쿠팡 사태를 계기로 어떤 규제 공백들이 드러났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플랫폼 기업은 웹사이트·앱 등 온라인상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시·공간 제약이 적은 온라인 특성상 소비자를 잡아둘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한데요.
한국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건 ‘구독 모델’입니다. 한 번 익숙해지면 이탈이 적은 ‘락인 효과(Lock-in)’를 노린 거죠. 코로나19 시기 쿠팡·넷플릭스·유튜브(구글)·배달의민족 등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콘텐츠와 서비스, 가격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성장해 구독 모델을 정착시켰습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시민 95.9%가 구독서비스를 이용 중이고, 월평균 지출은 4만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소비자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피해 사례가 다크패턴입니다.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다크패턴 의심 사례를 점검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45건의 불공정 행위가 적발됐는데요. 복잡한 탈퇴뿐 아니라 구독 갱신 및 가격 표시 숨기기 등이 해당합니다.
구독 플랫폼들은 다크패턴이나 ‘끼워팔기’로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플랫폼 기업들은 구독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2023년 말을 기점으로 잇달아 가격을 올렸는데요. 쿠팡은 지난해 와우멤버십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가 누를 수 있는 미동의 버튼을 작게 표시해 공정위 제재를 받았고요. 유튜브는 프리미엄 요금제에 뮤직을 끼워 판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 자진 시정 조치를 했습니다.
이렇게 매출을 늘린 기업들이 보안 강화 등 책임을 다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7월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1000만명 이상 대규모 고객을 관리하며 보안 필요성이 중대한 플랫폼 기업들이 오히려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독 계정은 반복적으로 정보가 업데이트된다는 점에서 해커들 입장에서는 표적으로 삼을 유인이 커 기업의 책임이 더욱 요구됩니다.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하는 ‘갑질’도 문제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창설한 거래 공간에서 절대적 지위를 가져 이익을 착취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수수료·광고비 부담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거나 판매대금 정산을 지연하는 식입니다. 정산이 늦어질수록 플랫폼 기업의 이자수익은 느는데 입점업체는 손해를 보는 셈이죠.
이에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부터 입법이 추진됐습니다. 소비자와 입점업체 권리 보호가 큰 두 축이었는데요. 소비자 보호, 특히 다크패턴 규제를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번에 방미통위에서 쿠팡의 복잡한 탈퇴방식을 조사하는 근거가 된 시행령도 2022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에서 ‘이용자의 해지가 가입보다 불편하지 않도록’ 개정한 결과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선 입점업체 보호를 위해서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을 추진했는데요. 윤석열 정부 들어 자율규제 기조로 바뀌면서 폐기됐습니다. 쿠팡은 최근 5년간 5대 그룹 수준으로 퇴직 공직자를 영입해 규제 회피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달라질 거란 기대가 나왔는데요. 이번엔 미국이 가로막았습니다. 미국 하원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온플법이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며 반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가 관세를 운운하며 경고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14일 한·미 관세협상 결과 미국 기업을 차별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를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온플법에 제동이 걸릴 거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일단 정부·여당에선 미국 개입에 대한 우려만으로 온플법 논의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정적으로 쿠팡 사태를 계기로 온플법과 소비자 피해를 방지할 입법에 힘이 실리게 됐고요. 정부는 정보보호 인증 강화, 인증 의무 부과를 골자로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2015년 도입 이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선 소송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모든 피해자에게 효력이 미치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 있는 태도도 요구됩니다. 쿠팡은 지난 6월9일 유출 의심 정황에도 안일하게 대응하고, 유출을 ‘노출’로 공지해 피해 축소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아직 피해 방지책이나 보상안도 내놓지 않았고요. 이명희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미국 국적을 이유로 논란이 터질 때마다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한국 소비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러겠나”라고 지적했는데요. 쿠팡은 탈퇴를 막는 데 골몰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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