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차장검사출신변호사 [여적]대통령 정무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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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서 ‘특별보좌관’으로는 박정희 정부 시절의 최규하·김용환(정책)과 이용희(정치), 전두환 정부에서 올림픽 유치 활동을 한 노태우, 김대중 정부 햇볕 정책을 일군 임동원(외교안보) 등이 세인의 기억에 남아 있다.
특보 정치의 핵심은 정무특보였다. 대통령 중심 권력구조에서 당·청 갈등이 상존하고, 여야 대립도 첨예한 한국 정치 특성 때문이다. 처음엔 정무1장관이 그 역할을 했다. 초대 정종택 정무1장관은 전두환·노태우 청와대에서 두 번, 김윤환은 노태우·김영삼 청와대에서 세 번 그 일을 했다.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이종찬·김동영·최형우, 김영삼 정권의 김덕룡·서청원·홍사덕도 당대의 ‘실세 장관’ 소리를 들었다.
정무특보는 당·청 분리를 처음 선언한 노무현 정부에서 당·청 소통, 민심 전달 임무를 맡았다. 김원기·문희상(정치특보)과 이강철(정무특보) 등이 대표적이고, 유시민·문성근은 온라인 여론을 따로 보고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선의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정무특보에 지난 28일 위촉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청와대 정무라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조율, 여야 대치의 출구와 소통을 친명계 중진인 조 의원에게 맡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 의원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벌써부터 당내에선 “당심 20%가 반영되는 의장 선거에 대통령이 꽃길을 깔아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인다. 현역 의원이 대통령 참모가 되는 것은 오래 된 ‘3권 분립’ 논란이, 조 정무특보가 직접 밝혔듯이 입법부 수장에 도전하면 ‘위인설관’ 소리가 뒤따를 게 그 자리다.
국민들은 경향신문 등 신문이 해야 할 역할로 정치적·경제적 권력 감시와 비판을 첫손에 꼽았다. 신문 뉴스를 불신하는 이유로 정치적 편향성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10명 중 7명은 신문이 특정 정당과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에 반대했다. 인공지능(AI)이 생성하거나 편집한 뉴스를 활용하는 데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이 반대하거나 제한적으로만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경향신문 독자위원회와 공공의창이 경향신문 창간 80주년을 맞아 ‘신문은 신뢰받고 있는가’를 주제로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들이 신문에 대해 왜 실망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오롯이 드러난다. 여론조사는 우리리서치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2월19~21일 ARS전화를 통해 진행했다.
신문, 신뢰의 위기로 인식
신문이 한국 사회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과 비교한 신문의 영향력에 대해 응답자의 40.5%는 ‘크게 줄었다’고 했고, 27.6%는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본 것이다. ‘비슷하다’는 12.6%였고, ‘어느 정도 커졌다’(3.9%)와 ‘매우 커졌다’(3.8%)는 소수에 그쳤다.
신문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AI·유튜브·포털 뉴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종이신문만의 강점이 앞으로도 충분히 유지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6%는 ‘종이신문의 강점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점점 약해질 것이다’도 34.4%였다. ‘어느 정도 유지될 것’(13.7%), ‘충분히 유지될 것’(2.8%) 등은 적었다.
“사회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 줄어” 68.1%의제 설정, 플랫폼 등 다중 무대로 분산“신뢰 안 해” “정치 편향 느껴져” 절반 넘어다시 신뢰받기 위한 개선사항 질문엔60대 “팩트체크” 2030 “권력 감시” 우선
AI 활용엔 10명 중 8명이 “반대·제한”경향신문 성향, 중도·약한 진보로 평가“극단적 이념 매체로 인식 안 돼 긍정적동시에 정체성 흐릿하단 평가로도 해석”선호 기사는 정치, 노동·인권·젠더 순
이는 국민 다수는 신문이 여론을 주도한다는 옛 질서를 더 이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향신문 독자위원들을 분석했다. 즉 의제 설정의 중심이 플랫폼·커뮤니티·유튜브·메신저 등 다중 무대로 분산됐고, 신문은 중앙이 아니라 한 노드(부분)가 되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의 영향력 하락에는 매체 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신문 자체의 경쟁력 저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신문사의 뉴스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가 32.9%로 가장 많았고,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가 26.3%로 뒤를 이었다. ‘어느 정도 신뢰한다’(12.2%)와 ‘매우 신뢰한다’(3.4%)는 모두 합쳐 15.6%에 불과했다. 국민 5명 중 3명은 신문이 전달하는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로 신문 스스로가 위기를 자초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들은 신문 뉴스를 왜 신뢰하지 않을까. 응답자의 57.1%는 ‘정치적 편향이 느껴져서’라고 답했다. 이어 ‘기업과 정치권력의 유착이 의심돼서’(18.3%), ‘오보와 왜곡이 반복돼서’(14.6%) 등을 꼽았다. ‘사실 확인이 부족해 보여서’는 5.7%에 그쳤다. 불신의 이유 1순위로 사실 확인 부족이 아니라 편향성을 꼽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사실 이전에 기사의 의도적 배치, 선택(프레이밍)을 의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독자위원들은 분석했다. 또 ‘기업과 정치권력의 유착’을 의심하는 것으로 볼 때 불신이 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산업구조에 대한 불신(광고, 관계, 네트워크)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정연우 독자위원장은 “언론과 정치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므로 이 같은 결과는 신문의 존립 위기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정파적 뉴스 소비, 한국 사회의 이념적 양극화, 언론의 상업적 선정주의 등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은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다. 이 때문에 미국 등에서는 신문이 아예 특정 정당 혹은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선언하고 보도한다. 만약 한국 신문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 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 어떨까. 응답자의 76%는 ‘반대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찬성하는 편이다’는 13.2%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언론의 정치적 공개지지를 반대하는 것은 언론이 정체성 정치의 한 축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언론의 역할을 ‘정치 행위자’가 아니라 책임 있는 공론장 장치로 두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김예희 독자위원은 “다수의 독자가 신문사의 특정 정당이나 후보 공개지지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언론의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신문 뉴스,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신문산업의 위축은 부정할 수 없지만, 사회의 공기로서 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국민들은 인식했다. 주요 신문사의 뉴스를 신뢰하는 이유로 응답자들은 ‘뉴스보도에 책임이 보여서’(37.6%)를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사실 확인과 검증이 되어 있다고 느껴서’(29.3%), ‘유튜브나 AI보다 왜곡이 적다고 느껴서’(16.5%)를 꼽았다. ‘신문사 브랜드를 신뢰해서’도 11.2%였다.
