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어·우족·수박···“더위야 가라” 동물도 보양식 챙기며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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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은 7일 무더위에 지친 동물들의 건강을 지키고 폭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여름나기 맞춤형 특별식’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은 제1아프리카관을 비롯한 총 16개 동물사를 대상으로 수분과 영양이 풍부한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총 930㎏의 맞춤형 식단을 제공했다. 특별식은 영양 균형과 행동 풍부화를 고려해 선정했다.
맹수사에 사는 시베리아호랑이에게는 활력을 충전하고 야생 수중 사냥 행동을 유도하고자 살아있는 향어를 제공했다. 단백질 보충용으로 우족도 곁들였다. 곰사의 반달가슴곰들에겐 우족과 다양한 과일·채소를 제공했다.
어린이동물원에 있는 일본원숭이의 경우 42년 만에 재개관한 전용 방사장 내 연못에 얼음과 과채류를 채워 활동성 있는 먹이 행동을 유도했다.
대동물관의 아시아코끼리들은 시민 기부로 조성된 동행기금과 후원금으로 마련한 황토 목욕을 즐겼다. 제2아프리카관에 있는 바바리양은 머드 목욕을 했고, 하마들은 수박을 비롯한 제철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박진순 서울대공원장은 “고온으로 지친 동물들에게 맞춤형 영양소를 공급하고 야생성을 살리는 활동을 유도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앞으로도 동물 복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당대 유명 문인·서화가들 총집합실제 아닌 후대에 재구성 가능성시공간 응축 동북아 ‘아테네 학당’
꽤 높은 홍살문 담장 안팎에 종이 두루마리를 안고 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 뒤쪽엔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커다란 괴석과 넝쿨 벽 너머로 사슴 한 마리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 뒤는 높은 절벽이라 별수 없이 사슴이 가는 쪽으로 따라 들어가면 11세기 중국 개봉에서 열렸던 유명한 모임인 ‘서원아집(西園雅集)’의 장소로 안내된다.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가 그림 앞부분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보는 사람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그림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천재적 구성의 도입부다.
이 그림은 북송의 왕선이 당대 명사 소식을 비롯한 문인묵객 열다섯 명을 자신의 정원인 서원으로 초청하여 열었다는 모임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는 소식, 소철, 이공린, 미불, 황정견, 조보지 등 저명한 문인들과 도사와 승려도 참석하였다. 이공린이 이 장면을 ‘서원아집도’로 그렸고, 미불은 <서원아집도기>를 썼다. 미불의 기록은 모임 장면을 상세하게 서술하여 ‘서원아집도’의 중요한 전거가 된다.
김홍도가 불과 서른네 살에 그렸던 이 그림은 당대 감식안이었던 강세황(1713~1791)이 병풍 상단에 남긴 “필세(筆勢)가 수려하고 포치(布置)가 적절하여 인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을 유감없이 증명하고 있다. 강세황은 자신이 본 ‘서원아집도’가 수십 점이었다고 밝히며, 이 그림의 솜씨는 신묘하게 깨치거나 하늘에서 타고난 것으로, 해동에 이런 신필이 있다는 것이 뜻밖이라며 감탄한다. 수많은 그림에 화평을 남긴 강세황이지만 손꼽히는 극찬이다.
강세황의 화평에 주목하여 그림을 다시 본다. 김홍도의 트레이드 마크는 누가 뭐래도 마치 어디엔가 정말로 있을 것 같은 ‘실감 나게 살아 있는 인물’일 것이다.
세 번째 폭 바위에 글씨 쓰는 미불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하다. 동자는 글씨 쓰는 이가 붓을 편히 적시도록 벼루를 가슴께까지 쳐들어 그의 영민함을 나타낸다. 거의 뒷모습에 가깝지만 전통 그림에서 이렇게 알맞게 잘 그린 옆얼굴이 있을까 싶은 똘똘한 십 대의 얼굴이다. 다음 두 폭은 이 그림의 주연 격이다. 네 번째 폭. 이제 막 붓을 대려고 팔을 걷어 올리고 종이를 짚은 이공린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부치던 부채도 쥐어 잡은 이와 팔걸이를 잡고 선 이는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다섯 번째 폭은 모임의 주최자 왕진경이 도도하게 앉아 있는 석안(石案)이다. 이제 막 소동파가 종이에 붓을 댄 참이다. 주름이라도 갈까 팔을 한껏 벌려 종이를 붙잡고 있는 동자는 모임에서 가장 엄숙한 이 그룹의 분위기를 한풀 누그러지게 한다. 젊은 김홍도가 ‘신필’의 필치로 살려낸 인물들은 우리를 950년 전 유서 깊은 모임 속으로 데려다준다.
