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쇼핑몰 [올앳부동산]빈 사무실이 집으로, 주택공급 새카드 될까···비아파트에 세제·금융 지원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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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플리카쇼핑몰 차를 타고 서울 남산1호터널에서 빠져나와 광화문·종로 도심으로 향하는 길이 청계천과 엇갈리는 지점에 ‘파고다타워’가 있다. 옛 ‘파고다어학원’ 건물. 주변에 31층 삼일빌딩, 29층 한화사옥 등 쟁쟁한 고층빌딩들과 겨뤄도 존재감이 밀리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다. 40년 동안 어학원 본사였지만 지난 5월 이 건물은 저층부는 피부과 등 메디컬센터, 고층부는 호텔로 바뀌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의료관광’ 수요를 노리고 건축물 용도 전환을 한 것이다.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가 커지면서 최근 정부는 이처럼 기존 건물 용도를 바꾸는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용도의 수요가 감소한 건물을 헐고 다시 짓기보다는 리모델링을 거쳐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건 미국 뉴욕시 등 세계적 추세와 맞닿아 있다. 오피스를 주택으로 변경할 때 풀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공급량을 유의미하게 늘리고 싶다면 임대건설사업자 금융 공급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9일 나온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실 오피스와 상가 등을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사업을 본격화했다. 목표는 올해 2000가구 공급이다.
비주택 리모델링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원래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주요 대상은 호텔이었다. 한때 공급 과잉에 더해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자 호텔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침 호텔은 객실마다 화장실을 갖추고 있는 등 다른 용도 건물보다 주택으로 전환하기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0~2021년 호텔 등 10개 건물을 기숙사·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주거용으로 바꿔 모두 1291가구를 공급했다. 고려대 근처인 성북구 안암생활 122가구, 가산디지털단지 인근 에스키스 가산 181가구 등이다. 두 곳 모두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가며 주택 정책이 바뀌면서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2022년부터 일시에 중단됐다.
부활한 건 올해부터다. 올해 들어 정부는 다시 비주택 리모델링을 꺼내 들었지만 방향은 달라졌다. 한류 열풍으로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 수요는 살아난 만큼, 호텔 대신 공실 오피스와 상가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월부터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공고내면서 본격 시작했다.
하지만 주택으로 변경하기에 난관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LH토지주택연구원의 관련 보고서는 호텔의 주택 전환조차 ‘바닥난방, 욕실 설치에 따른 구조변경 부담’ ‘주거성능 저하 우려’ 등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키스 가산 공급·운영 주체인 사회적기업 나눔하우징 관계자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건 바닥”이라며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보강, 난방 배관 교체 등에 어려움이 있어 초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호텔 시절의 중앙 냉난방 장치가 그대로 남아 개별 가구에서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채광과 환기가 쉽지 않은 오피스 건물일 경우 주거용으로 바꾸기가 더 쉽지 않다.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꾼 경험이 있는 한 임대건설사업체 대표는 “모든 객실로 기본 채광이 확보돼야 하는 호텔과 달리 오피스에선 창에서 멀리 떨어져 채광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공간이 많다”며 “주거용으로 바꾸면 그런 공간 활용이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거로 변경하기에 적절한 구조의 오피스 건물을 찾는 일부터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한계는 미국 뉴욕시가 먼저 경험했다. 뉴욕시는 원도심의 오피스 공실률이 20%를 웃돈 1990년대부터 리모델링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당시 뉴욕에선 채광의 사각지대가 없는 중정을 품은 네모난 건물이나 길쭉한 형태의 오피스가 주택용으로 전환하기에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뉴욕시가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제·금융 등 제도적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윤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는 1995년 비주거용 건물을 공동주택으로 바꾼 경우엔 건물 가치 증가분 금액에 대한 재산세를 12년 동안 20~100% 면제하는 등의 세제 혜택을 시행했다. 이 정책이 적용되는 기간 모두 1만2865가구가 공급됐다. 1990~2020년 뉴욕 원도심 주택 증가분의 40%가 넘는 규모다.
뉴욕시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오피스 수요가 줄자 2024년 리모델링에 따른 재산세 혜택을 재개하면서 적용 기간을 25~35년으로 늘렸다. 혜택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의무 역시 부과했다. 공급 가구의 최소 25%는 임대료가 중위소득 이하 가구가 부담가능한(affordable) 수준이면서 특히 최소 5%는 지역 중위소득 40% 미만 소득의 가구가 부담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해당 임대주택이 다른 임대주택과 격리되지 않고 출입구·공용공간을 공유해야 한다는 등의 세세한 규정도 만들었다.