이와 관련, 김용 독자위원은 “뉴미디어가 대세가 된 상황이지만, 종이신문의 역할은 남아 있을 것 같다”며 “뉴미디어의 약점이 종이신문이 필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석, 기획 기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신문이 다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신문 뉴스가 다시 신뢰받기 위해 가장 시급히 바뀌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치·경제적 권력과 유착하지 말아야’가 41.5%로 가장 많았다. ‘사실 확인과 검증을 더 철저히 해야’가 32.9%로 뒤를 이었다. 다만 60대는 ‘사실 확인과 검증’을, 20대와 30대는 ‘권력과 유착하지 말아야’를 첫손에 꼽는 등 세대별로 최우선 선호사항이 다소 다른 점도 감지됐다. 이 밖에 ‘언론개혁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11.4%), ‘보도 과정과 기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7.8%) 등의 요구도 적지 않았다.
신문이 잘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39.8%는 ‘정치적·경제적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확인과 가짜뉴스의 차단’(29.1%)을 꼽았다.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 전달’(13.6%),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언론의 역할 확대’(9.8%) 등 사회적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결국 뉴스 소비자들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뉴스보도 책임성을 신문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며 구조적 감시자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할 때 다시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소리 독자위원은 “속도경쟁에 참여하기보다 내실 있는 검증에 따른 보도를 더욱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권력과의 유착 관련 불신이 큰데 이는 언론인의 정무직 진출 등 권력기관으로의 이동 같은 부분도 무겁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희 독자위원은 “결국 신문의 신뢰 회복은 정파성에서 벗어나 권력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날카로운 문제 제기와 엄격한 팩트체크가 함께 갈 때, 권력 감시는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신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활용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이 반대하거나 제한적인 사용만을 요구했다. ‘AI를 일부 분야에 한정해 활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48.6%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가급적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가 20.1%였고, ‘아예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도 8.0%였다.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16.0%에 그쳤다. 설익은 AI 도입이 언론의 신뢰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AI 활용을 고민하는 언론에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김예희 독자위원은 “AI를 활용하더라도 취재와 편집의 기준, 검증 과정, 오류에 대한 책임 구조를 명확히 공개함으로써 유튜브나 출처 불명의 정보와는 다른 수준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술을 도입하되, 그 기술이 신문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중도’ 또는 ‘약한 진보’
독자들은 창간 80주년을 맞는 경향신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응답자들은 경향신문의 성향을 중도(33.4%)와 약한 진보(31.0%)로 평가했다. 이어 약한 보수(13.3%), 강한 진보(11.3%) 순이었다. 다만 40대의 절반(58%)은 경향신문을 ‘중도’로 본 반면 30대의 절반(56%)은 ‘약한 진보’로 보는 등 연령별로 인식에 다소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에서는 49%가 경향신문을 ‘약한 진보’로 봤다. 대전·세종·충청에서는 46%가 경향신문은 ‘중도’라고 답했다. 성별로는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응답자들은 경향신문을 선명한 진영 매체로 단정하지 않되 ‘진보적 감수성’이 결합된 매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은숙 독자위원은 “독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동안 경향신문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니 합리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신문으로 보였는데, 이것이 ‘중도’로 인지된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오용석 독자위원은 “극단적 이념 매체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정체성이 흐릿하다는 평가로도 해석될 수 있다”며 “경향신문이 지향하는 가치와 기준을 더 분명히 드러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경향신문 기사 중 가장 선호하는 기사로 ‘정치’(45.6%)를 꼽았다. 이어 노동·인권·젠더 등 사회(22.3%), 경제(19.0%) 순이었다. 노동·인권·젠더 등 사회 기사에 대해서는 특히 여성(28%)과 50대(30%)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이는 뉴스 소비자들이 경향신문에 대해 가볍게 소비될 수 있는 기사보다 정치·사회·경제의 구조적 이슈를 다루고 공론장 기능을 할 수 있는 기사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독자위원들은 분석했다. 김예희 독자위원은 “플랫과 같은 여성 서사 아카이브가 독자들로부터 의미 있는 지지를 받는 이유는 기존 언론이 충분히 조명하지 않았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기록해왔기 때문”이라며 “경향신문의 성향이 중도 또는 약한 진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적 약자 보호와 인권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되, 감정적 진영 논리로 오해받지 않도록 균형 있는 시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봉한 우리리서치 대표는 “경향신문을 포함한 신문에 대해 국민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조사 결과”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시민들은 신문에 대해 ‘공정함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이는 언론사의 의도가 아니라 과정·근거·맥락을 얼마나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는가의 문제”라며 “경향신문이 그동안 지켜온 가치가 있다면, 이제는 그 가치를 설명하는 방식도 한 단계 더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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