다음으로 ‘포치’를 더 살펴본다. ‘그림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데 필세만이 아니라 포치가 한 요소라고?’라는 물음이 생겨난다. 이내 이미 홍살문 앞에서 우리를 서원 깊숙이 데리고 온 김홍도의 정밀한 계획을 떠올리며 수긍하게 된다. 김홍도는 여섯 폭 화면에서 두 폭을 내어 진짜 그림으로 들어가는 걸음을 유도했다. 강세황이 말하는 ‘포치’는 세부 묘사와 채색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전체적인 화면의 짜임이며, 등장인물이며, 배치이며, 그림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이며, 그림을 완성하는 이야기다.
그림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 몇가지를 살펴보자. 우리를 서원 입구로 데려다준 사슴 곁, 미불의 석벽 앞에는 이공린의 석안 방향을 보는 두 마리 학이 있다. 한 마리는 마치 감상자 자리 하나라도 차지하려는 듯 그쪽을 향하고 있다. 등지고 선 동자는 테이블을 다 보여주지 않은 세련됨을 보이며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공린의 상 왼쪽의 지팡이를 든 동자는 옆 테이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준다.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의 전개를 유도하는 것이다. 스물여섯 사람이 등장하는 이 그림은 치밀한 구성으로 서원아집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당대 유명 문인과 서화가들이 총합한 이 기념비적 모임은 참석자 면면과 상황을 보아 실제로 있었던 모임이 아니라 후대에 재구성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쉽게 이루어질 수 없어 그림으로 그려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이상적인 모임이었을지도 모른다. 김홍도는 당시 사람들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추앙을 ‘서원아집도’라는 명작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응축한 동아시아판 ‘아테네 학당’이 아닐까.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소중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존중합니다.”
지난달 28일 찾은 경기 광주 도척면 현대하이텍 공장 벽면에 붙은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언문’에 적힌 문구다. 선언문은 이주노동자 존중, 차별과 편견 없는 일터,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노동자들 앞에는 외국어로 된 안전 유의사항도 붙어 있었다.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법을 노동자 모국어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공장 곳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언어로 표기된 포스터들도 있었다.
차량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해 경기도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사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하이텍에서 일하는 노동자 50명 중 15명은 이주배경 노동자다. 10명은 취업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고, 5명은 공장에서 일하다가 한국으로 귀화했다.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배경 노동자들은 모두 공장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이주노동자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선 취업규칙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한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괴롭힘과 부조리를 방지하고자 고충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최우수 직원을 선정해 외국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숙박비와 체류비 등을 지원하는 포상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근무 중인 이주노동자는 10년 이상 일하는 장기근속이 대부분이다. 베트남 국적 로안(40)은 12년차 직원으로 “먼저 일하던 친구가 정말 좋은 회사라고 추천해줘서 입사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일하고 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상진 현대하이텍 본부장 “기업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적과 문화를 넘어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기업인 유성피앤디(이천시 소재)는 안전 교육을 모국어 번역 자료와 시청각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잘 정착하도록 한국어 교육도 실시한다. 상시 고충 상담 창구를 운영하며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다. 특히 기숙사를 개선하는 한편 각 나라의 문화를 고려해 라마단 기간 할랄 식단도 제공한다.
안재성 유성피앤디 이사는 “내국인과 이주민의 차별은 없다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라며 “업무 지시나 평가, 복리후생에 이르기까지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좋은 선례가 돼 상생과 포용의 일터 문화를 확산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행복일터 선정사업’은 이주노동자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우수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단순 고용을 넘어 이주노동자 안전과 인권을 고려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장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고용노동부 우수사례로 뽑혔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집 대상은 경기도 소재 사업장 중 이주노동자를 채용 중인 내국인 50인 이하 제조업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개사가 선정됐다. 선정기업에는 최대 1000만원 환경개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자금은 작업장 개보수, 안전설비, 기숙사·식당·휴게실 등 복지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경기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6일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권익 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이 자발적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행복일터 사업을 통해 상생하는 일터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은 제1아프리카관을 비롯한 총 16개 동물사를 대상으로 수분과 영양이 풍부한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총 930㎏의 맞춤형 식단을 제공했다. 특별식은 영양 균형과 행동 풍부화를 고려해 선정했다.
