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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폰테크 [백승찬의 우회도로]오디세우스의 귀향은 왜 그리 힘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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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이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08-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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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폰테크 *영화 <오디세이>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맷 데이먼에게는 ‘귀향 전문 배우’라는 농담 섞인 별명이 붙어있다. 2차대전 전장의 복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병사 역을 맡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가 시작이었다. 데이먼은 화성에 낙오했다 지구로 돌아왔고(<마션>·2015), 얼음 행성에 고립됐을 때는 귀향에 실패했다(<인터스텔라>·2014).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귀향 이야기의 원형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영화화하며 데이먼을 캐스팅한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나선 지 20년이 되도록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왕이 죽었다고 여긴 구혼자들은 매일 왕궁에 모여 왕비 페넬로페에게 구혼한다면서 흥청망청 먹고 마신다. 손님에 대한 환대를 강조하는 ‘제우스의 법’ 때문에 왕비는 불청객들을 내치지도 못한다. 사실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 역시 오디세우스의 생존에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다.
트로이 전쟁서 살아남은 오디세우스칼립소 섬에서 달콤한 망각의 세월고향 이타카에선 전쟁 죄의식 직시현대인의 고향은 장소가 아닌 마음
귀향길의 오디세우스 일행은 인간을 돼지로 만드는 키르케, 사람을 산 채로 잡아먹는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무스 등 신과 괴물을 만나 하나씩 죽어나간다. 오직 오디세우스만 살아남아 여신 칼립소(샬리즈 세런)의 섬에 표류한다. 여신이 사는 곳이란 사실이 무색하게 이 공간은 개발되지 않은 열대의 섬처럼 소박하다. 흐트러진 백발에 수염이 덥수룩한 오디세우스는 마치 바닷가에서 유유자적 낚시하는 노인처럼 보인다. 이곳은 나른하고 자족적인 공간이다. 먹고 마실 것이 있고 끝없는 휴식이 있다. 아름다운 여신이라는 파트너도 있다. 노화와 질병과 죽음은 없다.
원작에서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적극적으로 붙잡는다. 칼립소라는 이름에 ‘감추다’(kalypto)라는 어근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여신은 세상으로부터 오디세우스를 감추고 자신의 남편으로 삼는다. 오디세우스는 바닷가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지만, 어쩔 수 없이 섬에 머문다.
영화의 뉘앙스는 미묘하게 다르다. 오디세우스는 몸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기억을 잃은 뒤 귀향의 의지마저 놓은 것처럼 묘사된다. 정말 오디세우스는 귀향을 망설이는 걸까.
몇년 전 귀향했다가 아내에게 살해당한 아가멤논은 망자의 몸으로 오디세우스에게 나타나 귀향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타카의 상황을 모르니 귀향한다 해도 참전 이전의 삶을 회복할지 알 수 없다. 오디세우스를 따라 참전한 병사들이 모두 죽었으니, 지휘관으로서 유족들에게 면목도 없다.
무엇보다 오디세우스의 발길을 붙드는 것은 전쟁에 대한 죄책감이다. 오디세우스의 여정에는 아테나 여신(젠데이아)이 환영처럼 출몰한다. 내용이 익히 알려진 영화 <오디세이>에서 유일한 반전이라 할 만한 것은 아테나의 얼굴이 희랍군에게 살해당한 트로이 사제와 같다는 점이다.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영광이자 죄의식이었다.
오디세우스가 계획한 트로이 목마 작전에는 몇가지 윤리적 문제점이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작전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 병사 시논을 속여 희생시켰다. 시논은 부유한 도련님 대신 징집된 가난한 소년병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적군의 선물인 목마를 호의로 생각하도록 트로이인을 속였다. 환대를 신성한 의무로 여기는 ‘제우스의 법’을 이용해 민간인까지 살육한 것이다. 트로이 전쟁은 명목상 승전이지만, 실제로는 학살이었다.
칼립소의 섬이 달콤한 망각과 나른한 휴식을 제공한다면, 고향 이타카는 쓰디쓴 죄의식과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긴다.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섬에서 깨지 않아야 좋은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꿈속에만 머무는 이를 영웅이라 부를 수는 없다. 영웅은 깨어나서 자신의 삶을 직시해야 한다.
귀향한 영화 속 오디세우스는 아들에게 왕위를 넘긴 뒤 먼저 죽은 동료의 넋을 달래기 위해 페넬로페와 함께 먼 길을 떠난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진혼이고, 내면적으로는 속죄다.
나고 자란 곳에서 죽기가 쉽지 않은 시대에 고향이란 무엇인가. 현대의 고향이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이다. 오디세우스는 영웅이라 귀향한 것이 아니라, 귀향했기에 영웅이었다.
갈비뼈가 앙상한 모습으로 발견돼 구조된 이후 ‘갈비사자’로 불리며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수사자 ‘바람이’(사진)가 하늘의 별이 됐다. 올해 나이 스물두 살이다.
충북 청주시는 청주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바람이가 12일 오전 8시쯤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청주동물원이 바람이를 구조한 지 3년 만이다.