이 부연구위원은 “(오피스의 주택 전환이) 충분한 수요와 사업성을 가지는지 불확실한 시기에 재정 지원 정책은 사업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업 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여파로 민간 비아파트 공급이 위축된 만큼, 공공 공급 확대와 민간 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서울 비아파트 착공량은 37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2배로 늘었지만, 2021년 상반기 1만2000가구를 웃돈 것에 비하면 한참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1만3000가구 착공이 목표인 서울 신축매입임대 물량을 제외하면 민간의 착공량은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반도체 초과세수를 활용해 주택공급진흥기금 같은 별도 기금을 조성한 다음 행복주택 등 기존 공공임대주택 이하로 임대료를 제한하거나 20년 장기 거주 보장하는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등의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혼인율이 감소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족이 아닌 개인의 일상과 삶의 기반 조건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혈연·혼인 관계로 가족의 개념을 한정하지 않고 비혼 동거, 비친족가구 등 개인이 맺은 다양한 관계를 정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9일 ‘가족변화에 대응하는 포괄적 가족정책 모색’ 보고서에서 “가족 구성 여부가 점차 개인의 선택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6월 같은 연구진이 발표한 정책과제의 후속 보고서로 20~40대 비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가 새롭게 담겼다.
연구진이 2040세대 비혼 여성 25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참여자들은 기존 혈연관계의 가족 안에선 심리적 부담과 어려움, 차별과 불편, 폭력과 은둔 등의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가 위계적이고 일방적인 가족관계와 개인의 개성과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참여자는 가족과 관계를 끊거나 거리를 두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삶의 기본 단위를 ‘가정’이 아닌 ‘개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히 1인 가구나 비혼에 대한 선호가 아닌 가족 형태가 불확실한 현실에서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삶의 전략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개인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임시적 돌봄 관계, 일상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정서적 지지 관계, 주거를 공유하는 관계, 친밀한 공동체 등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일상을 유지해왔다.
연구진은 “기존에는 가족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부양, 돌봄, 정서, 주거 등 모든 욕구를 해결했다면 이제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여러 개의 다양한 관계망을 만드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개인화 경향이 심화하는 환경에서 다양한 관계들이 개인의 일상을 유지하는 주요 자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가족정책이 이같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정부가 수립한 제1~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분석한 결과 기존 가족·돌봄 정책은 혈연·혼인 등 비교적 좁은 형태의 가족을 중심으로 구성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조금씩 조정됐지만 기존 제도 안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해소하는 데 그쳐 다양한 관계 속에서 개인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가족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 경제, 돌봄, 정서적 자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정서적 교류와 유대감, 상호 도움과 돌봄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개인의 일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중요 자원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영국과 독일의 ‘외로움’ 대응 정책을 사례로 들며 고립과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해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가 정책 과정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형’ 정책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기존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에서 개인이 겪는 폭력과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족을 ‘사적 영역’으로만 보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제한적으로 개입하기보다 개인의 가치와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통적인 가족 역할과 부양 의무 등 경직된 규범은 개인에게 차별과 심리적 폭력, 우울을 촉발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름을 인정하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한 친밀한 관계 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가 커지면서 최근 정부는 이처럼 기존 건물 용도를 바꾸는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용도의 수요가 감소한 건물을 헐고 다시 짓기보다는 리모델링을 거쳐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건 미국 뉴욕시 등 세계적 추세와 맞닿아 있다. 오피스를 주택으로 변경할 때 풀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공급량을 유의미하게 늘리고 싶다면 임대건설사업자 금융 공급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9일 나온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실 오피스와 상가 등을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사업을 본격화했다. 목표는 올해 2000가구 공급이다.
비주택 리모델링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원래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주요 대상은 호텔이었다. 한때 공급 과잉에 더해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자 호텔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침 호텔은 객실마다 화장실을 갖추고 있는 등 다른 용도 건물보다 주택으로 전환하기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0~2021년 호텔 등 10개 건물을 기숙사·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주거용으로 바꿔 모두 1291가구를 공급했다. 고려대 근처인 성북구 안암생활 122가구, 가산디지털단지 인근 에스키스 가산 181가구 등이다. 두 곳 모두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가며 주택 정책이 바뀌면서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2022년부터 일시에 중단됐다.
부활한 건 올해부터다. 올해 들어 정부는 다시 비주택 리모델링을 꺼내 들었지만 방향은 달라졌다. 한류 열풍으로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 수요는 살아난 만큼, 호텔 대신 공실 오피스와 상가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7월부터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공고내면서 본격 시작했다.