맹수사에 사는 시베리아호랑이에게는 활력을 충전하고 야생 수중 사냥 행동을 유도하고자 살아있는 향어를 제공했다. 단백질 보충용으로 우족도 곁들였다. 곰사의 반달가슴곰들에겐 우족과 다양한 과일·채소를 제공했다.
어린이동물원에 있는 일본원숭이의 경우 42년 만에 재개관한 전용 방사장 내 연못에 얼음과 과채류를 채워 활동성 있는 먹이 행동을 유도했다.
대동물관의 아시아코끼리들은 시민 기부로 조성된 동행기금과 후원금으로 마련한 황토 목욕을 즐겼다. 제2아프리카관에 있는 바바리양은 머드 목욕을 했고, 하마들은 수박을 비롯한 제철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박진순 서울대공원장은 “고온으로 지친 동물들에게 맞춤형 영양소를 공급하고 야생성을 살리는 활동을 유도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앞으로도 동물 복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당대 유명 문인·서화가들 총집합실제 아닌 후대에 재구성 가능성시공간 응축 동북아 ‘아테네 학당’
꽤 높은 홍살문 담장 안팎에 종이 두루마리를 안고 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 뒤쪽엔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커다란 괴석과 넝쿨 벽 너머로 사슴 한 마리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 뒤는 높은 절벽이라 별수 없이 사슴이 가는 쪽으로 따라 들어가면 11세기 중국 개봉에서 열렸던 유명한 모임인 ‘서원아집(西園雅集)’의 장소로 안내된다.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가 그림 앞부분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보는 사람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그림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천재적 구성의 도입부다.
이 그림은 북송의 왕선이 당대 명사 소식을 비롯한 문인묵객 열다섯 명을 자신의 정원인 서원으로 초청하여 열었다는 모임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는 소식, 소철, 이공린, 미불, 황정견, 조보지 등 저명한 문인들과 도사와 승려도 참석하였다. 이공린이 이 장면을 ‘서원아집도’로 그렸고, 미불은 <서원아집도기>를 썼다. 미불의 기록은 모임 장면을 상세하게 서술하여 ‘서원아집도’의 중요한 전거가 된다.
김홍도가 불과 서른네 살에 그렸던 이 그림은 당대 감식안이었던 강세황(1713~1791)이 병풍 상단에 남긴 “필세(筆勢)가 수려하고 포치(布置)가 적절하여 인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을 유감없이 증명하고 있다. 강세황은 자신이 본 ‘서원아집도’가 수십 점이었다고 밝히며, 이 그림의 솜씨는 신묘하게 깨치거나 하늘에서 타고난 것으로, 해동에 이런 신필이 있다는 것이 뜻밖이라며 감탄한다. 수많은 그림에 화평을 남긴 강세황이지만 손꼽히는 극찬이다.
강세황의 화평에 주목하여 그림을 다시 본다. 김홍도의 트레이드 마크는 누가 뭐래도 마치 어디엔가 정말로 있을 것 같은 ‘실감 나게 살아 있는 인물’일 것이다.
세 번째 폭 바위에 글씨 쓰는 미불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하다. 동자는 글씨 쓰는 이가 붓을 편히 적시도록 벼루를 가슴께까지 쳐들어 그의 영민함을 나타낸다. 거의 뒷모습에 가깝지만 전통 그림에서 이렇게 알맞게 잘 그린 옆얼굴이 있을까 싶은 똘똘한 십 대의 얼굴이다. 다음 두 폭은 이 그림의 주연 격이다. 네 번째 폭. 이제 막 붓을 대려고 팔을 걷어 올리고 종이를 짚은 이공린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부치던 부채도 쥐어 잡은 이와 팔걸이를 잡고 선 이는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다섯 번째 폭은 모임의 주최자 왕진경이 도도하게 앉아 있는 석안(石案)이다. 이제 막 소동파가 종이에 붓을 댄 참이다. 주름이라도 갈까 팔을 한껏 벌려 종이를 붙잡고 있는 동자는 모임에서 가장 엄숙한 이 그룹의 분위기를 한풀 누그러지게 한다. 젊은 김홍도가 ‘신필’의 필치로 살려낸 인물들은 우리를 950년 전 유서 깊은 모임 속으로 데려다준다.