바람이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부터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살았다. 바람이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먹이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았고, 시민들은 바람이를 구조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내 1호 거점 동물원인 청주동물원은 2023년 7월5일 바람이를 청주로 데려왔다. 또 ‘앞으로 잘 살길 바란다’는 뜻에서 ‘바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바람이는 처음엔 낯선 환경에 경계심을 보였지만 점차 적응해갔다. 자연과 비슷한 환경의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 암사자 ‘도도’와 함께 지냈다. 야생동물보호시설은 1652.89㎡ 규모에 달한다.
2024년에는 김해에서 태어난 바람이의 딸 ‘구름이’도 청주동물원에 정착했다. 바람이는 사람으로 치면 백 살에 가까운 나이로, 비록 오랜 기간 고통받았지만 청주동물원에서 안락한 노후를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청주동물원은 바람이가 죽기 며칠 전부터 먹이 활동을 하지 못했고, 전날 작은 움직임을 보이다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동물원 소속 수의사들은 바람이의 정확한 폐사 원인을 확인 중이다. 다만, 노환으로 인한 자연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청주동물원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바람이를 추모할 수 있도록 동물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추모 공간에 바람이 명패를 걸어놓을 예정이다.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업무보고가 생중계됐다. 교육부 업무보고에서는 지방대학 발전 방안과 고교 내신 체계 개선, 국교위 업무보고에서는 대입 제도 개편 논의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특히 국교위 업무보고에서 대입 개편안을 대하는 이 대통령의 입장을 유심히 관찰했다.
최근 국교위가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논술형 문항 도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고를 대하는 이 대통령의 언어적, 비언어적 태도를 관찰해 제도 시행 여부를 가늠해보고 싶었다. 물론 이 대통령은 대입 개편안을 비롯한 교육 정책에 자기 생각을 단정 짓진 않았다.
국교위 대입 개편 서면 보고 자료에 언급된 주요 검토 과제는 언론보도에 나온 내용과 같았다. △중고교 서·논술형 평가 확대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 여부 △고교 내신 및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여부 △고교 3학년 2학기 정상화를 위한 대입전형 시기 조정 여부 등이었다. 이를 제시한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대입 제도처럼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과제는 체계적인 숙의와 공론화 절차를 거쳐 확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입 제도가 교육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객관식 선다형 수능을 바꾸기 위해 논·서술형 수능의 당위성을 피력했고 이 대통령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논·서술형 평가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를 염려했다. 한편 국교위는 8월11일 대입 개편안에 대한 현장 토론회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서·논술형 문항의 인공지능(AI) 채점도 언급됐다.
국교위 발표에서 우려되는 지점도 있었다. 대입 제도로 교육 내용을 이끌고자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에 맞춰 대입 제도가 따라오는 게 바람직하다. “학교 수업을 바꾸기 위해 수능을 논·서술형으로 바꾸자”고 결론 내리면 수단과 목적이 뒤바뀔 위험이 있다. 교육과정을 바꾸고 수업 여건을 개선한 뒤 그에 맞게 평가를 개편해야 한다. ‘수업-내신 평가-수능 일체화를 통한 교육의 정합성 확보’인 것이다. 이와 반대로 대입 시험 형식을 바꾸고 학교가 그에 맞추게 하는 방식은 교육당국이 자가당착에 빠지는 모양새다. 교육당국이 ‘입시가 교육을 지배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그 현실을 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 외 이 대통령은 절대평가나 대입전형 시기 조정 문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만약 고교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한 문제 차이로 대학과 학과가 달라지는 과도한 점수 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 테다. 또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상대평가 불이익을 우려해 소인수 과목이나 심화·진로선택 과목을 기피하는 문제도 줄일 수 있다. 학생이 등급에 유리한 과목보다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급우를 경쟁 상대가 아닌 협력 학습 동료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효과다. 그러나 변별력 약화와 성적 부풀리기, 대학별고사 위력이 커지는 ‘풍선 효과’라는 문제가 항상 따라오게 된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교육 분야, 특히 입시는 참 정답을 내기 어려운 영역이다.
또 이번 업무보고에서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는 교육자치가 법으로 명시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소재한 대학의 입시를 자율적으로 하면 어떠냐는 대통령의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현재 우리는 하나의 국가 공동체 안에 모든 제도가 균일하게 돼 있는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특별법으로 교육자치가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지역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해 보자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매우 새로운 의견이지만 궁극적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입 자율화를 실행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설계한다면 한 번쯤 논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끝으로 국교위와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차 위원장의 소신 있고 당당한 태도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자신 없는 태도가 대비됐다. 대통령의 질문에 교육 전문가인 최 장관이 잘못된 내용으로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는 건 교육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매우 힘든 일이었다. 언제까지 이런 장면을 보아야 할 것인지. 1년 전 최 장관 임명이 논란이 됐을 때, 필자는 그의 교육 행정가로서 능력을 기대했다. 그 기대는 언제쯤 실현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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