하지만 주택으로 변경하기에 난관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LH토지주택연구원의 관련 보고서는 호텔의 주택 전환조차 ‘바닥난방, 욕실 설치에 따른 구조변경 부담’ ‘주거성능 저하 우려’ 등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키스 가산 공급·운영 주체인 사회적기업 나눔하우징 관계자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건 바닥”이라며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보강, 난방 배관 교체 등에 어려움이 있어 초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호텔 시절의 중앙 냉난방 장치가 그대로 남아 개별 가구에서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채광과 환기가 쉽지 않은 오피스 건물일 경우 주거용으로 바꾸기가 더 쉽지 않다.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꾼 경험이 있는 한 임대건설사업체 대표는 “모든 객실로 기본 채광이 확보돼야 하는 호텔과 달리 오피스에선 창에서 멀리 떨어져 채광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공간이 많다”며 “주거용으로 바꾸면 그런 공간 활용이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거로 변경하기에 적절한 구조의 오피스 건물을 찾는 일부터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한계는 미국 뉴욕시가 먼저 경험했다. 뉴욕시는 원도심의 오피스 공실률이 20%를 웃돈 1990년대부터 리모델링을 활발하게 추진했다. 당시 뉴욕에선 채광의 사각지대가 없는 중정을 품은 네모난 건물이나 길쭉한 형태의 오피스가 주택용으로 전환하기에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뉴욕시가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제·금융 등 제도적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윤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는 1995년 비주거용 건물을 공동주택으로 바꾼 경우엔 건물 가치 증가분 금액에 대한 재산세를 12년 동안 20~100% 면제하는 등의 세제 혜택을 시행했다. 이 정책이 적용되는 기간 모두 1만2865가구가 공급됐다. 1990~2020년 뉴욕 원도심 주택 증가분의 40%가 넘는 규모다.
뉴욕시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오피스 수요가 줄자 2024년 리모델링에 따른 재산세 혜택을 재개하면서 적용 기간을 25~35년으로 늘렸다. 혜택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의무 역시 부과했다. 공급 가구의 최소 25%는 임대료가 중위소득 이하 가구가 부담가능한(affordable) 수준이면서 특히 최소 5%는 지역 중위소득 40% 미만 소득의 가구가 부담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해당 임대주택이 다른 임대주택과 격리되지 않고 출입구·공용공간을 공유해야 한다는 등의 세세한 규정도 만들었다.
이 부연구위원은 “(오피스의 주택 전환이) 충분한 수요와 사업성을 가지는지 불확실한 시기에 재정 지원 정책은 사업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업 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여파로 민간 비아파트 공급이 위축된 만큼, 공공 공급 확대와 민간 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서울 비아파트 착공량은 37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2배로 늘었지만, 2021년 상반기 1만2000가구를 웃돈 것에 비하면 한참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1만3000가구 착공이 목표인 서울 신축매입임대 물량을 제외하면 민간의 착공량은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반도체 초과세수를 활용해 주택공급진흥기금 같은 별도 기금을 조성한 다음 행복주택 등 기존 공공임대주택 이하로 임대료를 제한하거나 20년 장기 거주 보장하는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등의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혼인율이 감소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족이 아닌 개인의 일상과 삶의 기반 조건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혈연·혼인 관계로 가족의 개념을 한정하지 않고 비혼 동거, 비친족가구 등 개인이 맺은 다양한 관계를 정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9일 ‘가족변화에 대응하는 포괄적 가족정책 모색’ 보고서에서 “가족 구성 여부가 점차 개인의 선택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6월 같은 연구진이 발표한 정책과제의 후속 보고서로 20~40대 비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가 새롭게 담겼다.
연구진이 2040세대 비혼 여성 25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참여자들은 기존 혈연관계의 가족 안에선 심리적 부담과 어려움, 차별과 불편, 폭력과 은둔 등의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가 위계적이고 일방적인 가족관계와 개인의 개성과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참여자는 가족과 관계를 끊거나 거리를 두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삶의 기본 단위를 ‘가정’이 아닌 ‘개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히 1인 가구나 비혼에 대한 선호가 아닌 가족 형태가 불확실한 현실에서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삶의 전략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참여자들은 개인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임시적 돌봄 관계, 일상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정서적 지지 관계, 주거를 공유하는 관계, 친밀한 공동체 등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일상을 유지해왔다.
연구진은 “기존에는 가족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부양, 돌봄, 정서, 주거 등 모든 욕구를 해결했다면 이제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여러 개의 다양한 관계망을 만드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개인화 경향이 심화하는 환경에서 다양한 관계들이 개인의 일상을 유지하는 주요 자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가족정책이 이같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정부가 수립한 제1~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분석한 결과 기존 가족·돌봄 정책은 혈연·혼인 등 비교적 좁은 형태의 가족을 중심으로 구성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조금씩 조정됐지만 기존 제도 안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해소하는 데 그쳐 다양한 관계 속에서 개인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가족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 경제, 돌봄, 정서적 자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정서적 교류와 유대감, 상호 도움과 돌봄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개인의 일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중요 자원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영국과 독일의 ‘외로움’ 대응 정책을 사례로 들며 고립과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해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가 정책 과정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형’ 정책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기존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에서 개인이 겪는 폭력과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족을 ‘사적 영역’으로만 보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제한적으로 개입하기보다 개인의 가치와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통적인 가족 역할과 부양 의무 등 경직된 규범은 개인에게 차별과 심리적 폭력, 우울을 촉발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름을 인정하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한 친밀한 관계 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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