다음으로 ‘포치’를 더 살펴본다. ‘그림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데 필세만이 아니라 포치가 한 요소라고?’라는 물음이 생겨난다. 이내 이미 홍살문 앞에서 우리를 서원 깊숙이 데리고 온 김홍도의 정밀한 계획을 떠올리며 수긍하게 된다. 김홍도는 여섯 폭 화면에서 두 폭을 내어 진짜 그림으로 들어가는 걸음을 유도했다. 강세황이 말하는 ‘포치’는 세부 묘사와 채색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전체적인 화면의 짜임이며, 등장인물이며, 배치이며, 그림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이며, 그림을 완성하는 이야기다.
그림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 몇가지를 살펴보자. 우리를 서원 입구로 데려다준 사슴 곁, 미불의 석벽 앞에는 이공린의 석안 방향을 보는 두 마리 학이 있다. 한 마리는 마치 감상자 자리 하나라도 차지하려는 듯 그쪽을 향하고 있다. 등지고 선 동자는 테이블을 다 보여주지 않은 세련됨을 보이며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공린의 상 왼쪽의 지팡이를 든 동자는 옆 테이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준다.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의 전개를 유도하는 것이다. 스물여섯 사람이 등장하는 이 그림은 치밀한 구성으로 서원아집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당대 유명 문인과 서화가들이 총합한 이 기념비적 모임은 참석자 면면과 상황을 보아 실제로 있었던 모임이 아니라 후대에 재구성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쉽게 이루어질 수 없어 그림으로 그려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이상적인 모임이었을지도 모른다. 김홍도는 당시 사람들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추앙을 ‘서원아집도’라는 명작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응축한 동아시아판 ‘아테네 학당’이 아닐까.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소중한 회사의 구성원으로 존중합니다.”
지난달 28일 찾은 경기 광주 도척면 현대하이텍 공장 벽면에 붙은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언문’에 적힌 문구다. 선언문은 이주노동자 존중, 차별과 편견 없는 일터, 서로의 문화적 배경을 존중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노동자들 앞에는 외국어로 된 안전 유의사항도 붙어 있었다.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법을 노동자 모국어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공장 곳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언어로 표기된 포스터들도 있었다.
차량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해 경기도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사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하이텍에서 일하는 노동자 50명 중 15명은 이주배경 노동자다. 10명은 취업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고, 5명은 공장에서 일하다가 한국으로 귀화했다.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배경 노동자들은 모두 공장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이주노동자가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선 취업규칙을 통해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한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괴롭힘과 부조리를 방지하고자 고충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최우수 직원을 선정해 외국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숙박비와 체류비 등을 지원하는 포상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근무 중인 이주노동자는 10년 이상 일하는 장기근속이 대부분이다. 베트남 국적 로안(40)은 12년차 직원으로 “먼저 일하던 친구가 정말 좋은 회사라고 추천해줘서 입사하게 됐고 지금까지도 일하고 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상진 현대하이텍 본부장 “기업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적과 문화를 넘어 모든 노동자가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주노동자 행복일터 선정 기업인 유성피앤디(이천시 소재)는 안전 교육을 모국어 번역 자료와 시청각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잘 정착하도록 한국어 교육도 실시한다. 상시 고충 상담 창구를 운영하며 한국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다. 특히 기숙사를 개선하는 한편 각 나라의 문화를 고려해 라마단 기간 할랄 식단도 제공한다.
안재성 유성피앤디 이사는 “내국인과 이주민의 차별은 없다는 아주 단순한 원칙”이라며 “업무 지시나 평가, 복리후생에 이르기까지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좋은 선례가 돼 상생과 포용의 일터 문화를 확산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행복일터 선정사업’은 이주노동자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우수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단순 고용을 넘어 이주노동자 안전과 인권을 고려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장을 육성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고용노동부 우수사례로 뽑혔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집 대상은 경기도 소재 사업장 중 이주노동자를 채용 중인 내국인 50인 이하 제조업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개사가 선정됐다. 선정기업에는 최대 1000만원 환경개선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자금은 작업장 개보수, 안전설비, 기숙사·식당·휴게실 등 복지시설 개선에 사용된다.
경기도일자리재단 관계자는 6일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권익 보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이 자발적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행복일터 사업을 통해 상생하는 일터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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